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은 향적봉서부터 무룡산~남덕유산~육십령에
걸친 약25km 주능선이
해발 1,000m대를 유지하고 있어 장쾌함을 자랑한다.
德裕山(1,614m), 크고 넉넉한 산이다.
임진왜란 등의 난리를 겪을 때
백성들이 이 산속에 숨어들면 안개가 끼어
적군이 찾지 못하고 돌아가곤 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큰앵초>유일하게 본 아이. 늦게 펴서 고마운~
산행일자에 비소식이 있었으나
날씨요정 밍*님의 강력한 장력으로
지봉 못미쳐 는개비가 그쳤으니 정말 감사하다.
촘촘히 번식한 조릿대 사이 좁은 등로를 걷고
유난히 키낮은 나뭇가지를 들어올리며 걸으니
후두둑 떨어지는 이슬방울에 샤워한다.
모자챙 끝에서 빗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젖은 것은 옷가지인데
몸이 더 무겁다.
배급받은 주먹밥을
조느라 따끈할 때 먹지 못해선지
산행 초반에 배고픔까지 더하지만
묵묵히 걷는다.
개인지 늑대인지의 구분이 가능한 시각 즈음에
지봉에 도착하여 인증 후
서둘러 찾은 주먹밥을 먹으며 걷는다.
희부염하게 동이 트면서부터
운해에 묻혔던 왼쪽 능선들이 딥블루 빛으로
선명한 굴곡을 드러낸다.
나뭇가지들에 가려진 모습이 아쉬워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 본다.
아름답다.
장엄하다.
구름에 붉은 물감을 덧칠한 듯한
불그스름한 기운도 비치니
힘이 솟는다.
오르막이 있으나 내리막이 있고
맑은 바람과 걷기에 적당한 기온,
더할 나위 없다.
<이렇게 등로가 키낮은 나무들이 많은 걸로 봐서
이 구간엔 산객의 발길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서서히 드러나는 산맥들의 색감이 깊이있다>
<여명이 부드럽다>
<군락을 이룬 소엽(?)>
<횡경재>
<다른 산보다 둥글레가 늦게 꽃폈다. 비맞아 더욱 곱다>
<비실이부부는 절대 비실하지 않을 것이다>
<박새 군락도 넓게 분포해 있다>
<족두리풀꽃. 잎이 보일 때마다 들춰 보았는데
아직 꽃이 있는 아이는 요 아이 뿐이었다.>
<온 산을 뒤덮을 기세로 번식하는 조릿대>
횡경재를 지나 송계삼거리(백운봉)에 다다르니
풍광 맛집이 따악~~
일렁이는 운해와 너른 덕유산 자락의 구비구비 능선은
그야말로 선계다.
그 자락에 있는 우리들은 얼추 신선이고.
한참을 머무르며 미진했던 아침식사를 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며 나름대로들 맘껏 즐긴다.
발빠른 선두님들이 가셨을
중봉~향적봉을 바라보기도 하며.
덕유평전에는 덕유의 꽃들이 많았을라나.
기대보다 적은 꽃의 개체가 아쉽지만
다 좋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란 걸 이미 안다.
<병꽃>
<노린재나무>
<꽃쥐손이-백암봉에서 동엽령 가는 등로에 많았다>
'단디 보고 오이소'를 따라
동엽령으로 발길을 옮긴다.
운해는 서서히 능선 전체를
야곰야곰 슬금슬금 덮어가기 시작한다.
'아유~ 멋지다'를 여러 번 주고 받으니
금새 동엽령.
<꽃쥐손이>
<선백미꽃>
<고광나무>
<국수나무>
<벌깨덩굴 사촌?>
<말나리-벌써 꽃이 지고 씨방만 보였다>
조금 길게 느껴지는 무룡산을 향하며
우리들의 이야기는 꽃되어 피어오른다.
햇살은 따갑지만 크게 덥지는 않다.
어느새 무룡산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왠지 배가 자주 고파온다.
함께 걷던 팀들이 모두 출발하고도
순애님과는 더 앉아 먹고 있으니
선두대장님과 심민철님이 바람타고 휙 나타난다.
그 먼 거리를 왕복하고도 지친 기색이 없다.
'사람이 아니무니다.'
잠시 쉬다가 일어서시길래
기념샷 남긴다.
전설을 뵈었으니~~^^
<꿀풀>
<미나리아재비>
<미역줄나무>
<백당나무>
<함박꽃나무>
이후 삿갓대 대피소까지는 금새.
무전으로 회원분들 모다 오라시는 령을 받지만
대장님은~ㅠ
대피소서 18기 선배님이 주신
요거트 맛있게 퍼먹고는
알탕 기대를 높여주는 계곡물소리에 장단맞춰
헛둘 헛둘 보무당당하게 황점에 도착.
계곡에 바로 입수~~
캬아악~~시원(찹찹보다는 '앗 차가워' 수온이다)
<나뭇가지에 앉은 까마귀>
<도르래 식당의 청국장>
* 살다보니
해야할 일들 때문에
하고 싶은 일들을 미루었던 때가 많았다.
뒤늦게 시작한 일이 버겁고
무릎도 허리도 아프지만
하고 싶은 일이라 그조차도 감수할 만하다.
** '중꺽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란 것에 삶의 호흡이 길어진다.
*** '생각의 변화'->'사람의 변화'->'행위의 변화', 고로 나는 변화하고 있다.
첫댓글
일터에 돌아오니 일이 산더미로 쌓였고
이틀간의 출장까지 겹쳤지만
숨통 틔우고 왔기에 견디어낸다.
사람들마다에게 숨통이 있다면
세상살이가 한결 수월하여 좋을텐데~
난 참 다행이다~
무박일정의 덕유산 구간을 걸으시고, 일터복귀후 출장까지 다녀오신 바쁜일정속에 이렇게
덕유산 구간 산행기와 신선이노닐듯한 운무가득한 덕유산자락을 걷는 님들의 사진 모습이 부럽습니다 ~~ㅎ
향적봉으로이어지는 덕유산 주능보다, 빼재~백암봉구간은
대간길이었어, 대간꾼들만 주로다니는 길이라 등로가 좁은것 같네요~~
무박일정은 새벽여명의 시간이주는 상쾌함과 일출의 황홀함,새벽의 새소리 들으며 걷는 즐거움을 선사하죠~~
연휴기간 연속섬산행으로 지칠만한데 무사히 덕유산구간 무박일정 끝내신것 축하드립니다!!
덕유의 좋은 사진 감상잘하고 갑니다 ~~
오늘이 출장 2일차입니다~^^
해뜰 무렵이 되니
가볍게 날아오르는 새소리가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듣고만 있어도 그 모습이 상상이 될 만큼.
심해지는 환경오염으로 걱정이 되는
'침묵의 봄'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한지요.
구간이 더해질 때마다
구간만이 가진 매력 포인트를 하나씩 적립해가는
이 뿌듯함에 넉넉해집니다.
늘 따뜻한 응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
대단하십니다 란선님~^
글과사진 속에
걸었던 모든 숨이 느껴집니다
힘든일들 연속 이신데
정성스런산행기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계셔주심에 이쁜글과 고급진 산행기 편안하게 보고 있어 송구합니다~~~^^
어젯밤,
외지에서의 잠자리는 안락하였지만
쉬 잠들지 못하여 사진첩 정리하며
산행기를 급히 올렸습니다.
넘치도록 응원주심에 쑥스럽기도 하지만
힘이 됩니다.🥰
걷는 구간마다에서
오래전 또는 가까운 과거에 걸었을 많은 분들의
발걸음에 녹았던 땀과 열정들이 다가와
'힘내', '화이팅'이라고
크게 응원해 주는 것 같아서
한결 수월했습니다.
경쾌하신 hong님의 밝은 에너지가
우리 산우님들의 어깨를 토닥여 줍니다.
고맙습니다 ☺️
미모와 해박한 지식, 글솜씨에 산행내공까지 갖춘분이 우리와 함께라서 행복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예전 선배님 왈
'아부는 봄비같이 하라'하셨어요.
소낙비가 아닌 봄비처럼~~~^^
젖는 줄 모르고 어느새 촉촉하이 젖도록.ㅋ
왠지 그 말이 생각났어요.
기분좋습니다.
열심히 산행기 올리라는 말씀으로 해석합니다^^
담 구간에서 뵈어요🥰
비가 많이 내렸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좋은 분들 덕분에 비가 일찍(?) 그쳤나 봅니다.
비가 그친 뒤 물기를 머금은 나무와 풀들이 선명한 빛깔을 띠었습니다.
장대한 덕유산 너른 품도 잘 담았습니다.
먼 길에 비 온 뒤 미끄러웠을 구간 걷기도 힘들었을 터인데 많은 사진 담느라 쏟은 수고가 눈에 선합니다.
도전하는 사람만이 누리는 성취가 묻어 나 보기 좋고 덩달아 신이 납니다.
시가 되고 수필이 되어 감미로운 음악처럼 심금을 울리는 산행기에 감동합니다.
란선 님이 땀과 어려움으로 잡아낸 감흥과 자연을 노력 없이 공짜로 음미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정성껏 읽어주시고
식물에 대한 감수까지 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니 여전히 부족함이 많아요.ㅋㅋ
비 그친 뒤의 맑은 공기 맡으며
살랑바람이 거는 말에 귀기울이기도 하고
교감의 촉수를 조금 더 가다듬을 수 있어
참 좋았던 산행였습니다.
산에 대해 몽매한 사람에게
깨우침을 주네요.
수고하셨습니다.👍
한 때 많이 회자되던 문구가 있죠.
'그 섬에 가고 싶다.'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는
버킷리스트를 대변하며
미묘한 여운을 남기는~~
저 또한 산에 대한 막연한 소망만 있을 뿐입니다.
조금씩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구요🥰
한편의 수필같은 산행기, 즐감 했습니다.
즐감하셨다니 보람있습니다^^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여유로운 산행이었네요~~
언니들과 웃을 수 있어서 더더더~~
😁😆😅🤣😊😄😁😆😅🤣
담엔 꼭 눈으로 병 따 주떼용~~~
수고하셨습니당~~~~^^
한 주 동안도 도력증진에 매진하시길요~^^
장풍으로 비를 밀어내셨기에
아주 편안한 산행이 가능하였습니다.ㅋ
전 이제 노쇠하여
눈꺼풀로는 힘이 드니
걍 따개로다 빵빵 따 드릴게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이란 말이
딱 어울리네요~
날마다 발전하는 란선님의 산행기에
담 산행기가 기다려집니다^^
'일신우일신'이 되고 있는지요?^^
그리 보아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산행기 기다리지 마시고
함산하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