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명학에서 주장하는 지행합일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양명학에서는 '앎과 행함은 본래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고 설명한다. 참된 앎에는 이미 행함의 의지가 포함되어 있고, 행함은 그 앎의 완성이다. 인간이 선천적으로 '양지'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양지는 곧 도덕적 판단력과 실천 의지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가능하게 한다. 우리 주변의 사례에서 보면 '효(孝)'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하는 사람들, 오히려 부모에게 패륜을 저지르는 사건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즉 효의 가치를 알고 있어도 그것이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효의 가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진실로 아는 것과 더불어 실천하려는 의지가 함께 있어야 진정한 도덕성 발현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직접적인 경험과 실천, 그 결과에 대한 반성을 통해 진정한 앎을 이루는 기철학의 관점에서는 도덕적 지침이 없이 실천을 우선할 경우 의도와 다른 잘못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경험 속에서 어떤 앎을 얻어야 할지에대한 근본적인 판단 기준이 없다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깨닫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참된 앎과 실천이 하나로 이루어지는 양명학의 지행합일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머릿속의 '앎'에만 갇히거나, 근본적인 도덕적 나침반 없이 일단 저지르는 '행동'만 앞세우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면의 양지(良知)에서 비롯된 참된 앎, 그리고 그 앎에 기꺼이 몸을 던지는 '지행합일'의 정신이야말로 맹목적인 행동의 위험과 실천 없는 공허한 지식의 간극을 모두 극복하고, 불확실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윤리적 지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진정한 앎이 곧 올바른 실천으로 이어지는 사회, 그것이 바로 양명학의 지행합일이 지향하는 가치이자 우리가 삶에서 추구해야 할 도덕적 완성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