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裸木
이중환
버린 것이 서러울 것 같은
알몸 동이로 선채
북쪽 된바람 맞으며
마주선 모습에 눈물 적셨다
한눈 가득했던 옷도 벗어 버리고
가지도 움츠리고
생육을 멈춘 듯 서있구나
매서운 겨울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 것 같은 벗은 나무야
겨울은 너에게 회초리 맞는 시기 구나
달구어라 달궈라 추운 네 몸을
회초리 견디기 위해
신열이 나게 몸을 흔들어라
뿌리가 욱신거리도록 흔들어라
땅속 깊숙이 박혀있는
뿌리로만 말하려는 너
세찬 풍설 잘 견뎌 내라고
저 먼 봄이 손짓하고 있다
뿌리도 오므린 체 서있는 나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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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詩를 쓴다는것! 작품의 품질을 무시하고 - 詩作 자체가 주는 정신세계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려운 일 하셨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3.16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