오늘도 밀방아찧기를 합니다. 진샘이 2교시까지 자유롭게 작업하라고 하십니다. 단, 너무 쉬지 않고 계속하면 몸살이 날수도 있으니 스스로 적절하게 쉬어가면서 해야한다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하루하루의 기록을 남기는 저는 좀 난감합니다. 사진이 어제와 별로 다르지 않을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사진에 잘 담지 않았던 리듬활동 장면을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뉴스타임에 잘 나서지 않던 석환이가 나왔습니다. 쑥스러운듯 팔을 계속 흔드네요. 어제 진환이가 집에 늦게와서 왜 안오는지 많이 궁금했다고 합니다. 진환이는 우영이 집에서 놀다가 간 모양입니다.
구구단 외우기 시간... 진샘이 진환이와 손바닥을 맞추면 구구단을 외우고 싶으셨나봅니다. 근데 진환이는 등만 보이네요. 한바탕 웃고... 다른 아이들은 잘 맞춰줍니다.
개인별로 구구셈 맞추기... 장난꾸러기 악동들이 때로는 일부러 틀리면서 진샘 약^^을 올립니다. "진환이, 뒤로 다시 가!!" 세욱이는 장난을 치지 않고 제대로 맞춘 모양입니다. 우영이는 자기 차례가 되기도 전에 이미 웃고 있네요.ㅎ
리코더 연주 차례입니다. 연주를 시작했는데도 한 아이가 진샘을 보지 않자, 진샘이 "너는 보지않고도 혼자 할 수 있을만큼 곡들을 다 외웠나 보네." 그랬더니 모든 남자 아이들이 몸을 틀어 다른 방향으로 서서 연주를 합니다. 나중에는 하윤이도 합세를 합니다. 그래도 마무리는 진지하게....
자~ 이제 또 찧어봅시다. 작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재밌어?", "뭐가 그렇게 재밌어?" "팔 안아파?" 팔은 아프지만 방아찧는 일이 왠지 모르겠지만 재미있다고 합니다. 작업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도 합니다.
우영이가 실수로 밀알이 담겨있는 석환이의 그릇을 엎었습니다. 우영이는 열심히 주워담고 석환이는 좀 언짢은 말투로 제게 묻습니다. "샘.. 주워담은 거, 이거 먹어도 될까요?"ㅎㅎ
이야기꽃이 만발하네요. 아이들의 이야기거리는 참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담가 준 김치 이야기에서부터 게임을 하다가 엄마가 오면 어떻게 감추는지에 대한 노하우, 각자 통장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지금까지 받은 가장 큰 액수의 세배돈이 얼마인지, 이번주 토요일에 화명생태공원 밀밭체험활동을 끝내고 난 뒤에, 우영이집에가서 무엇을 하며 놀지, 수박화채를 만들건데 무엇을 넣으면 더 맛있을지...등등...
2교시가 시작됩니다. 모든 아이들이 진샘에게 불려나갔습니다. 자세를 보니 혼나는 중인듯 하네요. 밀알이 여기저기 튀어나가지 않게 더 주의해서 방아를 찧으라고 하시는것 같습니다. 희한하기는 합니다. 탈곡을 할때는 한톨도 아까워하면서 줍더니, 방아를 찧으면서는 찧는데만 마음이 쏠려 튀어나간 밀알에 소홀합니다. 2교시에도 열심히, 이번에는 조금더 조심해서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수요일 오후는 도서관에 가는 날입니다. 맨발동무도서관에 갔습니다. 도서관가지말고 밖에서 놀자고 조르던 아이들이 도서관에 와서 퍼즐놀이를 하네요. 퍼즐을 하면서 목소리가 좀 높아지면 하윤이가 미간에 인상을 쓰면서 조용히하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ㅎ 갑자기 조용해져서 찾아보니 어느샌가 또 구석구석 앉아 (만화)책을 보고 있네요. 맨발동무도서관에서 하는 '책읽기 수업'은 2학기에 다시 시작된다고 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