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주연이 얼굴이 환하게 빛이 났다.
졸업한지 2년, 주녕이의 목을 감고 안으며 뛸듯이 기뻐하는 얼굴에 생기가 돌고 빛을 발한다.
그 모습이 정말 이쁘고 뜻밖이었다.
주연이는 수업이 시작되면 다른 아이들은 수업중인 것과는 아랑곳없이
높은 사물함위에 올라가 누워있다가, 내려오라고 하면 그때 뒨전뒨전 거리다가
아주 다리 동작, 팔목의 동작 하나하나를 곡선을 그리며 세듯이 5분여에 걸쳐서
찬찬히 흐느적거리며 내려오곤하는 아이다.
책상에 책을 준비해놓는 경우도 없고,
늘 징징대며, 짜증이 나있고, 자주 아프다며 조퇴를 하곤한다.
그러다가 애들이 뭐라 한 소리해다면 빽 소리를 질러대며
지지않고 댑다 쏘아대기도 할 줄 아는 아이이다.
빼빼 마른 몸매에 허리가 접힐 듯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약을 신용하니,
지구 동네에 사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아이들이 아주 가끔 있는데, 지연이가 그런 축에 든다 싶다.
그런데,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에 생기가 도니 나도 덩달아 기뻤다.
게다가 주녕이까지 찾아오지 않았는가?
나: "어머나 주녕아 ~~ 왔구나!"
주녕 : "선생님 반가워요, 왔다가 들렀어요. 애가 내 여친이여요"
나: " 뭐 ? 동생이 아니고?" "성도 같은 임씨잖아?"
주녕 : "아니여요. 우리 사귀고 있어요"
나 : "그렇구나(아니 요것들이 복도에서 껴안고 그랬단 말야, 바로 내 앞에서? 난 남매간일 줄 알았는데,
... 나는 고지식한가? 어째 속은 듯이 입이 쓰다)
" 뭐 줄까? 주녕이 ... 이젠 초콜릿을 줄 수도 없고... 그래도 먹을래?"
주녕 : "애효, 선생님 술을 한 잔 사주셔야죠오오"
나 : " 뭐 ? 술을?"
주녕 : 이제 술 마셔요. 학교 꽈뒤(기계실 뒤)가면요, 거기 술병들이 매번 아침에 가면 뒹굴죠오....
우리 술 마셔요."
나 : " 애효, 그렇구나, 상홍이는 왜 같이 안오고"
(그래서 그 학교 갈 때 그렇게 코가 매웠구나, 이상하다, 어데서 담배를 피우지 했었다.)
주녕 : '요즘 아프다고 안 오고 있어요. 요즘 못봤어요, 그래도 제가 잘 챙겨주고 있어요.헤헤"
나 : "그래, 꼭 상홍이도 데리고 와 , 선생님도 보고싶다고,
상홍이는 완전 금연했는데, 왜 다른 좋은 것을 권하지 그랬어. 샘에게 오지 그랬니? 다음엔 같이 와 "
아이는 지난 여름방학때 20여일을 친구와 함께 일본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초등때 이혼 한후, 시골에서 할머니와 누나와 사는데, 누나는 야무지고 곧잘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
주녕이는 일본어에 관심을 보이고 다른 과목은 그저 낮잠자는 시간인데, 일본어 간판을 읽으며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왔다고, 이번 방학에 다시 갈거라고 한다.
아예 일본에 유학을 가겠다고 한다.
전화목소리로 두 번 통화한 적이 있는 주녕이 아버님은
수도권에서 막노동판을 전전하시면서도 주녕이 일이라면 무조건 돈을 보내주시고,
아이 담배끊는 프로그램이나 소변검사 등에 무조건 고맙다고 감사표현을 하면서 고마워하시는 옛날 분같다.
그래서 그런지 주녕이는 표정이 아주 밝고 유쾌하다.
항상 준영이의 삶에 대한 포즈와 자세는 달달하고 턱없다 느껴질정도로 밝고 낙관적이다.
지금 다니는 학교는 전부다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학급에 2명 빼놓고 다 담배를 피운다고하고,
학교에서는 학부모도 오고, 외부손님도 오니,
복도나 교실에서 피지는 말라고 선생님들의 읍소에, 아이들도 이해해서, 그렇게 '꽈뒤'에서 핀단다.
상홍이가 빡치는 일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길래
주녕이가 " 야 담배나 한 대 필래?" 이랬다가,
지금은 상홍이도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우치다 타추루의 번역된 책들은 빠짐없이 구입을 했다.
우리나라 교육자들은 여전히 외부적인 '그것'을 추구하는 근대적인 규범문화단계에서
여직 묶여있는 듯하다. 교사로서 잘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압도된 것이다.
"힘들다, 화난다, 어떻게 할 수 없다 ", 아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느끼며
그냥 혼자 입다물고 감당한다. 그러다가 매스컴에서 극적이고도 엽기적으로 드러나면서, 허겁지겁 허둥대면서
상처는 더 깊어지고 내상은 안으로만 깊어지곤한다.
정답찾아내기의 달인으로 선발되어 정답찾는 시험문제를 내다보니
'우리들'의 일로 공론화할 수있는 목소리를 낼 줄도 모르고, 토양도 없고,
개인에게 온전히 책임을 묻는 교단의 칸막이 문화가 그렇게 되도록 기여한다는 생각이다.
말은 하면 할 수록 바보가 된다.
'월급 받잖아, 철밥통이잖아,' 쉬이 교육노동이 자본주의화된 물질적 가치로 환원되기도 하다보니
상처와 상심을 겪으면서도 개인적인 목소리는 사적인 영역으로 은폐되고
잠시 한숨처럼 새어나오는 듯하다가 사라진다.
공론화함으로써 차근차근 어떻게 우리가 성장해야할 런지 대화가 어렵다.
, '생활지도'영역,'돌봄과 보살핌'같은 영역은 여성적인 영역으로 하찮게 취급이 되는 듯하다.
이등시민, 교사의 본질이 아닌 , 교과 수업 같은, 정형화된 수업 연구는 활발하나,
수 백만원 거금들이는 생태교육의 농법은 말하면서, 풀뽑기 같은 것은 하찮은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거 같다.
그러다보니 생활지도 영역은 후진적으로 매냥 그 모양이다.
게다가 세월호 사건이 강타하면서, 아이들에게 전국민적인 '미안함과 죄의식'등으로
'교육적인 애로사항' 에 대한 있어야 할 이야기의 장(場)은 더욱 뒤로 밀려난 듯싶다.
그런 측면에서 정말이지 지난 정부의 포괄적. 전반적으로 그 해악이 너무 크다.
개인적인 '소외'와 좌절과 정체감의 혼돈 등과 시대적인 흐름에 대한 모색과 탐구 등이 ,
단단한 철학적 기초와 무도가로서의 심신적 실천으로 녹여낸 청소년을 향한 잔소리같은 교육법과 실천적 몰입으로
공동체의 장을 마련한 우츠다 타츠루에게 안도와 위로를 느끼는 것은 나만이 아닌 모양이다.
책마다 족족 번역이 되는 것이 방증이다.
.....
우치다 타츠루의 이야기에 의하면 한 교사의 간절한 말에 기대어 의무교육은 '13세 털이 날때까지만 하고
나중에 깨닫고 오면 우회로나 여러가지 지원으로 공부할 수있도록 대체 우회로 제도를 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공립 중학교의 경우에는 14세, 즉 중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이 끝나고 9월이 오면 모두 이상해진답니다. 그때까지 까까머리 중학생이었던 아이들이 갑자기 금발로 염색하고, 귀에는 피어스를 하고 나타나서는 '어 이새끼, 찌를거야'그러고 다닌다면서(...)
중학교 교사로서 미안한 말이지만 중학교를 13세까지만, 다니는 걸로 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말했습니다. 13세 까지라면 자신들이 어떻게든 교육할 자신이 있다고 실제로 중학교 2학년 2학기 이후에 갑자기 변해 버리는 전체 10~20% 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문제 행동에 대처하느라 교사들이 에너지의 반을 허비하고 있다는 거예요. 따라서 결과 적으로 학교에 오는 다른 평범한 아이들의 학습을 담보할 만큼 기력이 남지 않는다고요 (...) 자신은 13세까지라면, 즉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 정도 지나 여드름은 났지만, 아직 성기에 털이 나지 않은 아이들 정도라면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고 했어요. '나는 공부 따위는 하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은 학교를 떠나 달라고 부탁해도 되지 않겠느냐고요. (...) 의무교육인데, 일본의 공립중학교는 퇴학을 시킬 수 없지요. 교사가 '너는 수업을 들을 마음이 없어 보이니까 나가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들을 마음이 없는 학생이 교실에 그대로 남아서 소동을 피우거나 물건을 부수어도 그저 방관하고 볼 수 밖에요"
<우치다 타츠루.나코시 야스후미 (2013), 박동섭 옮김, 에듀니티. 14세 아이를 가진 부모에게,pp 177-181>
어제 서울시장 박원순은 18세부터 참정권을 주자고 한다.
내 생각에는 13세 부터 청소년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서, 참정권도 아예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에 따라, (그게 제일 보편타당적일거 같다. 무슨 능력으로 ??? 보다는...) 학생 1인당 성인의 5표, 성인 전 단계는
2표가 성인이 1표가 되어, 나중에 성인이 1표만 되어도, 하기 싫은 일, 억지로 어른들이 만든 표준화 매뉴얼에 따른,,
아직도 박물관에 있어야 할 좌식의자에 수 십명씩 앉아서 수업하는 ,... 주로 추상적인 언어로서, 그것도 암기만하는
지금 방식은 '털이 날때까지만 하는' 것이다.
예전보다 발달하는 몸은 성장도 빨라지고 있으니, 성인식은 14세에 해주고,
시민으로서 대한다면, 다들 두 눈이 반짝거리며 천재적인 삶을 실현할 것같은데,
아이들에게 투표권을 주면, 어떻게 될까? 잘 할 것 같다. 지레 어른들은 겁먹는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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