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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는 1년 내내 축제 중] “3월 한 달은 여유가 좀 있어요. 그런데 4월 1일부터 모래 조각 체험 교실이 시작하기 때문에 그 준비를 해야 하지요. 그 행사가 끝나고 나면 바로 5월 말부터 시설물 관리에 들어갑니다. 6월 1일자로 해수욕장이 개장하기 때문에 할 일이 많아요. 화장실 점검에서부터 편의 시설, 파라솔 편성 등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리고 10월에 국제 영화제가 있잖아요. 직접 해운대 바다와는 관계가 없지만 우리 부산에서 제일 큰 국제 행사 아닙니까. 그 행사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가 보조를 잘해 줘야지요. 그리고 11월에는 백사장 평탄화 작업을 합니다. 그 지휘도 내가 다 해요. 그러고 나면 12월 말까지 여유가 좀 생기고. 그렇게 한 해 한 해를 지내 왔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아들 둘을 키우는 것이. 막내가 아직 기저귀도 안 뗐을 때부터 내가 다 키웠어. 바다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박용철씨에게 작은 소원이 있다면 그것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인명 구조 봉사를 하는 것이다. 젊었을 때 그는 자신의 눈에 목격된 사람의 90%를 소생시켰다. 지금 아무리 장비가 발달되었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국내 최대의 피서지이자 국제적인 피서지 해운대에 놀러 오는데, 만약 사고가 나면 안 되잖아. 그래서 파도가 잔잔할 때만 사람들이 놀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요즘처럼 한여름 피서철에는 전 직원이 물속에 투입이 돼서 배를 타고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수욕장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보람이고, 그래서 상당히 괜찮은 일이라고 느끼는 겁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피서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내가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피서객들의 수준이 옛날에 비해서 무척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백사장에서의 음주 문화, 밤 문화는 아직 멀었다는 거예요. 자기가 먹은 것은 아무리 취기가 있다고 해도, 애든 어른이든 분리수거는 못 할망정 쓰레기 수거장에 모아만 줘도 우리가 얼마나 편하고 고맙겠어요. 새벽 네 시부터 백사장에 투입돼서 다들 너무 욕보는 거라. 날이 새면 이벤트 광장에 쓰레기가 넘쳐 난다고……. 너무 힘듭니다. 밤에 놀러 오는 피서객들은 절주도 좀 하시고요. 그래도 올해는 술 먹고 폭행 사건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그렇게 해서 그럭저럭 강산이 세 번 바뀌었다.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나의 작은 힘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자부심과 보람, 그것 때문에 지금까지 그는 바다를 떠나지 못한 것이다. 이제 그는 은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욱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도라는 작은 섬에서 태어난 용팔이, 바다에 인생 전부를 건 그는 오늘도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선글라스를 끼고 피서객들의 행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