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질타(跌打)의 손상(損傷)
질타(跌打) 손상(損傷)이나 고(高)에서 추하(墜下)하여 악혈(惡血)이 내(內)로 유(流)하면 어느 경(經)의 상(傷)인지 불분(不分)하고 모두 간(肝)이 주(主)하는 바이다.
간(肝)은 혈(血)을 주(主)하므로 패혈(敗血)이 응체(凝滯)하면 그 소속(所屬)을 따라서 반드시 간(肝)으로 귀(歸)한다.
대부분 협늑(脇肋) 소복(小腹)에 있으니, 모두 간경(肝經)의 도(道)이다.
만약 옹종(壅腫) 통심(痛甚)하거나 발열(發熱) 자한(自汗)하면 모두 당연히 그 허실(虛實)을 참작(酌)하여 조혈(調血) 행경(行經)하는 약(藥)으로 치(治)하여야 한다.
一. 맥법(脈法)
내경([內經])에 이르기를 "간맥(肝脈)이 견(堅)하면서 장(長)하게 박(搏)하고 색(色)이 청(靑)하지 않으면 당연히 병(病)으로 타(墮)하거나 박(搏)하여 혈(血)이 협하(脇下)에 있으므로 인하니, 사람이 구역(嘔逆)하게 된다." 하였다.
금궤([金匱])에 이르기를 "촌구맥(寸口脈)이 부미(浮微)하면서 삽(澁)하면 당연히 망혈(亡血)이나 한출(汗出)한 것이다.
만약 한출(汗出)이 아니면 당연히 신(身)에 창(瘡)이 있는 것이니, 도부(刀斧)에 상(傷)하여 망혈(亡血)한 까닭이다." 하였다.
맥경([脈經])에 이르기를 "금창(金瘡)으로 출혈(出血)이 태다(太多)하면 그 맥(脈)이 허세(虛細) 침소(沈小)하면 생(生)하고 부삭(浮數) 실대(實大)하면 사(死)한다.
베이거나(:砍) 찔려서(:刺) 출혈(出血)이 부지(不止)하여 그 맥(脈)이 대(大)하면 7일에 사(死)하고 활세(滑細)하면 생(生)한다.
고(高)에서 떨어져(:顚仆)하여 내(內)에 어혈(瘀血)이 있어 복창(腹脹)할 때 맥(脈)이 견강(堅强)하면 생(生)하고, 소약(小弱)하면 사(死)한다.
파상(破傷)으로 어혈(瘀血)이 내(內)에 있어 맥(脈)이 견(堅) 강(强) 실(實)하면 생(生)하고, 허(虛) 소(小) 약(弱)하면 사(死)한다.
만약 혈(血)의 망(亡)이 과다(過多)할 경우, 맥(脈)이 세소(細小)하면 생(生)하고, 부대(浮大) 삭실(數實)하면 사(死)한다." 하였다.
이들은 모두 맥병(脈病)이 상응(相應)하지 못한 까닭이다.
一. 치법(治法)
흉만(胸滿) 협창(脇脹)하면 마땅히 행혈(行血)하여야 한다.
노약(老弱)하면 마땅히 행혈(行血) 활혈(活血)하여야 한다.
복통(腹痛)하면 마땅히 하혈(下血)하여야 한다.
어육(瘀肉)이 불궤(不潰)하거나 궤(潰)하여도 불렴(不斂)하면 마땅히 기혈(氣血)을 대보(大補)하여야 한다.
만약 타박(打撲) 추타(墜墮)가 다소 경(輕)하고 별다른 어혈(瘀血) 등의 증(證)이 없으면서 동통(疼痛)이 부지(不止)하면 오직 기혈(氣血)을 화(和)하고 경맥(經脈)을 조(調)하면 그 통(痛)이 저절로 지(止)하고, 다시 기혈(氣血)을 양(養)하고 비위(脾胃)를 건(健)하면 효(效)하지 않음이 없다.
또한 통(痛)으로 위기(胃氣)를 상(傷)하여 작구(作嘔)하거나 음식(飮食)을 하지 못하면 사군자탕(四君子湯)에 당귀(當歸) 사인(砂仁)을 가한 종류(類)로 조(調)하여야 한다.
만약 어혈(瘀血)이 있는데 먼저 소산(消散)하지 않고 보제(補劑)를 가하면 실실(實實)의 화(禍)가 된다. 만약 어혈(瘀血)이 없는데 공리(攻利)를 함부로 행(行)하면 허(虛)를 더 허(虛)하게 하는 화(禍)에 이르니라.
따라서 이 증(證)을 치(治)하려면 반드시 환(患)하는 바의 경중(輕重)과 어혈(瘀血)의 유무(有無) 및 원기(元氣)의 허실(虛實)을 살펴야 한다. 공하(攻下)를 일개(:槪)로 행(行)하면 안 되니, 패증(敗證)에 이르니라.
타박(打撲) 추타(墜墮)로 피육(皮肉)이 파(破)하지는 않았는데 두복(肚腹)이 작통(作痛)하면 반드시 어혈(瘀血)이 내(內)에 있는 것이니, 마땅히 복원활혈탕(復元活血湯)으로 공(攻)하여야 한다. 노약(老弱)하면 사물탕(四物湯)에 홍화(紅花) 도인(桃仁) 천산갑(穿山甲)을 가한 것으로, 보(補)하고 행(行)하여야 한다.
만약 혈(血)의 거(去)가 많고 번조(煩躁)하면 이는 혈허(血虛)이니, 이를 명(名)하여 망혈(亡血)이라 하며, 마땅히 보혈(補血)하여야 한다. 만약 불응(不應)하면 당연히 독삼탕(獨蔘湯)으로 보(補)하여야 한다.
一. 손상(損傷)에서 노약(老弱) 및 어혈(瘀血)의 정적(停積)의 유무(有無)를 불문(不問)하고 모두 마땅히 동변(東便)을 복용하고 주(酒)로 좌(佐)하여 추진(推陳)치신(致新)하여야 하니, 그 공(功)이 심대(甚大)한다.
만약 협(脇)이 창(脹)하거나 작통(作痛)하거나 발열(發熱) 번조(煩躁) 구건(口乾) 희냉(喜冷)하면 오직 열(熱)한 동변(東便) 한 사발(:一甌)을 음(飮)하는 것이 다른 약(藥)을 복용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다른 약(藥)은 비록 효(效)할 수도 있지만, 단지 어혈(瘀血)의 유무(有無)를 다 알지 못하면 도리어 사람을 그르칠 우려가 있다. 오직 동변(童便)은 장부(臟腑)를 동(動)하게 하지 않고 기혈(氣血)을 상(傷)하지 않으니 만(萬)에 하나라도 실(失)하지 않다.
일찍이 군(軍)을 조련(:操)할 때 보통 낙마상(:墜馬傷)이 있는데 어떻게 낫게 하는지를 여러 군영(:營)에 물어보았느니라(:詢). 모두 대답(:對)하며 이르기를 "오직 열(熱)한 동변(童便)을 복용하면 바로 낫는다." 하였으니, 이는 누차 시도(:試)한 분명한 경험(:驗)이다.
그런데 오직 위허(胃虛)로 작구(作嘔)하거나 중한(中寒)으로 설사(泄瀉)하는 경우에는 복용하면 안 된다.
대체로 종통(腫痛)하거나 상손(傷損)하면 총(葱)을 짓찧어(:搗爛) 초열(炒熱)하고 엄(罨)한다.
혹 생강(生薑) 총백(葱白)을 같이 짓찧어(:搗爛) 면(麵)과 섞어서(:和) 초열(炒熱)하고 엄(罨)하여도 더 묘(妙)한다.
혹 생강(生薑) 진주조(陳酒糟)를 같이 짓찧어(搗爛) 초열(炒熱)하여 엄(罨)하여도 된다.
손상(損傷)을 외치(外治)하는 제방(諸方)으로는 비전정골단(秘傳正骨丹) 몰약강성단(沒藥降聖丹) 당귀 도체산(當歸導滯散) 흑환자(黑丸子) 본사접골방(本事接骨方) 십미몰약환(十味沒藥丸) 세손상방(洗損傷方) 등 10여 방(方)이 있다. 모두 묘(妙)한 쓰임이 있으니, 당연히 상세히 살펴야 한다.
입재(立齋)가 이르기를 "내가 임신년(壬申年)에 무거운 수레(:重車)에 깔려 상하니(:碾傷) 오래 정신을 잃었고(:悶瞀) 다시 깨어났는데, 무엇이 쌓인 듯(:築) 흉만(胸滿)하여 기식(氣息)이 불통(不通)하였다.
이에 열(熱)한 동변(童便) 1완(碗)을 음(飮)하였더니 흉(胸)이 관(寬)하였고 기(氣)가 이(利)하였으니, 오직 소복(小腹)만 작통(作痛)하였다.
나의 고향(:鄕)인 은대(銀臺)의 서동호(徐東濠) 선생(先生)이 준 복원활혈탕(復元活血湯) 1제(劑)로 하였더니, 변혈(便血)을 수(數) 승(升)하였고 종통(腫痛)이 모두 퇴(退)하였다. 다시 혈기(血氣)를 양(養)하는 약(藥)을 복용하니 다 나았다.
무진년(戊辰年)에 거용(居庸: 지방 이름)에서 공사(公事)를 할 때 차(車)가 뒤집혀 상(傷)을 입은 것을 보았는데, 7~8명의 사람이 땅에 넘어져(:仆) 신음(:呻唫)하고 한 사람은 깨어나지 못하였다.
이에 내가 모두 열(熱)한 동변(童便)을 관(灌)하여 주니, 모두 무사(無事)하였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