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서단(滌暑丹) 이야기
정조실록 40권, 정조 18년 6월 28일 癸未 4번째기사 1794년 청 건륭(乾隆) 59년 더위를 씻어주는 척서단(滌暑丹) 4천 정을 수원성 쌓는 곳에 내려주다
새로운 처방의 척서단(滌暑丹) 4천 정(錠)을 화성(華城)의 역소(役所)에 내려주고, 전교하기를,
"불볕 더위가 이 같은데 성역처(城役處)에서 공역을 감독하고 공역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끙끙대고 헐떡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밤낮으로 떠오르는 일념을 잠시도 놓을 수 없다. 이러한데 어떻게 밥맛이 달고 잠자리가 편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처럼 생각한다고 해서 속이 타는 자의 가슴을 축여 주고 더위먹은 자의 열을 식혀 주는 데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따로이 한 처방을 연구해 내어 새로 조제하여 내려보내니, 장수(匠手)·모군(募軍) 등에게 나누어 주어서 속이 타거나 더위를 먹은 증세에 1정 또는 반 정을 정화수에 타서 마시도록 하라. 이 밖의 구료할 처방도 각별히 유의하여 구중궁궐에서의 염려를 덜어 주도록 하라."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40책 40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482면【분류】
왕실(王室) / 의약(醫藥)
○頒新方滌暑丹四千錠于華城役所。 敎曰: "炎熱如此, 言念城役處董役赴役人衆之矻矻喘喘之狀, 宵旰一念, 不能晷刻暫弛, 而食豈甘、寢豈便乎? 然雖如是懸念, 而何益於中暍者之潤肺, 飮暑者之滌熱乎? 另究一方, 新造下送, 分給匠手、募軍等處, 中暍、飮暑之類, 或調一錠、半錠於井華水喫之。 外此救療之方, 各別留意, 以紓九重之念。"
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는 '제호탕'을 아시나요?
제호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매육·사인·백단향·초과 등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꿀에 버무려 중탕으로 걸죽하게 끓인다. 12시간 이상 정성을 다해서 젤 상태로 만드는데 이를 냉수에 타서 먹는 음료가 바로 제호탕이다. 들어가는 재료도 특별하고, 만드는 과정도 정성스럽다.
특히 제호탕에 들어가는 오매육은 매실을 짚불연기에 그슬려서 만든 것인데, 소화기에 좋다고 한다. 설사나 배탈 등 소화기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건강 식품이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이면 궁중 약국인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돌렸다. 얼마나 귀한 음료였는지 제호탕 한 사발 얻어 마신 신하들은 벼슬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하나같이 임금님의 바다와 같은 은혜에 감격했다고 한다.
제호탕은 마시면 '정신이 상쾌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뜻의 이름으로 매실을 주요 원료로 만든다. 고품격의 매실차로 생각하면 된다. 임금이 고위급 신하에게만 하사했다고 하니 얼마나 귀한 차였는지 알 수 있다.
과연 제호탕의 맛은 어떠할까? 새콤달콤하면서도 한약의 쓴 맛은 나지 않는다. 수정과나 식혜 등의 음료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맛이다. 매실향과 맛이 나는 듯하지만, 조금 다르다. 아이가 먹어도 좋을 정도로 맛도 좋다. 기력을 보충해 주는 음료라고 하니 여름에 자주 마시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전통 음료를 왜 진작 몰랐을까? 특히 정조가 즐겨 마셨다고 할 정도로 문헌에서도 이야기하는데 상품으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제호탕은 동의보감에서도 소개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오십냥-
참고자료 첨부합니다.
※ 醍醐湯 / 제호탕
解暑熱, 止煩渴. 烏梅肉(另末) 一斤, 草果 一兩, 縮砂ㆍ白檀香 各五錢, (煉)蜜 五斤. 右細末, 入蜜微沸攪勻, 磁器盛, 冷水調服. [《局方》]
더위를 먹어 생긴 열을 풀고 번갈을 멎게 한다. 오매육 1근(따로 가루낸다), 초과 1냥, 사인ㆍ백단향 각 5돈, 꿀(졸인다) 5근. 이 약들을 곱게 가루내고 꿀을 넣어 약간 끓이면서 고르게 저은 것을 사기그릇에 담아두었다가 찬물에 타서 먹는다. [《국방》]
※ 春澤湯 / 춘택탕
治暑熱燥渴, 引飮無度, 或水入卽吐. 乃五苓散, 去桂, 代人參也. [《得效》]
더위를 먹어 열이 나서 마르고 갈증이 생겨 한정 없이 물을 찾지만 혹 물이 들어가면 토하는 경우를 치료한다. 오령산에서 계지를 빼고 대신 인삼을 넣는다. [《득효》]
첫댓글 과거 오매육은 여름 왕실건강의 최곱졍 요즙 매실즙 열풍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
제호탕 기억하심 즐건 여름될줄 믿습니다.
오매육 ㅋ 매실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