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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親口) 예사랑 신동환 2016년 11월 5일(토) 면앙정(俛:힘쓸 면,仰:우러를 앙, 亭(정자 정)뒤뜰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눈동자에 빛이 들어와 세상을 밝게 열어보면 절로 감사의 마음이 든다. 오늘도 살아 있음으로 인한 생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다. 살에 있음에 나는 나의 생명에게 숭상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생겨 경외와 복종을 표하기 위해 나는 나의 생명에게 입을 맞추어 본다. 생명에 대한 입맞춤은 살아 있는 동안 많은 기쁨을 맛보게 해 준다.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도 기쁨이요, 멋진 장면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도 기쁨이다. 무엇보다 마음이 맞는 친구(親舊)를 매일 본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더 나아가 삶에서 기쁨이 넘치는 날에 친구를 만나는 순간은 가물어 힘들어하는 나무가 시원한 소나기를 만나는 것과 진배없다. 사전에서는 오래토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을 친구(親舊)라 정의한다. 그리고 숭상하고 존경하는 대상에 대하여 경외와 복종을 표하기 위해 입을 맞추는 행위를 친구(親口)라 표현한다. 지난 11월 가을 어느 날 전라남도 담양군에 있는 면앙정을 십삼 년 사귀어 온 선배와 함께 방문하고 면앙정 뒤뜰에서 기념사진을 담아 보았다. 300년가량 되어 보이는 상수리나무 앞에서 함께 그 날의 추억을 그려 보았다. 면앙정 뒤뜰에는 세월의 무상함도 잊은 채 몸집이 굵은 상수리나무가 지난 봄 여름 진초록을 밀어내고 가을에 어울리는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있었다. 상수리나무 가지가 하늘 높이 뻗어 면앙정에 시원한 그림자를 드리워 주고 있었다. 선배와 상수리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은 이유가 있었다. 나에게 늘 든든한 상수리나무와 같이 선배이자 정다운 친구가 되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었다. 매사에 좋은 생각을 들려주며 그 생각에 어울리는 행동으로 보여주심에 대한 감사를 나타내고 싶었다. 면앙정에 화창한 날이나 궂은 날이나 가리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옆에서 친구가 되어준 상수리나무와 같은 존재가 나에게 있어 행복감에 젖어 보았다. 면앙정 마루에 앉아 정자를 떠 바치고 있는 들보 사이에 있는 사진에 찍힌 나의 모습을 보며 생각 해 본다. 죽어 다시 태어난다면 면앙정 뒤뜰을 수놓고 있는 아름드리 상수리나무로 태어나고 싶다. 생을 다하는 날에는 든든한 들보로 거듭나 면앙정과 같이 멋진 건물에 귀이 쓰이는 기둥이 되고 싶다. 혹 나 혼자의 몸으로 귀중한 건물을 다 떠받칠 수 없다면 선배의 인품을 닮은 더 좋은 나무기둥 친구를 만들어 함께 오래오래 건물을 지탱하고 싶다. 선배와 찍은 사진에 친구(親口)해 본다. 존경하는 선배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앞으로 서로에게 더 좋은 친구가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 날 찍은 사진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입을 맞추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