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李自綠 이자록 / Jhalok-Lee
巖前石虎抱兒眠 (암전석호포아면)
바위 앞에 호랑이는 아기를 안고 졸고 있고
鐵蛇鑽入金剛眼 (철사찬입금강안)
철사鐵蛇는 금강력사金剛力士 눈 속을 뚫고 드니
崑崙騎象鷺鶿牽 (곤륜기상로자견)
곤륜산崑崙山이 코끼리 타고 자고새가 몰고 가네
眼皮蓋盡三千界 (암피개젠삼천계)
내 눈은 삼천계를 다 뒤덮고 있고
鼻孔能識百億身 (비공능식백억신)
코 구멍으로는 부처님의 천백억 화신을 다 알고 있네
* 고봉선사高峰禪師의 화두송話頭頌이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 안 되는 이 말씀 속에
우리가 감지 못하는 진의眞儀가 담겨 있다.
그것을 이해하려면 선사님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데,
보통사람들의 식견에 거기 미치지 못하니
다만 글자의 뜻만을 여기 적지 않을 수 없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김대성은 전생에 경주 모량리牟梁里의
가난한 여자 경조慶祖의 아들로 태어나 품팔이를 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를 보시하면 만 배의 이익을 얻으리라”라는
스님의 말을 듣고 품팔이로 마련한 밭을 시주한 뒤 죽었다.
그날 밤 재상 김문량의 집에서 다시 태어난 김대성은
전생의 어머니 경조도 모셔와 함께 살았다.
김대성은 어느 날 곰을 사냥했는데, 꿈에 그 곰의 귀신이 나타나
환생하여 김대성을 잡아먹겠다고 했다.
김대성이 용서를 빌자 곰은 자신을 위하여 절을 지어 달라고 했다.
꿈에서 깨어난 김대성은 깨달은 바 있어 사냥을
중단하고 불교에 귀의했다.
그리고 현세의 부모를 위해서는 불국사를 짓고
전생의 부모를 위해서는 석굴암을 지었다고 한다.
석굴암 본존불本尊佛은 신라인의 이상형이었던 부처로,
당나라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에 기록돼 있는
인도 보드가야 대각사 부처와 크기가 똑 같다고 한다.
불국사는 석가모니와 아미타불,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대사찰로
불교의 나라를 지향하는 신라인의 이상향을 지상에 세워 놓은 곳이다.
동해안의 문무왕 수중릉을 향해 세워졌던 석불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석굴 사찰로 신라인의 염원을 담고 있다.
넓고 푸른 동해의 기운을 끌어와 서라벌에 토해 내는 산,
이러한 토함산에는 다들 불국사와 석굴암만 있는 줄 안다.
그러나 장항리 절터에는 5층 석탑이 곳곳이 깨어지고
부서진 상처투성이이지만, 정교한 조각과 반듯한 용모로
국보國寶다운 품위가 돋보이는 걸작으로 일부가 남아있다.
흔치 않은 5층인데다가 1층 몸돌 사방에 새겨놓은
불상 조각은 마치 손으로 그려놓은 듯 정교하다.
경주는 전체가 찬란했던 신라 문물의 보장寶藏 박물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