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단 활동이 벌써 마지막이라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정신없는 4학년을 되돌아 봤을 때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바로 이 ‘나눔이웃 캠페인단’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제일 처음 나눔 이웃을 시작할 때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일단 사람이 모이긴 모였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함이 가장 컸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래서인지 초반 모임부터 활동 방향을 정하는 그 첫 번째 단계부터 삐걱거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들 사회복지과 학생, 그것도 고학년이 대부분이니 어느 정도 여러 봉사활동에 참여해온 경험이 있었을 텐데, 이런 나눔 이웃 캠페인단 활동처럼 A부터 Z까지 ‘우리가 할 일을 우리가 찾아서’ 하는 활동은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일단 저는 그렇습니다.^^
캠페인단의 첫 활동은 ‘교육’ 이었습니다.
공릉 청소년 문화정보센터의 이승훈 선생님의 특강을 듣고, 캠페인을 잘한다는 인천 숭의복지관 현장견학으로 노하우를 배우고, 여름엔 강원도 철암으로 가서 김동찬 선생님을 만나 뵙고 마을사람이 힘을 모으면 얼마나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거시적인 관점의 교육이 우리들의 캠페인에 세세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하기도 했지만 1년을 지나고 보니 이 교육을 통해 배운 가치들로 인해 그 다음 활동들인 골목 대장터와 김장김치 나눔, 눈치우기에 참여하는 주민들을 모집하는데 있어서 캠페인단이 스스로 목적을 세우고 추진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활동은 개관 15주년에 맞춰 진행된 ‘골목대장터 나눔 이웃 활동가 모집 부스’이었습니다. 총 3단게로 나누어 1단계에서는 게임을 통해 지나가던 주민의 시선을 끌고 2단계에서 스티커 붙이기로 나눔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3단계에서 직접 나눔 이웃을 설명하고 모집하는 활동이었습니다.
정말 많이 준비했고, 나름 자신 있었던 기획이었는데 결과는 n명 모집.. 투자한 것에 비해 미미한 결과여서 사실 조금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나눔이 어렵지 않은데, 다들 마음은 있다고 하는데 왜 실천할 기회가 있어도 참여하지 않을까?’ 진행 하는 도중, 그리고 집에 와서도 이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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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또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할지 혼란스러운 와중에 2팀 선생님들은 나눔 이웃을 주민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게끔 ‘단기 프로젝트’ 식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해주셨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겨울철 김치나눔’ 활동이었는데요. 이에 맞춰 나눔에 참여할 방법으로 도깨비방에서 김치전을 나눠드리며 홍보하는 방식이 정해졌고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주민분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주시고 실제로 나눔을 행해주셨습니다.
이에 더욱 자신감이 붙은 상황이었는데 벌써 활동은 막바지에 다다르게 되었고 12월 17일! 캠페인단 뿐만 아니라 모든 나눔이웃 참여 주민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종결평가회가 열렸습니다. 김장날에 회의부터 김장까지 전 과정을 지휘하셨던 어르신 세 분의 낯이 익었고 그분들이 방아골이 매번 이렇게 불러주는 것이 좋고 더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셨을 때 캠페인단이 했던 활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보람을 느꼈고 행복했습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뜻깊은 날에 캠페인단은 정말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웃 집 눈 치우기’ 활동이었는데요. 대익 쌤이 미리 눈치우기 재료를 넉넉히 구매해두셨고 저희는 2명씩 3팀을 이루어 미리 연락을 해둔 어르신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저와 승환이 팀은 정현 쌤이 안내해 주신 인근의 한 어르신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어르신 댁에는 골목이 두 갈래가 있는데 음지여서 길이 잘 녹지 않아 빙판이 된 상태였습니다.
정현쌤은 어르신께 캠페인 단이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설명하고 이웃 분들에게 “OOO 어르신이 어디에 사시는데 빙판으로 인해 이동이 불편합니다. 눈을 치우실 때 조금 더 치워주실 수 있으신가요?” 와 같이 말씀드리고 참여를 독려해도 되는지를 가장 먼저 여쭤보았습니다.
한 번에 허락하실 거라고 예상 했는데 뜻밖에도 어르신은 본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단순히 어르신의 사정을 알면 더 쉽게 이웃 주민들이 참여할 것이라고만 생각했었지 역으로 이웃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실 수도 있다는 것을 미쳐 헤아리지 못한 것을 반성했습니다. 만약 저 혼자 갔었다면 이런 질문을 할 생각조차 못했을 것입니다. 정현 쌤께 배울 수 있게 되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르신은 가까이 지내는 이웃 한 분을 알려주셨고 그 분의 댁을 찾아가는 길에 만난 주민 분들게 “안녕하세요? 방아골 복지관에서 왔습니다. 이 인근에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길이 잘 녹지 않아 다니시는데 불편함이 있으셔서요. 넘어지면 크게 다치시기도 하는데. 어르신들이 다니시기 편하도록 댁 앞을 치우실 때 녹지 않은 길도 조금 더 함께 쓸어주실 수 있으세요?” 라고 정중하게 부탁드렸습니다. 모든 주민 분들이 흔쾌히 동참하겠다고 약속하셨고 성함과 연락처, 각오도 적어주셨습니다. 유난히 녹지 않는 길에 있는 집은 직접 초인종을 눌러 들어가 참여를 부탁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눈치우기를 한다고 했을 때, 차라리 우리가 직접 치우는 게 좋지 않을까 누가 옆집 눈을 쓸고 싶어 할까 하는 우려도 캠페인 단 내에서 있었으나 이렇게 직접 마을로 나가 마주하고 부탁드리니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이었고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5명의 참여자를 모집할 수 있어, 역시 모든 일은 해보기도 전에 겁먹을 필요 없고, 직접 해봐야 아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골목 대장터부터 눈치우기까지의 활동을 거치며 주민 만나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고 참여자가 점점 느는 것을 보고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커졌는데 이렇게 활동이 마무리 되어 솔직히 뿌듯하면서도 아쉽습니다.
나눔 이웃 종결평가회를 마치고 가는 길에 은경이와 진짜 마지막 모임에는 롤링페이퍼를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나눴었는데 잊어버리고 그냥 끝낸 것도 아쉽습니다 ㅠ
1년간 다툼 한 번 없이 열심히 활동해준 모두들 ~ 명준오빠, 태섭오빠, 소윤이, 은경이, 지현이, 성열이, 승환이, 민정이, 중간에....남수와 유민희 선생님! 가장 많이 저희를 생각해주시고 애써주신 대익쌤!!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
첫댓글 수영 선생님, 고마워요. 글 읽으니 한 해 동안 함께 활동했던 기억이 생각나요.
스스로 생각하고 기획하고 진행했던 나눔 도깨비의 활약이 대단했어요.
처음 골목대장터 때는 어려웠지만 조금씩 진행하다보니 수월했지요?
캠페인의 경험이 앞으로 선생님의 활동에서도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물론 나눔 도깨비들의 활약으로 동네 주민과 이웃들에게도 작은 기쁨이 되었을꺼에요.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