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혜지존자 (慧持尊者)
동진의 스님이다.
성은 가(賈)씨이고 안문루번인(雁門樓煩人)이며 명승 혜원의 동생이었다.
천성이 총명하여 박식다재하였다. 18세때 형인 혜원과 같이 태행항산 도안(道安)에 귀의하고 불교경전을 다 펄쳐보았다. 후에 형과 도안에서 작별하였으며 먼저 형주(刑州) 상명사(上明寺)에 거주하다가 후에 또 여산에 와서 동림사(東林寺)에 거주하면서 전법하였다.
그 후 혜지는 고도의(姑道儀)를 호송하여 경두에 와서 동안사에 거주하고 랑아왕 사마순(司馬珣)의 중시를 받고 일찍 사마순 요청에 응하여 열서역승인(閱西域僧人) 승가라차(僧伽羅叉)가 있는 곳에서 『중아함경(中阿含經)』을 번역하였다. 후에 여산에 다시 돌아왔다. 태수 법정 요청에 응하여『법화』등의 경을 설법하였는데 사방에서 배우러 온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구마라선(鳩摩羅什)도 경의를 표시하는 편지를 보내왔으며 친구로 사귀었다. 그는 성도의 땅이 기름지고 백성들이 풍작을 거둔다는 말을 듣고 그곳에가 전교하려고 결심하였는데, 형 혜원이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으므로 인생은 합하기를 좋아하거늘 넌 왜 떠나기를 즐겨하는가?, 라고 하자 그는 대답하기를 만약 정 때문에 한 곳에 머무는 자는 응당 출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욕구를 자르고 도를 구하려는 것은 바로 서방에 이르기 위함입니다, 라고 하였다.
진융안(晋隆安) 3년을 촉나라에 들어가 용연사(龍淵寺)에 거주하면서 널리 불법을 포교하였다. 촉나라 사람 초종이 암살자인 모거(毛據)를 죽이고 땅을 나누어 각기 거주하였는데 혜지는 피난하여 비현중사에 있었다.
국세가 평정된 후 용연사에 돌아와서 경을 강설하고 계율을 지키며 불심이 돈독하였다.
의희(義熙) 8년에 원적하였는데 나이는 76세였다.
137. 보승존자 (寶勝尊者)
존자는 이미 보살과위를 얻었으며 또한 보현보살의 일체공덕을 구비하였다.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제60권의 기록에 의하면 보승보살은 마음대로 법계를 두루 왕래할 수 있고 능히 무수한 화신으로 변화하여 동시에 다른 지점에 나타나며 법안이 청정하고 장애가 없어 능히 세상에서 발생하는 일체를 볼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중생들에게 유익을 주고 고난에서 건졌으며 그 자비의 마음은 끝이 없어 빛을 비추는 곳마다 모두 청정하여 졌고, 자기의 지혜로 무궁무진한 신통력을 행하여 수시로 중생의 소원을 이룰 수 있었으며 각종 화신으로 변하여 세상 사람들을 고난 속에서 구원하였다.
보승보살은 이미 불교의 진제를 얻고 법성이 두터워 영원히 세속을 탈피하였으며 부처님의 공덕에 의하여 마음은 조용하고 먹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처럼 깨끗하였다.
보승보살은 세상의 모든 부처님을 찬양하였으며 맹세하기를 불법을 보호하여 불교를 세상에서 끊임없이 유전되게 하고 세세대대로 환생하여 불교를 국토에 전파함으로 일체 무량의 지혜를 찾겠다고 하였다.
138. 도선존자 (道仙尊者)
또는 승선(僧仙)이라고도 한다. 강거국(康居國)인이다.
원래 상인이었는데 성질이 탐욕스럽고 재산이 많지 않았다. 상업에 종사하느라 재주신성군(梓洲新城郡) 우두산(牛頭山)에 도달하게 되었는데 그때 선사의 설법을 듣고 내심으로 깨우쳤다.
두 배에 실은 재물이 강물에 가라앉자 곧 관구죽림사(灌口竹林寺)에 출가하여 맹세하기를 도를 닦지 못하면 이 산을 나가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분은 인적이 없는 곳을 선택하여 수행하였는데 주위에는 오직 선을 학습하는 승려들만 있었다. 선정에 참선하여 한번 앉으면 4~5일이었으나, 일단 손님이 문에 도착하면 즉각 알고 일어나서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남량시흥왕(南梁始興王)이 소담진 사천을 지키고 있을 때 도선에 대해 경탄하고 천감(天監) 16년에 청계산에서 영접하였고 도선은 이 산에서 죽기로 하였다.
산에 있은 지 28년 후 도선은 산을 내려가 불법을 널리 전하였는데 그 영향이 매우 컸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수촉왕 양수(楊秀)가 사람을 파견하여 도선을 만나보려 하였는데 도선이 명에 복종하지 않으므로 양수는 크게 노하여 친히 병사를 거느리고 가서 도선을 잡아들이겠다고 하였다. 도선은 이 말을 들은 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단정하게 앉아서 염불하였다.
양수가 산 아래까지 왔을 때 갑자기 큰비가 퍼붓기 시작하고 우박이 쏟아져 물이 하천에 넘쳤다. 양수와 병사들은 몸둘 곳이 없어 산을 향해 배례하고 참회를 표시하자 하늘의 노여움이 풀리고 산길이 청결해졌다. 도선은 양수에게 설법하였는데 성도정중사(城都靜衆寺)에도 요청을 받고 갔다. 개황(開皇)중 청계산에 다시 돌아와 백여 세에야 단정히 앉아서 입적하였다.
139. 제망존자 (帝망尊者)
존자는 이미 보살과위를 획득하였다.
불교경전 『불설유마제경(佛說維摩詰經)』상권 『불국품(佛國品)』의 기록에 의하면 제망보살은 일찍 비야리암라수원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다. 제망보살은 불법을 지키고 지혜와 덕행을 모두 구비하여 불법으로 하여금 영원히 세상에 유전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제망은 덕망이 높아 마치 사자의 노호소리처럼 널리 시방(十方)에 이름이 알려졌다. 그분은 세상에 널리 자비를 베풀어서 중생을 인도하여 생사윤회의 고통과 두려움에서 탈피하게 하고 일체 죄악으로 통하는 길을 닫아버렸으며 극락세계로 달려가게 하여 마치 의술에 정통한 대의왕(大醫王)처럼 대중으로 하여금 번뇌를 단절하고 탈겁을 받게 하였다.
제망은 중생들에게 설법하였는데 그 언어가 기묘하여 마치 중생을 인도하여 중생불해에서 자유향해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외도에 대해서는 그의 불법연설은 마치 무서운 사자의 노호소리처럼 청천벽력 같아서 외도로 하여금 굴복하고 불법에 귀의하게 하였다.
제망보살은 신통광대하여 변화가 자연스러웠으며 마치 공중에서 바람을 따라 변하는 뜬구름처럼 변화를 알 수 없었다.
140. 명라존자 (明羅尊者)
또는 명망, 즉 명망보살이라 하였다.
늘 석가모니의 설법회의에 참가하였으며 『불설여래불사의비밀대승경(佛說如來不思議秘密大乘經)』은 그가 쓴 것이다.
명망보살은 능히 여러 마귀들을 굴복 제압시킬 수 있었고 모든 논의를 다스렸으며 또 중생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자기의 절대적인 지혜로 상대에 따라 설법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일체 파라밀다리교법문(婆羅密多理敎法門)에 들어서게 하고 교묘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구경최상피안(究竟最上彼岸)에 도달하게 하였다.
명망보살은 마음이 평등하여 마치 땅, 물, 불, 바람의 인연이 허공처럼 멀었다, 그는 이미 금강견고의 몸의 대명창으로 일월의 빛을 바라니 그는 사자가 금수왕이 되듯이 법을 견양하여 세상 사람을 제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