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북에 축성식에 다녀온 분들의 사진과 글이 있다.
내가 찍은 사진 쬐끔 + 내려받은 사진들 많이 ...
연주 동영상
https://www.facebook.com/frblasio/videos/1660690623966312/?t=11


임시주차장은 딱따구리청소년수련원의 마당. 수도원에 그늘 한점 없으니 나무그늘이 이렇게 좋아보일 수가 없다.
우리 수도원은 이만한 그늘을 가지려면 10년은 걸리겠지?

축성식 전 날,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 수도원에 도착했다.
좀 일찍 도착해 수도원을 보고, 잘 하면 나무 밑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을줄 알았는데... 그건 패스
다음날 미사 중의 종소리를 들으며 우리 엄마는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내가 보았을 때는 내일 축성식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어 바로 돌아서 나왔다.

첨엔 성전입구를 향해 서더니 누구의 제안인지 갑자기 뒤로 돌아섰다.
이상한 일이다.
그 작은 변화로 '당신들의 축제'가 '우리들의 축제'가 되었다.



처음에 사제, 담에 수도자, 평신도들은 맨 나중에 입장을 하라고 ...
엄마를 모시고 온 우리는 줄서는 거 포기.
천막 앞쪽에 빔 프로젝트가 성당 안을 비추고 있었으나 햇빛 때문에 화면은 전혀 보이지 않고, 스피커도 처음엔 소리가 끊겼다.
성당 안이 이랬구나...

음, 이건 인쇄물에서 축하식 2. 원장수사의 수도원 형성 경과보고와 감사인사 장면인 듯
핸드마이크는 스탠드 마이크보다 성능이 떨어지나 보다. 연합회 총대리 수사님의 축하말씀은 거의 들리지 않았고,
통역은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셨다'로 축약되어, 순간 사방에서 웃음이 터졌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경과보고도 거의 생략되었다.
그러나 축성식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면서 수도원에 재산을 남긴 은인과 가난한 과부들의 동전 떨어지는 소리를 기억하며,
벌어지는 일들 앞에서 느끼는 두려음과 떨림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은 듣는 이들의 마음도 숙연하게 했다.

마치 구유의 아기예수에게 인사하러 온 삼왕들 처럼...





전 날 찍은 식당 사진. 식탁과 의자가 맘에 든다. 식당이라기 보다 열람실 분위기

아침에는 이렇게 단장을 하고 있었다.

식당 아래 층은 강의실과 방들이 있다. 내가 열어 보았던 방은 침대를 짜 넣는 중인 곳도 있고, 아예 아직 아무 가구가 없는 방도 있었다. 어느 방에선가 말소리가 들리더니 그게 이 방이었나보다.

뜻밖에 모든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고, 직원들은 친절했다. 엄마는 앉아서 기다리고 동생과 나는 세 접시에 음식을 담아 테이블로 돌아왔다. 우리가 식사를 마칠 무렵까지 기다리는 줄이 길었다. 내가 '미안한걸. 우린 이렇게 맛있게 먹었는데'라고 하자 동생은 '괜찮아. 저 사람들은 축성식 동안 좋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야'한다. ㅎㅎ 똑똑이 내 동생.

수도원을 나설 때, 입구에서 봉사자들이 선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나는 이 수도원에 대해 잘 모르고, 와 본 적도 없으면서 매달 돈을 보내고 있는 친구 두 명이 생각났다. 하지만 이 선물은 참석자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옆에서 듣던 엄마가 얼른 내게 종이가방을 내민다. 엄마는 축성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단다. '나도 그래. 선물이야 오지 못한 사람에게 더 의미있겠지' 나는 그 친구들을 위해 엄마 몫까지 받아 챙겼다.

받아온 지 일주일 만에 가방 속의 내용물을 꺼내 본다. 한 친구는 내일 귀국하니 전해 주기 전에 보고 싶었다.
엄마와 나는 기념품을 나눠 주는 테이블 곁에 오래 서 있었다.
수도원 입구까지 차로 엄마를 모시러 오겠다고 간 동생이 한참 동안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심하니까 종이가방도 들여다 보고 공연히 말도 건다. 얼핏 가방 속을 들여다 보니 담긴 물건들이 참 맥락이 없다.
봉사자에게 '이것들은 돈을 주고 산 게 아니네요. 축성식을 기뻐하는 사람들이 내놓은 물건들을 담은 것'인가 묻자,
정말 그렇단다. 물건에 마음이 담겼다 싶으니 하나하나가 수줍게 말을 걸어오는 듯 하다.
첫댓글 시은님 감사합니다.. 복되고 기쁜 축성식 사진 올려주셨네요.
아~ 이번에도 뵙지 못했군요. 전화라도 드려볼 것을!!
무의식중에 여긴 내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나봐요
저도 어딘가 와계실텐데 하고는 소식 잘 전해주십사 부탁드릴려했는데 늦게 도착한 탓에 못찾았어요.
다음에는 꼭 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