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자소서 대필... 500대 기업 41% “전형 바꿀 것”
김아사 기자 입력 2024.03.24. 20:16 조선일보
2023년 5월 서울에서 열린 한 취업박람회에서 한 지원자가 자기소개서를 점검하고 있다./뉴스1
이달 초 한 중견기업의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읽다가 ‘회사 이름’ 이라고 써진 부분을 발견했다. 대학 시절 경험과 직무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끝 부분에 ‘저는 회사 이름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와 같은 어색한 문장이 2~3곳 발견된 것이다. 지원자에게 확인했더니, “마감까지 시간이 모자라 챗GPT의 도움을 받았는데 회사명 등을 미처 수정 못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지원자는 곧바로 탈락 처리됐다.
기업 채용의 첫 관문 역할을 했던 ‘자기소개서’(자소서)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챗GPT의 등장으로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4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채용 담당자의 41%가 ‘자소서가 사라지고 다른 전형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이뤄졌으며 315개 업체가 응답했다.
응답한 채용 담당자의 64.1%는 지원자의 챗GPT 사용에 대해 ‘독창성이 없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글로 표현되는 자소서를 통해 사고와 논리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왔는데, 이런 판별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채용 담당자들이 챗GPT 사용 여부를 걸러내기 어려운 점도 자소서가 사라지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체의 65.4%가 챗GPT 사용이 확인될 경우 감점이나 불합격 등 불이익을 주겠다면서도, 챗 GPT 이용을 판별하고 있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채용 담당자들은 신규 채용 시 실무형 인재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직무 경험(35.6%), 직무 역량(27.3%)을 학벌(1.9%) 등보다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류(7.3%)나 필기(0.6%)보다는 면접(92.1%) 결과를 중심으로 채용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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