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연못에서 하얀 수련이 피었습니다.
태극무늬 한쪽은 물, 또 한쪽은 강자갈이 깔린 작은 연못가에 앉아
통기타가 양희은의 '작은 연못' 노래를 부릅니다.
집이 지어지자 삽을 메고 나가 맨 먼저 두더지가 된 것은 정원의 '외등'이었습니다.
8개의 외등을 잇는 전선을 묻기 위해서 적어도 50cm 이상 깊이로 50미터 가량
구불구불 굴을 파야했죠.
고 다음은 마당의 큰 물매를 다시 잡아 골라야 하니
온 마당 내 손삽이 닿지 않은 곳이 하나 없었지요
다음으로, 점토벽돌 8파레트를 사서 그 물매 위에 길을 내었어요.
호미 같은 것으로 땅을 파고 긁어 손으로 고르고 가는 쇄석이나
모래를 곁들여 블럭을 고정합니다.
물매란 모든 조경의 기초 중의 기초입니다.
그 물매의 길을 따라 보도블럭을 깔면 적당한 경사 자리에서 한 번 꺾어
계단 하나를 만들고 또 둘 셋으로 꺾어 계단이 높아지기도 합죠.
그것들이 끝났을 때 대강 통기타 자세를 하고 골똘히 앉았던 곳이
바로 이 연못이었답니다.
이미 전부터 구상이 되었던 거지만 둘레를 빙빙 돌며 한 몇 일 또 궁리를 하였죠.
그것은 콘크리트를 치지 않고 가네다 같은 연못 방수소재를 까는 것이며
그 웅덩이의 경사며 깊이며 그 법면에 얹을 남은 돌들의 양이며 마지막으로 강자갈이
놓일 자리의 완성도를 그렸던 것. 여기서도 잔디밭의 물이 넘치지 않도록 양쪽으로
흘려보내야 하며, 그 흐르는 길을 잡아 땅속으로 관을 묻어 보이지 않게 하기까지.
끝으로 연못물이 양쪽으로 정확히? 빠질 수 있도록 높이조절을 잘 하여야 합죠.
이것도 보통 기술^^이 아닙디다. 수평기를 대고 땡볕에서 몇번을 저울질해보고
물을 담고도 최종 보강을 해야 해요.
왜 하필 두 곳이냐구요? 두 곳의 아래로 내려가면
마당 맨 아랫 쪽 근처에 큰 다라이 못을 두 개 설치하고 싶었거든요.
뭐 연못 판 수고의 덤이랄까...
또 물을 빼고 싶을 때를 위해 모터를 넣어 스위치만 올리면
자동으로 아래에 설치된 수로를 따라 빠질 수 있게 연결해놨어요.
진짜 마지막으로, 작은 모터 한나 설치하여 거북이 입에 물을 뿜도록 호스를 연결하였지요.
작은 낙숫물소리가 안마당에 종일 그치질 않습니다. 지하저장고에 쓰고 남은 굵직한
돌멩이들이 물 속 공간을 차지하고 강자갈 갈은 것들은 밖을 나왔다면
연못 앞 가운데 세운 큰 바위는 포크레인으로 정원석을 놓을 때
훗날의 연못을 위해 미리 가려서 세워놓았던 겁지요.
어때요, 나온 작품에 비해 생각은 그럴싸 했지요?
최소비용(방수포 30만원, 자갈 10만원, 모터 5만원)으로 거양한 점을 높이 사주세요...^^
그리하여 오늘 이 연못에 수련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황토 한 자루에 영양제 한 주먹이 다인데도 저토록 기특해요.
워디 다른 수련과 비교하겠습니까? 하루에도 몇 번은 거실에서 나를 뽑아내니
인연의 문제로 알고 내가 사진을 찍어 이렇게 들꽃연구회에 대뷔를 시켜준 것이랍니다...
첫댓글 연못에 수련이 있는 풍경이 이상적인 풍경이죠 ㅎㅎ
거기에 금붕어 아님 송사리들 좀 살면 더 좋겠어요 몇마리 들고 갈까용?
우리나라 맑은 도랑에 (흰줄납)납줄개가 살죠. 고걸 호리병에 담아오고는 싶으나 기회가 없어서 잊고 있어요. 한편 뭔가 살아 있는 것을 보살핀다는 것은 식물에 비해 부담이에요. 겨울에 잘 쉬도록 깊은 소를 만들어 줘야하거나 연못 바닥에 쌓이는 배설물을 소재해야하는 것들이 여러 많은 다른 일들 위에 보태지는 것이니...! 오픈날 면장님 대신으로 온 직원께서 황금잉어 치어들을 가져온다기에 머리 위로 손사래쳐서 사양했어요.^^ 연못의 식구들이 아조 없는 것은 아니에요. 작은 개구리들은 혹 모를 장구벌레를 줄여주고, 가끔 소금쟁이며 장구애비, 물장군도 깃들죠. 올 여름엔 다슬기도 생겼어요. 내년엔 우렁이가 오려나?
아마 흰줄납줄개도 말조개 같은데 산란을 해서 키우기 고난이도일거예요
그냥 청소잘하는 생이새우를 키워보심이 좋을것 같아요 이끼걱정 덜어줄 수 있고요 비록 자기똥은 좀 내긴 하지만 물고기 똥은 먹더라구요 ㅋㅋ
물장군 보호구역으로 지정해달라 해야겠어요 ~ㅋㅋ
다슬기에 또 반딧불이까지 더불어 살겠네요
완전 청정연못 !!
미소완 실시간 인연이 넘 깊어요. 오늘 직장엘 안 가는 날, 일하려고 좀체 없는 이른 시각에 들러 딱 맞췄으니! 그렇군. 말조개를 시골양반이 바케스로 갖다주던데 걸 넣어볼까? 생이새우? 그거이 젤 좋구만. 언제 잡어와.^^ 하천도 먼 데 이 등성이까지 반딧불이도 제법 나와요.
말조개를 위해 모래좀 깔아주면 됩니다
반딧불이가 선생님댁 연못에서 사는게 틀림없네요 ^^
새우들고 선생님댁 가야겠어요 ㅎㅎ
근데 상위 포식자 물장군 밥되는건 아닌지 ^^;
지달릴게요~~~ 새우 ㅋ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