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날이 마냥 지루했다.
마땅히 갈 곳도 그렇다고 자주 오르던 산행도 시들하고 아니 시들이라고 하면 핑계가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릎이 그전처럼 튼실하지 못 하다고 해야 솔직한 표현이 될 것 같다.
자전거를 타면서 산행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한 가지를 즐긴다는 것이 때론 실증도 나는 것이 또한 요즘 마음이다.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기능을 다운 받아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
이른 봄에는 짧은 글을 써서 차 종류의 종합선물셋트을 타는 작은 기쁨도 얻고 웃을 수 있었다.
청취자가 직접 신청해서 노래 부르는 시간이 있는데 몇 번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게시글에 신청을 했다.
그러나 신청자가 라디오가 꼭 있어야 하고 (우리 집은 인터넷전화를 사용함) 유선 전화를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따랐다.
방송국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바로 노래를 부르라고 한다. 급당황 ㅎ
그런데 생각나는대로 흥얼거렸더니
" 어머 노래 잘하시네요. " 바로 신청 완료가 되었고 며칠 전 작가의 직접 전화로 인적 사항 및 녹음하는
날짜와 찾아올 곳을 안내해 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이 바로 어제였다.
방송국 견학도 시켜줄 겸 마침 방학 중인 손주애들과 사위를 동반하고 동네 아는 형님을 모시고 간다고 사정을 해서 출연자 한 사람에게 가족 한 자리를 마련해 준다기에 더 달라고 사정했는데
결국에 혼자 가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
전철에서 내려 본관으로 오라고 했던 말을 잊고 신관 안내데스크 앞에서 작가를 기다리니
시간이 다 되어 본관 앞이라고 전화가 온다.
달리고 달려 숨은 턱까지 차고 노래나 제대로 부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도착해서 작가에게 다시 연락을 하고 드디어 6층 녹음실로 신분증 제시와 함께 이름표를 달고 들어섰다.
앞서 도착한 어느 여인의 울퉁불퉁한 가락이 귀에 걸린다.
아하 ! 이 정도 상대자라면 까짓것 한 번 ㅎ.......
리허설을 하느라 마이크를 잡고 내 차례를 해냈다.
반주자와 심사위원의 시선이 자꾸 머문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 쭈볏거려진다.
아들을 동행해서 나온 엄마. 어린 나이에 장가를 가서 예쁜 딸의 아빠라는 젊은이
등등 이름표를 달고 자리에 앉았다
맨 나중에 순서가 된 젊은 남자의 소개와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란다.
게임 해보나 마나 미역국이로구나 !!
.
그냥 좋아하던 초대가수 이용 가수의 몇 곡의 신나는 노래를 듣는 것과 임수민 아나운서의 재치있는 이야기로 만족하자
그리고 이무송 가수의 얼굴 보는 나들이로 만족해야할 것 같은 예감이 급하게 뇌리를 스쳤다.
중간에 짧은 퀴즈가 주어진다 물론 o.x문제로
건강 식품과 김치 한 박스를 거머 쥐었다. ㅎ
그래! 살아가는 일상이 무료한 날이 얼마나 많았나.
그래서 산으로 들로 때론 작은 방에 갇혀 골돌히 자신을 검색하기도 했던 시간
그러나 생각의 시선을 돌리고 보니 이런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도 가질 수 있고 즐거운 노래와 웃음도
맛 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데도 갇혔던 자신의 울타리를 허물자 오는 즐거움이다.
오늘은 그렇게 찾아 나선 자리에서 꼴찌면 어떠랴 ! 놀다가 가자
대한 민국의 간판인 KBS방송국에는 아무나 오냐? 로 위로 했다.
녹음이 끝났다 심사의원 김정호 선생의 간단한 심사평을 노래가 끝날 때마다 듣게 된다.
모두의 출연자들의 노래 뒤에 한 마디씩 해주는 주의 사항인데 나의 노래 뒤에는
"음정 박자 정확하고 잔잔하게 잘 하셨습니다."로 마친다.
꾸벅 하고 다시 제자리 찾아 앉았다.
엔딩을 울리고
"뮤지컬 배우 지망생 누구와 이부자 씨 공동 장원 입니다~"
본관 건물을 나오자 마자 이 소식을 누구에게?
푼수짓으로 자랑질 하며 전철에 올랐다.
해가 깔깔거리는 것처럼 서쪽 하늘에서 붉다.
나이 먹고 터 트린 한 건 치곤 꽤 즐거운 한 건이었다.
녹음을 마치고 나오다 보니 눈에익은 로그와 건물이 보인다.
어느 어머니가 딸이 찍어주는 사진의 배경이 되기에
나도 한 컷 담았다.
녹음을 마치고 .... 임수민 아나운서와 이무송 가수
두 사람의 재치가 반짝인다.
역시 멋진 이용 님의 노래로 한껏 즐거웠다.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얘기에 벌써?
본인은 멋적어 하는 모습 ㅎ
첫댓글 사건 드려요
하신 노래실력 어디서 들어 볼 수 있을까요
ㅎ 노망이라고 보지 마시길
오늘 두 시부터 방송 나온데요
아우!!! 정말정말 잘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 ^
젊은이가 두려웠지요 사실은 ㅎ
용기는 그 무엇도 다 해낼 수 있습니다. 미인도 구하고
퇴로도 찾고
답답했던 가슴도 열리는
마술과도 같은 힘의 원천입니다.
대단하십니다. 선생님
흉 아니지요? ㅎㅎ
저는 목소리에 컴플랙스가 있는 사람이라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시만 잘 쓰는 줄 알았더니 노래까지...어떻게 살면 그런 재주를 다 누릴 수 있을까요?
저의 출판기념회 때 오셔서 뒷풀이 노래방가서 소새팀 끼를 발산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장원!
축하합니다
에구 노망 났어요 이젠 겁도 없어서리 ㅎ
다시 축하해요 출판을 ...
그날 뵙지요
@이부자 오늘 방송되나요?
프로그램 명칭이?
@구정혜 네 두 시 오분 부터라네요
@구정혜 이무송 임수민의 희망 가요 라고 하는 것 같아요 라디오2
이시인님 대단하십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여기서 또 실감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ㅎ 웃을 수 있는 일이 하도 없기에
감사합니다 ^-^
축하합니다
인생은 60부터란 말 실감납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나름의 이벤트 ㅎ 그런데 상품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