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석에너지 안 써 '탄소 배출량 0' - 마을 가구 대부분 태양광으로 해결 - 최근 에코 아일랜드 체험센터 준공 - 신재생에너지 생산과정 직접 체험
- 집집마다 개성만점 문패 시선 끌어 - 언덕배기 오르면 몽돌해변이 한눈에
경남 통영의 작은 섬 연대도는 국내 최초의 '에코 아일랜드'다. 이 섬은 최근 에코 아일랜드 체험센터 준공식을 하고 '탄소 배출 제로의 섬'을 선포, 전국적인 선진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섬 주민들은 마을 뒷산에 설치된 150㎾급 태양광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생활한다. 마을 내 주요 공공시설은 태양광과 지열로 냉난방하는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재생 가능한 자연 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다.
특히 이 섬은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명품 섬 'BEST 10' 평가에서 최고 성적을 거둘 정도로 비경과 볼거리를 자랑한다.
■에코 아일랜드 연대도
에코 아일랜드 체험센터 전경. 자가발전놀이시설 등을 통해 탄소 제로의 체감을 느낄 수 있다.
8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미남리 달아항을 출발한 섬나들이호는 20분 만에 연대도에 도착했다. 연대도섬 언덕배기에 태양광발전소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선착장에 내리자 마을회관과 경로당, 방문센터가 산뜻한 모습으로 탐방객을 반긴다. 모두 패시브하우스다.
선착장에서 새로 만들어진 해안 산책로 덱을 따라 에코 체험센터로 향했다. 폐교로 방치되던 초등학교를 체험센터로 리모델링한 곳이다. 때마침 부산 환경교육센터에서 탐방프로그램의 하나로 학생 40여 명을 데리고 1박2일 체험활동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하늘을 나는 자가발전 모노레일'을 타고 마냥 신난 표정이다. 한쪽에 마련된 자전거 발전기에서도 페달 밟기가 한창이다. 페달을 밟으면 '뽕뽕' 소리가 나면서 전기가 만들어진다. 이 전기로 노래방 기기도 사용하고, 솜사탕도 만들어 먹는다. 또 다른 옆에 마련된 태양열 조리기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태양열을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이처럼 이곳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체험을 통해 탄소 제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섬마을 50가구 전체는 자체 태양광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다. 당연히 전기료는 적거나 어떤 가구는 아예 제로에 가깝다.
이상동 어촌계장은 "한 달 전기료가 1000원가량 나온다. 마을 가구 대부분 전력소비는 태양광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거리 많은 휴양의 섬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이 자전거발전기 페달을 밟으며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마을로 들어서면 집마다 시선을 끄는 문패가 걸려 있다. '노총각 어부가 혼자 사는 집' '연대도에서 가장 똑똑한 천성금 할머니 댁'. 문패만 봐도 누가 그 집에 사는지 선명하게 그려진다. 집들을 거쳐 마을 언덕배기에 올라서면 뒤편에 몽돌해변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신경통에 좋다며 여름철이면 달궈진 몽돌에 몸을 눕히려는 피서객들로 북적인다. 안내표지판에는 '맨발 걷기를 하면 무겁게 느껴지던 발이 가벼워지고 마음과 몸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며 맨발 걷기를 권한다.
몽돌해변 옆의 방풍림 숲은 휴식하기에 제대로 된 포인트다. 동행한 '푸른통영 21'의 위관옥 간사는 "방풍림 벤치에 앉아 바람·새소리를 들으며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면 모든 시름이 한순간에 날아간다"고 말했다.
섬의 5부 능선을 한 바퀴 가로지르는 '지겟길'은 생태 탐방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길이 2.2㎞의 이 지겟길은 말 그대로 지게 하나 지나갈 수 있는 소박한 오솔길이다. 두 발로 걷는 '천천한 삶'을 지향하는 휴식공간으로 조성됐다. 울창한 숲길 사이로 보이는 남해와 섬의 풍경이 일품이다. 섬에 버려졌던 다랭이 밭을 야생화 밭으로 조성해 계절마다 다양한 야생화도 감상할 수 있다.
■연대도는 현재 진행형
2008년 에코 아일랜드 조성 당시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 한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 대표 사례로 소개됐다. 최근까지 전국 200여 개의 지자체와 단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다.
특히 에코 체험센터 준공 이후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환경부 일행이 연대도를 둘러보고 지속가능 발전의 모범사례라고 극찬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행정안전부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하고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지금까지 국·지방비 35억 원이 투입됐고 앞으로 2014년까지 30억 원이 추가 투입된다. 해수풀장을 조성하고 패총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연대도는 석기시대 조개 무더기에서 어류 조류 등의 뼈가 출토된 유서깊은 섬이기도 하다. 바로 옆 섬인 만지도를 연결하는 '연대도~만지도 출렁다리' 건설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마을 공동 지열센터를 설치해 석유화석 에너지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꿈꾸고 있다.
면적이 1.14㎢인 연대도는 통영 산양일주도로의 중간에 있는 달아마을 선착장에서 배로 20분 거리다. '섬나들이호'가 오전 8시, 10시, 오후 2시10분, 5시40분 등 하루 4차례 운항한다. 에코체험센터 탐방 문의는 '푸른통영 21'(055-649-2263)
# 주변 가볼만 한 곳
- 신비한 바닷속 세계로 풍덩~ 수산과학관 가족나들이 제격 -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달아공원' - 생태 관광섬 자리매김 '학림도'도 볼거리
통영수산과학관 전경.
'섬나들이호'가 출항하는 달아마을에 위치한 통영수산과학관은 신비한 바닷세계로 안내한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라면 반드시 둘러봐야 할 코스다.
수족관과 어패류 전시실, 전통어선 등 8개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첨단 스크린을 갖춘 영상실에서 흥미진진한 3D 입체 영상도 관람할 수 있다. 바다의 탄생, 해양의 미래, 바다 환경의 중요성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최근에 매직아트 포토존 공간을 마련하는 등 볼거리를 더했다. 지난 2002년 개장 이후 매년 탐방객이 늘어나 지난해는 20여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도 일품이다. 눈앞에 펼쳐진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곳에서 척포마을까지 해안도로는 낚시꾼들로 넘쳐나는 낚시 포인트다. 드라이브 중간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바다 감상에 빠져들기에 적격인 곳이다.
인근 달아공원은 통영 8경 중 으뜸으로 꼽힐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한려수도의 비경을 보려고 언제나 관광객이 넘쳐나는 이곳은 특히 노을이 아름답기로 이름나 있다.
완만한 공원 길을 따라 올라가면 관해정이 서 있으며, 이곳에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연대도와 추도 등 수많은 섬이 보인다.
'섬나들이호'에 승선했다면 첫 번째 도착하는 섬 학림도(일명 새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섬나들이호는 '학림도~송도~저도~연대도~만지도' 5개 섬을 순환한다.
이중 학림도는 연대도와 함께 새로운 관광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 섬은 최근 '학림지구 어촌·어항 관광조성사업 준공식'을 갖고 생태 관광섬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종합휴양관과 생태체험장, 전망 덱, 해안 산책로 자전거 도로 등을 갖춰 탐방객이 날로 느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