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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 : 2005. 6. 8(수) 맑음
- 산행자 : san001, 신기루
- 월악산의 개요
충청북도 충주시, 제천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 1,094m의 산이다. 주봉은 영봉(靈峰)으로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 하여 '월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삼국시대에는 월형산(月兄山)이라 일컬어졌고,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이 곳에 궁궐을 지으려다 무산되어 와락산이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월악산국립공원의 가장 남쪽에 있는 포암산(布岩山:962m) 부근에서 북쪽으로 갈라져 나온 지맥의 끝부분에 솟아 있으며, 만수봉(萬壽峰:983m)을 비롯해 많은 고봉들이 있다. 정상의 영봉은 암벽 높이만도 150m나 되며, 이 영봉을 중심으로 깎아지른 듯한 산줄기가 길게 뻗어 있다. 청송(靑松)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바위능선을 타고 영봉에 오르면 충주호의 잔잔한 물결과 산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봄에는 산나물이 많아 산나물 산행, 여름에는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수림을 즐기는 계곡 산행, 가을에는 충주호와 연계한 단풍 및 호반 산행, 겨울에는 설경 산행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남북으로 8㎞에 이르는 송계계곡의 월광폭포(月光瀑布), 자연대(自然臺), 청벽대(靑壁臺), 팔랑소(八浪沼), 망폭대(望瀑臺), 수경대(水境臺), 학소대(鶴巢臺) 등 송계팔경과 16㎞에 달하는 용하구곡(用夏九曲)의 폭포, 천연수림 등은 여름 피서지 가운데서도 명승으로 꼽힌다.
그 밖에 덕주사(德周寺), 덕주산성, 신륵사(神勒寺), 미륵리사지(彌勒里寺址:사적 317), 사자빈신사지석탑(보물 94), 미륵리 삼층석탑(충북유형문화재 33), 미륵리 석등(충북유형문화재 19), 신륵사 삼층석탑(보물 1296) 등 문화재가 많다.
한국의 5대 악산(嶽山) 가운데 하나로, 1984년 12월 30일 월악산과 주변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출처 : 네이버테마백과사전)
- 산행요약
■ 코스 : 덕주골~마애불~960봉~영봉~중봉~보덕암
■ 거리 및 시간 : 산행거리 약10.3km, 산행시간 4시간46분, 총시간 7시간2분
■ 구간별
덕주골~(2.7km,51분)~마애불~(1.2km)~(28분)~굴~(21분)~전망바위~(12분)~960봉~(0.7km,15분)~송계삼거리~(0.7km,19분)~신륵사삼거리~(0.5km,15분)~보덕암삼거리~(0.3km,15분)~영봉~(0.3km,10분)~보덕암삼거리~(3.7km)~(30분)~중봉~(13분)~하봉밑~(20분)~능선~(15분)~책바위~(16분)~보덕암(매표소)~(0.1km,4분)~보덕굴~(0.1km,2분)~보덕암
- 산행기
월악산국립공원을 그리며
월악산에 대한 기억은 힘들었다는 생각뿐이다. 영하12℃의 날씨에 만물이 온통 얼어버린 월악산. 그 월악산에서 아들과 악전고투를 했던 기억이 그동안 월악산을 멀리 한 계기가 되었다.
덕주골 입구에서 바라본 월악산. 기억속의 월악산이 아니고 다소 생소한 느낌이다. 삼태봉 같은 세 개의 봉우리 뒤로 솟은 영봉은 기억속의 월악산보다 훨씬 아름답고 수려한 경관이다. 산행은 딱 한번에 불과하지만 여러 차례 여행을 겸해 다녀간 월악산이 새롭게 보이는 현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지도를 보며 수없이 그림을 그렸다. 일반적으로 국립공원이라 하면 중심축에 있는 산이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월악산국립공원은 참으로 다양한 면을 갖고 있다. 중심에 있는 월악산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개성을 갖고 있는 수많은 산들이 주변에 포진하여 별도 산행지로 취급이 된다. 아마 국립공원 중 이렇게 다른 산이름을 많이 갖고 있는 국립공원도 없으리라... 각 산과 봉우리들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수없이 그림을 그리고 지운다.
여행을 다녀오며 산행을 가지 못한 아쉬움을 들머리 찾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만수봉으로 가는 길, 덕주골에서 덕주능선으로 가는 길, 팔랑소에서 용암능선으로 오르는 길, 북바위산, 박쥐봉, 용마산, 수리봉, 포암산, 들머리 등 입구에만 가도 마음은 흥분되고, 언젠가 하게 될 산행에 대한 그리움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언제나 뿌듯했다.
월악산 입구까지 가는 편리한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날에서 아침 6시40분에 출발하는 첫 버스(11,300원)에 오른다. 수안보를 거쳐 월악산 한수면 송계리(동창매표소)까지 가는 버스. 요즘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며 새삼 편리함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이제 월악산국립공원 일대는 이제 당분간 찾아야 할 환상의 산행지이다.
일죽, 수안보에서 모든 손님들은 다 내리고 버스 안에는 우리 둘만이 있다. 공사로 인해 30여분이나 고속도로에서 지체되었지만 경유지 시간을 맞추려는 기사님 덕택에 2시간40분만에 덕주골입구에 내린다. 참으로 빠르다.
아쉬운 마음으로 정한 산행코스
오늘 산행계획은 덕주골에서 시작하여 영봉, 중봉, 하봉을 거쳐 보덕암으로 가는 길. 월악산에서 가장 긴 종주코스는 만수교에서 만수봉으로 올라 만수봉암릉을 거쳐 보덕암으로 가는 길이다. 각종 산행기를 검토해 본 결과 최소한 10시간 이상 소요된다. 새벽에 산행을 시작하지 않으면 다소 먼 거리. 느긋하게 구경할 것 다하고 쉴 것 다 쉬고 가는 신기루님과의 100산 산행에는 시간이 더욱 많이 걸릴 것은 자명한 일이고, 아쉬운 대로 만수봉암릉을 생략한다.
수정같이 맑은 계곡을 따라 덕주사로
3년만에 찾은 덕주골 입구는 새단장을 하고 있다. 그림 같은 펜션과 깔끔하게 정리된 상가와 집들이 예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잠재우고 있다. 상가에서 서울 가는 버스 시간을 확인한다. 오후에는 1시, 3시, 5시, 7시 등 2시간마다 출발. 하산 계획지점(월악2교)에서는 버스가 없어 약3km 정도 종점인 송계리까지 도보 이동을 각오해야 한다.
검은콩 막걸리 1통(3,000원)을 준비하고 덕주골로 접어든다.
덕주골입구(09:35)에서 영봉까지는 5.8km. 거리는 멀지만 마애불까지 약2.7km 구간은 편안한 길이어서 사실 표시된 거리만큼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계곡 옆으로 이어진다. 월악산장 바로 앞의 통제소(매표소가 아님)(09:38)를 지나면 상가지역은 끝이 난다. 월악산장 맞은편으로 덕주봉능선으로 올라가는 들머리가 있다는데 아쉽게도 제대로 확인을 못했다.
수정같이 맑은 계곡에는 암반이 잘 발달되어 마음을 유혹한다. 하산길이라면 더없이 탁족하기에 좋으련만...
덕주산성터(09:45)가 나타난다. 덕주산성은 월악산국립공원 남쪽에 위치한 석성으로 성의 유구는 윗 덕주사를 에워싼 내성(內城), 그 바깥의 하성(下城)과 남문, 동문, 북문 등 아치형의 성문 3개소만 남아 있다. 잔돌로 능성이를 따라 잘 쌓아 올려진 산성. 검은색 판석을 놓은 형태가 담양의 금성산성과 비슷한 형태이다. 맞은편으로는 동문이 잘 복원되어 있고 표지석으로 종종 쓰이는 형태의 거대한 선돌이 도로 옆에 서있다. 무슨 글씨라도 있을까 생각했지만 자연석이다.
맞은편으로 쳐다보면 용마산의 눈에 들어온다. 하얗게 빛나는 암릉이 국립공원의 산답게 예사롭지 않다.
마애불까지의 시원한 숲길
최근 중창된 덕주사(09:45)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5년전만 해도 여기까지 식당이 있었다. 원래 덕주사는 현재 마애불이 있는 장소.
시원한 숲길. 심상치 않을 것 같은 여름의 열기를 식혀준다. 그런데 웬 날파리가 그렇게 많은지 계속 왱왱거리며 성가시게 얼굴 근처를 맴돈다. 평상시 바르지 않는 로션을 발랐다고..
덕주사에서 500m 올라가면 좌측 계곡에 상수원보호를 위한 울타리가 보이고 119안내판 01-03과 함께 「영봉 4.4km, 덕주골 1.5km」이라는 이정표(10:00)를 만난다. 이 지점이 중요한 갈림길. 우측으로 산불조심이라는 프래카드 뒤로 뚜렷한 등산로가 보인다. 이 길은 덕주골을 거쳐 만수봉암릉으로 올라 만수봉으로 가거나 덕주봉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여기를 지나면 등산로는 북쪽으로 휘어지며 계곡과 멀어진다. 조금씩 경사를 높이지만 여전히 편안하다.
다시 나타나는 성터(10:09). 이번엔 성문의 흔적인 듯하다. 새로 복원된 듯한 성돌 사이에 성문을 세우기 위해 홈을 판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 성문의 위치를 보면 산성의 규모나 형태를 대부분 짐작할 수 있는데, 여기 덕주산성은 참으로 애매하다. 도대체 어디가 산성의 중심인지...
마애불
성터를 10분 정도 올라 마애불약수터(10:20). 세수를 하며 날파리를 쫓으려 하지만 여전히 귓가를 맴돈다. 마애불약수터를 지나면 바로 위가 마애불(10:26/10:34)이다.
마애불은 월악산 960봉에서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만수봉암릉 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계단식으로 정리된 너른터는 예전 덕주사가 있는 자리로 겨울철에도 햇볕이 잘 들고 바람도 불지 않는 명당자리이다.
고려시대 때 조성된 마애불(보물 406호)은 높이 13m의 규모로 상당히 선이 뚜렷하고 후덕하다. 보기만 하여도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벅찬 감동. 그 감동이 산에서 문화유산을 만나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마애불 우측으로 울타리가 보인다. 호기심 많은 신기루님이 무슨 울타리인가 확인한다. 마애불에서 주능선상의 960봉으로 가는 두 가지 길중 일명 쉬운길 들머리. 지금은 자연휴식년제로 통제가 되는 길이다.
상큼한 토마토 한개를 먹고 또다른 길인 경관길로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주능선 960봉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길... 철계단의 연속
마애불 직전에 있는 갈림길(10:35)에서 좌측길로 접어든다. 마애불부터 주능선상에 있는 960봉까지는 계속되는 가파른 된비알길. 곳곳에 낙석주의하라는 경고판이 있다.
20분 정도 오르면 시야가 트인다. 이정표(10:55) 상 해발고도 710m. 월악산은 500m마다 이정표와 119 위치표시가 있고 친절하게 해발고도가 표시되어 있어 편리하다. 오른쪽 옆으로는 경사진 바위면이 펼쳐지고 마애불은 한참이나 발밑에 있다. 맞은편으로 덕주봉능선 위로 만수봉이 솟아있고 그 너머로 주흘산과 부봉의 연봉이 가장 뒤에 하늘금을 그린다.
왼쪽으로는 거대한 암릉이 벽을 형성하고 있다. 등산로는 이 암릉 위를 향해 방향을 잡는다. 본격적인 철계단길. 인공시설물이 없었다면 어떻게 올랐을지 보기만 해도 아찔한 구간이다.
절벽 중턱에 있는 작은 굴(11:02)에 올라선다.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는 바닥과 벽이 반듯한 굴. 자연굴인지, 인공굴인지 잘 모르겠다.
다시 가파른 20여미터의 철계단길. 드디어 하늘이 열리며 암릉위(11:12)로 올라선다. 가슴이 탁트인다. 조금 위로 오르자 너럭바위와 소나무가 절벽위에 펼쳐진다. 960봉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막바로 올라가려 했으나 절로 주저 앉는다. 남쪽 전망에 취하여 쉬어 가지 않을 수 없다. 점심(11:15)을 먹기로 한다.
960봉에서 합류하는 만수봉암릉도 이제 고도 차이가 별로 없다. 수려한 암릉 경관이 만수봉까지 이어진다. 아침에 타고 온 시외버스 기사님의 말씀으로는 덕주봉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지만 덕주봉 능선은 보기에는 평범하다. 수풀속에 가려진 숨겨진 비경이 궁금하다. 우측으로 송계계곡 건너편에는 북바위산과 박쥐봉, 그 뒤로 신선봉과 마패봉 등 하나하나 범상치 않은 봉우리들이 월악산국립공원의 진면목을 보인다.
우선순위를 정한다. 편리한 대중교통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달려올 수 있는 산들. 그 첫 번째 대상지로 덕주봉, 만수봉, 용암봉을 거쳐 팔랑소로 하산하는 코스, 두 번째는 북바위산과 석문봉, 세 번째는 하늘재를 거쳐 포암산으로...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50분만에 일어선다(12:05).
철계단을 따라 한차례 오르면 드디어 영봉이 보이는 전망바위(12:13)에 도착한다.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잿빛 암벽이 영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령스러운 분위기를 보이며 주능선 위에 우뚝 솟아있다. 영봉 뒤 중봉 또한 칼날 같은 모습이다. 이 지점을 지나면 사실상 영봉을 제대로 볼 수가 없고 가까이 갈수록 영봉이 너무 거대하여 사진 또한 담기가 불가능하다.
전망바위를 지나면 암릉길은 끝나고 평범한 숲길로 바뀐다. 960봉이라고 생각하고 단숨에 앞의 봉우리(925봉)(12:21)에 올랐으나 960봉은 여전히 앞에 있다.
숲에 둘러싸인 평범한 960봉
960봉(12:25)부터 주능선이다. 삼각점이 있는 완만한 구릉 같은 공터.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 전망은 전혀 없다. 만수봉암릉으로 가는 길에는 「출입통제구역, 등산로아님」이라는 표시가 있다.
영봉까지는 2.2km. 보기엔 상당히 가까워보이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
영봉 절벽 바로 아래까지 이어지는 평탄한 길
영봉으로 향하는 주능선길은 평탄하게 이어진다. 전형적인 육산(陸山)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숲길. 헬기장(12:38)까지는 거의 고도 차이가 없다.
약간의 내리막을 지나면 송계삼거리(12:40). 영봉으로 오르는 가장 지름길인 동창교매표소로 하산하는 길이다.
서서히 오르막. 약12분 정도 오르면 영봉의 대절벽 바로 아래(12:52)에 도착한다. 해발고도 975m. 정상인 영봉이 1094m이므로 약120m만 올라가면 된다. 하지만 거리는 여전히 1.2km 남았다.
이는 주능선상에 거대한 바위로 만든 종을 엎어놓은 듯한 영봉의 형태에 기인한다. 남쪽과 서쪽, 동쪽 등의 범접할 수 없는 수직절벽, 오직 북동쪽 방향으로만 길이 열려있다. 남쪽에서 올라온 주능선에서 바로 영봉으로 오르지 못하고 영봉을 우측으로 한참이나 우회하여 돌아간다. 약150m에 달하는 수직절벽은 잿빛에 가까워 상당한 위압감을 준다.
신륵사 삼거리
영봉 우측을 돌아가는 길에는 암벽 하단에 긴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다. 낙석이 많은 지형조건과 낙석을 막아줄 숲이 없어 울타리가 필수적이다.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면 신륵사 삼거리(12:59). 제천시 덕산면 덕산괸리소(용하구곡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보덕암 삼거리
점차 오르막. 두차례의 철계단(13:01,13:04)을 지나면 점차 분위기가 달라진다. 바위암벽은 사라지고 거친 숲길이 펼쳐진다. 언덕에 올라서면 다시 내리막(13:11). 드디어 보덕암 갈림길(13:14)에 도착한다.
여기서 직진하면 중봉, 하봉을 거쳐 보덕암으로 가는 길이다. 영봉으로 가는 길은 여기서 좌측으로 오르는 길. 유일한 등로이며 하산로이다. 해발고도 980m. 정상까지는 114m, 거리는 300m. 즉 수학적으로 계산해도 경사가 60도 정도로 상당히 급한 것을 알 수 있다.
영봉
상당히 긴 철계단이 이어진다. 어차피 다시 내려와야 할 길, 올라가는 도중 배낭을 내려놓고 빈 몸으로 오른다. 급경사길에 고도는 쑥쑥 올라가지만 땀은 비례하여 수없이 흘러내린다. 정상까지의 고도 약30m 남은 지점부터 숲길.
15분만에 정상(13:29/13:37)에 오른다. 정상은 바위지대. 절벽으로는 철난간이 울타리를 치고 있다. 영봉에서의 전망은 말할 것도 없이 대단하다. 충주호반을 배경으로 한 중봉과 하봉은 전망의 하이라이트. 사방으로 중첩된 능선의 물결은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산답게 장엄하다. 옅은 안개가 있어 소백산과 금수산, 하설산 등이 보이질 않는 게 아쉽다.
막상 정상에 올라오고 보니 빈 몸으로 온 것이 너무 안타깝다. 좋은 경치를 안주삼아 한잔 들이켜야 되는데...
중봉으로 가는 거친 길
10분만에 보덕암 삼거리(13:47)로 내려온다. 이제부터는 처음 가는 길.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영봉에서 중봉을 거쳐 보덕암까지는 산불통제기간중에는 출입이 통제된다.
가파른 사면에 설치된 철교를 건너면 상당히 거친 길이 시작된다. 영봉에서 중봉으로 막바로 내려갈 수 없기 때문에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등산객들이 많이 찾지 않아 길이 고르지가 않다.
9분만에 119 표시 01-11이 있는 지점에서 능선(13:56)에 올라선다. 다시 4분 정도 내려가면 절벽 방향으로「탐방로 아님」표시가 있는 안부(14:00).
중봉
중봉은 내려온 만큼 힘들게 다시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중봉 오름길이 오늘 산행의 마지막 고비이다. 17분 정도 오르면 봉우리(14:17)에 오른다. 봉우리에서 쳐다보면 가야할 방향으로도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다시 보인다. 어느 봉우리가 중봉인가. 결론적으로 첫 번째 만나는 봉우리가 중봉이다. 약간의 평탄한 암반과 전망이 있는 곳. 아무런 표시가 없고 몇 개의 리본만이 달려있다.
내려갈 일만 남았기에 느긋하게 남은 오십세주로 정상의 보람을 만끽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내려가야 할 월악2교를 비롯, 앞에 펼쳐지는 봉우리에 대한 개념을 신기루님에게 설명한다. 역시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이다.
재미있는 암릉길, 하봉을 향하여
다시 50여분이 흐른다(15:11). 급할 것도 없으니 자연을 즐기는 여유가 절로 나온다.
하봉으로 가는 길은 암릉길이다. 좌측은 절벽. 철난간 등 안전시설이 있어 위험하지는 않지만 겨울철에는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01-12 표지판(15:19)을 지나 언덕에 올라선다. 여기가 하봉으로 오르는 갈림길. 하봉 방향으로는 「등산로 아님」(15:24/15:29) 표시가 있다. 하봉 방향으로 오른 다음 내려갔다는 김영도님의 산행기를 본적은 있으나, 하봉은 상당히 위험한 봉우리이다. 영봉, 중봉과 마찬가지로 사방이 거의 깎아지른 절벽이다.
하봉 좌측 하단을 돌아 다시 능선으로
정규 등산로는 언덕에서 좌측으로 내려간다. 하봉의 암벽 좌측 하단을 돌아가는 길이다. 협곡 같은 내리막길에는 상당히 가파른 철계단(15:31)이 설치되어 있다. 몸이 앞으로 쏠릴 정도로 급하고 계단폭이 좁아 신발이 반 밖에 계단에 걸리지 않는다.
철계단을 지나도 급경사 내리막. 10여분 내려가 01-13 표지판(13:40)이 나오면서 내리막은 끝나고 하봉의 옆구리를 완만하게 횡단한다. 고개를 들어 쳐다본 하봉의 암벽은 완전 수직절벽이다.
경고판이 있는 지점에서 드디어 능선(15:49)과 합류한다. 뒤돌아본 하봉, 그냥 보기에는 도저히 길이 보이질 않는다.
비교적 편안한 능선길, 보덕암으로 향하여
잠시 후 나타나는 이정표(15:52)(119, 01-14)상 고도는 710m. 이제 편안한 흙길이다. 전망은 없다. 12분 정도 내려오면 바위에 가로로 주름이 잡힌 책바위(16:04)를 만난다. 그 규모가 상당하다. 몇차례의 철계단과 나무계단길을 지나면 보덕암 화장실이 보이면서 보덕암매표소(16:20)가 나타난다.
보덕암
보덕암은 보덕암매표소 바로 옆에 있다. 고즈넉한 산사에는 스님과 처사 한분이 정담을 나누고 있다. 모처럼 한적한 산사를 찾은 우리들을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말을 건넨다. 내 던지듯 풀어내는 짧은 법문이 가슴이 와 닿는다. 법문에 보답코자 기와불사에 참여한다.
보덕암에서의 하산길은 두 가지가 있다. 차량이 통행 가능한 길을 따라 수산리까지 약1시간을 걸어 내려가는 방법과 좌측 송계계곡 방향인 월악2교로 하산하는 길이다. 어떤 길로 하산하는 것이 좋을지 질문하니 수산리길을 추천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충주가기가 편하다는 말씀. 인터넷으로 자료를 직접 조사한 내용과 다르다. 인터넷 자료상으로는 월악2교 방향이 편하다. 버스 타기가 어려우면 한수리(동창교매표소) 방향으로 약3km 걸러가면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탈 수가 있다.
보덕굴
배낭을 내려놓고 일단 보덕굴을 탐방하기로 한다. 보덕굴 가는 길은 보덕암 종무소 우측을 따라 너른 공터를 넘어가면 된다. 약100m 거리. 월악2교 갈림길에 모감주나무군락지가 있다.
보덕굴(16:31)은 천연동굴로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 굴 앞의 작은 연못을 건너면 높이 약3m의 굴. 굴안은 높이 5m 정도, 깊이 7m는 됨직하다. 한낮의 더위를 삼키는 시원한 냉기가 흐른다. 굴 안에는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스님의 도움으로 편안하게 충주시외버스터미날로
보덕암에 돌아오자 스님이 외출준비를 하고 있다. 조용한 산사에 울려 펴지는 처사의 퉁소 소리를 잠시 음미한다. 그리고 도를 깨우친 선조들에 대한 이야기. 한수리, 수산리, 항구동이라는 지명에 얽힌 사연... 충주호가 생기기 전 지명으로 선조들의 예지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스님의 차에 동승(16:45)하여 충주로 향한다. 쉴사이 없이 솟아내는 법문. 불교와 기독교의 차이, 이발과 삭발의 차이, 불교 종파의 차이,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등 모든 말씀이 짧지만 명료한 답이다. 다만, 스님에 어울리지 않는 과속은 어쩔 수 없이 속세와 떨어질 수 없는 스님을 보는 듯하다.
터미널에서 서울 가는 버스(6,200원)를 예매한 후 돼지갈비와 소주로 저녁식사를 대신한다. 특이한 것은 버스비가 너무 싸다는 것. 월악산 버스비가 11,300원인 것에 비하면 거리차이에 비해 너무 싸다. 인터넷 자료에서는 9,000원인데. 이해할 수 없지만 기분 좋은 요금이다.
산행을 마감하며
월악산을 다녀온 후 월악산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진다. 수없이 가고 싶어 그림을 그리곤 했던 산들이 의외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걸 이번에 알았다. 버스 한번만 타면 되는 길을 어떻게 하면 차를 가지고 가서 편하게 산행할까만 궁리했으니 내 자신이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작지만 월악산 못지않은 산들이 즐비한 월악산국립공원. 새삼스럽게 보석을 발견한 느낌. 가야할 산이 무궁무진하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다.
- 산행일정
06:40 동서울터미날 출발 (월악산까지 11,300원)
09:21 덕주사 입구 도착 (2시간41분 소요)
09:35 덕주골 입구 출발 : 영봉 5.9km, 덕주사 1.1km
09:38 월악산장, 덕주사 입산통제소
09:42 이정표, 01-01 : 영봉 5.4km, 덕주골 0.5km ⇒ 주위에 시원한 암반과 계곡
09:45 학소대, 덕주산성 동문, 덕주산성터 : 맞은편으로 용마산 보임
09:49 덕주사
09:51 월악산 영봉 안내석, 나무다리, 01-02 : 영봉 4.9km, 덕주골 1.0km
⇒ 산길 시작
10:00 이정표, 01-03, 덕주골갈림길 (해발 330m) : 영봉 4.4km, 덕주골 1.5km
⇒ 산불조심 프래카드 걸린 곳이 덕주골을 거쳐 만수봉암릉에 올라 만수봉으로
가는 길, 주위에 울타리가 쳐 있음
10:09 덕주산성터
10:11 이정표, 01-04 : 영봉 3.9km, 덕주골 2.0km
10:20 마애불약수터, 01-05 : 영봉 3.4km, 덕주사 1.5km
10:24 마애불 갈림길, 이정표 : ↖영봉 3.3km, ↗마애불 0.1km
10:26 마애불
10:34 출발
10:35 마애불 갈림길
10:42 철계단
10:47 월악산 1 : 주위 전망이 좋아짐, 맞은편 거대 암벽들이 보임
10:55 이정표, 01-06 (해발 710m) : 영봉 2.9km, 덕주골 3.0km
⇒ 덕주봉, 용암봉 등이 보이며 본격적인 철계단길 시작
11:02 굴 : 철계단
11:12 암릉위에 올라섬
11:15 전망바위지대 휴식
12:05 출발
12:13 전망바위지대, 철난간 설치 : 영봉이 보임
12:21 925봉, 01-07 : 영봉 2.4km, 덕주골 3.5km
12:25 960봉 : ←영봉 2.2km, ↓마애불 1.2km, →만수봉(출입통제구역,등산로아님)
12:32 이정표, 01-08 (해발925m) : 영봉 1.9km, 덕주골 4.0km
12:36 월악산 2(제천시)
12:38 헬기장 : 이후 약간의 내리막
12:40 송계삼거리 : 동창교 2.8km, 마애불 1.9km, 영봉 1.5km
12:47 오르막 후 영봉이 보임
12:52 이정표, 01-09 (해발 975m) : 송계삼거리 0.3km, 영봉 1.2km ⇒ 영봉 바로 밑
12:59 신륵사 삼거리 (해발 940m) : 신륵사 2.8km, 영봉 0.8km, 마애불 2.6km
13:01 철계단 : 숲의 분위기가 달라짐
13:04 철계단 : 상당히 김
13:11 다시 내리막
13:14 보덕암 삼거리 (해발 980m) : ←영봉 0.3km, ↓신륵사 삼거리 0.5km
↑보덕암 3.7km(중봉방향) ⇒ 영봉 방향으로 상당히 긴 철계단
13:23 숲
13:29 영봉
13:37 출발
13:47 보덕암 삼거리 : 철교를 지나면 길이 거칠어짐
13:50 밧줄
13:56 01-11 : 능선에 올라섬, 이후 내리막
14:00 안부, 탐방로 아님 : 이후 오르막
14:13 월악산 7 (제천시)
14:17 중봉 : 아무 표시가 없음
15:11 휴식후 출발
15:12 봉우리
15:14 내리막, 철난간, 좁은 암릉
15:17 철계단
15:19 이정표, 01-12 : 영봉 1.5km, 보덕암 2.5km
15:21 갈림길 : 우측 리본, 좌측 나뭇가지로 막아둠
15:24 능선, 하봉 오르막 직전 : ↖우회로 정규등산로(리본), ↗하봉(등산로 아님)
⇒ 이후 가파른 내리막
15:29 출발
15:31 철계단 : 급경사, 협곡, 이후 철난간길이 이어짐
15:40 이정표, 01-13 : 영봉 2.0km, 보덕암 2.0km
15:41 급경사 내리막이 끝나고 하봉을 휘감고 돌아감
15:44 약간의 오르막
15:49 능선과 합류, 경고판이 있는 지점
15:52 이정표, 01-14 (해발 710m) : 보덕암 1.5km, 영봉 2.5km
15:56 내리막 시작
16:00 이정표, 01-15 (해발 615m) : 보덕암 1.0km, 영봉 3.0km
16:04 책바위, 능선을 벗어남
16:08 능선에서 다시 우측 철계단으로 내려감
16:10 이정표, 01-16 (해발 485m) : 보덕암 0.5km, 영봉 3.5km
16:13 계단
16:18 나무다리
16:20 보덕암 매표소, 보덕암
16:27 출발
16:31 보덕굴 : 종무소 우측으로 가면 공터를 지나 보덕굴로 내려감,
모감주나무군락지에서 월악2교 등산로가 갈라짐
16:35 출발
16:37 보덕암
16:45 출발
17:25 충주시외버스터미날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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