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시 다이라 캠핑장에서는 아침 6시부터 식당 문을 연다.
올빼미 성격상 새벽 4시에는 출발을 해야 하는데
이 거 뭐 훤하게 밝은 대낮에 산행하려니 좀 멋쩍다.
그래도 배고프면 못 가자나!
아침 7시가 땡 하자마자 식당에서 1만원짜리 정식 시켜 먹고 부랴부랴 출발 한다.
물은 개수대에서 담았다,
아이고야 물까지 1리터를 담고나니 배낭메고 겨우 일어서지네
오늘 죽었다 생각하고 갓파바시를 건넛다.
그런데 이 아재는 도대체 머 하고 안오는겨?
오겟지 머
나는 짐이 무거워 먼저 출발 햇다.
출발시간 오전 7시 40분
한참을 가도 안오길래 와이파이 도시락을 연결해서 전화를 해보니 터미널쪽으로 가셨다네
다시 올바른 길로 안내를 해 드리고 설렁설렁 올라가는데
야~ 여기는 상황버섯천국이로다
등산로에서도 버섯달린게 제법 많이 보인다.
그런데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다.
곰이 있기때문이다. 곰
가끔씩 헛기침을 해 가며 올라간다.
앞서가던 아자씨 2명 정도 추월했다.
2시간 정도 올라갔나?
다케사와 산장이 보인다.
오전 9시 40분 다케사와 산장 도착
미리와서 쉬고 계시던 우리나이 또래의 일본 아주머니 4분은 내가 쉬는 사이 먼저 출발들 하시더라
쉬는 사이에 대아님도 합류하셨다.
맥주 한자 하고 갈까요?
했더니 대아님이 참자신다.
애 먹을 수있다고
안 마시길 정말 잘한것 같다.
잠시 쉰 후 다케사와 산장을 출발 했다.
배낭에 단단한 각오도 함께 묶었다.
다케사와산장에서 마에호다카다케분기점까지는 곧추선 은선을 이리저리 돌아가며 올라야 한다.
군데군데 사다리도 설치되어 있기는 한데
나는 네발로 기어 올라간듯 하다.
몇번을 쉬었는지 모르겠다.
고도를 높이니 숨도 차고
나이는 못속여~~
아이고야
올라가다보니 앞서 출발하셨던 아주머니 4분이 쉬고 계신다.
너무 힘이 드니 말도 하기 싫다.
속으로는
어디서 왔슴꽈?
어데까지 감꽈? 하고 물어보고 싶지만
숨을 헐떡이느라 바쁘고
헐떡임이 멈추면 누룽지 때려 넣느라 바빴다.
대아님은 앙꼬 없는 빵을 사와서 나는 입에도 안댔다.
왜냐고요?
목이 쾍쾍 막혀요~~~
12시 26분에 마에호다카다케분기점인 기미코타이라(紀美子平 2,920m)에 도착 했다.
숨좀 돌리고
마에호다카다케 왕복 한다.
보기에는 얼마 안돼 보이는데
한~~참을 올라가네
아이고 다리야
배도 고프고
날은 뜨거워지고
그래도 북알프스에서는 마에호다카다케를 반드시 올라보길 권한다.
여기서는 북알프스의 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 멀리 야리가다케산까지 말이다.
혼자오신 일본 아가씨는 사진 부탁도 못하고 혼자찍고 있어서
사진찍어드릴까요?(일본말로 했음, 사실임, 확인은 대아님한테 하기 바람)
하니까 좋아 하신다.
일본인들은 남들한테 부탁하는걸 매우꺼려 하는 문화인듯 하다.
찍어 드리고 같이 찍고
다시 기미꼬다이라로 돌아와서 오쿠호다카다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아이구 어깨야~~
그런데 경치는 왜이리 좋으노?
미치겠다.
날씨는 얄미우리 만큼 좋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아저씨가 한 분 있어서 중간즘 가다가 정상까지 시간과 산장까지 시간을 물어보니
정상까지는 약40-50분 피크에서 산장까지는 40분 거리란다.
아리가또만 하시는 대아님과달리 나는 고자이마쓰도 하니까 좀 편하긴 하네 ㅋㅋㅋ
물도 다 떨어지고 없다.
내가 배낭 무게만 아니면 벌써 산장에도착 했을텐데 말이다.
욕심을 많이 내는 바람에 사서 고생한다.
이 길이 초행길이라 혹시 산장에서 밥을 안주면 어쩌나 하는 염려 즉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산장에 꼭 5시 이전에 도착 하기위해 용을 썼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용을 안써도 산장에서는 예약된 인원만큼의 식사를 준비해 두는것 같았다.
그 일례로
우리가 도착해서 저녁밥까지 다 먹고 이를 쑤시고 있을 즈음
우리와 같은길로 올라오신 일본 아지매분들이 어둑어둑한 시각에 도착을 해서 식사를 하고 계시더라
그럴줄 알았으면 더 느긋하게 오는건데...
산장에서의 식사는 5시와 5시 30분 두차례로 나누어 진행이 되더라
산에 올라오면서 하산하는 한국\인 남여한쌍을 본 후 한국말은 들어보질 못했다.
오쿠호다카다케정상에서 호타카다케산장으로 하산하는길도 마지막에는 사다리를 좀 타야 한다.
둘째날 호타카다케산장에서 대아님은 저녁 식사를 드시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에다가 고소증 및 동안 산을 별로 안타신 탓에 녹초가 되셨고
거기에 비해서 싱싱한 나는 올라오면서 먹은 아스피린덕에 대아님이 못마시는 캔맥주까지 홀짝 다 마셨지
땀을 못 딱으니 꿉꿉하기는 하지만 피곤하니 잠은 잘 오더라
내일을 기대하면서 굿 나잍.....
코나시다이라캠핑장에서 본 오쿠호타카다케 풍경
그냥 캠핑만 즐기러 오신분들도 제법 있었다.
갓파바시에 사람이 이렇게 없을때도 있다.
우리가 도착한날 곰이 목격 되었다는 정보
요기서 다케사와방면으로
여기는 잔다루므 방향
기미꼬다이라
마에호다카다케 분기점이다.
여기 배낭을 벗어두고 왕복 한다.시간이제법 걸리더라
가라사와 산장
이번주에는 텐트수가 500개를 넘었다고한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만석이다.
첫댓글 후답자를 위해 노하우와 시행착오까지 자세하게 쓰여진 명품 산행기입니다. 멋진 풍광 뒤엔 수만 번의 헐떡임이 느껴집니다.
이런거 하는거도 이제 힘이 드네요
나이먹는건 순식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