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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서유기[제47회]손행자 오공
여섯도적은 죽다
"스승님! 자 가시지요. 도적놈들은 제가 다 처치했습니다."
"휴~! 나무아미타불..오공아! 너는 끔찍한 죄를 짓고 말았구나 그들은
길손의 물품을 약탈하는 도적이지만 붙잡아서 관가로 보내도
죽이기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너에게 힘이 있다면 멀리 쫓아 버리기만 해도 될것을
끝내 목숨까지 빼았으니 너무 참혹하구나.
너에게는 인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전혀 없도다.
그래서야 어찌 중이 되겠느냐? 출가한 사람은 마당을 쓸때에도 개미가 죽을까봐
조심하고 부나비가 날아들어 타 죽을까 두려워 등에 갓을 씌우는 법이다.
그런데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쳐죽이니 털끝만치도 자비심이 없구나
이곳이 산중이어서 사찰하는 사람이 없는게 다행이지 거리에서
누가 너를 노엽게 했다 해서 네가 그 사람을 철봉으로 때려 죽였다면
나까지 연루되어 빠져갈 길이 없을게다."
"하지만 스승님!. 제가 놈들을 죽이지 않았으면 저놈들이 스승님을 죽였을 것입니다."
"우리들 출가한 자는 설사 맞아죽는 한이 있더라도 잔악한 짓은 하지 않는법이다
내가 죽는다면 그것은 몸이 하나지만 너는 여섯이나 죽이지 않았느냐?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하겠느냐?
이일이 관청에라도 알려지면 네가 판관이라도 할말이 없을것이다."
"툭 터놓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오백년전 화과산에서 왕이라 일컬으며
요괴 노릇을 할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모릅니다.
스승님 말씀대로 라면 저는 아무 것으로도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너는 제멋대로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며 행패를부리고 하늘을 속이고
옥제님을 업신여겼기 때문에 오백년 전 그 재앙을 입은 것이 아니냐?
지금 불문에 들어오고 여전히 오백년전과 같이 행패를 부리고 함부로
생명을 없엔다면 서천으로 못가고 중도 되지 못한다 참으로 고약해.고약해!."
이 원숭이는 남에게 잔소리를 듣고는 참지 못하는 성미였다.
삼장이 귀찮게 잔소리를 하자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누를 길이 없었다.
"내가 서천에도 못가고 중도 되지 못 한다면 되돌아 가면되지
구태여 잔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지 되돌아가면 그만이다."
삼장이 가만히 있으려니 오공은 한바탕 역정을내고 획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이 손공 그만 돌아간다."
삼장이 당황해서 고개를 들었을때는 오공은 그림자조차 보이지를 않았다.
슛 하는 소리와 함께 동쪽으로 돌아가고 만것이다.
졸지에 산중에 혼자 남겨진 삼장은 슬픈 마음으로 신세 한탄을 했다.
"그놈.말귀를 못 알아 듣는 놈이야. 두 세마디 훈계를 했을 뿐인데
어째서 가뭇없이 돌아가 버렸을까? 허지만 하는수가 없지 내게는
제자를 둘 만한 운이 없는가보지 이제 그놈을 찾으려해도 찿을수 없고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 자!.가자!.가자!"
이야말로 목숨을 걸고 서쪽을 향해 갈제 남한테 의지하지말고
스스로 나아가란 것인지도 모른다.
삼장은 할수없이 짐을 말 안장에 싣고 한손에 석장을 짚고
한손으로 말 고삐를 쥐고서 외로이 타박타박 서쪽으로 향해 걸었다.
한참 가는데 앞쪽 산길에 노파 한사람이 나타났다
손에 무명옷 한벌을 받쳐들고 그위에 중이 쓰는 두건하나를 얹었다.
삼장은 노파가 가까이 다가오자 황급히 고삐를 당겨 말을 길가에 세우고
길을 비켜 주었다. 노파는 삼장에게 물었다.
"어디사는 스님이신데 이런곳에 가십니까."
"저는 동녘땅 대당 천자님의 심부름으로 서천에 계시는 부처님께
경을 얻으러 가는 중입니다."
"서방의 부처님은 서천국의 대 뇌음사에 계십니다,
여기서 십만 팔천리나 된다고 하는데 말 한필과 길 동무도 없이
홀몸으로 어떻게 갈수가 있겠습니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제자 한 사람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워낙 성질이 사납고 고집불통 이어서 제가 몇 마디 훈계를 했더니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 여기 무명도복 한벌과 금 고리가 붙은 두건 하나가 있습니다.
원래는 내 아들이 쓰던것이었지요 아들은 출가하여 몇일 동안
스님 노릇을 하다가 불행하게도 얼마 전에 죽었습니다.
저는 지금 절에 가서 아들의 재를 지내고 아들의 스승과 작별을 하고 오는 참입니다
이 두 물건은 아들의 유물이니 두고 보기나 하려고 가지고 오는것입니다
그러나 스님께 제자가 있다면 이 물건을 드리고 싶습니다."
"할머님 후의는 고맙습니다 만 제 제자는 떠났으니 받을수가 없습니다.'
"어느쪽으로 갔나요?"
"그저 획 소리만 남기고 동쪽으로 갔습니다."
"동쪽이라면 제집이 있는 곳이군요 어쩌면 제집으로 갔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주문을 한가지 알고있어요. 정심진언이라고도 하고 긴고주 라고도 하지요.
스님은 이주문을 잘 기억 해 두십시요 다른사람이 알게 해서는 않됩니다.
저는 지금 스님의 그 제자를 따라가서 돌려 보내겠습니다.
그 제자가 오거든 이옷과 두건을 입히고 쓰게하십시요
그 제자가 만약 스님의 말을 듣지않으면 긴고주를 외우세요
그러면 두번다시 행패를 부리지 못하고 도망치지도 못할 것입니다."
"역시 자비하신 천수천안 관세음보살님이시다"
삼장이 머리를 숙여 인사를하는데 노파는 어느새 금빛이 되어 동쪽으로 날아갔다
삼장은 관음보살이 그 진언을 자기한테 점지 하신 것임을 알고
흙 한웅큼을 움켜쥐어 향대신 바람에 날리며 동쪽을 향해 엎드려 절했다.
절을 마치고 나서 삼장은 옷과 두건을 보자기에 싸넣고 길섶에 앉아서
정심진언을 외우기 시작했다
몇번 되풀이해서 외우니 입에 익어서 줄줄 외워졌다.
삼장은 그것을 머릿속에 잘기억해 두었다,
한편 삼장과 작별한 오공은 동양 대해로 가서 구름을 낯춘뒤 물을 가르고 들어와
수정궁 앞에 이르렀다. 용왕은 놀라서 오공을 맞이하고 궁안으로 모셔 드렸다
인사를 마치고 용왕이 물었다.
"요즘 듣자하니 대성은 액운의 기간이 찾다는데
미쳐 찿아 뵙고 인사도 못 드렸군요,
옛 동굴로 돌아가서 선산을 수복 하실 생각인가요?"
나도 그럴 작정이었으나 좀 사정이 있어서 중이 되었습니다.'
"어떤 중 입니까.?
"실은 남해보살께서 선과를 쌓으라고 하기에 동녘땅 당나라중의
길 동무가 되어 서방의 부처님을 뵙기로 작정하고 불문에 귀의 한겁니다.
그래서 행자라는 이름도 얻었지요."
"참으로 허물을 고치고 바른 길로 돌아간다 하겠군요 축하합니다, 축하해요.
헌데 그렇다면 서쪽으로 가셔야 할텐데 동쪽으로 어찌 돌아오십니까?"
"그 당나라 중이란게 통 남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해요. 대 여섯마리 좀 도둑이
길을 막고 물건을 빼앗으려 하기에 이 손공이 때려 죽였더니 당나라 중이란 놈이
내가 잘못했다며 이렇쿵 저렇쿵 잔소리를 늘어 놓더군요 생각해 보시요.
이 손공이 어찌 그걸 참을수가있어요? 그래서 당나라 중을 팽겨치고 지금
고향 산으로 돌아가다가 차나 한잔 얻어 마실까 하고 잠깐 들렀습니다."
"그래요? 잘오셨습니다."
용왕은 아들 손자들에게 좋은 차를 가져오게 해서 손오공에게 권했다.
차를 마시고 나서 오공이 뒷쪽을 보니 이교에서 신을 주워오는 그림 한폭이 걸려있다
오공이 용왕에게 물었다, "이건 무슨 그림 입니까?"
"이건 대성보다 뒷날에 있었던 일이기에 대성은 잘 모르실겁니다."
이것은 이교에서 신을 세번 바친다는 이야기의 그림입니다.'
"세번 신을 바친다니요?"
"그래요, 이 선인은 황석공이고 이분은 한 나라에 장량입니다.
석공이 이교에서 쉬고 있다가 그만 다리 아래로 신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래서 장량을 불러 주워 오라고 하자 장량을 얼른 주워다가
석공앞에 무릅을 꿇고 석공에게 바쳤습니다.
이렇게 세번이나 거듭했지만 장량은 싫어하는 기색도 보이지않고 가져다가 바쳤습니다.
석공은 탄복해서 밤에 그에게 친서를 주고 한나라를 돕게했습니다.
뒷날 장량은 휘장안에 앉아서 천리밖에 싸움을 이기게하는 훌륭한 장수가 되었고
천하가 태평해진 뒤에는 벼슬을 내놓고 산속에 숨어 적송자께 배워 선도를 깨쳤다 합니다.
대성! 귀공이 만약 당나라 중을 도와 잘 섬기지 않고 그분의 가르침에도
귀를 기우리지 않는다면 결국은 요선으로 전락하고 정과도 얻지 못하게 될것입니다.
오공은 이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잠겨 말이 없었다. 용왕이 다시 말을 이었다
,"대성! 잘 생각하십시요.
마음 내키는대로 하다가 앞일을 그르치게 해서는 않됩니다."
"아! 더이상 말하지 마시요.! 아무래도 뒤돌아가 중을 모셔야겠군."
"그러시면 만류하지 않겠습니다
"대성께선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고 스승께 함부로 하지 마시요."
그 말을 듣기가 무섭게 오공은 일어나 몸을 솟구쳐 바다에서 뛰쳐나와
구름을 타고 용왕과 작별을 하였다.
오공은 가다가 남해 관음보살을 만났다.
"오공아! 넌 왜? 교훈을 잊고 당나라 스님을 혼자 남겨놓고 이런 곳에 와 있느냐?"
"보살님! 저번에는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보살님 말씀대로 당나라 중이 왔기에
그 더러 그 부적을 벗겨달래서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제가 자꾸 잔인 짓을 한다고 자꾸 잔소리를 해서 분을 참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아무래도 중을 보호해야겠기에 돌아가는 중입니다.
"그럼 빨리 돌아가거라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거라."
말을 끝 내자 각각 제 갈길로 갔다 ..오공은 잠시후 길 섶에 맥 없이 앉아있는
삼장을 보고 곧 바로 그의곁으로 갔다.
"스승님! 어째서 안가고 계십니까? 지금까지 여기서 뭘하고 계셨습니까.?"
"넌 어딜 같다 오느냐? 난 갈래도 갈수가 없고 움직일래도
움직일수가 없어 여기 앉아 너를 기다리고있었다.
"전 동해에 늙은 용왕에게 가서 차를 한잔 대접받고 왔습니다."
"오공아! 출가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이다.
내곁을 떠난지 한 식경이 되지 못하는데 그사이에 동해에 가서 차를 마시고 오다니.?"
"스승님 제게는 근두운이 있답니다. 그것을 타고 한번 곤두박질을 치면
단번에 십만 팔천리를 날아갑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동해 용왕에게 갔다가 올수가 있었습니다.
"내가 몇마디 했다고 너는 불현듯 화를 내버리고 가버리는구나
너같이 재주있는 녀석은 용왕에게 차 대접도 받을수 있겠지만
나처럼 날지 못하는 자는 이곳에서 굶고 있을수밖에 없구나
너라고 마음에서 거리낌이 없겠느냐.?"
"스승님! 시장하시면 제가 가서 밥을 얻어오지요."
"아니다 그럴것까진 없다. 저 보자기속에 태보의 모친이준 길 양식이
아직 좀 남아 있을 것이다. 이 바리에 물이나 좀 떠 너라. 요기를하고 떠나자.'
오공이 보자기를 푸니 거칠게 빻은 밀가루빵이 몇개 들어있었다.
그것을 삼장에게 넘겨주는데 보자기 속에 번들거리는 무명 도복과
금고리를 박은 두건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오공이 물었다.
"이옷과 두건은 동녘 땅에서 가져왔습니까.?"
"그렇다! 내가 내가 아이적에 입었던 것이다.
이두건을 쓰면 배우지 않더라도 경을 외울수가 있고
이옷을 몸에 걸치면 익히지 않더라도 예의 범절이 익숙해질수 있다."
순진한 삼장은 마음 두근대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줏어 섬겼다 .
"스승님! 그렇다면 그옷과 두건을 제게 주십시요,"
"네게 맞을지 모르겠구나."
오공은 그자리에서 낡은 도복을 벗고 무명도복을 입었다 자로잰듯 딱맞았다
다음에 두건을 썼다. 삼장은 오공이 두건을 쓴것을 보고 정심진언 [긴고주]를 한번 외웠다
""아야야야! 머리야 아야야 머리야!"
오공은 비명을 울렸다. 그러나 삼장은 모른체하며 연거퍼 대여섯번을 외웠다.
오공은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데굴데굴 구르면서
금고리가 박힌 두건을 발기발기 찢었다. 삼장은 그러다가 금고리까지
망가 뜨릴까 염려되여 주문을 멈추었다.그러자 오공의 통증도 사라졌다.
오공은 손으로 머리를 더듬었다 한가닭 철사 같은 것이 머리를 쥐고있는데
벗을수도 부술수도 없었다, 뿌리가 골속에 박힌 것이다.
그는 귀에서 여의봉을 꺼내 금고리 틈에 끼우고 마구 비틀기 시작했다'
삼장은 그것이 비틀려 끊어지면 큰일이라고 다시 주문을 외웠다
오공은 또 다시 머리가 아파서 곤두박질을 치며 괴로워 했다.
귓바퀴가 붉어지고 얼굴이 새빨개지고 눈이 부어오르고 온몸이 저렸다.
삼장은 그모양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입을 다물었다
"이제보니 내 머리가 아픈것은 스승님의 주문 때문이군요."
"내가 외운 것은 긴고경이다 내가 주문같은 것을 외울리가 있겠느냐.?"
"그럼 다시한번 외워보십시요."
삼장이 긴고경을 다시 외우자 머리가 아팠다............
"아! 그만하세요. 제발 그만하세요.스승님이 경을 외우니까
머리가 아파 죽겠어요. 이게 어찌된 영문입니까.?
"앞으로 내말 잘듣겠느냐?" "예! 예! 잘듣고 말고요.'
"또 다시 버릇없이 굴겠느냐.?"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간사한 생각은 가라앉지를 않았다.
그래서 오공은 귀에서 여의봉을 꺼내 사발만큼 키워서 삼장을 때려 죽이려했다.
삼장이 당황해서 다시 두세번 주문을 외웠다 오공은 쓰러지면서
여의봉을 던지고 두손을 들 엄두도 못내었다,
"스승님 잘못 했습니다.제발 그만 외우세요 잘못했습니다.잘못했습니다."
"넌 어째서 나를 치려했느냐.?"
"아닙니다 스승님을 치려한게 아닙니다.
그런데 도대체 그런것을 어디서 배웠습니까.?"
"아까 어떤 노파가 가르쳐주었다."
" 다음은 말씀 안하셔도 알겠습니다 그 노파는 관음보살이 틀림없어요
좋아 남해로 쳐들어 갈까보다."
"ㅉㅉ 오공아! 이경을 남해보살이 내게 전해주었으니 네가 남해에 가면
관음보살이 경을 외울 것이고 너는 죽을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가겠느냐.?"
삼장의말이 참으로 그럴뜻 했다 그래서 오공은 마음을 고쳐먹고 무릅을 꿇고 애원을했다.
"스승님 이것은 보살이 저를 옴짝못하게 하려는 법술입니다.
그는 저를 스승님과 서천에 가게하려고 이렇게 했을 것입니다.
앞으로 보살에게 거슬리는 짓을 않할테니 스승님께서도 제발 그주문을
외우지 마십시요 제가 스승님을 보살펴 드리겠습니다
두번 다시 엉뚱한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 그렇다면 나를 따라 오너라."
오공은 그제야 마음을 가다듬고 무명도복의 띠를 다시매고
삼장이 탄 말 고삐를 잡고 짐을 지고 서쪽으로 향했다
저오능이랑 사오정이 나오려고 그러지?
다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