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호소문-싸이님께]
테이크아웃드로잉, 그리고 싸이.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공동체 테이크아웃드로잉(한남동)이 건물주 “싸이”와 대형 프렌차이즈에 의해 쫓겨나게 되었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이 한남동에 가게를 연 것은 2010년. 이미 성북동과 동숭동에서 두 번이나 쫓겨난 경험이 있던 테이크아웃드로잉은 당시 일본인 임대인과, “임차인이 원할 경우 언제든 계약갱신을 한다”는 일본식 특약조항을 넣고 계약을 했다.(2010년 4월 5일)
테이크아웃드로잉 입주 이후 한남동이 소위 뜨는 동네가 되자(꼼데가르송길), 지가가 급격히 상승, 건물은 불과 6개월만에 수입주류업체에 매매되었다.(2010년 10월 18일) 대항력이 없던(환산보증금초과)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새 건물주와 임대계약을 맺지 못한 채, 재건축을 이유로 한 명도소송에 시달리게 된다. 명도소송 결과 양측은 2013.12.31까지 가게를 비운다는 내용의 조정을 한다.(2011년 12월)
그러나 조정 이후 바로(조정 후 2개월만에) 또 한 차례 매매가 있었고, 그 때 건물을 매입한 이가 가수 “싸이”다. 정황상(부동산의 확인 등) 이 당시의 조정은 매매의 전제조건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조정을 통한 명도와 남아있는 기간 등이 고려되어 시세보다 싸게 매매가 이루어 졌다는 것을 인근 부동산들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해당 건물은 2010년 최초계약당시 30억 대 였으나, 두 번의 매매를 거치며 63억, 78억에 거래되었고, 현재 시세는 1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새로운 건물주 싸이 역시, 환산보증금 초과로 대항력이 없던 테이크아웃드로잉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이전 임대인과의 조정결과에 따른 명도만을 요구하였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싸이가 재건축 계획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전 건물주와는 재건축을 이유로 조정한 것이니, 조정을 무효화하고 계속 영업을 하고자 했지만, 새로운 건물주 싸이와 이렇다 할 대화 한 번 해 보지 못한 채, 사건번호만 10개가 넘는 다채로운 소송에 시달렸다.
특히 최근 법원은 임차인은 소송이 진행되는지 조차 알지 못했던, “명도단행가처분”신청에 임대인의 손을 들어주었고, 임차인들은 2015년 3월 6일로 예정된 집행예고장을 통해 명도단행가처분의 결과를 뒤늦게 알게 되고, 부랴부랴 이에 대한 집행정지 명령을 신청하고, 법원은 ‘임차인이 알지 못한 채 진행된 가처분의 결과대로 집행될 경우 임차인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2015년 3월 6일 10시에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미 집행이 예정되어 있던 2015년 3월 6일 11시, 집행관과 수십명의 용역들이 함께 집행을 나오게 되었고, 부랴부랴 공탁 절차 등을 마치고 온 임차인들은 오후 4시경, 경찰을 통해 집행 중이던 집행관과 용역을 돌려보내고 가까스로 집행을 정지시킬 수 있었다.
그 후 일부 집행되었던 집기를 복구하고 영업을 재개한 테이크아웃드로잉에 3월 13일 싸이와 계약을 했다며 스스로가 새로운 임차인임을 주장하는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들이닥쳐, 시건장치를 훼손하고, 무단침입 후 점거하는 과정에서 테이크아웃드로잉 측과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으며, 부상자가 나오게 되고,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경찰 출동 후 정당한 권원이 없던 정체불명의 사람들은 돌아가기는 했지만, 테이크아웃드로잉 측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또한 3월 6일 “진행 중에 정지되었던” 집행의 조서에 “집행불능”이 아닌, “집행완료”로 표시가 되어, 테이크아웃드로잉은 본의 아니게 “집행 완료 후 무단 침입하여 불법 점거한 이들”이 되어, 4월 10일 법원은 또 다시 이들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명도단행 가처분을 내렸다. 그야말로 오늘 내일 언제 또다시 용역들을 대동한 집행이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부분이 여성인 테이크아웃드로잉 운영자와 직원들은 하루하루 대책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문화대통령 싸이에게 드리는 요청.
한남동 일대(꼼데가르송길)가 소위 뜨면서, 기존의 임차상인들은 거의 모두 나가고, 이 거리에는 기업입차인이 아닌 개인임차인은 사실상 테이크아웃드로잉 하나만 남았다. 싸이는 테이크아웃드로잉을 내보내고 난 뒤, 유명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까페를 들인다고 한다.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오른, 문화대통령 싸이가 일괄적인 프랜차이즈까페 문화가 아닌, 예술이 숨쉬는 문화공간을 지키기 위해, 대화에 나서시를 바란다. 그리고 임대조건에 대한 어떠한 제안도, 합의도 이루어 지지 않은 채, 그저 명도소송에만 의존, 용역들을 통한 이런 식의 강제집행에 분명하게 반대한다.
테아크아웃드로잉은 이 공간을 지키고 싶다. 이곳을 거쳐간 300여명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과 테이트아웃드로잉의 커피와 차, 그리고 문화를 사랑한 수많은 고객들. 이들과 함께 지금의 공간을 지키고 싶다.
싸이 측이 하루속히 임차인과 만나, 임대조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협의를 할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소망한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이 계속 문화예술공간을 지켜내고, 싸이 역시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대통령, 월드스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임차인과의 상생하는 모습으로 귀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임차상인이 쫓겨나지 않는 세상이 모두가 살기좋은 세상!!
상가권리금 약탈방지법 4월 국회 반드시 통과!!
함께, 살자!! 맘편히 장사하자!!
2015년 4월 15일
맘상모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오늘로써 이 땅에 남겨진 꿈은 없어. 사람들 애써 땅이란 땅은 내게 모두 개발하고, 전쟁을 해서라도 주인을 가렸어
(Morden Times. 싸이 1집 Psy From The Psycho World 중)
첫댓글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이 4억(2010년 당시 3억, 서울)을 초과하는 경우,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못해, 주인이 바뀔 경우 새 건물주에게 기존 임대차 계약의 유효함을 주장할 수 없다. 전형적인 법의 사각.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안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안(정부안)에는 환산보증금과 상관없이 모든 임대차에 대항력을 주는 내용이, 같은 법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안에는 환산보증금 제도를 아예 없애는 내용이 각각 올라있다.
싸이는 바빠서 실제로 잘 모르는 사이에 이런 일이 진행되었을 수도 있다. 현행법에 문제가 많음으로 싸이의 이런 행위가 법에 저촉되지 않기에 대체 지금 일어나는 일이 얼마나 큰 일인지 잘 모를 수도 있다. 아니, 잘 모르는 채로 일어난 일이기를 소망한다. 싸이의 팬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