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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창과 하모니카의 만남'공연을 마치고, '한사모' 회원들과 함께...>
* <합동 연주에 앞서, 지하 1층 남전도회실에서 연습에 열중하는 앙상블 단원들의 모습>
'합창과 하모니카의 만남'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
'나눔의 노래 합창단'과의 합동 공연 후기
* 일시 : 2017년 9월 6일(수) 오전 11시 ~ 12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안동교회' 본당
글, : 박동진 (한사모 운영위원,
dongjin0101@dreamwiz.com
)
사진 : 윤현희
(한사모 사진위원,
heeyoon82@gmail.com
)
사진 : 이규선
(한사모 사진위원,
yks2153@empas.com
)
사진 : 장주익
(한사모 사진위원,
46mtpine@daum.net
)
사진 : 김민종
(한사모 사진위원,
mjmjk123@hanmail.net
)
* 나눔의 합창단과 함께 한
연주를 빛낸
사람들
(존칭은 생략하고 무순입니다.양해바랍니다.)
[지휘] 최승준
[하모니카] 윤정자, 이정수, 이영례, 윤삼가, 소정자, 박현자,
김정희, 정광자, 신애자, 김운자, 김채식, 오기진,
이복주, 박정임, 김소영, 이달희, 정전택, 김민종,
김영신,
[기타] 임병춘, [건반악기] 윤정아,
'영그는 가을에 할매, 할배들이 펼치는 하모니카 향연'
예쁜 가을 하늘이기를 바랐습니다.
멀리 여행간 내 마음 닮은 조각 구름도
내 님 이야기 싣고 두둥실 떠있는 뭉게구름도 보이지 않는
그저 파아란,
청옥처럼 파아란 빛에 눈부시기를 바랐습니다. 헌데
서울의 아침 하늘은 꾸물꾸물 잿빛입니다. 예수님
이 땅에 오신 지 2017년
9개월
6일 되는 오늘은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이
‘나눔의
노래 합창단’과 공연하는
날. 하모니카와
합창이 어우러져 어떤 소리를 창출할까요? 사뭇
궁금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일상으로
찌든 영혼이 오늘 음악으로 치유됐으면 좋으련만...
행여
늦을세라 헐레벌떡 도착한 시간이 10시
20분
. 입구에서
고영수 운영위원님이 안내를 하고 계십니다. 현관에
계시던 함수곤 전 대표님, 손귀연
님과 인사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곧바로
지하에 있는 연습실로 내려갔습니다.
연습이 한창입니다.
차가운 마룻바닥에 가지런히 앉아 화음을 조율하는 모습이 70
고개 넘은 할매 할배답지 않게 사뭇 진지해 보입니다
. “
좀 쉬었다 하지요.” 느닷없이
들어선 불청객 때문에 분위기 산만해진 때문일까요? 최승준
지휘자님이 당혹스러운 눈빛 감추지 못합니다.
허나
‘연습벌레들
’은
‘명령
’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습하는 걸 보고 지휘자
님, 어쩔
수 없다는 듯 혼잣소리로 중얼거립니다. “
쉴
때는 쉬어야 하는데 쉬기를 싫어하다니 나 원 참.” 아하
, 이들의
이런 열정 때문에 최승준 지휘자님이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에 미련
못 버리고 6년
세월 인연을 이어오는 것이로고..
한창 연습 중인 윤정자 전 단장님에게 잠시 짬 났을 때 언제부터
연습이냐 물었더니 에둘러
말씀하시는 재치를 보이십니다.
“
함수곤
대표님과 손귀연 님은 9시
30분에
오셨답니다.“
연습을
마친 최승준 교수님에게 상투적인 질문 하나 던졌습니다. “
이번
공연에 임하는 특별한 각오가 있다면요?”
“
자주
다루는 곡목들이라 특별한 어려움은 없습니다.
단독
공연만하다가 다른
팀과 함께 한다는 게 특별하다면 특별함이겠지요. 색다른
장소, 새로운
청중을 만나게 된다니 살짝 긴장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휘자
최승준.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을
이만큼 끌어올린 전 숙명여대 교수. 작곡가협회
명예이사장, 아시아작곡가연맹
자문위원, 모던하모니카앙상블
대표. 화려한
이력을 지닌 그가 바쁜 중에도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과 인연의 끈을
6년
동안 이어오는 것은 무엇보다
“단원들의
음악과 하모니카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합주의
기본인
가족적인 분위기 때문'이라고
어느 잡지 인터뷰에서 자랑한 적이 있습니다.
걷기를
통해 쌓인 건강이 연습과 연주 에너지로 변환된다는 것 또한 자랑인 것을...
9
시 50
분. 본당
문이 닫히고 김유태 목사님의 인도로 예배가 시작됩니다. 한사모
회원의 예배 참여 여부는 자율에 맡겨졌지요만. 공연시간
11시가
가까워 오면서 낯익은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윤종영
김동식 이흥주 김재광 장주익 이규석 ........
배낭
짊어진 모습에 익숙한 터라 말끔한 평상복 차림이 오히려 생소합니다. 다른
이들과 달리 보이는 건 몸가짐에서 품위가 빛을 내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본당 문이 활짝 열립니다.
300석
규모. 빈자리가
많지 않습니다.
안내자가
공연의 의의와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합니다.
이
교회에서 마련하는 엘림아카데미(어르신학교
) 개강을
기념하는 공연. ‘
합창과
하모니카의 만남’이란
부재로 순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하
‘합창단
’과
‘하모니카
’로
약칭합니다.)
마침내
공연시작입니다.
합창단이
무대로 들어서자 분위기가 숙연해집니다. 검은색
드레스에 하양 네크라인이 시선을 끕니다. ‘
주님을
기억하게 하소서’.
첫곡입니다.
교회와
찬송가. 알맞은
궁합이지요. 이어지는
노래는 ‘복
있는 자들은’과
‘I
will follow him’. 앗
. 그러구보니
합창단에 낯익은 얼굴이 보입니다. 한사모의
오기진 님. 그제야
하모니카와 합창단이 함께 하게 된 연유를 어렴풋이나마 깨닫습니다.
윤순미
지휘자의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의
손짓과 표정엔 알알이
연륜이 배어 있습니다.
서울
음대서 성악전공.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안동교회 엘림찬양대를 맡는 동안 쌓아
올린 깊은 내공 탓이겠습니다만.
이외에도
‘가고파
’,
‘웃음소리’,
‘에델바이스’
를
멋들어지게 불렀습니다. 음의
길이와 가락의 셈 여림이 적절하고,
밀고
당기고 받쳐주고 올려주는 배려가 돋보입니다.
34
년
전통이라더니 명불허전입니다.
마침내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 차례입니다. 코발트색
드레스가 나비의 날갯짓처럼 하늘거립니다.
할배들의
코발트색 나비넥타이가 눈부시게 하얀 와아셔츠와 잘도 어울립니다
. 우리
예쁜 할망들, 멋쟁이
할배들입니다. 자랑하고
또 자랑해도 모자람 없는....
합창단 윤순미 지휘자가 설령 조금의 실수가 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는 인사말과 함께 하모니카앙상블을 소개합니다.
바통
이어 받은 박정임 단장이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의 내력을
담담하게
설명합니다.
“2009
년
함수곤 대표의 제안과 윤정자 단장 중심으로 창단,
다섯
번의 정기 연주회를 가졌다.
또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민예술제에서 심사위원과 청중 투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그 기념으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면서
“이는
2011년부터
이끌어 주신 최승준 지휘자님의 지도력 때문”이라고 공을
지도교수에게
돌렸습니다.
최승준
지휘자가 단원들 앞에서 잠시 미동도 하지 않고 숨을 고릅니다. 주위의
소음을 일시에 빨아들일 듯한 분위기 때문일까요? 장내는
이내 바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합니다.
이런
카리스마가 침묵의 효과를 이끌어내는 지휘자의 노하우 아닐는지요?
‘내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역시
첫곡은 찬송가입니다.
‘
아빠와
크레파스’,
‘첨밀밀’,
‘추억의
솔렌자라’가
이어집니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아는 것만큼 들린다고 했던가요? 귀에
익숙한 노래.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명곡인지라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이
흥을
참지 못하고 스멀스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300명을
수용한다는 본당 객석이 공연장 분위기로 바뀝니다.
허밍하고
어깨 들썩이고, 손뼉치고
... 하모니카
소리는 들을수록 감칠맛이 납니다.
사람들은
하모니카가 이처럼 아름답고 오묘한 소리를 낸다는 사실에 ‘총맞은
사람처럼’ 깜짝
놀라고 감탄했을 게 분명합니다. 그
놀람은 시간이 갈수록 크기가 달라지겠지요만.
기타와
키보드의 만남은 또 다른 앙상블입니다. 하모니카
소리를 더욱 오묘하게 하는 ‘신의
한수’ 이겠구요
.
지휘자가
지휘 대신 장난감 종이나팔을 불고, 탬버린을
흔드는가 하면, 익살스런
몸짓으로 박수를 유도합니다.
그뿐인가요
어디? 신기한
마술까지 곁들여 ‘까르르
’ 청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파격이 연주자와
관객을 하나 되게 합니다.
마음
열리지 않은 사람은, 상식의
틀에 갇힌 사람은 절레절레 고개
흔들
테지만요.
‘님이
오시는지’,
‘해변’,
‘비
내리는 고모령’,
‘오블라디
오블라다’,
‘에델바이스.’...
갈수록
진화하는 건 AI뿐만
아니라 소리 빛과 가락을 아름답게 빗는 솜씨입니다. 그동안
몇날 며칠 밤 설치고 얼마만큼 땀 흘렸는지... 그
하모니카 구멍구멍엔 산새
잠투정, 잠자리
날갯짓 소리며 한여름 울어 예던 매미 울음소리 몇 깨쯤 숨어있을까?
흥에
겨워 박수치고 흥얼거리는 청중보다 더욱 흥겨워하는 건 연주자들입니다.
지친
기색도 없습니다. 관객석도
신명나고 연주자도 신명납니다. 날이
갈수록 농익는 건 나이가 아니라 하모니카 솜씨입니다.
놀람은
경이로움으로 바뀌고 가슴 내내 흔들렸습니다. 한
뼘 악기가 열 뼘의 즐거움을 준다더니 헛된 말이 아닌 듯싶습니다.
카루소가
불러 유명해진 곡 ‘오
나의 태양’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합니다. 75살 ‘노래쟁이’와 74살 ‘풍각쟁이’가
만나 한마당 굿판을 벌입니다. 무대는
작아도 1000명의
아티스트들이 모인 것처럼 풍성해 보입니다. 오랫동안
연습해 왔던 것처럼 호흡도 무난했고 음량도 적절하게 어우러졌습니다. 박수와
환호는 무대 위에 선 사람들에게도 큰 위안이 됐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합창과
하모니카’의
만남은 주고받는 음악적 감동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네
메마른 세상살이 음악이 없었다면 어찌 견뎠을꼬? 세상의 어느 악기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천상의 신묘한 소리를 한뼘 악기로 들려준 고마운
분들게 천만송이
장미 드리는 마음으로 감사의 큰박수 보냅니다. 모두
내내 건승하소서.
팁 하나 합창단
윤순미 지휘자와 하모니카 최승준 지휘자는 서울대 음대 동창생. 작곡
전공인 최 교수가 군 제대 후 복학할 때 성악을 전공하던 윤순미 지휘자를 만나 함께 수학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나눔의 노래 합창단은 성가
가곡 가요 동요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면서 34년이란
연륜에 어울릴
만큼 여러 가지 내력을 지녔습니다.
미국, 독일, 스위스
대사관 연주를 비롯, 아시안게임
외국사절단 부인 환영 연주, 보훈병원
삼성의료원 환우 위문공연, 대한적십자
봉사교육 수료... 안동교회에선
엘림아카데미 연주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평균
나이 75세."
합창과 하모니카의 만남/할미꽃하모니카 합동 연주(20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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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후기를 접하며 이렇듯 멋진 Reporter가 있을까?
생각하며 감사의 큰 박수를 보냅니다.
공연점수 보다 훨씬 높은 A+++ 의 작품 공연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