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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강론 76
요한계시록 19:17-21
하나님의 큰 잔치
신학적으로 지상의 교회를 “전투하는 교회”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진리를 고수하며 비진리를 대항하여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진리의 요소가 보이면 성경적으로 정리하고 알려서 비진리가 교회를 장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배경은 교회를 무형교회(비가견교회, 천상의 교회)와 유형교회(가견교회, 지상의 교회)로 나누어 놓고 유형교회도 교회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다니는 간판 걸어놓은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교회’로 여기는 것이다.
구약에서 “내 언약”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언약하셨던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 죽음으로 “내 교회”를 세우심으로 언약을 완성하셨다(마 16:16-18). 따라서 하나님의 자기 백성들이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십자가에 죽고 생명으로 살리심을 얻어 그의 몸이 된 자들을 교회라고 한다(엡 1:22-23, 골 1:18). 그래서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행 20:28)이다.
이런 점에서 앞의 본문에서 보았던 것처럼 흰말 위에 앉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십자가에 근거하여 비진리에 대항하여 심판하고 싸우신다. 그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 하늘의 군대인 교회이다. 죄에서 건짐 받은 은혜를 입었기에 희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었다고 표현하였다. 즉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와 한몸된 교회요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싸우시는 그 전쟁에 참여함의 은혜를 입었을 뿐이다.
이제 요한 사도는 17절에서 “또 내가 보니”라는 말과 19절에서 “또 내가 보매”라는 말로 두 개의 장면을 전환하여 보여준다. 하나님의 큰 잔치에 초대하여 흰말 위에 앉으신 이가 두 짐승과 그 군대를 심판하시는 계시이다. “또 내가 보니 한 천사가 태양 안에 서서 공중에 나는 모든 새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와서 하나님의 큰 잔치에 모여”(17절). ‘태양의 온도가 높은데 천사가 과연 거기에 설 수 있느냐?’ 하는 식의 과학적인 접근은 무의미하다. 창조 언약 안에서 이해하여야 한다.
15 또 광명체들이 하늘의 궁창에 있어 땅을 비추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6 하나님이 두 큰 광명체를 만드사 큰 광명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체로 밤을 주관하게 하시며 또 별들을 만드시고 17 하나님이 그것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을 비추게 하시며 18 낮과 밤을 주관하게 하시고 빛과 어둠을 나뉘게 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 1:15-18)
성경에서 ‘해, 태양’을 뜻하는 ‘세메쉬’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광명체”를 ‘마오르’라고 표현하여 빛을 담은 그릇이나 장소적 의미로 사용하여 성소의 등잔대를 지칭하였다(출 35:14, 28, 37, 레 24:2, 민 4:9). 즉 낮을 주관하게 함으로 빛이신 하나님을 드러내셨다(겔 32:8, 시 90:8-9). 요한계시록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등잔대 가운데 계시며(1:13) “그 얼굴은 해가 힘 있게 비치는 것 같더라”(1:16)라고 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빛이신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천사가 태양 안에서 큰 음성으로 외쳤다는 것은 창조 언약으로 보여주고자 하신 그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로 온전히 성취되었다는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이다. 그것을 “하나님의 큰 잔치”라고 하였는데 직역하면 ‘그 하나님의 그 큰 그 잔치’라는 말이다. 즉 구약에서 하나님께서 언약으로 말씀하신 ‘그 잔치’이다.
17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너 인자야 너는 각종 새와 들의 각종 짐승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모여 오라 내가 너희를 위한 잔치 곧 이스라엘 산 위에 예비한 큰 잔치로 너희는 사방에서 모여 살을 먹으며 피를 마실지어다 18 너희가 용사의 살을 먹으며 세상 왕들의 피를 마시기를 바산의 살진 짐승 곧 숫양이나 어린 양이나 염소나 수송아지를 먹듯 할지라 19 내가 너희를 위하여 예비한 잔치의 기름을 너희가 배불리 먹으며 그 피를 취하도록 마시되 20 내 상에서 말과 기병과 용사와 모든 군사를 배부르게 먹일지니라 하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겔 39:17-20)
에스겔 38:1-8에서 마곡 땅을 다스리는 로스와 메섹과 두발 왕 곧 곡이라는 왕을 중심으로 하는 최강의 연합군에 대한 심판의 문맥에서 주어진 말씀이다. 당시에는 시체가 매장되지 못하고 공중의 새나 빈들의 짐승에게 밥이 되어 먹히는 것은 죽은 자의 가장 큰 수치이자 불행으로 생각하였다. 성경은 이러한 표현을 빌려서 하나님의 심판이 어떤 것인지를 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공중에 나는 모든 새”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중”이라고 번역된 말은 헬라어로 ‘메수라네마’인데 ‘중천, 천정’이라는 뜻이다. 태양의 정점을 가리키는 매우 높은 곳이라는 이미지이다. 즉 말씀을 온전히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위치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내고자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새”는 진리를 대적하는 존재를 상징한다. 길가에 떨어진 씨를 먹는 새에 대하여 마태는 “악한 자”라고 하였으나(마 13:19), 마가는 “사탄”이라고 하였고(막 4:15), 누가는 “마귀”라고 하였다(눅 8:15). 한마디로 비진리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대항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왕들의 살과 장군들의 살과 장사들의 살과 말들과 그것을 탄 자들의 살과 자유인들이나 종들이나 작은 자나 큰 자나 모든 자의 살을 먹으라 하더라”(18절). “살”이란 ‘사르크스’로 ‘살, 육, 육체, 혈육, 고깃덩어리’라는 뜻으로 히브리어 ‘바사르’의 역어로 쓰인다. 즉 비진리를 전하고 나타내는 자들이 표면적으로 보자면 하늘의 존재 같으나 사실은 땅적 존재로 육에 매여 흙을 먹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가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살아 있는 동안 흙을 먹을지니라(창 3:14)
“왕들, 장군들, 장사들, 말들과 탄 자들, 그리고 자유인들, 종들, 작은 자, 큰 자들”이란 한마디로 이 땅의 모든 존재라는 뜻이다. 세상에서는 왕, 장군, 장사하는 자, 말을 타고 전쟁하며 용맹을 드러내는 자, 자유인, 종, 작은 자, 큰 자로 구분하지만 하늘의 시각에서 보는 것은 땅적 존재에 불과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심판이 얼마나 보편적이며 철저하며 처절한 심판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표현이다.
이제 요한 사도는 두 번째 환상을 전한다. “또 내가 보매 그 짐승과 땅의 임금들과 그들의 군대들이 모여 그 말 탄 자와 그의 군대와 더불어 전쟁을 일으키다가 짐승이 잡히고 그 앞에서 표적을 행하던 거짓 선지자도 함께 잡혔으니 이는 짐승의 표를 받고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던 자들을 표적으로 미혹하던 자라 이 둘이 산 채로 유황불 붙는 못에 던져지고”(19-20절). 여기서 “더불어”라고 번역한 헬라어 ‘메타’는 기본적으로 ‘함께’라는 뜻이지만 전쟁에 대한 표현을 할 때는 ‘대항하여, 대적하여’라는 뜻을 갖는다. “그 짐승과 땅의 임금들과 그들의 군대들”이 “말 탄자와 그의 군대”를 대적하는 전쟁을 한다는 것인데 즉 비진리로 육을 먹는 자들이 흰말을 타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와 함께 한 교회를 대적한다는 의미이다.
“그 짐승과 땅의 임금들과 그들의 군대들”은 짐승이 잡히자 그 정체가 드러나는데 “그 앞에서 표적을 행하던 거짓 선지자”이며 또한 “짐승의 표를 받고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던 자들을 표적으로 미혹하던 자”라고 하였다. 즉 표적으로 비진리를 전하는 거짓 선지자들 그들이 짐승이다(13:13-14). 결국 “공중에 나는 모든 새”는 예수 그리스도를 진리로 알지 못하는 나 자신이요 우리이다. 곧 내가, 우리가 악한 자이고 사탄이며 마귀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4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과 기사를 보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리라 25 보라 내가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노라 26 그러면 사람들이 너희에게 말하되 보라 그리스도가 광야에 있다 하여도 나가지 말고 보라 골방에 있다 하여도 믿지 말라 27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28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들이 모일 것이니라 29 그날 환난 후에 즉시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30 그 때에 인자의 징조가 하늘에서 보이겠고 그 때에 땅의 모든 족속들이 통곡하며 그들이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마 24:24-30)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들은 큰 표적과 기사를 보여주면서 비진리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들이 모일 것이니라”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큰 잔치에 모여 육을 먹는 거짓 선지자들이며 거짓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렇게 비진리로 육체를 먹고 마시는 것이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는” 상태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교회요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늘 오시는 상태를 맞이함으로 재림에 참여하는 자가 되나 그렇지 않은 자들은 그 잔치에 하늘의 생명을 누리는 참여가 아니라 육을 먹고 마시는 상태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이렇게 선언하였다.
19 너희 중에 파당이 있어야 너희 중에 옳다 인정함을 받은 자들이 나타나게 되리라 20 그런즉 너희가 함께 모여서 주의 만찬(데이프논)을 먹을 수 없으니 21 이는 먹을 때에 각각 자기의 만찬을 먼저 갖다 먹으므로 어떤 사람은 시장하고 어떤 사람은 취함이라(고전 11:19-21)
“하나님의 큰 잔치”라는 표현에서 “잔치”란 헬라어로 ‘데이프논’인데 고린도전서에서 바울 사도는 같은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우리 성경에는 “만찬”이라고 번역하였다. 그렇다면 고린도전서에서 말씀한 만찬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마시는 만찬을 하나님의 큰 잔치와 같은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지 알지 못하고 분리하여 파당을 만든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한몸된 교회를 모르는 것이니 자기 만찬을 먹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신을 위한 만찬으로 먹고 마시는 그것은 곧 육을 먹고 마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5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54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요 6:53-57)
“이 둘이 산 채로 유황불 붙는 못에 던져지고”라고 하니까 우리는 지옥불을 생각하는데 “유황”이란 헬라어로 ‘데이온’인데 ‘신적인 것’이라는 의미의 ‘데이오스’에서 온 말이다. 즉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심판을 상징하는 단어로 쓰인다(창 19:24-28). “못”이란 ‘림네’는 ‘웅덩이, 호수, 바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유황불 붙는 못”에 던져진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한 심판으로 비진리 가운데 내버려 두신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그 나머지는 말 탄 자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검에 죽으매 모든 새가 그들의 살로 배불리더라”(21절)라고 말씀한 것이다.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비진리 가운데 죽는 죽음, 그것이 말씀의 심판이다. 모든 새가 그들의 살로 배불리는 상태 그것이 말씀에 의한 심판 가운데 있는 것이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만 온전히 드러난다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바울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궁극적인 완전한 승리를 이렇게 선언한다.
8 그 때에 불법한 자가 나타나리니 주 예수께서 그 입의 기운으로 그를 죽이시고 강림하여 나타나심으로 폐하시리라 9 악한 자의 나타남은 사탄의 활동을 따라 모든 능력과 표적과 거짓 기적과 10 불의의 모든 속임으로 멸망하는 자들에게 있으리니 이는 그들이 진리의 사랑을 받지 아니하여 구원함을 받지 못함이라 11 이러므로 하나님이 미혹의 역사를 그들에게 보내사 거짓 것을 믿게 하심은 12 진리를 믿지 않고 불의를 좋아하는 모든 자들로 하여금 심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살후 2:8-12)
(20240512 강론/주성교회 김영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