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보순례피정 여덟째 날
4월19일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순례8일째
남은 삶에서 하느님 뜻이 내 신앙 안에서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지 복음을 묵상하고,
순례의 의미를 찾으며, 남은 일정을 잘 할 수 있도록
신부님께서 격려해 주셨다.
특별히 냉담 하는 가족,
빵을 먹지 못하는 가족을 위해
기도할 것을 강조하시며 순례자의 노래를 들려 주셨다.
고향을 향하는 소망의 길을 가는 순례자
일생 살 동안 믿음 잃지 않고 살아가는 순례자의 길
아침 메뉴로 김치찌개, 사과, 계란 고구마, 빵
어느 누가 나를 위해 이런 진수성찬을 차려 주겠는가?
오늘의 당번 마리아님, 엠마님, 루시아님 감사
체조를 끝낸 후 모슬포를 향하여 출발
예레 마을을 지나 샘물이 모여드는
장고천에서 잠깐 휴식.
처음으로 유료 화장실을 이용했다.
덕분에 맛난 오메기떡 냠냠.
루시아 스토리2탄
춘심이네 2층 카페화장실에다
핸드폰을 두고 왔다가 다시 찾아옴

1탄은 어제 선두로 너무 빨리 걷다
갈림 길에서 엉뚱한 곳으로 갔다 힘들게 되돌아옴.
잃었던 양 한 마리 찾은 예수님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추노 찰영지인 안덕을 지나 화순 공소에 도착.
두달 전 성당으로 승격하여 지금은 신부님께서
상주하심. 세족례 하시는 장면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면서 아픈 발을 치료해 주시는 안창호 신부님에게서
새삼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발에 생긴 물집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유리엣다님과
레지나님이 합류하여 모슬포로 출발
레지나님은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도록
즉석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고
우리는 한 소절씩 따라 부르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하느님 음성 듣고 싶어요. 내 마음 열어두었어요”
“예수님 말씀 듣고 싶어요, 내 귀를 열어 주세요”
루시아도 스테파노 형제님도 슬며시
두 사람에게 스틱을 건넨다. 상대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작은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본인들도 편치 않으면서......
삼방연대에서 바라 본 바다와 한라산과
삼방산의 어우러짐에 우리는 새삼 하느님
창조의 신비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두 분은 좀 더 쉬기로 하고 정에부대 8명은 의기양양
미카엘님은 도로에서 위험할새라
한줄로! 자전거 조심! 연신 외치셨다.
목도 아프고 혼자 걷기에도 힘드실텐데......
끝없이 펼쳐진 마늘밭, 감자밭을 지나가고 있으려니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났다. 사비나가 길 옆에 널부러진
그물에 걸린 것이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으나 모두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윽고 도착한 모슬포 성당
사랑의 집이라 불러지는 작은 성당건물은 1954년에
지어진 대정지역 최초의 성당이라고 한다,
내일을 위해 우리는 1시간 반을 더 끝이 보이지 않는
노을 해안로를 걸었다. 몸은 점점 지쳐가고 바람도 차다.
마라도가 보이는 정자에서 정의의 사도 홍기사를 기다리는
동안 스테파노님은 힘이 셍기는 영양제를 쭉 나누어 주셨다.
사랑의 묘약인지 피로가 가시는 듯 웃고 웃고 또 웃으면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어느 듯 하루 해가 저물어 갈 무렵 대정에 있는 정난주 마리아 묘소를 찾았다. 마리아는 정약현의 장녀로서 황사영 알렉시오의 부인이다. 황사영이 조선교회의 실상을 알리는 백서 사건으로 순교하자 2살 난 아들 경한은 추자도로, 정난주는 대정현의 노비로 귀양을 가게 된다. 그는 비록 순교는 하지 않았지만 삶 전체가 순교자의 생애를 방불케 하는 굳건한 신앙을 증거 하였다.
묘소에 두 손을 얹고 그 분의 신앙의 모범을 본받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십자가의 예수님과 눈을 맞추면 자캐오 처럼 회심의 은총을 얻게 된다는 신부님의 말씀에 우리 모두는 예수님과의 눈 맞춤을 간절히 원하였다.
오늘의 저녁메뉴는
모슬포에서 유명한 동현식당에서 아나고탕,
성게해물탕, 가오리 조림으로 영양보충.

루시아와의 이별식과 함께 나눔을 하고 지금까지
걸었던 순례길을 지도에 표시. ⅗의 여정이 끝났다.

♥ 나눔
하느님은 한라산, 방향전환, 공동체 생활, 성모님 소망,
인내심, 감사함, 순례길은 인생길, 나 너 우리와 함께,
하느님과의 만남은 언제?, 발을 잘 사용하는 봉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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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현(세레나)님이 쓰신 글을 제가 대신해서
첫댓글 벌써 8일째 네요. 정예부대하니 제삼피가 생각나네요. 모두 대단하세요.
삼방연대에서 바라본 바다 너무 아름답지요! 함께 하듯
재밌게 잘 읽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화이팅!!!~~^^
순례중에 좋은일도 힘든일도
하느님 안에 서로 나누고 격려하고 아끼며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는 순례자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릅답습니다...
힘든 여정을 보내면서도 상세하게 글 올려 주시는 세레나님! 감사합니다.
이제 절반 정도 가셨나요. 부상 투혼이 얼마나 힘드실지 느껴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화이팅!
3년전 걸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납니다.
계속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일도 화이팅!
힘겹다는 말을 안해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발 상처도 아플텐데..장한 순례자들 힘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