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6,35-40
어제 우리 본당 교우이신 OOO 모니카 자매님의 어머니 OOO 엘리사벳님의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엘리사벳 어머님은 신자가 아니셨는데 며칠 전 대세를 받으셨고 또 성모병원에서 병자성사도 받으셨습니다. 대세 받으신 후 모니카 자매님이 기도를 해 드리면 무척 편안해하셨다는데요, 그 말씀을 듣고 예수님 옆에 십자가에 달려 임종 직전에 회개한 사람의 이야기가 떠 올랐습니다. “네가 오늘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임종 전에 예수님께로부터 그 말씀을 듣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말씀은 오늘 복음 말씀과 연결이 됩니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집회서 24장(21절)의 말씀과 연결되는데요, 지혜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먹는 이들은 더욱 배고프고 나를 마시는 이들은 더욱 목마르리라.” 이 두 구절은 표현은 정반대이지만 뜻은 같습니다. 집회서가 말하는 바는, 지혜는 아무리 많이 가져도 부족하다는 뜻이고,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 자신 외에는 그 어느 것도 사람을 배부르게 하거나 목마르지 않게 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이는 요한복음이 씌어진 요한 공동체의 체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수님 부활 후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살면서도 유대인 공동체에 속해 있던 요한 공동체는 결국 동료 유대인들에게 핍박을 당하고 회당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런 그들에게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씀은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또 아버지의 뜻이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 구절에서 두 가지 부활을 말씀하시는데요, “믿음, 곧 생명으로 넘어가는 것”이 첫 번째 부활이고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리는 것”이 두 번째 부활이라는 것입니다.
성인의 말씀에 의하면 우리는 예수님을 영적인 눈으로 이미 뵈었고, 그래서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이 되었기에 첫 번째 부활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죽음 뒤의 두 번째 부활을 희망하며 살아갑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가족이 같은 믿음을 고백하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기에, 임종 전에 대세라도 받으시면 정말 큰 축복과 위안이 됩니다. 만일 그러시지 못하셨더라도,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 우리의 희망을 둡니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