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아경(我經)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과 다투지 않는데 세상이 나와 다투는구나.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아, 만일 법답 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세상과 다투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나도 또한 '그렇다'고 말한다.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나도 또한 그렇다고 말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비구들아, 색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라는 주장에 대해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그렇다'고 말하고, 나도 또한 '그렇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라는 주장에 대해 세상 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그렇다'고 말하고, 나도 또한 '그렇다'고 말하느니라.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나도 또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색은 항상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으며 바르게 머무르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나도 또한 '그렇 지 않다'고 말한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은 항상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으며 바르게 머무르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나도 또한 '그렇지 않다' 고 말한다. 이것이 이른바 '세상의 지혜로운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나도 또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는 것이니라.
비구들아, 세간에는 세간법(世間法)이 있어, 나는 그것을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사람 들을 위해 분별하고 연설하고 나타내 보이지만 세간의 눈먼 장님들은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내 허물이 아니니라.
비구들아, '세간의 세간법을 나는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사람들을 위해 연설하고 분별 하고 나타내 보이지만, 저 세간의 눈먼 장님들은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는 것 은 무엇인가?
비구들아, 색이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니, 이것이 세간의 세간법이다. 이와 같이 수·상·행·식도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니, 이것이 세간의 세간법이니라.
비구들아, 이러한 세간의 세간법을 나는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사람들을 위해 분별하고 연설하고 나타내 보이지만 저 세간의 눈먼 장님들은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저 눈먼 장님들이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것을 낸들 어떻게 하겠는가?"
38. 비하경(卑下經)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들은 천한 직업에 종사하며 여러 가지로 재물을 구해 살아가면서 또 큰 부자가 된다. 이것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이고, 세상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같이 나도 또한 그렇게 말한다. 무슨 까닭인가? 나를 세상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비유하면 어떤 그릇이 어떤 곳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은 건자라 하고, 어떤 사람은 발우[鉢]라 하며, 어떤 사람은 비비라(匕匕羅)라 하고, 어떤 사람은 차류(遮留)라 하며, 어떤 사람은 비실다(毘悉多)라 하고, 어떤 사람은 바사나라 하며, 어떤 사람은 살뢰 (薩牢)라 할 때, 그들이 알고 있는 그대로 나도 또한 그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무슨 까닭 인가? 나를 세상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아, 세간에 있는 세간법을 나는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 사람들을 위해 분별하고 연설하고 나타내 보인다. 알고 보아 말하지만 세간의 저 눈먼 장님들은 그것을 알 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저 세간의 눈먼 장님들이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것을 낸들 어떻게 하겠는가?"
비구들아, 어떤 세간의 세간법을 나는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아…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가? 이른바 '색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는 것, 이것이 세간의 세간법이다. '수·상·행·식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는 것, 이것이 세간의 세간법이니라.
비구들아, 이 세간의 세간법을 나는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아……저 눈먼 장님들이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것을 낸들 어떻게 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