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눈은 매의 눈처럼 빛났다. 그의 팔뚝은 헤라클래스 팔뚝처럼 굵었다. 그는 큰 키를 바싹 구그려 공을 바라보다 흔들림 없이 큐를 정확히 꽂아 넣었다. 그의 큐선은 일정한 방향과 힘으로 2개의 공을 정확히 맞쳤다. 훌척 큰 키 늘씬한 몸매는 그의 실력을 더 크게 보였다. 그는 우승 세레머니로 오른손의 큐대를 당구대에 꽂듯이 올리고 왼손을 만세하듯 올렸다. 그 위용이 승리를 쟁취한 장수의 모습이었다. 어제 PBA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세미 사이그너의 모습이다. 그의 나이는 61세라 한다. 나랑 버금가는 나이다. 그는 당구선수로 꽤 유명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튀르키에에서 우리나라로 날아와 새로운 당구에 도전했다. 그리고 도전 2년만에 왕중왕 우승을 거머쥐었다. 나도 오랜시간 당구를 배우고 즐겼다. 20대 초반 내 또래들은 당구를 치지 못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나도 새벽까지 당구장에서 당구를 친적도 있다. 당구를 처음 배우고 천장만 쳐다봐도 당구공이 보였다. 당구는 치면 칠 수록 어렵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공을 맞추는데 급급했다면 당구를 오래 치면서 힘, 속도, 회전, 등 어느것 하나 쉬운것이 없다. 특히 당구공을 얇고 뚜겁게 치긴 항상 어렵다. 나는 요즘도 친구들을 만나 당구를 치고 있다. 친구들 중에 가장 실력이 떨어지지만 친선 경기니 그저 즐길뿐이다. 어제 새미 사이그너의 우승은 나에게 도전 정신을 일깨웠다. 63이란 나이가 많이 먹은건지 아직은 더 살아야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도전은 끈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어자피 도전 아니겠는가 성공과 실패는 두번째 문제다.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성공은 없을것이다. 그 도전이 무엇이든 아주 작은것부터 도전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즐겨보려한다. 60이 넘은 나에게 또 다른 도전정신을 일깨워준 세미 사이그너에 감사하고 그의 우승에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