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한 여자아이가 꿈을 꿨는데, 그 꿈속에서는 자신이 우주의 여왕이었고, 지구의 주인이었다고 하네요. 그녀는 여왕인 자신을 해하고 부당한 이득을 챙기려는 악인들의 공격 속에서, 자기만을 지켜주는 강인한 한 남자의 보호를 받으며, 결국 그와 연인이 되기도 하는 등, 꿈 속에서 대단히 뜨거운 모험을 했다고 해요.
참 아름다운 꿈입니다. 너무 행복했겠어요.
이제 잠에서 깬 그녀가 팔을 잘못 베고 자다가 생긴 팔뚝의 멍을 우주의 여왕의 증명으로서 믿으며, 이 현실 속에서 자신이 여전히 우주의 여왕이자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며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꿈은 꿈이기에 진정 아름다운 것이니까요.
우주의 여왕이자 지구의 주인 정도는 되어야만 비로소 자신의 현실을 온전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되다니, 이 얼마나 거대한 결핍으로 조건화된 서글픈 일개 자아인가요. 이건 마치 질병과 가난 그리고 계급의 차별 속에서 가장 비참한 삶을 살던 인도인들이, 아트만이라는 영원불멸의 전능한 자아가 된 꿈 속에서만 지복을 누리고자 했던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네요. 당신은 부디 그런 서글픈 삶을 살지 않으셨으면 해요.
당신은 우주의 여왕이나 지구의 주인이 되지 않더라도, 이미 이 우주에서 가장 온전하십니다. 꿈 속이 아닌 이 현실 속에서 당신은 가장 온전하세요. 이 광활한 우주에, 이 작은 변두리 행성에서, 당신이 모든 생명을 대변하여 지금 단 한 번뿐인 삶의 기회를 얻어 살고 계시다는 그 기적의 사실만으로, 당신은 이 우주에서 가장 온전하세요.
워쇼스키 남매가 아트만을 우주의 옥좌에 등극시키려는 아트만 어센딩의 꿈을 아무리 반복적으로 노래한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그런 것이 조금도 필요하지 않은 분이세요. 당신은 아트만의 왕관보다 더 눈부시고, 아트만의 날개보다 더 자유로우며, 아트만의 미소보다 더 생생한 분이니까요.
블레이크의 시에 이러한 구절이 있죠.
"가서 사랑하라. 이 세상에 의지할 것 하나 없을지라도───."
바로 당신을 기쁘게 전송하고 있는 축복의 기원문입니다.
꿈속에서 군림하기보다, 현실로 자유롭게 걸어 나가고자 하는 당신의 당당한 뒷모습에 띄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