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고산지맥의 완주 수양산(首陽山 342m)
암릉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백제 사찰 보리암과 운지제를 품은 산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5/10/26 [09:20]
▲ 수양산 암봉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경관
수양산하면 곧잘 ‘수양산 그늘이 강동 팔 십리를 간다.’는 말이 떠올려진다. 집안의 한사람이 잘되면 가족이 그 덕을 본다는 말이다. 중국 <史記사기>에는 중국 상나라 때 형제였던 백이伯夷와 숙제叔齊가 무나라 무왕의 역모를 말리다 실패로 돌아가자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다가 굶어 죽었다는 애닮은 사연이 있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폐위시키자 성삼문이 ‘수양산을 바라보며 백이와 숙제를 한스럽게 생각한다.’고 노래한 시조에도 수양산이 등장한다. 중국에는 수양산이 여섯 개가 있다고 하나 농서에 있는 것을 진짜로 믿고 있다. 지금의 위원현 연봉진 수양촌에 백이와 숙제의 무덤과 사당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황해도 해주의 진산인 수양산(899m)와 경남 산청 수양산(502m)이 널리 알려져 있다.
▲ 수양산 황기봉 © 새만금일보
완주 수양산의 유래를 정현암 스님(010-4787-3981)이 고증해 주었다. 중국 태조산 자락 수양산의 보리암에서 수도하던 보리菩提스님이 백제 때 창건하면서 산 이름은 수양산, 사찰이름은 보리암으로 지었다고 한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수양산은 봉계 동북쪽에 있는 산으로 옛적에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보인다. 그런데 머리수首를 목숨수壽로 한자를 잘못 표기하였다. 등산객들이 수양산의 산봉우리 마다 붙여 놓은 황기봉, 깃대봉, 황제봉 등은 지형도나 문헌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 따라서 산 전체를 부를 때는 수양산, 봉우리들은 수양산의 세봉우리로 불러야 옳다.
▲ 수양산 깃대봉 © 새만금일보
수양산은 아미타불의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로 알려진 서방정토西方淨土의 서방산에서 서쪽으로 뻗어 나온 고산지맥(고산천의 분수령으로 옛 고산현으로 가는 산줄기) 끝자락에 황기봉, 깃대봉, 황제봉 등을 수하에 거느리고 오봉산과 함께 솟은 산이다. 정상에 서면 북쪽은 고산천 너머 봉동읍 뒤로 봉실산과 비봉산, 남쪽 안수산과 동성산, 남쪽 종남산과 서방산, 서쪽은 삼례읍과 익산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 수양산에서 본 봉동 ©새만금일보
여암 신경준이 편찬한 <산경표 山經表>의 우리 전통지리로 고찰해 본 용진 수양산의 산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三分水, 동쪽 낙동강, 북쪽 금강, 남쪽 섬진강)에서 분기된 금남호남정맥이 서북쪽으로 63.3km를 뻗어가며 장안산. 팔공산. 마이산. 부귀산을 지나 완주 주화산(삼분수三分水, 북쪽 금강, 남쪽 섬진강, 서쪽 만경강)인 주화산에 닿는다. 남쪽은 호남정맥이고, 북쪽은 금남정맥(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이다. 완주 수양산은 주화산(완주군 소양면과 진안군 경계)에서 금남정맥을 따라 북으로 뻗어가며 입봉(삿갓봉), 보룡고개를 지나 황조치봉으로 가기 전 1.2km지점에서 금남정맥에서 서북쪽으로 고산지맥으로 나뉜다. 고산지맥은 율치(밤재)-원등산(북쪽 대부산 분기)-삼거리(북쪽 귀골산 분기)-귀뚤봉-위봉산성 서문(위봉재)-되실봉(동쪽 위봉산 분기)-702봉(북동쪽 동성산 분기)-서래봉(북쪽으로 안수산 분기)-오도치-서방산(남쪽 종남산 분기)을 지나 수양산(342m)을 일구어 놓고 오봉산(365m)으로 뻗어간다. 수양산의 물줄기는 만경강의 상류인 고산천에 합수되어 서해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전북 완주군 용진면 신지리, 고산면 양아리다.
비록 해발은 낮지만 암봉과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정상 암릉에는 많은 쇠말뚝이 박혀 있고 굵직굵직한 녹슨 쇠사슬이 바위벼랑에 매달려있다. 예전에 군 특수부대의 암벽타기와 산악훈련장이었기 때문이다. 바위능선과 소나무 숲들이 울창한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계곡지대의 낙엽송, 침엽수의 울창한 숲이 하늘을 찌르듯 빽빽하게 들어서 삼림욕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 산의 진수는 수양산의 정남쪽에 안겨 있는 보리암 일대다.
▲ 운지제에서 본 수양산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1코스: 운지제-보리암-오른쪽 능선-암릉-황제봉-서남능-보리암-운지제(3.8km,2시간30분)
o2코스: 주차장-(1.8)서방산-수양산-(4.2)오봉산-(1.5)완주군민체육회관(3시간30분, 7.5km)
o3코스: 봉동교-마근리-가목리 계곡길-산장-뒷재-수양산 황제봉-암릉-보리암입구-운지제-봉계마을-지동리-하이트맥주공장 입구(9.5km, 4시간)
o4코스: 송광사-청소년야영장-종남산-서방산-서남능-1.2.3.4봉-수양산 암봉-송림-산장-하이트맥주공장 입구(13km, 6시간)
▲ 완주명산유적탐사팀 © 새만금일보
이번 산행은 완주명산과 문화유적탐사의 일환으로 전북산악연맹(회장 김성수), 모악산지킴이(회장 김정길), 호남지리탐사회(회장 국승욱, 대장 양흥식), 새봉동산악회(회장 정현덕), 모악사랑회(회장 김문규), 부안산우회(회장 양상철, 대장 김석범)등이 1.2코스를 답사하였다.
수양산은 보리암을 기점으로 우측 능선으로 올라서 좌측 능선으로 일주하는 코스가 백미다. 가장 긴 코스는 송광사-종남산-서방산-수양산(황기봉, 깃대봉, 황제봉 포함)-뒷재를 거쳐 하이트 맥주공장 입구로 이어지는 산행이다. 산행들머리인 봉계마을에서 간중초등학교 철쭉농원을 지나 운지저수지 앞에서 수양산 황제봉 암벽에서 스릴을 즐기며 보리암으로 하산하거나, 보리암 우측 산신각 뒤와 좌측 대밭 사이로 두 군데 들머리로 오를 수도 있다. 보리암 입구 우측에서 황제봉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도 있다. 보리암 좌측 묘소 뒤로 대나무 숲으로 향하는 성묘길 겸 등산로가 있다. 대나무 숲을 거쳐 또 다른 묘소를 지나 또다시 대나무 숲 우측으로 오르면 된다. 10여 분 잡목지대를 지나면 길이 뚜렸하다. 수양산 황제봉 아래 절벽을 우측 나선형으로 빙 둘러 오를 수 있다. 암봉에 오르면 보리암과 하이트 맥주공장이 내려다보이고 건너편에 주봉인 수양산이 손짓한다. 남쪽은 전주시가지 너머로 모악산, 동쪽은 만덕산, 북쪽은 오봉산 너머 봉동면과 봉실산이 한눈에 잡힌다. 깃대봉 뒤로 황기봉 서방산, 대항산으로 향하는 산줄기 너머로 서래봉이 손짓한다. 황제봉에서 수양산 주봉으로 가는 암릉 길은 봄이면 진달래가 꽃잔치를 벌인다. 수양산에서 하산은 깃대봉을 경유하여 운지제 우측 임도로 가거나, 수양산에서 우측 동남능선 따라 운지제로 갈수도 있다.
▼문화유적 및 명소
▲ 수양산에서 본 하이트 맥주공장 © 새만금일보
[하이트맥주공장]1993년 수양산 기슭에 들어선 이 공장은 지하 150m의 천연암반수를 이용해서 맥주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 수양산에 안긴 보리암 © 새만금일보
[보리암] 중국 수양산의 보리암에서 수도하던 보리菩提스님이 백제 때 창건하면서 수양산 보리암이라 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폐허가 되었으나 한국전쟁 10전에 사찰을 재건했다. 최근 건축된 천불대전에 천개의 불상이 안치되었다.
▼교통안내
<대중교통>
o 전주대-봉동-지암마을(12회 운행)- 보리암 중간지점 봉계마을에서 하차
o 전주-송광사(시내버스, 좌석버스 수시운행)
<드라이브>
o 전주-17번국도-하이트맥주공장 입구-보리암
o 호남고속도로-익산나들목-799번도로-봉동(17번 국도)-하이트맥주공장입구-보리암
o 순천완주고속도로-완주나들목-하이트맥주공장 입구-보리암
/김정길<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