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 김 훈 중위 의문사
사건'이 불거졌을 때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다룬 매체는
옛 시사저널이었다.
한번 물면 자기 입이 찢어져도
놓지 않는 '불독 기자'
정희상이
이 사건에 꽂혀서,
그즈음엔 거의 매주 이 기사가 나갔다.
김봉규 한겨레 사진부장이 페북에 올린 사진과 글. "당사자인 고 김 훈 중위(당시 25세·육사 52기)의 부친은 별이 셋이었던 김 척 예비역 중장(75·육사 21기)이다. 그런 장군도 자식의 의문사를 밝히지 못했다. 19년 만인 오늘에서야 국방부는 순직을 명했지만 아버지는 군의 솔직한 진실 규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아직도 여기저기 군 병원 시신 보관 냉동실엔 의문사로 숨졌지만 장례를 치르지 못한 우리의 아들들이 차갑게 누워 있다."
고 김 훈 중위의 사인은
자살로 발표되었으나
의혹이 너무 많이 남았다.
군 당국에서 서둘러
덮으려 했다.
정희상이 이 기사를 쓸 당시
함께 술을 먹으며 답답해 하는
그의 이야기(하소연)를 많이
들었다. 정희상은 무엇에 꽂히면
그 이야기밖에 안 하고,
자기 혼자서만 이야기한다.
그래서 들어주는 것만 해도
크게 부주하는 거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사건과 정희상의 기사로 인해
내 인생이 바뀌었다.
그 기사가 나올 즈음
나는 삼성언론재단에서 주관하는
언론인 연수 프로그램에
지원했었다. 용케도 그 해에
시사주간지 기자를 처음으로
한 명 끼워주는 바람에
거기에 당첨.
나는 뉴욕 NYU로 연수를
가기로 했는데,
1년 가족 체재비와 학비까지
모두 지원하는 대단히 파격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공식 발표만 남겨놓은 시점에,
삼성언론재단에서 우리 회사로
연락을 해왔다.
그해 정희상이 쓴
'JSA(김훈 중위 관련) 기사'에
'올해의 기사상'을 주려고 한다,
한 회사에 '연수'와 '기사상'을
동시에 줄 수 없으니
귀사에서 하나를 정해
통보해달라는 내용.
우리 회사 사장이
의논할 게 있다며 나를 불렀다.
눈치를 보아하니 의논이 아니라
'네가 양보해라'였다.
양보고 자시고 생각할 게 없었다.
연수는 나 혼자 가는 거라
나 혼자 신날 뿐
빛나는 건 없고.
올해의 기사상은 회사가 빛나는 데다
무엇보다 군 의문사 사건을
파헤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았다.
정희상은 내게 많이 고마워 하고
미안해 했다.
나는 속으로는 적잖게 아쉬웠지만
겉으로는 대범한 척했다.
동료이자 친구의 수상이라
진심으로 축하도 해주었다.
마침 그때, JSA 기사가 나오지 않았거나
그 기사가 삼성언론재단의 기사상을
받지 않았더라면
나는 뉴욕 연수를 갔을 거고,
그랬다면 지금과 많이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삼성언론재단의 혜택을 누렸으니
'장학생'으로서 보답을 했을지
어쨌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렇게 살지 않았으리라
생각하지만 사람 일이란 모르는 거다.
정희상이 수상식장에 와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행사장에는
자식이 군대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부모와 가족들이 많이 와 있었다.
나도 의문사 가족 중의 한 사람이었다.
내 큰 형이 그렇게 갔으니.
군 의문사 가족들은 너도 나도
고맙다며 정희상과
사진을 찍으려 했다.
정희상의 수상이 군 의문사 사건을
공론화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늘 소외되고 무시 당해온
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별 셋 장군 아들의 의문사도
19년 만에야 진실이 인정되는
판국인데, 일반인 자식의
의문사야 말할 필요도 없겠다.
나는 사진을 찍으며,
가족들의 표정을 보면서
내가 양보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양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19년 만의 순직 인정이다.
순직을 이끌어내는 데
정희상 기자의 노고가 컸다.
그때 희상이는 회사 옆 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사주면서 말했다.
"담에는 내가 양보할게."
그런데 양보 받을 일이
생기지 않았다.
김 훈 중위 순직 인정은,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으나.
군 의문사 가족에게는
'쾌거'이다.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
정희상 기자는 수고 많았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겠다.
너 때문에 내 인생 바뀌었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해라.
그게 양보다.
*영화 'JSA'는 정희상 기자의 기사를 모티브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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