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주의는 도덕적인가?(1) ○○
“자본주의는 기독교와 상관없다. 자본주의는 개인주의요, 돈 숭배주의요, 승자 독식 시스템이다. 자본주의 밑바탕에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자본주의가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사적 이익'과 '이윤 극대화'를 탐욕적으로 추구하는 자본주의가 과연 도덕적인가?
얼른 들으면 ‘사적 이익’과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은 이기적이고 돈만 밝히는 부도덕한 제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과연 그럴까?
오스틴 힐과 스캇 래 박사는『자본주의의 덕성-시장경제의 도덕성 변호』(The Virtues of Capitalism-A Moral Case for Free Markets)에서 자본주의의 덕성(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자본주의는 그 자체의 결점, 실패 및 불완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도덕적인 선택이다.
자본주의는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제도이자 '유대∙기독교 사상'에 가장 부합하는 경제제도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가장 존중하는 제도이므로 우리의 삶을 가장 생산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도덕적 덕성을 촉진하고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든다.
자본주의는 수십 억 명을 '절대빈곤'에서 탈출시켰다. 자본주의는 인류의 창의성, 주도권 및 혁신성을 촉진시킨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능력으로 자신과 가족을 먹여살리는 최상의 경제제도다.
자본주의는 68억 인구 중 거의 40억 명을 빈곤에서 탈출시켰다. (과거 통계).
자본주의는 경제적 약자를 돌본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기부와 정부의 복지정책을 통해 가난한 자를 돌본다.
○ 상인은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인간인가?
애덤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선의(善意) 때문에 우리가 오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사적 이익'(self-interest)을 위해 일하고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좋은 식사를 하게 된다."
한때 영어 self-interest가 '이기적 욕심'으로 번역되어 자본주의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비춰진 적이 있다. 그러나 '사적 이익'으로 번역하는 것이 원문의 의미에 더 가깝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적 이익은 공적 이익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즉 자본주의는 상인이 '사적 이익'을 통해 제품을 팔지만 '보이지 않는 손'(시장)에 의해 결과적으로 '공적 이익'에 기여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비판자들은 스미스의 말을 왜곡하여 자본주의는 ‘공적 이익'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이익'을 밝히는 부도덕한 제도'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의 자유와 창의력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그런데 유교나 사회주의처럼 집단 사고에 젖은 사람들은 개인주의를 이기주의로 착각한다.
개인주의는 자기 삶을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되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집단주의나 사회주의는 개인의 자유도 없고 책임도 없다. 자유가 없으니 창의력이나 생산성이 낮고 그래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으니 망하는 것이다.
그리고 애덤 스미스의 설명은 너무나 단순하다. 물론 상인은 '사적 이익'을 위해 일한다. '사적 이익'이란 상인이 제품을 만들고 장사를 해서 자기를 위해 돈을 버는 것을 말한다
물자가 귀한 시대에는 대충 만들어도 장사가 되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삶이 풍요로워지고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입맛이 까다로워진 요즈음에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지간한 수준이 아니면 생존하기도 힘들다.
상인은 살벌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까다로운 소비자의 수준에 맞추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비슷한 음식을 팔아도 파리 날리는 식당이 있고 줄서서 기다리면서 먹는 식당이 있다. 비슷한 옷인데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옷이 있고 땡처리 하는 옷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주의의 상인은 까다로운 소비자의 테스트를 통과한 이타적인 사람들이다.
타인-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준 결과 자신의 이익을 얻게 되는 윈윈 게임이 바로 자본주의다. 이런 자본주의가 부도덕한가?
○ 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인가?
정통 경제학의 기업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기업가가 마치 돈만을 위해 일한다는 나쁜 인상을 주기 쉽다.
기업가는 이윤 극대화를 위해 임금을 쥐어짜고 납품가를 후려치고 불법을 서슴지 않는 비정한 인물을 연상시킨다.
물론 기업가는 결과적으로는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 적자 기업은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가는 다양한 동기로 기업을 한다. 기업가는 성취 욕구 만족, 비전 성취, 호기심 만족, 필요 충족, 불편함 해결, 새로운 기술 적용 등을 위해 기업을 한다.
그리고 기업가의 이러한 다양한 욕구가 시장과 소비자를 만족시켰을 때 그 기업은 성공하고 이윤을 창출한다.
이윤은 타인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켰을 때 생기는 과실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스마트폰은 전세계인의 삶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 그 보상으로 애플은 기업가치가 물경 3조 달러 이상의 세계 최고 시가총액의 기업이 되었다.
한국 코스피(KOSPI)에 상장된 기업 전체의 가치가 약 1조5000억 달러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애플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큰 금액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빌 게이츠는 '모든 가정에 컴퓨터 한 대를 갖게 하겠다'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컴퓨터 OS(운영체계)인 윈도우를 발명하여 돈 방석에 앉게 되었다.
우버는 영업용 자동차 한 대도 소유하지 않으면서 세계 최대 영업용 자동차 회사가 되었고,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 하나도 소유하지 않으면서 세계 최대 숙박업 회사가 되었다.
쿠팡은 수많은 온라인 업체 중에서 다음날 새벽에 배송되는 '로켓 배송'이라는 파격적 배송 시스템과 반품 제도를 쉽게 하여 단숨에 업계의 1위로 우뚝 올라섰다.
배달의 민족은 동네 상가의 명단을 손으로 입력하여 마침내 시가 총액이 1조원에 달하는 배달 앱의 일인자가 되었다.
카톡(카카오톡)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놀이터(플랫폼)를 한 동안 제공하다가 광고 수익 창출을 통해 시가 총액 수십 조원의 기업이 되었고, 카카오 뱅크는 시작하자 말자 단숨에 국내 굴지의 은행 보다 높은 몸값(시가총액)을 뽐내게 되었다.
이처럼 자본주의는 창조적 마인드를 가진 기업가에게는 황금어장이 되어 부를 창출하고 있다.
이런 기업은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고, 자연히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세금도 많이 내고 사원의 기술 스펙이 높다 보니 연봉도 억대를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자본가와 노동자의 소득격차가 벌어져 마침내 자본주의가 망한다고 주장했는데, 현대의 '기술 자본주의'에는 맞지 않는 주장이다.
마르크스는 '산업 자본주의' 초기의 노동집약적 생산현장에서 일어나는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을 자본주의 전체로 확대 일반화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자본주의는 더 이상 마르크스가 말한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산업 자본주의 초기에 머물지 않고 노동자에게 억대 이상의 연봉을 주는 기술 자본주의로 발전했다.
요즈음 소비자들이 얼마나 똑똑한데 기업가들이 제품이나 서비스 질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기업의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기업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기업은 시장에서 금방 퇴출될 것이다.
기업은 또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금을 많이 낸다. 개인은 기업에서 받은 임금으로 세금도 내고 소비도 하여 경제를 활성화시킨다.
정부는 이 돈으로 국방과 치안 및 공공재를 공급하고 저소득층의 복지도 담당한다.
그런데도 좌파나 좌파 정부는 조폭처럼 돈 잘버는 기업을 노동자를 착취하는 악덕업자(?)로 간주하여 걸핏하면 세율을 높이려고 한다.
한편 요즈음 기업들은 이윤 창출이라는 '사적 이익'에 더하여 자선활동을 하는 '공유가치 창출(CreatingShared Value, CSV)에 이어, 일자리 창출, 사회문화창달, 환경보존과 같은 '공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ESG는 환경 (Environmental),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 의 약자다.
'ESG 경영’이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및 사회적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상인의 소비자를 생각하는 이타적 정신, 다양한 목적의 기업가 정신과 일자리 창출 및 세금 납부가 자본주의를 성장시키고 살찌우고 있다.
자본주의의 상인이 '사적 이익'만 추구하고, 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라고 비판하는 자들은 실제로 자기들이 장사나 사업을 해보지 않고 이론적으로만 비판하는 탁상공론자들이다.
사회주의야 말로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와 평등을 약속했지만, 내재적 모순인 독재, 사유재산 제도 부인,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 실패로 백성들을 굶주림으로 몰아간 가장 비도덕적인 제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