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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대국어 갑골문자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아비
工 장인 공 壬 북방 임
품다, 품
工의 갑골문(壬, 貢, 示와 통용)
工의 금문 工의 고문 工의 전문
壬의 금문 壬의 전문
工의 갑골문 자형은 아랫부분의 사각형[①] 위에 끝을 막아놓은 세로획이 있는 자형과 아래위의 양끝을 막아놓은 세로획의 두 가지 형태이며, 갑골문에서 壬(북방 임), 貢(바칠 공), 示(보일 시)와 통용되기도 합니다. 금문 자형은 갑골문 (3), (4)번 자형의 가운데 부분에 굵은 점[②]을 표기하고 있으며, 전문은 긴 가로획[③]으로 변형되어 있습니다.
壬의 금문은 아래 부분이 아래를 향한 초승달 모양으로 회화성과 장식성이 강조된 것으로 금문 자형의 일반적인 특징입니다. 전문 자형은 壬의 갑골문 중 (3), (4)번 자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天의 갑골문 天의 금문 天의 전문
天의 갑골문 자형은 大의 윗부분에 사각형[ⓐ]이 더해진 것과 두 개의 가로획[ⓑ]이 더해진 것이 있습니다. 사각형의 더해진 모양이 더 이른 시기의 자형이며, 기록상의 편리를 위하여 나중에는 두 개의 가로획으로 축약된 것입니다. 이 형태가 금문에 와서는 굵은 점[ⓒ]으로 바뀌며, 전문에서는 다시 긴 가로획[ⓓ]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큰 사각형이 금문에서 굵은 점으로, 다시 전문에서 긴 가로획으로 변형되는 것은 자형 변화의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工 자에 대한 기존의 자원(字源)은 모루의 모양이거나 자루가 달린 끌의 상형으로 ‘일하다’의 뜻을 나타낸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工의 고문(古文) 자형에 보이는 세 개의 빗금 형태를 ‘끌’로 본 것이거나, 아랫부분의 사각형을 모루의 받침대로 본 것입니다. 또 설문(說文)에서는 ‘巧飾也. 象人有規榘. 與巫同意.[교묘하게 꾸미는 것이다. 꼴은 사람이 곱자를 가지고 있다. 무(巫)와 더불어 같은 뜻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설문의 자원 역시 工의 실제 사용된 의미와는 무관한 자의적인 해석에 지나지 않습니다.
工의 갑골문에 보이는 ‘사각형’은 특별한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壬 자와의 구분을 위한 기호로 사용된 것입니다.
工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뜻은 ‘일하다’인데, 이는 배달말의 ‘품(/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을 나타내며, 壬은 배달말의 ‘품다(/남에게 보이지 않도록 품속에 넣어 지니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는데, 이 ‘품다’에는 ‘속/안’의 어기(語氣)를 담고 있기에 의미적인 구분을 한 것입니다. 갑골문에서 工과 壬이 통용된 이유도 ‘품’이란 동음(同音)에 의한 것입니다.
품 ; ‘삯’의 방언(경상, 제주).
품 (1) 윗옷의 겨드랑이 밑의 가슴과 등을 두르는 부분의 넓이.
(2) 윗옷을 입었을 때 가슴과 옷 사이의 틈.
(3) 두 팔을 벌려서 안을 때의 가슴.
품 (1) 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
(2) 삯을 받고 하는 일.
(3) 어떤 일에 필요한 일꾼을 세는 단위.
품 ; 행동이나 말씨에서 드러나는 태도나 됨됨이.
工事(공사 ; 토목이나 건축 따위의 일), 工場(공장 ; 원료나 재료를 가공하여 물건을 만들어 내는 설비를 갖춘 곳), 工業(공업 ; 원료를 인력이나 기계력으로 가공하여 유용한 물자를 만드는 산업), 人工(인공 ; 사람이 하는 일/사람의 힘으로 자연에 대하여 가공하거나 작용을 하는 일) 등에서 工이 ‘품’의 뜻입니다.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 『論語』
품꾼이 그 일을 잘하려 한다면 반드시 먼저 그 도구를 날래게 해야 한다.
상기 문장의 工은 ‘공인(工人), 장인(匠人)’ 등으로 풀이합니다. 모두 기술자를 의미합니다. 배달말에서 ‘품꾼’은 ‘품팔이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여기서의 ‘품’이란 삯을 받고 하는 일의 뜻입니다.
현대국어에서는 보다 격하된 개념이긴 하지만, 품꾼의 본래 의미가 ‘工人(공인)’입니다. 특히 工人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일을 맡아 하던 사람’의 뜻도 있는데, 이 경우는 배달말의 ‘품바’에 해당됩니다. 품바 역시 길거리나 장터에서 동냥하는 사람으로 의미가 격하되긴 했지만, 한자어에 밀려난 개념이며 본래는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며 소리 공연을 펼치던 사람을 의미했던 것입니다.
一日二日 萬幾, 無曠庶官. 天工 人其代之. 『書經』
하루 이틀에 오만 빌미가 생기니, 여러 관리가 헛됨이 없어야 하며. 하늘의 품에, 사람도 그렇게 바꿀 지로다.
상기 서경(書經)의 문장에서 工을 ‘일하다’로 하여, 天工을 ‘하늘의 일’로 풀이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의 일’이란 무엇인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시(四時)을 만들고, 비와 눈을 내리고 하는 자연의 조화를 하늘의 일이라 할 것입니다. 근데 그러한 일을 ‘사람이 대신’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늘의 일을 사람이 할 수 있다’라는 식의 관념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없었습니다. 때론 다른 문장에서 工이 ‘일하다’의 뜻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 구절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天網恢恢疎而不失[하늘의 그물은 드넓어 성기지만 빠트리지 않는다]’는 노자(老子)의 이 문장은 ‘하늘의 성품’을 논한 것인데, 天工에서 工은 순우리말의 ‘품(/태도나 됨됨이)’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서경(書經)의 문장은 고요(皐陶)가 순임금에게 진언하는 내용으로, ‘하늘의 됨됨이(/품)처럼 사람(/임금)도 업무하는 태도를 그렇게 바꾸어라[代(대신할 대)]’라는 의미입니다.
嗟嗟臣工 敬爾在公. 王釐爾成 來咨來茹. 『詩經·周頌』
아아, 똘만이와 품꾼들아. 공공에 있는 그대들을 공경하노니. 왕이 그대들의 이룸을 다스릴지니 와서 묻고 여쭈어라.
상기 시경(詩經) 구절의 ‘臣工’은 ‘군신(君臣)과 백관(百官)’으로 일반적으로 풀이하며, 이때의 工은 ‘장인(匠人)’, 즉 전문 기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식으로 臣(신하 신)에 대별되게 뜻을 분류합니다.
현대 국어에서 ‘품꾼’은 ‘품팔이’나, ‘머슴’ 등의 뜻으로 쓰이고 있긴 하지만, 이는 오랜 동안 한문(漢文) 상위(上位)적인 조류에 슬며시 자리 잡혀 버린 개념이며, 배달말의 ‘품꾼’에 ‘전문가’의 어감(語感)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꾼’이라고 하면, ‘전문가’와 유사한 뜻을 나타냅니다.
臣은 눈을 똘똘하게 뜨고 있는 모양에서 ‘똘똘’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臣편 참조] 순우리말의 속어에서 ‘똘만이’는 ‘신하(臣下)’와 유사한 어기를 가지는데, ‘늘 주변에 있다’는 어기를 가집니다. 臣은 일정한 관직을 부여받고 일정한 시간에 임금의 곁에서 모시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며, 工은 ‘품’으로서 필요할 때 부르는 사람, 즉 전문가를 말합니다.
金奏肆夏之三 不拜. 工歌文王之三 又不拜. 『左氏傳』
이하(肆夏)의 세 곡을 쇠북으로 연주하였는데 배례(拜禮)하지 않았고, 문왕(文王)의 세 곡을 품바가 타령하였는데, 또한 배례하지 않았다.
상기(上記) 좌씨전(左氏傳)의 구절에 사용된 工은 ‘악인(樂人 ; 노래하는 사람)’이라 하여, ‘工歌’를 ‘악인이 노래 부르다’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악인(樂人)이라고 하면, 악사(樂士), 악공(樂工), 악생(樂生)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이들은 모두 악기(樂器)를 연주하는 사람입니다. 歌(노래할 가)는 보통 ‘노래 부르다’의 뜻으로 쓰이지, ‘악기를 연주하다’의 뜻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工歌’에 대응되는 ‘金奏’에서 奏(연주할 주)가 ‘연주하다’의 뜻인 것에 비견하여, 工은 ‘사람이 입으로 부르는 노래’를 의미하는 것이며, 工의 ‘품’에서 ‘품바’를 나타낸 것입니다.
현대국어에서 ‘품바’는 장터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동냥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품바타령’을 ‘장(場)타령’이라고도 하여, 장터나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부르는 노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품바’라는 소릿값은 입(/술)을 크게 벌렸다 오므렸다 하는 모양의 의성의태어(擬聲擬態語)로 비롯된 것이며, 비슷한 어감(語感)인 ‘뿜빠뿜빠’는 나팔소리에 대한 의성어(擬聲語)입니다. ‘품바’가 걸인의 대명사(代名詞)가 된 것은 후대의 일이며, 상고대(上古代) 배달말에서는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는 광대’의 뜻을 가졌던 것으로 판단합니다.
타령 ; <음악> 광대의 ‘판소리’와 ‘잡가’를 통틀어 이르는 말. 방아 타령, 토끼 타령, 변강쇠 타령, 장끼 타령 따위가 있다.
갑골문자는 처음부터 상형문자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비록 상형성을 띠고 있긴 하지만, 표음의 부호로 만들어진 것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표음부호가 동음이의어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호로 그 뜻을 구분합니다. 이 부호화는 갑골문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자는 상형문자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이 고대의 문명과 정신을 이해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거나 때론 고대인을 이해 불가한 외계인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원시문명(元始文明)과 고대문명(古代文明)은 전혀 별개의 개념입니다.
功 공 공
품을 들이다 ; 뽐, 공
功의 전문
功의 전문 자형은 工과 力의 합자입니다. 力은 加(더할 가)의 축약이며, 工의 ‘품’에서, ‘품을 더하다’로 ‘공(功 ; 일을 마치거나 목적을 이루는 데 들인 노력과 수고/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힘)’의 뜻을 나타냅니다.
功勞(공로 ; 일을 마치거나 목적을 이루는 데 들인 노력과 수고), 功績(공적 ; 노력과 수고를 들여 이루어 낸 일의 결과), 成功(성공 ; 목적하는 바를 이룸), 隱功(은공 ;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공로), 功臣(공신 ; 나라를 위하여 특별한 공을 세운 신하), 功力(공력 ; 애써서 들이는 정성과 힘) 등에서 功이 ‘공’의 뜻입니다.
功의 중국어음은 ‘[gōng]’으로 국어의 소릿값과 동일한데, 고대중국어 ‘[gōng]’이 우리말로 귀화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天의 [천] 소릿값은 중국어 음 ‘[tiān]’이 우리식으로 [텬]이 되었다가 다시 우리말의 음운현상에 의하여 [천]으로 된 것인데, 이런 경우에는 ‘천’이란 소릿값이 독자적으로 ‘뜻’을 가지지는 못합니다. 하여, ‘천지(天地), 천하(天下)’처럼 성어(成語)에 한하여 의미를 새길 수가 있지만, ‘공을 들이다, 공든 탑이 무너지다’ 등의 예에서처럼 ‘공’이란 독자적인 소릿값으로, 독립된 의미를 가진 낱말은 외래어의 유입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公子乃自驕而功之. 『史記』
공자(公子)가 이에 스스로 교만하여서는 뽐냈던 것이다.
상기 문장의 功은 일반적으로 ‘공치사(功致辭 ; 남을 위하여 수고한 것을 생색내며 스스로 자랑하다)’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功자 하나만으로 그 공(功)을 내세우는 말을 하다의 뜻을 나타냈을 리는 없습니다. 여기서의 功은 표음문자로서 ‘뽐내다’의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婦德婦言婦容婦功. 『周禮』
부녀의 덕, 부녀의 말씨, 부녀의 용모, 부녀의 본새
상기 문장의 功은 ‘일, 직무’라고 일반적으로 풀이합니다. 德, 言, 容은 모두 부녀의 태도에 관계된 말들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업무, 일, 직무’를 뜻하는 말이 나오는 것은 문맥에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본새[≒뽐새/뽄새](/어떠한 동작이나 버릇의 됨됨이)’나 ‘품/품새(/행동이나 말씨에서 드러나는 태도나 됨됨이)’를 의미합니다. 이 경우 功의 力은 勢(형세 세)의 축약이며, ‘품새’는 ‘품세’로도 발음됩니다.
大功(대공 ; 굵은 베로 지은 상복), 小功(소공 ; 약간 가는 베로 지은 상복), 功裘(공구 ; 경대부 이상이 입던 갖옷) 등의 예에서는 ‘옷’의 뜻을 나타내는데, 여기서의 功은 ‘품(/윗옷의 겨드랑이 밑의 가슴과 등을 두르는 부분의 넓이)[工]을 더하여[加]’평상시의 옷보다 크게 지은 옷의 뜻입니다.
攻 칠 공
휘두르는 품새, 치다
攻의 금문 攻의 전문
攻의 금문 및 전문 자형은 工과 攴의 합자입니다. 攴은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양으로 牧(칠 목)의 축약이며, 工은‘품’으로‘힘이나 수고’의 뜻입니다. 배달말의‘치다’가 나타내는 다양한 뜻 중에서‘공을 들이는 행위’임을 工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攻擊(공격 ; 나아가 적을 침), 攻勢(공세 ; 공격하는 태세. 또는 그런 세력), 攻防(공방 ; 서로 공격하고 방어함) 등에서 攻이‘치다’의 뜻입니다.
專攻(전공 ; 어느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함)에서 攻은‘치르다(/무슨 일을 겪어내다)’의 뜻이며, 攻玉(공옥 ; 옥을 갊/수양을 쌓고 지덕을 닦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에서는 攻이‘치다’로 ‘다듬다, 닦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가지를 치다, 대장장이가 칼을 치다’ 등에서‘치다’는 물리적인 동작 행위의 뜻 외에‘다듬다, 다스리다, 닦다’의 어기도 아울러 내포되어 있는 것과 같습니다.
小子鳴鼓而攻之, 可也. 『論語』
너희들이 북을 울리며 칠지라도(/공격할지라도) 괜찮은 것이다.
經始靈臺 經之營之 庶民攻之 不日成之. 『詩經』
영대(靈臺)를 처음으로 올릴 때, 헤아려볼 지고 푯말 세울 진데, 많은 사람들이 칠지니(품을 바칠지니), 여러 날 안 되어 이루어지도다.
치다 (1) 막이나 그물, 발 따위를 펴서 벌이거나 늘어뜨리다.
(2) 벽 따위를 둘러서 세우거나 쌓다.
(3) 붕대나 대님 따위를 감아 매거나 두르다.
상기(上記) 두 문장에서 공통으로 ‘攻之’가 사용되고 있으며, 첫 번째 논어(論語)에서는 ‘공격하다’로 풀이되며, 두 번째 시경(詩經)에서는 ‘짓다, 만들다’로 풀이합니다. 이는 후대에 문장을 풀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역에 지나지 않으며, 工(장인 공)의 ‘품’이 ‘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굳이 攻자를 사용하는 것은 ‘도랑 치다, 천막을 치다, 벽을 치다’의 예에서처럼 ‘치다’에 일반적인 건축물을 세우다의 뜻을 나타내는 ‘짓다’와 유사한 어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凡療傷以五毒攻之. 『周禮』
무릇 상처를 치료함에는 오독(五毒)으로써 칠지다.
상기(上記) 주례(周禮)의 문장의 攻은 ‘다스리다, 치료하다’로 풀이합니다. 여기서는 순우리말의 ‘치르다(/무슨 일을 겪어내다), 쳐내다(/깨끗하지 못한 것을 쓸어 모아서 일정한 곳으로 가져가다)’의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他山之石 可以爲錯, …, … 他山之石 可以攻玉. 『詩經』
타산(他山)의 돌일 지라도, 가히 숫돌로 여길 수 있으며, …, … 타산(他山)의 돌일지라도 가히 옥으로 칠 수 있다.
상기 시경(詩經) 구절에 사용된 攻은 ‘닦다, 다스리다, 다듬다’ 등으로 풀이합니다. 또 他山(타산)을 ‘타인(/소유)의 산, 다른 곳에 있는 산’의 뜻으로 풀이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지역 내에 있는 유명한 옥(玉)의 산지(産地)인 수암(岫岩) 부근에 있는 지명(地名)으로 이곳에서 옥을 가공하고 보관을 하였습니다.
‘可以爲錯’에서 以(써 이)는 상(相)조사로 사용된 것입니다. 논어(論語) 구절의 ‘可也’는 ‘~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당하게) 옳다’는 정도의 어기(語氣)를 나타내며, ‘可以’는 ‘그럴 수도 있다’는 정도로 추측의 어기를 담고 있는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可也’와 ‘可以也’의 차이는 ‘옳은 것이다’와 ‘옳을 것이다’의 차이입니다. 爲(할 위)는 위동동사로 ‘~라고 여기다’의 뜻이며, ‘爲錯’은 ‘숫돌로 여기다’가 됩니다.
(어떤 문장에서 ‘以爲 A’가 ‘A라고 여기다’로 풀이되지만, 이는 ‘以 B 爲 A’에서 ‘B’가 생략된 형태이며, 여기서의 以(써 이)는 可(옳을 가)의 상조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구를 이루는 구절 ‘可以攻玉’에서 攻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말의 ‘치다(/어떠한 상태라고 인정하거나 사실인 듯 받아들이다)’입니다. 즉 앞 구절 爲[~라고 여기다]에 대응되는 ‘그렇다고 받아들이다’의 뜻입니다.
※ 攻의 인용구(引用句)에는 모두 之자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기존의 문법에서는 ‘목적어 대체사’라고 하여, 영문법의 ‘it(/그것을)’로 풀이합니다. 문장에 있어서 문형을 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영어나 현대중국어에 꼭 맞는 문법이긴 하지만, 한문과 한국어서 문형은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화제어(話題語)를 먼저 제시하고 논평어(論評語)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영어나 현대중국어에서는 결코 빠질 수 없는 주어가 한국어 문장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기도 합니다. 이는 한문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주어보다 덜 중요한 요소인 목적어를 대체사를 동원해서까지 나타낼 이유가 없습니다.
상기 인용구들에 사용된 모든 之는 한국어의 의존명사나 어미(語尾)로 사용되는 ‘지’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지 ; [의존명사]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나타내는 말
지 ; [어미]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사실을 긍정적으로 서술하거나 묻거나 명령하거나 제안하는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지 ; [어미] [옛말] -고 싶다.
상고시대(上古時代) 어떤 민족이 자신들의 말을 처음으로 글자로 만들고, 후대에 와서 같은 글자가 아주 다양한 의미로 풀이된다면, 그것은 그 민족의 말이 변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언어(言語)의 역사성(歷史性)’이라고 합니다. 어떤 말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의미가 자못 달라지기도 하며, 때로는 없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천 년 전 배달말 攻(칠 공)이 나타내는 아주 다양한 의미들은 현대까지도 ‘치다’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아주 다양한 의미의 현대말로 풀이되고 있는 것은 상고시대 배달말이 중국어로 건너간 다음에 다시 한국어로 풀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之편 참조]
貢 바칠 공
품과 재화, 바치다
貢의 전문
貢의 전문 자형은 工과 貝의 합자입니다. 工은 ‘품’에서 ‘어떤 일에 드는 힘이나 수고’로 ‘노역(勞役)’을 의미하며, 貝는 ‘재화(財貨)’의 뜻입니다. 노역이나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인 가치로 ‘바치다(/신이나 웃어른에게 정중하게 드리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貢獻(공헌 ; 힘을 써 이바지함/공물을 바치던 일), 貢納(공납 ; 백성이 그 지방에서 나는 특산물을 조정에 바치던 일), 朝貢(조공 ; 종속국이 종주국에 때를 맞추어 예물을 바치던 일), 租貢(조공 ; 조세 따위를 바침) 등에서 貢이 ‘바치다’의 뜻입니다.
六爻之義 易以貢, 『周易·繫辭』
육효(六爻)의 뜻은 역(易)으로써 바치니,
상기(上記) 주역(周易)의 구문에 사용된 貢은 기존의 풀이에서 ‘알리다, 고하다’, 즉 告(고할 고)와 같은 뜻으로 새깁니다. 현대국어의 용언 ‘바치다’는 ‘일러바치다, 고해바치다’의 예에서처럼 ‘알려주다’의 뜻인 ‘이르다, 고하다’와 주로 밀접한 결합을 보입니다. 물론 상대방이 상급자인 경우에 쓰인 존칭어이기도 합니다. ‘바치다’ 자체가 ‘고하다, 알려주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존칭의 개념으로 쓰인 것입니다.
爾無以釗冒貢于非幾. 『書經·周書』
너희는 쇠(釗)가, 함부로 비기(非幾)에 바침이 없어야 한다.
바치다 (1) 주접스러울 정도로 좋아하여 찾다.
(2) 무엇을 지나칠 정도로 바라거나 요구하다.
상기(上記) 문장에 사용된 貢은 기존의 풀이에서 ‘빠지다, 빠트리다’로 하여, ‘貢于非幾’를 ‘비기(非機)에 빠지다’로 새기기도 합니다. 여기서의 貢(바칠 공)이 실제 뜻하는 바는 배달말의 ‘바치다’입니다.
扛 마주들 강/짐멜 항
품에 안다, 품다
扛의 전문
扛의 전문은 手와 工의 합자입니다. 工의 ‘품(/두 팔을 벌려서 안을 때의 가슴)’에서 ‘품듯이 하는 손동작’으로 ‘품다(/품속에 넣거나 가슴에 대어 안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江(강 강), 杠(깃대 강)에 이어 扛(마주들 강)이 모두 [강]이라는 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중국어에서는‘江[jiāng], 杠[gàng], 扛[káng]/[gāng]’으로 읽힙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모든 글자들은 순우리말이 아니면 의미의 도출이 불가능한데도, 중국어에서 유사한 소릿값을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말에서 강을 건너는 다리를 ‘강’으로 소리 내었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江(강 강)의 현대 중국어 음이 [jiāng]으로 읽히는 것은 중국어 어감에 의한 것이며, 나머지 杠[gàng], 扛[káng]/[gāng]은 한자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한자음 [강]은 배달말의 어감도 아니고, 중국어의 어감도 아닙니다.
이 현상은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 째로는 한족이 중국을 본격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한 한나라 이후에 본래의 소릿값인 배달말을 몰아낸 후, 강식(强式)으로 붙여버린 소릿값인 가능성입니다. 예로 설문해자(說文垓字)와 같은 책에서 허신(許愼) 및 당시의 몇몇 중국인 학자들에 의해서 붙여지고, 이후 2천년 가까이 사용하면서 화음화(華音化)된 경우입니다.
또 다르게는 아예 처음부터 공용어(公用語)의 개념으로 배포되었을 가능성입니다. 수백 종(種), 혹은 천 종이 넘는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해 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까지의 광대한 지역을 일정한 계통을 가진 제국으로 다스려 가는 과정에서, 아예 소릿값을 가지지 않는 뜻글자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갑골문의 초기에는 분명 배달말의 소릿값이 나타내는 의미를 형상화한 것이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금문[주나라]에 들어서면서 생겨난 개념이며, 시황제(始皇帝)의 전문(篆文)에서 보다 확고하게 자리 잡힌 것으로 여겨집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訓民正音)이 우리 배달민족만을 위한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면, 이 공용어는 전 세계인을 위한 홍익인간인 것입니다.
이 부분은 보다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겠습니다.
巧 공교할 교
빼어난 품, 솜씨
巧의 전문
巧의 전문 자형은 工과 丂(공교할 교)의 합자이며, 工의 ‘품, 품새’에서 이리저리 구부리고 길게 빼내는[丂] 현란한 품새라는 것에서 ‘교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교(巧)하다 (1) 물건을 만드는 솜씨가 교묘하다.
(2) 말이나 행동이 지나치게 교묘하여 미덥지 않다.
현대국어에서 ‘교하다’의 [교] 소릿값을 巧로 표기하지만, 여기서의 ‘교’ 소릿값은 한자어, 즉 중국어 음의 차용에 의한 쓰임이 아니라 배달말 본연의 어감(語感)에 따른 것입니다. 유사한 어기로는 ‘묘(妙)하다’가 있으며, ‘교묘(巧妙)하다’도 배달말 본연의 어감에 의한 것입니다.
巧妙(교묘 ; 솜씨나 재주 따위가 재치 있게 약삭빠르고 묘하다/짜임새나 생김새 따위가 아기자기하게 묘하다), 技巧(기교 ; 기술이나 솜씨가 아주 교묘함. 또는 그런 기술이나 솜씨), 工巧(공교 ; 솜씨나 꾀 따위가 재치가 있고 교묘하다), 精巧(정교 ; 솜씨나 기술 따위가 정밀하고 교묘하다) 등에서 巧가 ‘교하다’의 뜻입니다.
大巧若拙 大辯若訥. 『老子』
큰 교는 마치 졸한듯하고, 큰 말씀은 마치 어눌한듯하다.
巧言令色鮮矣仁. 『論語』
교한 말과 딸랑이는 낯빛에 드문 것이다. 인은!
外巧內嫉. 『漢書』
겉은 교하고, 속으론 질시한다.
巧笑倩兮. 『詩經』
교한 웃음에 새침하다네.
상기 노자(老子) 巧와 논어(論語)의 巧는 ‘솜씨’로 일반적으로 풀이하지만, 여기서의 ‘솜씨’도 배달말 ‘교하다’에 내포되어 있는 한 뜻입니다.
한서(漢書)의 巧와 시경(詩經)의 巧는 ‘솜씨’로 결코 풀이할 수 없으며, ‘이것 같기도 하고, 저것 같기도 한 상태’로 배달말의 ‘교하다’의 뜻으로 쓰인 것입니다.
缸 항아리 항
푸짐한 장군, 품 장군, 항아리
缸의 전문
缸의 전문 자형은 缶(장군 부)와 工의 합자입니다. 工의 ‘품’에서 사람의 양팔로 품듯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장군, 혹은 푸짐한 모양의 장군에서 ‘항아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工의 ‘품’이 항아리의 모양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尿缸(요강 ; 방에 두고 오줌을 누는 그릇), 魚缸(어항 ; 물고기를 기르는 데 사용하는, 유리 따위로 모양 있게 만든 항아리), 附缸(부항 ; 부항단지에 불을 넣어 공기를 희박하게 만든 다음 부스럼 자리에 붙여 부스럼의 고름이나 독혈을 빨아내는 일) 등에서 缸이 ‘항아리’의 뜻입니다.
瓨 항아리 강
푸짐한 질그릇, 단지
瓨의 전문
瓨의 전문 자형은 工과 瓦의 합자입니다. 缸과의 차이점은 缶가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불룩한 모양을 나타내며, 瓦로 재질로서 ‘질그릇’의 뜻을 나타냅니다. 工의 ‘품(/두 팔을 벌려서 안을 때의 가슴)’의 소릿값에서 ‘한 품정도 되는 항아리’에서 ‘단지(/목이 짧고 배가 부른 작은 항아리. 고고학에서는 보통 키가 30cm 이하인 것을 이른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釭 바퀴통쇠 강/등잔 강
품는 쇠, 바퀴통 쇠, 항아리 모양의 쇠, 등잔
釭의 전문
釭의 전문 자형은 金과 工의 합자이며, 工의 ‘품’에서 ‘품는 쇠붙이’로 ‘바퀴통쇠’의 뜻을 나타냅니다. 또 工이 缸의 축약으로 쓰여, ‘항아리 모양의 쇠붙이’라는 것에서 ‘등잔’의 뜻도 나타냅니다.
杠 깃대 강
품≒통. 짓통
杠의 전문
杠의 전문 자형은 木과 工의 합자이며, ‘깃대, 다리, 가로대, 막대기’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工이 양 끝을 마감한 모양으로 일정한 단위로 ‘품’의 뜻을 함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깃대’는 ‘새 깃털의 줄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杠의 자형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이 옷은 품이 크다’와 ‘이 바지는 통이 넓다’에서 ‘품’과 ‘통’은 유사한 어기(語氣)를 가지며, 배달말의 ‘품’에는 ‘속이 비워져 있음’의 어기도 가집니다. 깃대는 속이 비워져 있으며, 또 ‘깃대’는 ‘짓통’이라고도 합니다.
仜 배클 홍
품은 듯한 사람, 푸짐, 펑퍼짐
仜의 전문
仜의 전문 자형은 ‘사람의 특징이나 특성’의 뜻을 나타내는 人과 工의 합자이며, 工의 ‘품다’로 마치 무언가 품고 있는 듯한 모양의 사람이라는 것에서 ‘푸짐하다(/마음이 흐뭇하도록 넉넉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설문(說文)에는 ‘大腹也[큰 배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푸짐’에 대한 중국어식의 풀이입니다. 工은 갑골문에서 壬과 통용되는데, 仜에 대응하는 글자로는 妊(애밸 임)이 있습니다.
工隹 새살찔 홍
품은 듯한 모양새, 펑퍼짐
工隹의 전문
工隹의 전문 자형은 工과, 접미사 ‘-새(/모양·상태·정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의 뜻을 나타내는 隹의 합자이며, 工의 ‘품’에서 소릿값을 가져와 ‘펑퍼짐(/둥그스름하고 펀펀하게 옆으로 퍼져 있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羾 나는소리 홍
풀썩, 풀쩍
羾의 전문
羾의 전문 자형은 工과, 날갯짓을 의미하는 羽의 합자이며, 工의 ‘품다’에서 소릿값을 가차하여, ‘풀썩(/연기나 먼지 따위가 조금씩 뭉키어 급자기 한 번 일어나는 모양), 풀쩍(/문 따위를 자꾸 급작스레 열거나 닫는 모양)’의 의성의태어를 나타냅니다.
江 강 강
줄기지어 흐르는, 강
江의 금문 江의 전문
江의 금문과 전문 자형은 水와 工의 합자입니다. 여기서의 工이 나타내는 바는 글자의 모양 그대로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이며, 그 양끝 사이를 흘러가는 물[水]에서 ‘강’의 뜻을 나타냅니다.
江河(강하)는 ‘강과 하천’의 뜻 외에도 ‘양자강과 황하’의 뜻을 가지는데, 河이 황하의 고유명사로부터 ‘큰 물’의 일반명사로 되었다면, 江은 양자강의 공유명사로부터 굽이굽이 흘러가는 강의 일반명사가 된 것입니다.
江南(강남), 江水(강수), 漢江(한강), 江邊(강변) 등에서 江의 ‘강’의 뜻입니다.
鴻 기러기 홍
강의 새
鴻의 갑골문
鴻의 전문 雁의 전문
鴻의 갑골문 자형은 工과 隹의 합자이며, 전문 자형은 江(강 강)과 鳥의 합자입니다. 갑골문에서는 아직 江 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工으로 江을 통용시킨 것으로 추정합니다.
기러기는 전형적인 물새로 늘 강가에서 서식하는 생태 특성과, 또 江에 해당되는 순우리말 ‘개울’과 ‘기럭(/기러기의 북한어)’, ‘개리(/기러기만한 크기의 오릿과의 새)’ 등과의 음가(音價)의 유관성에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雁의 전문 자형은 厂(기슭 엄)과 人(사람 인)과 隹(새 추)의 합자(合字)입니다. 厂(기슭 엄)은 岸(언덕 안)의 축약이며, 人(사람 인)은 比(나란할 비)의 축약으로 언덕 위를 나란히 날아가는 기러기의 안항(雁行)의 모습에 대한 형용입니다.
項 목 항
머리 받침대, 목[≒몫]
項의 전문
項의 전문 자형은 工과 頁의 합자이며, 工의 자형(字形)을 ‘받침대’로 본 것입니다. 머리를 받치고 있다는 것에서 ‘목’의 뜻을 나타냅니다.
項은 ‘項目(항목)’의 예에서처럼 ‘낱낱의 구분이나 갈래’의 뜻으로 조로 사용됩니다. 工 자형의 모양이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의 표시로, ‘일정한 단위’의 뜻이며, 頁은 題(제목 제)의 축약입니다. 이는 ‘목’의 소릿값이 ‘몫(/여럿으로 나누어 가지는 각 부분’과 같은 것에 따른 것입니다.
事項(사항 ; 일의 항목이나 내용), 條項(조항 ; 법률이나 규정 따위의 조목이나 항목), 問項(문항 ; 문제의 항목) 등에서 項이 ‘몫’의 뜻입니다.
短項(단항 ; 짧은 목덜미), 項鎖(항쇄 ; 예전에, 옥에 갇힌 중죄인의 목에 씌우던 형구의 하나), 强項(강항 ; 목이 세어 여간하여서는 굽히지 아니함), 結項(결항 ; 목숨을 끊기 위하여 목을 매어 닮) 등에서 項이 ‘목’의 뜻입니다.
澒 수은 홍
목
澒의 전문
澒의 전문 자형은 水와 項의 합자이며, 項의 ‘목(/척추동물의 머리와 몸통을 잇는 잘록한 부분)’이 ‘목(/광산에서, 금방아를 찧고 난 광석을 함지질할 때 나오는 가루 광석. 금, 납, 구리, 은 따위가 섞여 있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 경우 水는 流(흐를 류)의 합자로, ‘액상(液狀)’의 뜻을 나타냅니다.
전국시대의 칼이 전혀 녹이 슬지 않은 상태로 발굴되기도 하는데, 이는 20세기에 들어서야 독일에 의해서 개발된 ‘크롬도금’ 기술과 거의 같은 방식의 도금처리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과학적으로 논증되기도 합니다. 크롬은 수은과 마찬가지로 은백색을 띠는데, 현대의 수은이나 크롬에 가장 적합한 배달말은 ‘목’인 것입니다.
澒洞(홍동)은 ‘하늘과 땅이 아직 나누어 지지 아니한 혼돈 상태/풍경이 서로 이어져 끝없음/풍경이 흐릿하고 아득하게 멀고 깊음’ 등의 뜻으로 쓰이는데, 이 경우는 項이 ‘몫’의 뜻이며, 水가 流의 축약으로 각각의 항목들이 독립적이지 못하고, 흘러내린 상태라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虹 무지개 홍
노을 같은 강, 무지개
虹의 전문
虹의 전문 자형은 虫과 工의 합자입니다. 工은 江(강 강)의 축약이며, 虫은 風(바람 풍)의 축약으로 배달말의 ‘너울/노을’의 뜻을 나타냅니다.[風(바람 풍)편 참조] ‘너울대는 강, 노을 같은 강’이란 것에서 ‘무지개’의 뜻을 나타냅니다.
虹霓(홍예 ;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나타나는, 반원 모양의 일곱 빛깔의 줄), 虹彩(홍채 ; 안구의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있는 둥근 모양의 얇은 막), 月虹(월홍 ; 달빛으로 보이는 밤 무지개), 長虹(장홍 ; 기다란 무지개) 등에서 虹이 ‘무지개’의 뜻입니다.
紅 붉을 홍
무지개 수, 홍색
紅의 전문
紅의 전문 자형은 繡(수놓을 수)의 축약인 糸와, 虹(무지개 홍)의 축약인 工의 합자로 ‘홍색(/밝은 빨강)’의 뜻을 나타냅니다.
粉紅(분홍 ; 하얀빛을 띤 엷은 붉은색), 紅潮(홍조 ; 아침 해가 바다에 비치어 붉게 물든 경치), 紅茶(홍차 ; 차의 하나. 차나무의 어린잎을 발효시켜서 녹색을 빼내고 말린 것으로, 끓는 물에 넣으면 맑은 홍색을 띠고 향기가 난다), 紅疫(홍역 ; 홍역 바이러스가 비말 감염에 의하여 일으키는 급성 전염병) 등에서 紅이 ‘홍색’의 뜻입니다.
䉺 묵은쌀 홍
홍색 쌀, 묵은쌀
䉺의 전문
䉺의 전문 자형은 米와 紅의 축약인 工의 합자이며, ‘묵은쌀’이 가지는 홍색(紅色)의 성상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