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쉬운 불교 가르침을 수행하여 성인이 된 두 형제-지혜심정옥임
아주 오랜 옛날, 간날 간적에 리타와 아리타라는 두 형제가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두 형제를 훌륭한 사람으로 기르기 위해 부처님 말씀을 쉽게 풀이해서 자주 들려주었습니다.
‘남보다 앞섰다고 뽐내지 마라, 뒤쳐지는 날이 온단다.’
‘젊음을 과시하지 마라. 살아있는 것은 반드시 죽는단다.’
‘재산 모으기가 삶의 목적이 아니니라. 모인 것은 반드시 흩어지느니라.’
두 형제는 아버지의 말씀을 잘 따랐습니다.
아버지는 병이 들어 목숨이 다한 걸 알고 두 아들에게 유언을 남겼습니다.
“부디 둘이 갈라지지 말거라. 한 가닥 실로는 병아리도 잡아매지 못하지만 수만 가닥 실이 모이면 코끼리도 끊지 못한다. 너희 형제는 늘 힘을 합쳐서 살아야 한다.”
아버지의 유언 대로 두 형제는 서로 공경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형제는 차례차례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동생 아리타의 아내가 심술을 부렸습니다. 동생 부인이 아리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께서 많은 재물을 남기셨습니다. 재물을 쓰는 것과 손님 대접은 형님이 하고 당신은 저이의 종과 같아요. 당신은 가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차라리 이 집을 나가서 따로 삽시다.”
동생은 아내의 불평이 끊이지 않자 아우는 형에게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형이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말씀하셨잖니? 내가 잘 할테니 함께 살자.”
그러나 아우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도 독립해서 제 뜻대로 살고 싶습니다.”
형은 할 수 없이 모든 재산을 반으로 나누어 분가시켰습니다. 아우와 부인은 신이 났습니다. 형이 나누어 준 돈으로 멋진 집을 사고 화려한 가구를 샀습니다. 동생은 술집을 드나들며 돈을 마구 뿌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은 가난하게 되었습니다. 동생 부인이 말했습니다.
“그동안 당신이 형을 위해 일을 많이 했잖아요? 돈을 더 받아 오세요.”
동생이 찾아와 돈을 달라고 떼쓰자 형은 10만냥을 주었습니다. 10만냥은 보통 사람이 평생 벌어야 모을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생네는 그 돈을 금방 다 써 버렸습니다.
아우는 그 후로 자꾸 형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형은 매번 10만냥씩 주다가 일곱 번째는 야단쳤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더 이상은 못 준다. 네가 거지가 되어도 할 수 없다.”
동생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동생 부부는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이번에는 형이 사업에 실패해서 가난하게 되었습니다.
형이 동생에게 구걸하러 갔습니다. 아우는 밥 한 술도 주지 않으면서 말했습니다.
“옛날, 형님에게 구걸하러 갔을 때 저를 몹시 꾸짖으셨지요? 못 드립니다.”
형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믿었던 동생에게 이런 말을 듣다니! 도대체 사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
형은 그 길로 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성인이 되었습니다.
세상은 다시 변하여 아우가 빈 털털이가 되었습니다. 아우는 나무꾼이 되었습니다. 성에서 나무를 팔면서 근근이 굶지 않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겪다보니 아버지의 가르침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즈음 성인이 된 형은 성에 왔습니다. 탁발하려 했으나 아무도 먹을 것을 주지 않았습니다. 큰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입니까? 성인과 나무꾼은 호젓한 길에서 딱 마주쳤습니다. 당연히 몰라보았습니다.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나뭇꾼은 성인의 발우가 빈 것을 보았습니다.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보시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나무를 팔아서 피를 조금 사 놓은 것이 있습니다. 피를 드셔보셨나요? 제일 맛 없고 싼 곡식입니다.”
성인이 말했습니다.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않고 그저 먹어 몸을 지탱하겠노라.”
나무꾼이 피를 보시하자, 성인이 나무꾼에게 가르침을 한 구절 주었습니다.
“재산 모으기가 삶의 목적이 아니니라. 모인 것은 반드시 흩어지느니라.”
나무꾼이 외쳤습니다.
“그것은 나의 아버지 말씀입니다. 혹시 리타 형님이 아니십니까? 저는 아라타입니다.”
둘은 형제인 것을 알아차리고 얼싸안았습니다. 형은 동생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내려주고 함께 수행하여 동생도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끝
불교50대애도가 금실로 짠 옷을 부처님께 드린 일과 또 천주사의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