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7년 3월 12일 (일)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근로자복지연수원 - 전망바위 - 밤티재갈림길 - 화악산 - 윗화악산 - 중리마을갈림길 - 아래화악산 - 원점회귀
o 산행거리: 10.5km
o 소요시간: 4시간 30분
o 지역: 경북 청도군
o 산행정보: 화악산(청도)
o 일행: 나홀로
▼ 등산지도
오늘 산행지는 청도 화악산이다. 경기도의 최고봉 화악산과 똑같은 이름의 청도 화악산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청도 화악산 아래는 한재미나리로 유명한 지역이다. 마침 지금이 제철이라 아침부터 이곳으로 몰려드는 차량 때문에 시골마을이 북적거리고 있다. 단체 등산객을 태운 버스도 여러대 몰려들고 있다. 어렵게 근로자 복지연수원 담벼락에 주차를 하고 보니 동네가게들은 한철 장사준비로 부산한 모습이다. 산행은 근로자 복지연수원 담벼락을을 따라 올라간다.
▼ 근로자 복지연수원 (들머리)
▼ 근로자 복지연수원 뒷편에 있는 보호수 소나무 (수령 300년)
동네 뒷편으로 화악산의 줄기가 좌우로 크게 펼쳐져 있고, 가장 가깝게 보이는 아래화악산은 뽀족한 암봉의 모습이다.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 비닐하우스들이 마을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다. 내고향 마을의 딸기재배단지를 보는 듯 하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아래화악산(좌), 윗화악산(중좌) 그리고 화악산(중우)
▼ 미나리 재배 비닐하우스
등산로는 한재평지마을의 뒷쪽으로 이어지며, 대나무숲을 거친다. 들머리에서 약 1km를 지나면 평지마을에서 올라오는 시멘트포장도를 만나고 시멘트포장도로를 잠깐 거친후 등산로는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면서 임도(?)를 걷게된다.
▼ 한재평지마을 (파랑색지붕 우측 뒷편으로)
▼ 한재 불당·중리 갈림길
임도처럼 보이는 등산로는 사유지 진입금지 안내판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고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날씨가 포근하여 금새 얼굴과 등에는 땀이 흘러내린다. 보기보다 경사가 가파르다. 아직 초반이라 다리에 힘은 있는데 숨이 턱에 차올라 속도를 낼수가 없다. 시간도 충분하니 굳이 서두를 이유도 없다...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소나무들과 진달래 가지들이 숲을 채우고 있다. 능선 우측으로는 너덜지대도 언듯 보인다.
이렇게 한재평지마을에서 약 2.3km를 올라오면 전망바위가 있다. 고개를 들면 화악산 정상에서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멀리 아래로는 한재미나리마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바위의 명당자리는 먼저 온 한 산객이 차지하고 있다.
전망바위를 지난 등산로는 화악산을 향해 조금씩 고도를 높혀간다. 어느구간은 완만하게 어느구간은 급격하게 파고를 그린다. 가파른 오르막길에는 잠시 밧줄을 잡아야 하는 곳도 있다. 진달래 나무들이 많아 4월에는 산이 제법 울긋불긋 그림을 그릴것 같다.
▼ 내려다 본 한재미나리마을
화악산 정상을 0.3km 앞두고 밤티재 갈림길을 만나면서 갑자기 등산객들이 많아졌다. 버스를 타고온 단체 등산객들이 밤티재에서 출발하여 이곳으로 올라온 것이다. 이곳 갈림길 바로 위에는 돌모듬탑이 산객들을 모으고 있다.
▼ 밤티재 갈림길
▼ 돌모듬탑
▼ 돌모듬탑에서 바라본 남산과 밤티재 쉼터(아래)
돌모듬탑에서 화악산 정상까지는 가벼운 숲길이지만 밤티재에서 올라온 많은 등산객들 때문에 산길에 정체가 생긴다. 화악산 정상석 앞에는 그야말로 시골장터를 방불케 한다. 끼리끼리 또는 단체로 온 산객들이 정상석을 에워싸고 인증샷 촬영 전쟁을 벌이고 있다. 나 처럼 혼자온 사람은 낄 방법이 없다. 정상석 앞에서 자리가 나기를 아무리 기다려 봐도 떠나는 산객보다 새로 도착하는 산객들이 훨씬 많다. 인증샷 한장 부탁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 뒤돌아본 등산경로와 전망바위
▼ 화악산 정상 (931.5m, 한재 평지마을에서 4km)
▼ 화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아래화악산(우측 중간)과 철마산(중간 뒷편)
화악산 정상석 주변은 물론 정상부의 공터에는 단체 등산객들의 즐거운 식사시간이 한창이다. 한차림 펼쳐놓은 맛있는 음식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배도 고파진다. 산객들의 모습은 마치 소풍을 온 것처럼 느껴진다.
두리번 거려 봐야 침만 넘어갈 뿐이라 서둘러 윗화악산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윗화악산으로 가는 등산로는 약간의 업다운이 있지만 비교적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산객들의 옷차림이 화려해지고 얇아진 것을 보면 겨울이 지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바람조차 포근하게 봄날이 완연하다...
▼ 불당골 갈림길 (화악산 정상에서 0.6km)
화왕산 방향의 조망이 좋은 포인트를 찾아 혼자만의 호젓한 점심시간을 즐기는데, 지나가던 단체 등산객들이 때마침 이곳을 식사장소로 선택한 모양이다. 한명 두명 몰려들더니 여러명이 한꺼번에 베낭을 푸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먼저 자리를 잡은 내가 客이 된다...
▼ 서남쪽으로 바라본 화왕산(중간우측 맨뒤?) 방향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아래화악산(중간)과 철마산(중간 뒤)
▼ 운주암 갈림길
운주암 갈림길과 작은 쉼터를 지나니 잠시 숲길을 벗어나면서 눈앞이 확~ 트이고 윗화악산과 아래화악산은 물론 철마산까지의 산능선이 넘실넘실 물결치고 있다. 바로 옆 암릉 위에는 나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을 인증샷 찍기가 한창이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윗화악산(앞), 아래화악산(중간), 철마산(뒤)
암릉지대를 지난 내리막길은 윗화악산을 앞두고 오르막으로 반전된다. 윗화악산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멀리 화악산 정상부와 이곳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이 미끄러지듯 내려온다. 산능선 중간중간 튀어나온 바위는 부드러운 등뼈의 골절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 뒤돌아본 암릉과 암봉
▼ 뒤돌아본 화악산 정상과 등산경로
오르막을 올라서면 윗화악산 정상이다. 정상부의 넓지 않은 공터에는 이미 수많은 산객들이 점령(?)하고 있다. 정상부가 뽀족한 암봉의 형태라 사방의 조망은 아주 좋은 편이다. 오늘 영남지방의 미세먼지는 '보통수준'이라고 했는데 원거리는 뿌옇기만 하다...
▼ 윗화악산 (837m, 화악산 정상에서 2.1km)
윗화악산을 내려가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등산스틱을 꺼집어 낼까 말까 고민이 된다. 꺼집어 드는 것이 체력적으로도 몸 관리상으로도 좋은데 잠깐의 귀찮음에 베낭을 벗지 못한다. 내리막길은 한재 중리마을 갈림길에서 바닥을 찍고 아래화악산을 향해 다시 솟구쳐 올라 간다.
▼ 올려다 본 윗화악산
▼ 무슨 모습을 닮았지?
▼ 한재 중리마을 갈림길 (윗화악산에서 0.9km)
갈림길에서 아래화악산까지는 0.5km의 오르막길이다. 오르막은 정상을 앞두고 피크를 친다. 정상부는 뽀족한 암봉으로 우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직진하여 수직의 암벽을 탈수도 있다. 암봉 초입에서 밧줄을 잡는 것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미련없이 우회길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스릴보다는 안전이다...
▼ 아래화악산 암벽구간
▼ 아래화악산 방향 우회 등산로
우회 등산로는 말치고개, 옥교산 갈림길을 만나고, 아래화악산은 바로 그 위에 있다. 정상부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화악산 방향은 물론 멀리 화왕산 방향과 한재마을 방향의 조망이 아주 좋다. 먼거리는 연무(?) 때문에 뿌연 신기루를 보는 것 같다...
▼ 갈림길 이정표
▼ 아래화악산 (755m, 윗화악산에서 1.3km)
▼ 아래화악산 전망대
▼ 전망대에서 바라본 화악산 능선 (왼쪽 윗화악산, 중간 화악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재마을
▼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산저수지 방향
아래화악산에서 한재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다.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얼었던 땅이 푸슬푸슬하게 해동되어 여차하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럽다 보니 내리막길에 정체가 발생한다.
▼ 한재마을 방향 하산길
내리막길이 잠깐 멈칫하는 곳이 '한재 평지마을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철마산을 거쳐 한재마을로 내려갈수 있다. 잠깐동안 갈등도 생기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한재마을로 하산하기로 결정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 한재 평지마을 갈림길
갈림길에서 한재마을로 내려가는 길도 만만찮은 내리막길이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질퍽한 흙이 신발밑에 달라 붙기 시작한다. 봄 등산길에서는 피할수 없는 고충이다...
급경사를 내려오면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마을로 내려간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도 봄기운이 녹아 있다. 포근하다. 아니 조금은 더위를 느낀다. 등산로 옆에는 봄의 전령 버들강아지가 한창이다...
▼ 올려다 본 화악산 정상부
▼ 한재마을 미나리 재배 비닐하우스 모습
유명한 미나리 산지에 와서 그냥 갈수는 없다. 삼겹살은 한팩이 최소 단위라고 한다. 혼자 먹기에는 많은 量이지만 지글거리는 삼겹살과 봄 향내를 풍기는 미나리에 침이 고인다. 허기에 삼겹살도 그만이지만 단맛이 나는 미나리에 자꾸만 손이 간다. 먹고 또 먹고... 그래도 혼자서 Clear 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미나리 삼겹살에 막걸리라도 한잔 더하면 더 많이 먹을수 있을 것 같지만 아쉽게도 운전을 해야 하는 관계로... 가격은 삼겹살 한팩 1.5만원, 미나리 한단 1.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