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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5년 5월 30일 (토)
o 날씨: 흐림
o 산행경로: 팔봉산 주차장 - 매표소 - 1봉~8봉 - 원점 회귀
o 산행거리/소요시간: 3.4km / 2시간 반
o 일행: 나홀로
o 팔봉산(홍천) 산행정보: 팔봉산(홍천)
오늘의 산행지는 홍천 팔봉산이다. 산이 높지는 않지만 암릉의 여덟봉우리가 홍천강과 멋지게 어우러진 곳이다. 원래는 오늘 저녁에 소벽산 종주 산행 계획이 있어 체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하여 팔봉산을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소백산 종주 산행을 '운장산+구봉산' 당일 산행으로 일정을 변경하면서 팔봉산 산행도 강행하게 되었다.
새벽에 서울에는 약간 비가 내린 모양이다. 날씨가 개일것을 기대했는데 팔봉산으로 가는길에 빗방울이 더욱 굵어진다. 중간에서 돌아올까 몇번을 고민하다가 이왕에 나선길 팔봉산까지 가보기로 했다. 팔봉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는 오지 않고 흐린날씨다. 오히려 산행하기 좋은 날씨다.
▼ 팔봉산 주차장에 있는 안내 표지석. 팔봉산 보다도 더 크게(^^) 만들어 놓았다.
▼ 팔봉산 밑에서 바라본 1봉부터 8봉까지의 파노라마. 사진상으로 마지막 8봉이 하이라이트 처럼 보인다.
▼ 팔봉교를 지나면서 내려다본 홍천강. 가뭄으로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한가롭게 낚시와 천렵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팔봉산 매표소 앞에는 두개의 남근목이 이목을 끈다.
[남근목 이야기] 팔봉산은 봉우리가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곳곳에 추락 위험요소가 있다. 20여 년 전부터 이곳에는 등산사고가 빈발하여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뚜렷한 묘책이 없었는데 어느날 지나가는 한 노인이 이 산은 음기가 너무 세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니 이를 다스려 보라는 것이었다. 이에 팔봉산상인회와 관광지 관리사무소에서는 남근목을 입구에 세워 음기를 중화시키고 장승을 세워 돌아가신 혼령을 달래고 있다.
▼ 팔봉산 매표소
▼ 1봉으로 오르는 길. 멀리 높은 산이 금학산이다.
▼ 1봉. 표지석은 자그만하게 세워져 있다. 팔봉산이 크고 높지 않기 때문에 표지석도 아담하게 만든 모양이다.
▼ 2봉에서 바라본 1봉 모습. 뒤로 금학산이 보인다.
▼ 2봉. 2봉이 팔봉산의 정상이다. 암석위에 시멘트로 붙여 놓은 정상석이 조금은 초라하다.
▼ 2봉 바로 옆에 있는 칠성당. 2봉에는 당집이 두개가 있다. 칠성당과 삼부인당이다.
[삼부인당] 팔봉산 2봉 정상에는 삼부인당이라는 당집이 있다. 이 당집은 3부인 (이씨, 김씨, 홍씨) 신을 모시는곳으로 지금부터 400여년전인 조선선조(1590년대)때부터 팔봉산 주변 사람들이 마을의 평온을 빌고 풍년을 기원하며 액운을 예방하는 당굿을 해 오는 곳이다. 팔봉산당신제는 지금까지 유일하게 전승되어 오는 부락제로서 매년 음력 3월보름과 9월보름에 전통적인 굿과 제사를 지내면서 나라와 백성이 평안하고 관광객이 산과 강에서 무사안녕하기를 축원한다. 팔봉산 굿놀이는 칠성, 산신, 3부인신을 모시는 3마당으로 되어 있는데 팔봉산 당굿을 보면 무병장수하고 각자의 소원이 성취된다 하여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굿놀이를 보러온다고 한다.
▼ 삼부인당
[팔봉산 삼부인 전설] 팔봉산 제2봉에 있는 삼부인당에는 3부인신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삼부인이 누구인지 분명치 않으나 팔봉리 마을에서 이웃 혼인을 하여 살다가 사후에 신봉이 되었다는 설과 하늘의 신, 땅의 신, 물의 신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부인신은 시어머니 이씨, 딸 김씨, 며느리 홍씨 신이며 이씨 부인은 마음이 인자하였고, 김씨 부인은 마음이 더욱 인자하였는데 홍씨 부인은 너그럽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당굿을 할 때 이씨가 강신하면 풍년이 들고 김씨가 내리면 대풍이고 홍씨가 내리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김씨 부인신이 내려주기를 빌었다고 한다. 2봉에 있는 삼부인당은 본래 8봉에 있던 것인데 이곳으로 옮겨진 것이라 한다. 이곳 산신을 모시는 보살이 말에 의하면 연도는 알 수 없으나 8봉에는 기왓집으로 된 당집이 있었는데, 그 아래 홍천강에서는 여름철이면 사내들이 옷을 벗고 미역을 감아 삼부인신이 보기 흉하다 하여 이곳 2봉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팔봉산 관광안내지)
▼ 2봉에서 바라본 3봉. 3봉에는 먼저온 산객들이 제법 보인다.
[베틀바위 전설] 2봉에서 3봉으로 로프를 타고 10m 오르면 중턱에 커다란 바위가 엎어져 있는데 그 안에는 커다란 방이 1칸 들어갈 정도의 평석이 깔려있다. 일제시대에는 동민들이 이곳에 와서 삼베를 짜서 강제 공출을 막고 옷을 해 입었으며 전란 중에는 피난처로 많은 인명을 보호해 주었다고 한다. 현재 이곳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전설에 따라 유추해 보면 3봉을 오르는 계단 아래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팔봉산 관광지 안내)
▼ 3봉을 오르면서 내려다본 홍천강. 산을 끼고 흐르는 강줄기 모습이 백운산에서 내려다본 동강을 생각나게 한다.
▼ 3봉에서 뒤돌아본 2봉. 삼부인당과 오른쪽으로 국기봉이 보인다.
[팔봉산 약수터 전설] 삼부인당을 오르다 보면 산중턱에 약수터가 있는데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이 약수터를 지키는 노인이 있었는데 이 약수는 영험하고 까다로워 부정한 사람이 오르면 뱀이 길을 막곤하여 가던 사람도 되돌아오곤 하였다고 한다. 설령 억지로 가서 물을 마시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입으로 물을 마실수 없어 끝내 뜨슬 이루지 못햇다고 한다. 이 약수는 속병, 관절염 등 각종 질명에 효험이 있어 지금도 아는 분은 이곳을 찾아 정성을 드리고 약수물을 마시며 효험을 얻는 분이 있다. 이곳 약수터에 내려오면 좁쌀 이야기는 더 재미있다. 한 노인이 이곳에 올라 밤새 기도를 하여 약수의 효험을 바라면서 부정한 사람을 받지 말고 벌을 내려서 영험한 신령님의 뜻을 전하려고 기도하던 중 비몽사몽간에 계시를 받았는데 약수보살님이 "이 미련한 중생아 지금 그런 부정한 중생들을 벌주다 보면 하루에 벌 받는 사람 수를 헤아릴 수 없을 텐데..." 하면서 좁쌀 한줌을 주시면서 그 수를 세어보라고 하시는 말씀에 깜짝놀라 정신을 차려보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고 한다. (팔봉산 관광안내지)
▼ 3봉. 팔봉산에서는 3봉에서의 조망이 가장 좋은 것 같다.
▼ 4봉으로 가는길에 내려다본 홍천강
4봉 바로 아래에는 '해산굴'이 있다. 팔봉산 4봉에 태고의 신비를 안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이 해산굴은 통과하는 과정의 어려움이 산모가 아이를 낳은 고통을 느끼게한다 하여 해산굴이라고 부르며, 여러번 빠져 나갈수록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어 일명 장수굴로도 불리운다. 앞서간 아주머니 한분이 어렵게 통과하기에 나도 한번 해볼까 했는데, 아무리 봐도 어려울 것 같아 뒤돌아 오고 말았다.
▼ 해산굴
[해산굴 전설] 3봉에서 내려와 4봉을 오르려면 하늘을 향해 구멍이 나있는 굴이 있다. 등산로가 개설되기 전에 이굴은 팔봉으로 가기 이한 유일한 통로였다. 따라서 이굴을 반드시 통과하여야 하느데 그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다. 등산 초보자의 경우 반드시 먼저 나간 사람이 잡아 당기고 뒤에 오는 사람이 밀어주어야 통과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좀 익숙한 사람은 발을 벽에 딛고 하늘을 향해 드러누어 머리를 먼저 들이밀면 통과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마치 산모가 아이를 낳은 형상이라 하여 해산바위라 부른다. 이상한 것은 엎드려서는 아무리 작은 사람도 통과할 수 없으며 드러누우면 아주 뚱뚱한 사람도 통과할 수 있는 것이 신기하다. 이 바위를 일명 자식(아들)바위라고도 하는데 아들을 못 얻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심신을 빌고 밥을 가지고와서 먹으면 아들을 얻는다고 해서 정성을 들이러 심심치 않게 부부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이러한 연유인지 모르지만 이 바위를 통과하면 젋어진다 하여 장수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한번 통과시마다 10년 젋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팔봉산 관광안내지)
▼ 해산굴을 통과하거나 약간 우회하면 4봉이다.
▼ 4봉에서 바라본 5봉 모습
▼ 5봉에서 뒤돌아본 4봉과 3봉 모습.
5봉은 좌우가 절벽(특히 우측)인 좁은 바위 위에 위치하고 있어 약간 위험스럽다. 바람까지 불기라도 한다면.... 표지석 뒤의 소나무와 어우려져 그림은 제법 괜찮다.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인증샷을 남기고.....
▼ 5봉
높지 않은 팔봉산 산머리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제법 많다.
홍천강 주변으로 제법 많은 펜션들이 풍치를 더해주고 있다.
▼ 6봉. 6봉 표지석은 등산로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다.
▼ 6봉에서 바라본 7봉 모습. 먼 뒤로 8봉도 보인다.
▼ 7봉. 바위위에 표지석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누군가 저 암석위에 하나씩 돌탑을 쌓으며 소망을 빌었으리라....
드디어 8봉이다. 1~7봉은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가 멀지 않은데, 8봉은 7봉에서 내려와 거의 80도에 가까운 철계단과 거친 아슬하게 암릉을 올라야 한다.
▼ 8봉
[팔봉 장수바위 전설] 8봉에 오르면 평평한 바위가 있는데 이 자리는 400여년 전에 삼부인이 모셔졌던 곳이라 전해내려온다. 이곳에는 빗살무늬, 바둑판무늬 기왓장이 발견되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 2봉에 있는 당집은 옛날 이곳 8봉에 있었는데 그 시절에는 뗏목을 타고 강을 거슬러 물건을 운반하곤 하였는데 사람들이 뗏목위에서 옷을 벗고 산을 향해 소변을 보니 삼부인이 보기 싫어서 지금의 2봉으로 옮겼다고 한다. 하산하다 보면 장수가 걸어 다녔다는 커다란 발자국 같은 것이 보이는데, 장수바위다. 이곳에 와서 이름모를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기도를 하면 모든 잡귀신이 물러가고 병이 완쾌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바위가 어디를 칭하는 것인지 지금은 알수 없다. (팔봉산 관광안내지)
▼ 8봉에서 바라본 7봉 모습.
8봉에서 직진하면 하산하는 길이 있다. 팔봉산 중에서 가장 험한 길이라고 하니, 안전을 위하여 7봉과 8봉 사이의 안전한 하산길을 이용하여 하산했다. 산 아래에 흐르는 홍천강에는 어린아이들이 고기잡이에 한창이다.
[각시바위 전설] 8봉 아래 강 건너편에는 각시바위가 서 있다. 옛날 멀리서 시집온 각시가 남편과 오손도손 살아가고 있었다. 남편은 홍천강에서 고기를 잡고 각시는 밭에서 일을 하고 하루하루를 지니게 되었다. 둘은 너무도 금실이 좋아 누구도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 남편은 잡은 고기를 팔아 필요한 부식을 구입해서 쓰곤 하였다. 홍천강에는 예전에 뗏목을 이용하여 각종 부산물을 서울로 실어 나르고 있었다. 고기를 잡지 않은 날은 필요한 어구를 장만하기 위해 뗏목을 타고 나가곤 하였다. 똇목을 타고 나가면 각시는 강 나루터에 나와 남편이 오기까기 기다리곤 하였고 저녁 무렵이면 둘은 여느때처럼 반갑게 만났다. 그러던 어느날도 남편은 생필품을 사기 위해 뗏목을 타고 나갔다. 각시는 어김없이 남편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며 나루터에서 기다렸으나 저녁이 되어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각시는 몇날몇일을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기다렸지만 남편은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각시는 남편을 기다리다 지금처럼 팔봉산자락 홍천강변 그자리에 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팔봉산 관광안내지)
고기를 잡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그 옛날 내고향 개울에서 고기잡던 추억도 솟고 우리 애들이 저만할때 개울에서 놀던 기억들이 가슴을 웃게 한다. 우리 애들이 벌써 성년이 되었으니.....내 추억도 벌써 40년이나 지난 것이다. 그렇게 세월이 덧없이 흐르고 흘렀다...
▼ 주차장에서 바라본 1봉과 7봉
▼ 7봉과 8봉 모습
▼ 팔봉산 전체 모습. 작지만 큰 존재감을 준다.
[팔봉산과 삼성산 전설] 팔봉리에 구전하는 전설에 따르면 본래 팔봉산은 남쪽에 있던 산인데 옛날 여덟사람의 힘센 장사가 이 산을 메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이곳에 와서 주저 앉아 쉬다가 갑자기 뇌성벽력과 함께 강물이 흘러 잠기게 되어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산의 머리인 삼성산과 면봉산의 사이가 지금은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것 같이 잘리어져 있는데 처음에는 그러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삼일천하를 꿈꾸던 이괄 장군이 천하를 평정하지 못하고 역적으로 몰려 이곳에 잠시 거주하였다고 한다. 이때 이괄 장군과 이곳 도룡굴에 살던 용이 한판 내기를 하였는데, 이괄 장군은 식사 전에 한양에 가서 반찬을 마련하여 삼성산에 도착하기로 하고 용은 식사 전에 이 산맥을 파헤쳐 강물을 돌려놓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윽고 이괄 장군이 반찬을 준비하여 이곳에 도착하니 용은 산맥을 이미 갈라놓고 산 아래 도룡굴에서 장군하니 이괄 장군 역시 멍군하고 소리를 질러 비겼다고 한다. 삼성산에는 이괄 장군의 묘라고 하는 무덤이 있다고 전해내려오며, 용이 머물다 승천한 굴을 도룡굴이라 한다. (팔봉산 관광 안내지)
비가 오면 어떻하나 걱정을 하였는데, 오히려 날씨가 도와주는(?) 바람에 덥지 않게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비록 산이 크지는 않지만,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는 산이라 결코 산행길이 쉬운 것은 아니다. 팔봉산을 끼고 있는 홍천강, 홍천강을 두르고 있는 팔봉산의 조합이 많은 사람들을 끌어 드리는 모양이다.
다음에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가리산과 공작산을 가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