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예수님의 피와 사람의 믿음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을 드러내시어 화해장소로 삼으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꼐서 이전에 사람들이 지은 죄들에 대하여 오래 참으시면서 지나쳐 가심으로 그분의 의를 나타내시기 위한 것이며, “
위 본문에서 언급된 ‘화해장소’는 헬라어로 ‘힐라스테리오스’(2435)입니다. 이 단어는 히9:5에서 ‘속죄소’라고 바르게 번역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부번역자들은 한 인격체이신 주 예수님 자신이 속죄소(또는 화해장소)라는 개념이 생소함으로, 원문과 달리 이것을 ‘화목제물’(개역성경, 한글 킹제임스) 또는 화해헌물(흠정역)로 오역했습니다. 그러나 화목제물에 해당되는 단어는 ‘힐라스테리언’이 아니라 ‘힐라스모스’라는 별개의 단어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위 오역 성경들도 요한일서2:2, 4:10에서는 ‘힐라스모스’를 화목제물로 바르게 번역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두 단어를 같은 의미로 번역함으로 명백한 오역을 한 것입니다.
문제는 단순히 오역했다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더 큰 문제는 이러한 오역이 주 예수님 자신이 속죄소가 포함된 성막 그 자체이시다 라는 심오한 계시를 가려버리는데 한 몫을 보탠 것입니다. 요한복음 1:14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장막을 치시매’ (tabernacled) ‘스케노오’ (4637) 라고 주 예수님 자신이 성막이심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것을 대부분의 번역본들은 ‘우리가운데 거하시며’로 오역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죄인인 사람들은 성막,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성막 안의 지성소 안에 있는 ‘시은좌’(mercy seat)에서 짐승의 피를 의지하여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약시대에 우리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시자 참 장막이신 주 예수님 안에서 그리고 주 예수님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요14:6). 로마서 3장 25절은 이러한 심오한 계시를 담고 있는 핵심구절입니다.
회복역 성경 롬3:25 각주 내용( http://rv.or.kr/include/flex2/viewer2/recovery_low.php )은 이구절의 ‘힐라스테리온’이 왜 ‘화해제물’이 아니라 ‘화해장소’임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중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언약궤의 덮개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덮다’를 의미하는 단어의 어근에서 온 ‘카포렛’이다. 칠십인역에서 이 단어는 ‘힐라스테리온’으로 번역되었는데, 그것은 화해장소를 뜻한다.”
물론 주 예수님은 그분 자신이 ‘화해장소’(힐라스테리언)이시자 ‘화목제물’(힐라스모스), 이시며, 심지어 ‘화해를 시키시는 분’(힐라스코마이)이십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화해제물>과 <화해장소>는 다른 의미를 가진 두 단어입니다. 따라서이 둘은 같은 의미로 번역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고신 신학 대학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는 변종길 교수님은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 안에 계신 성령>(생명의 말씀사) 160-161쪽에 소개된 난하주에서 다음과 같이 바르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화목제물이란 원어로 ‘힐라스모스’인데, 이것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기 위해 대신 하나님께드려진 ‘속죄제물’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정확하게 번역하자면 ‘화목제물’ 보다는 ‘속죄제물’이 더 옳다. 그러나 로마서 3:25과 히브리서 9:5에서 사용된 ‘힐라스테리온’은 속죄단(贖罪壇)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로마서 3장 25절의 hilasterion”,신약신학저널 창간호(2000년 여름), 서울:이레서원, 2000, pp 57-76을 보라.”
현재 한국교계는 성경 선택에 있어서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것은 대한성서공회 관계자가 1998년에 번역이 완료된 <개정개역성경>을 보급하는 과정에서, 앞장 서서 오랫동안 유일한 한글 성경으로서의 독보적인 지위를 누려오던 <개역성경>의 오류들을 지적하고 나서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후 개정개역성경의 더 큰 오류들이 발견되면서 다시 개역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심으로는그 둘 다 대안이 아니며, 그렇다고 새로운 성경을 번역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임으로 성경의 선택에 있어서 큰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 비록 현재는 신약만 번역 출간되었으나, 원문을 가장 정확하게 번역한 <신약성경 회복역>(한국복음서원)을 그 대안으로 고려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퍼온글 - 하나님의 이기는자들 카페 갓멘>
#사회·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