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도집경_선정_76.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정을 얻는다
보살이 도에 뜻을 둠에는 대체로 몇 가지 일로 안을 청정하게 하고,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 것인가?
혹 늙은이가 머리가 희고 이가 빠져서 형체가 변하여 달라진 것을 보면 깨달아서,
“나도 뒤에 반드시 저러할 것이다” 하고,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병자가 몸과 마음이 괴롭고 아픈 것을 보면 마치 매맞는 고초를 당하는 것과 같아서 슬퍼하면서 깨달아서,
“나는 뒤에 반드시 저러할 것이다” 하고,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중생이 수명이 다하여서 숨이 끊어지고 온기가 가시고 혼신이 떠나고 몸이 차져서, 구족이 들어다가 멀리 들 밖에 버리면, 한 열흘 만에 부풀어 오르고 썩어 냄새나니,
혹 여우나 개나 새들이 먹고, 살에서 벌레가 생겨서 그 벌레가 도로 몸뚱이를 먹으며,
고름과 피와 오로가 흥건히 땅에 흐르고 해골이 흩어져서 마디마디 곳을 달리하여 발ㆍ발등ㆍ정강이ㆍ넓적다리ㆍ엉덩이ㆍ척추ㆍ갈비ㆍ팔뚝ㆍ머리ㆍ이빨ㆍ해골 따위가 각자 분리된 것을 보면,
도인이 생각하기를,
‘대저 삶에는 죽음이 있으니 사람과 사물은 허깨비와 같다.
모인즉 떠남이 있어서 혼신이 가고 몸뚱이가 흩어지는 것이니, 내가 어찌 머물러 홀로 저와 같지 않겠느냐’ 하고,
슬퍼서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죽은 지 오래 되어 몸뚱이 뼈가 녹아 없어져서 흙과 먼지로 된 것을 보면,
깊이 생각하기를,
‘내 몸뚱이도 저렇게 될 것이다’ 하고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태산지옥의 끓는 물이나 타는 불의 지독함과 혹독하게 찢는 아픔이며,
아귀가 굶주린 채 여러 해를 거듭하는 괴로움과,
축생이 도살되어 벗겨지고 갈라지고 끓는 고통을 당함을 들으면,
놀라서 일심을 얻는다.
혹 곤궁함과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는 것을 보거나,
혹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왕법(王法)에 의하여 죽는 것을 보고는,
도인이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환을 만나는 것은 도의 뜻이 없는 때문이다. 나도 정진하지 않으면 반드시 또 저와 같이 될 것이다’ 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서 선을 얻는다.
깊이 생각하여 안으로 관하니,
아래로는 똥오줌이 내려가서 핍박하고, 위로는 차고 뜨거운 기운이 올라가서 위협하니,
몸뚱이란 싫어할 만한 것임을 깨닫고, 일심으로 선을 얻는다.
혹 흉년에 오곡이 익지 않고 백성들이 궁핍하여 난리를 일으켜 서로 치고 싸워서 주검이 가로 세로로 놓인 것을 보면,
슬퍼서 생각하기를,
‘내가 도를 닦지 않으면 반드시 저와 같이 되리라’ 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성하면 쇠함이 있은지라 영화와 재물은 보전하기 어렵고,
젊고 씩씩함에는 늙고 병듦이 있으며,
목숨은 번갯빛 같음을 보고,
이를 생각하매 놀라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부처님의 높고 높으심과 상호가 그와 같을 수 없음을 생각하니, 다 청정함을 말미암아 부처님이 되기까지에 이른 것이다.
이를 생각하고 기뻐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경전의 깊은 뜻과 사문의 높은 행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몸으로 착한 일을 하여 앞뒤로 덕을 쌓아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다만 어리석어 구하는 것이 부처님의 밝은 법을 어겨서 수고로울 뿐 죄를 더하지만,
모든 하늘은 세상에 처하였을 때, 계를 지키고 재(齋)를 받들므로 천상에 오르게 되어 영화와 수명이 한량없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부처님의 깊은 경전을 받고 되풀이하여 생각하며,
중생을 위하여 가르쳐 인도하고는 마음이 환희하여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느니라.
중생들을 생각해 보면 이루어짐이 있으면 문득 무너지는데,
무너지는 것은 모두 고통이라, 이를 생각하고 슬퍼서,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중생의 성품은 스스로 보전하지 못하나, 닥쳐올 변을 도인은 스스로 두려워 한다.
목숨이 다하면 죽음이 이르러서 혹 악도에 떨어지는지라,
세상의 영화와 즐거움과 참과 거짓이 꿈과 같음을 보고 뜻이 거듭 각성되어,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모든 음식이 입에 들어가면 침과 콧물이 뒤섞이어 밖에서는 좋으나 속에서는 썩어서 똥오줌이 되니, 이를 생각해 보면 추악한 것이라,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처음에는 엉긴 죽 같다가 점점 커서 삼십 칠팔 일이 되면 몸뚱이가 다 이루어지고,
낳는 어려움에 임하여는 위태함이 많고 편안함이 적으며,
태어난 뒤에는 모든 병에 침노되어,
혹은 한 살, 혹은 열 살 혹은 쉰 살에서 백 살까지 간다 하더라도 다 늙고 죽음을 당하여서 이 환을 면할 수 없으니,
나도 또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존재가 있으면 곧 없어져서 찾아도 처한 곳이 없으니 삼계가 다 공한 것이라,
뜻에 탐하고 사모함이 없고,
중생을 생각하되 부처님 경을 보지 않고
삿된 욕심에 가려서 항상함이 아님을 모르는 것을 슬퍼하여서 제도할 것을 서원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뜻을 이루고 행이 높아져 4등심을 품어 중생을 가엾이 여겨 기르니,
마치 인자한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거두는 것과 같이 하나니,
아이가 동무들을 따라가 놀면 어머니가 걱정이 되어서 나가 찾다가 아이가 진흙과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배고픔과 목마름에 우는 것을 보고는,
가엾어서 눈물을 머금고 안고 돌아와서 목욕을 시키고 옷과 밥을 주며, 몸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기쁘게 되면, 어머니가 좋아서 안고 돌아다니면서 전과 같이 놓아 두지 않는데,
도인이 자비로써 중생을 애호함이 저 인자한 어머니보다도 더하여서,
천하의 사람들과 날아다니고 기어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로 하여금 부처님을 받들고 경을 보고 사문들을 친하고 부처님 계율을 받아서 품고 행하게 하여 3악을 멀리 여의고 마음으로 착함을 생각하며,
입으로 착함을 말하며, 몸으로 착함을 행하여 3악을 억제하고 길이 3선(善)을 일으켜서,
다시는 태산지옥ㆍ아귀ㆍ축생의 궁하고 괴롭고 험한 곳에 떨어지지 않고,
복이 끝이 없는 집[無極之福堂]에 편안히 있게 한다.
다시 뒤쫓아 가르치되 복된 곳에 있어 그 때문에 교만하고 방탕해져서 방자하게 악심을 쫓아서 도로 3악도에 떨어질까 무서우므로 영화와 복록의 화를 보이고,
항상함이 아님과 괴로움과 공함의 변으로써 경계하여 함이 없음[無爲]을 취하도록 권하는 것이, 저 인자한 어머니가 거두어 보호하는 뜻과 같다.
열여섯 가지 일을 생각하여,
그 마음을 하나로 하면 선을 얻나니,
무엇이 열여섯 가지인가?
호흡[喘息]이 길고 짧으면 곧 스스로 알고,
호흡이 몸을 움직이면 곧 스스로 알며,
호흡이 조금 나타나면 곧 스스로 알고,
호흡이 쾌하고 쾌하지 않으면 곧 스스로 알고,
호흡이 그치고 달리면 곧 스스로 알며,
호흡이 기쁘고 슬프면 곧 스스로 알고,
스스로 만물이 덧없음을 생각함을 호흡으로 스스로 알며,
만물은 지나가서 거슬러 올라가 얻을 수 없음을 호흡으로 스스로 알고,
안으로 생각하는 바를 없이 하여 생각하는 바를 버림을 호흡으로 스스로 알며, 몸과 목숨을 방기함이 몸과 목숨을 버리는 것이 아님을 호흡으로 스스로 안다.
도인은 이것이 있으면 이것을 얻고, 없으면 이것을 얻지 못함을 깊이 생각한다.
대저 남[生]이 있으면 반드시 늙고 죽는 환난이 있으나 영혼은 없어지지 않고 곧 다시 몸을 받으며,
남이 없으면 늙음도 없고, 늙지 않으면 죽음도 없나니,
이것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도인이 눈으로 세상의 생사를 관하되 다만 12인연으로 하여서,
이것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도인이 5사(事)로써 스스로 형체를 관하나니,
첫째는 스스로 얼굴 따위가 자주 변함을 보고,
둘째는 고와 낙이 자주 옮겨가며,
셋째는 뜻과 생각이 자주 변하고,
넷째는 형체가 자주 달라지며,
다섯째는 선악이 자주 바뀌는 것이니,
이것을 5사라고 한다.
자주 변하여 달라지는 것이 마치 흐르는 물이 앞뒤가 서로 미치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생각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도인이 선(禪)을 생각함에는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눈으로 죽은 사람을 보되 ,머리에서 발까지 자세히 생각하고 익히 보아서 생각에 두고 마음에 붙여서,
가거나 앉거나 눕거나 일어나거나 먹거나 마시거나 하는 만 가지 일에 항상 생각하고 마음에 붙여서 그 뜻을 견고히 한다.
선을 얻어 생각하는 바에 자재함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두어 섬의 쌀로 밥을 짓는데,
익고 안 익은 것을 알고자 하면 곧 쌀 한 낱알을 집어서 비벼 보아서 하나가 익은 것이 분명하면 나머지는 다 익은 것이니,
도의 뜻도 이와 같아서,
마음의 돌아 달리는 것이 물 흐르는 것과 같아도,
도인은 곧 한 일을 생각해서 마음이 머물고 뜻이 청정하면 응의(應儀: 아라한)의 참도[眞道]와 멸도(滅度)를 얻을 수 있다.
제1선에서 응의를 얻고자 하면 될 수 있는가, 없는가?
얻는 자도 있고 얻지 못하는 자도 있다.
어떻게 해서 얻을 수 있고, 어떻게 해서 얻지 못하는가?
1선에서 생각[念]이 있고 애욕[愛]이 있으면 도가 이뤄지지 않는다.
천지는 덧없고 허공도 보전하기 어려우니, 안의 더러움을 다하고 탐착과 애욕의 생각이 없다.
뜻을 이와 같이 맑히면 응진(應眞)을 얻을 수 있다.
2선, 3선에서 4선에 이르도록 마음 잡기를 마땅히 1선과 같이 할 것이니,
뜻이 1선에 있으면 응의(應儀)를 얻지 못하더라도 목숨을 마치고는 7천(天)에 올라가서 1겁의 수명을 받을 것이며,
2선에 있으면 마침내 11천에 올라가서 2겁의 수명을 받을 것이며,
3선에 처하면 마침내 15천에 올라가서 8겁의 수명을 받을 것이며,
4선에 처하면 마침내 19천에 올라가서 16겁의 수명을 누릴 것이다.
도인이 스스로 몸 안의 오로(惡露)를 관찰하여 온통 깨끗하지 않다고 여긴다.
머리털ㆍ살ㆍ뼈ㆍ가죽ㆍ눈물ㆍ콧물ㆍ침ㆍ힘줄ㆍ핏줄ㆍ골수ㆍ간ㆍ폐ㆍ장ㆍ위ㆍ심장ㆍ쓸개ㆍ비장ㆍ신장ㆍ똥ㆍ오줌ㆍ고름ㆍ피 따위 더러운 것들이 함께 합하여져서 사람이 되었으니,
마치 주머니에다 오곡(五穀)을 넣은 것과 같다.
주머니를 쏟고 분별하여 보면 가지가지가 각각 다른 것처럼,
밝은 사람은 이와 같이 안으로 그 몸뚱이를 보매,
4대가 가지 수대로 제각기 이름이 있어서 도무지 사람이란 없는 것이다.
무욕(無欲)의 관(觀)으로써 본래의 공함을 보고,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선을 얻는다.
도인이 깊이 관하여 몸을 흙[地]ㆍ물[水]ㆍ불[火]ㆍ바람[風] 4대로 구별하되,
털ㆍ뼈ㆍ이ㆍ가죽ㆍ살ㆍ오장은 흙이고,
눈물ㆍ콧물ㆍ침ㆍ고름ㆍ피ㆍ땀ㆍ기름ㆍ골수ㆍ오줌은 곧 물이며,
몸의 온기와 열은 주로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이것은 불이고,
천식 호흡은 곧 바람이다.
마치 칼잡이[屠兒]가 축생을 잡아서 네 등분으로 갈라놓았다면 그는 자세한 것을 아는 것처럼,
도인이 안으로 관하여 4대로 나눠서 구별하되, 이것은 흙, 저것은 물로, 불과 바람도 그렇게 갈라 보면 도무지 사람은 없는 것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뜻이 고요하여,
그 마음을 하나로 하면 선을 얻는다.
도인이 스스로 호흡의 장단(長短)을 알고, 더디고 빠르고 크고 가늘고를 다 구별하여 아는 것이,
마치 사람이 물건을 깎는 데 있어 스스로 깊고 얕음을 아는 것과 같으니,
숨쉬는 것 생각하기를 이와 같이 하여,
그 마음을 하나로 하면 선을 얻는다.
보살은 선(禪)으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마음을 하나로 함이 이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