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중동지방종교배경역사
애굽의 종교적 배경
제1부 에집트의 종교
1.에집트 신학의 시작
에집트의 종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종교 중 하나이며, 범신론의 성격을 띤 다신 종교이다. 많
은 신이 있었으나 지방에 따라 8신 (헬모폴리스 지방), 또는 9신 (헬리오폴리스)이 가장 높은 자
리에 노였다. 선사시대에 무덤을 만든 관습을 살펴보아 그때부터 에집트에는 저승에 관한 신앙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때부터 시신과 함께 가재도구와 재물로 쓰는 음식을 묻었는데 이것은
저승에게도 현세와 같은 인간의 생활이 이어진다는 그들의 신앙을 드러내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시체는 구부린 자세로 왼쪽 옆으로 뉘었고, 머리를 남쪽으로 두고 얼굴을 서쪽으로 향하게 뉘었
다. 서쪽은 죽음의 신 오리시스가 있는 곳이다. 머리를 북쪽으로 놓을 때도 있었는데, 북쪽 하늘
에는 사라지지 않는 별의 세계가 있었으며, 죽은 사람은 그 별의 세계로 간다고 믿었던 것이다.
에집트의 종교는 그 나라가 정치적 통일을 이룩하면서부터 충실한 모습을 갖추었다. 처음에는
나라의 임금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의 체계를 잡았다. 그때부터 에집트의 왕9바로) 모두가 사람의
몸을 입은 신으로 그들은 믿고 섬겼다. 그러한 왕의 신성에 대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하고 그 나
라의 정치 및 종교 활동과 사회생활이 발전하였다. 왕의 신성을 통하여 정치적 안정과 문화적 향
상이 보장된다고 믿었고, 왕의 뜻을 따르는 것은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하였다. 바로는 곧 신이기
때문에 죽지 않으며, 그가 죽는다는 것은 하늘로 옮겨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었다. 한 바로
가 사라지고 또 다른 바로가 태어나는 것을 신들의 교체이며, 우주의 영원한 질서와 연관된 것으
로 보았기 때문에 왕이 바뀌어도 나라의 질서는 유지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한 신학적 이론 때문에 에집트의 정치계와 문화계는 안정성이 있었으나 오랫동안 침체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 모든 사람의 관심은 바로를 통하여 유지되는 우주의 질서를 이어가는 일에
있었다. 그들은 첫 창조의 세계에 있던 우주적, 종교적, 사회적 및 윤리적 상태를 그대로 지켜나
가는 일에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그 첫 시대에 신들이 태어났으며, 신들은 현존하는 모든 것,
곧 자연현상과 종교적 및 문화적 현실(신당의 설계, 달력법, 글쓰는 법, 제사 예식 등)을 창조하였
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현실은 타당하며 정당한 것이라고 보았다. 그 첫 시대는 분노
와 소란한 것과 투쟁이나 무질서가 생기기 이전에 있은 것으로서 전적으로 안전한 황금기 라고
믿었다.
그 놀라운 시기를 호루스(Horus)신의 시기, 레(Re), 또는 오시리스신(Osiris)의 시기라고도 불렀
다. 그 낙원의 세계에 어느 한 때에 악이 스며들었고 무질서한 일이 생기게 되었으며, 그 황금기
는 사라졌다 한다. (창3장 타락설과 비슷) 그러나 그 황금기는 돌이킬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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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것만은 아니고, 참된 종교 의식을 지키며, 악마의 세력을 물리침으로서 회복될 수도 있다
고 그들은 믿었다.
2.헬모폴리스의 신화
모든 전통 깊은 종교는 우주 신화와 기원에 관한 신화를 갖고 있다. 곧 세상과 사람, 왕족, 사
회제도, 제사 의식 등의 기원을 설명하는 신화를 말한다. 에집트에는 지역에 따라 여러 종류의 기
원 신화가 있었다. 나일강 왼쪽에 놓여 있는 헬모폴리스(Hermopolis)에서는 아래와 같은 우주 기
원의 신화가 태어났다.
먼저 누(Nu, 원초의 바다)라는 신이 혼자 있었는데, 그에게서 나우넷(Naunet,그의 짝)을 비롯하
여 세 쌍의 신이 태어났는데, 그들을 모두 합하여 헬모폴리스의 8신(Ogdoad)이라 부른다. 이 8
신은 네 쌍의 부부가 되는데, 이들은 우주가 생기기 전에 태어났으며, 우주가 생기기 전에 있은
우주의 소극적 요인을 상징한다. 이 네 쌍의 신들의 이름과 이들이 뜻하는 우주의 원리는 아래와
같다.
누(Nu)와 나우넷(Naunet)-원초의 바다와 언덕
후(Huh)와 하우헷(Hauhet)-만물을 감싸고 있는 요소
쿡(Kuk)과 카우켓(Kauket)-어두움
니아(Nia)와 니앗((Niat)-파악할 수 없는 실재
이 8신은 모두 힘을 합하여 세상을 다스린 신들이라 한다. 이들은 연꽃을 만들어 원초의 바다
에 띄웠다. 그 연꽃에서 레(Re, 태양신)가 태어났다. 가끔 아몬(Amom)과 아마우넷(Amaunet)이라
는 신도 위의 명단에 첨가되는데 이들은 숨어 있는 신의 이치를 나타낸다.
3.헬리오폴리스의 신화
나일강 아래쪽에 놓여 있는 헬리오폴리스는 아래와 같은 우주 기원의 신화가 있었다. 아툼
(Atum)신은 이 도시의 호수 신이었다. 그 신은 어지러운 원초의 바다에서 태어나 원초의 언덕에
내려앉았다. 어떤 다른 신화에서는 아툼이 바로 그 원초의 언덕이었다 한다. 서기전 2300년 경에
이르러 아툼신은 레신과 동일시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아툼신이 언덕 위에 나타났다는 것은 바
다(Nu)의 어두움에 밝은 빛을 던져준 것을 뜻한다.
아툼신은 혼자 자기 몸에서 한 쌍의 신, 곧 슈(Shu,마른 공기)와 티프누(Tefnu,습기)를 만들어
냈다. 아툼신은 슈와 테프신 사이에서 겝(Geb,땅)과 눗(nut, 하늘)이 태어났다. 다시 이들 (겝과
눗)사이에서 5신 (Isis, Osiris, Nephtys, Seth, Horus)이 태어났다. 끝으로 태어난 그 5신은 우주
의 질서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지는 아니하였으나 먼저 태어난 다른 신들과 합쳐져 헬리오폴리스
의 9신(Ennead)사회를 이루게 되었다.
4.멤피스의 신화
에집트의 여러 신화 중 멤피스(Memphis)의 신화는 가장 잘 알려진 신화이다. 멤피스는 에집트
제일 왕조의 수도였다. 프타(Ptah)라는 신은 그 도시의 수호신이었는데, 그 신을 중심으로 하는
에집트의 가장 조직적인 신화가 그곳에서 태어났다. 프타 신화는 서기전 700년경 샤카바라는 바
로의 시대에 기록되어 문헌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그 문헌에 실려있는 신화의 내용은 그로부
터 약2천년 전에 태어나 전해 내려온 것이었다. 그러므로 프타의 우주신화는 가장 오래되고 동시
에 가장 뜻깊은 것이기도 하다.
이 신화에서 프타신은 그의 마음과 그의 혀, 또는 말을 가지고 다른 아홉 분의 신을 창조하였
다. 그 9신을 멤피스의 신들(Ennead)이라고 부른다. 그리하여 프타는 가장 오랜 신이며, 동시에
다른 신들을 만든 신이 된다. 프타가 아툼신을 제일 먼저 만들었다고 하나 흔히 프타와 아툼을
동일시한다. 멤피스의 9신들은 세상 모든 것, 곧 땅 위에 있는 초목들, 돌들, 흙과 땅에 돋는 모든
것에 스며들어 그런 것들을 통하여 자신들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것은 곧 하나의 신 프타의 생각
에서 다른 모든 신과 세상 만물이 태어났다는 뜻깊은 이론이다. 이것은 구약의 창조론과 신약의
로고스 신학에 비길만한 수준 높은 교리이다.
멤피스의 신화에서 인간은 태양의 신 레(Re)의 눈물에서 태어났다는 간략한 기록이 있다. 사
람(erme)은 신의 가축이므로 신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여 주셨다. 레신은 사람에게 유
익이 되는 하늘과 땅을 만드셨다. 사람은 레신의 형상이며, 자기의 몸에서 태어났으므로 그(레)는
공기를 만들의 사람의 코에 생기가 돌게 하셨다. 레신은 하늘에서 빛을 주시며, 초목과 가축은 사
람을 위하여 만드셨다. 또 그는 새와 물고기를 만들어 사람에게 음식으로 주셨다 고 기록에 남
아있다.
5.바로의 신학
바로의 신학은 에집트 신학의 으뜸가는 신학이다. 바로의 신학이 생긴 뒤에 다른 신학이 태어
났다. 에집트의 신학에서 사회 질서는 우주 질서의 연장이며, 왕의 신분은 세상과 더불어 시작되
었다고 믿었다. 창조신은 첫 왕이었으며, 그는 왕의 기능을 자기의 아들이며 후계자인 첫 바로(에
집트의 왕)에게 넘겨주었다고 믿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에 왕의 신분은 신이 세운 것이며,
왕은 신이 받는 예우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 에집트의 사회나 종교계에서 왕은 곧 현세에 존재하
는 신 자체라고 믿었다.
신(Re)은 혼탁한 세상에 질서(Maat)를 세웠으며, 왕(바로)은 곧 마앗의 화신이라고도 말하였다.
마앗은 원초의 황금기에도 존재하였으며, 그것은 질서, 옳은 것, 정의 라는 뜻도 된다. 바로는
마앗의 화신이기 때문에 완전할 수 밖에 없으며, 그의 모든 신하의 귀감이 된다. 왕은 그의 행
동을 통하여 우리에게 생활을 주시는 신 이라고 렉미레(Rekh-mi-Re)라는 관원은 말하였다. 바
로의 죽음은 하늘나라로 향하여 가는 그의 여행과 불사신이 되는 출발점이라고 믿었다.
6.피라밋의 신학
에집트 문명의 자랑이며 대변자인 피라밋(금자탑)의 종교를 말해주는 서재이기도 하다. 에집트
의 여러 왕이 잠들어 누워 있는 여러 피라밋에 새겨져 있는 글을 통하여 연구한 신학을 피라밋
신학이라 부른다. 그 신학은 주로 죽음에 관한 신학이라는 특색이 있다.
에집트에는 사람이 죽은 뒤에 가는 곳, 곧 저승에 관한 두 가지 신학이 있었다. 둘 중 더 오랜
것은 죽은 사람이 지하의 세계(명부나 스올과 유사함)에 간다는 신앙인데, 이 신앙은 일찍이 왕조
이전 시대(서기전40세기)부터 있었다. 그 신앙은 농경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태어났을 것으로 본
다. 그 뒤에 왕조시대가 시작되면서 바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신학이 발달하였다. 그같은 바로
중심의 신학은 피라밋 문헌에 담겨 있다.
피라밋 문헌은 바로가 죽고 나서 그의 영혼은 하늘에 올라가 별들과 함께 어울려 영원토록 산
다는 낙관적 신학이 들어 있다. 하늘은 어머니 신이며, 왕의 죽음이라는 것은 또 다른 삶을 얻기
위하여 다른 세계에서 거듭 태어나는 것이라고 믿었다. 바로는 죽음과 동시에 영원한 별들의 세
계에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피라밋 신학에서 하늘을 모성신으로 보는 이유는
별의 세계에서 태어난 바로의 영혼은 어린애와도 같이 자라난다고 믿었고, 그 신학에서 하늘을
암소로 묘사하는 이유는 갓 태어난,왕의 영혼에게 젖을 먹여 주는 것이 하늘이라고 믿었기 때문
이다.
피라밋 신학은 죽음 뒤에 오는 왕의 운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바로는 세상이 생기기
이전에 큰 신(아툼,또는 레)에게서 태어난 신의 아들이기 때문에 죽어 없어지거나 그의 몸이 썩을
수 없다고 한다. 죽음과 동시에 바로는 날아다니는 동물(새, 매, 왜가리, 거위, 풍뎅이, 메뚜기 등)
의 모습으로 변하여 바람과 여러 신선 및 구름의 도움을 받으며 날아간다고 믿었다. 때로는 사다
리를 타고 하늘에 오르기도 한다. 왕은 하늘로 올라가는 순간부터 신령이 되며, 인간과는 전적으
로 다른 본질을 갖게 된다고 믿었다.
바로가 동쪽 하늘에 들어가 살기 전에 그는 어려운 시련을 겪게 된다. 하늘나라의 대문은 험한
호수로 가로막혀 있고, 그 호수에 하나밖에 없는 뱃사공은 왕을 가늠하는 심사관의 자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공이 묻는 말에 왕은 알맞는 대답을 해야만 호수를 건널 수 있다. 그러니 일
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왕은 사공에게 빌붙던가. 마술을 쓰던가, 또는 호통을 쳐서라도
그 사공과 함께 호수를 건너가야만 된다.
바로가 하늘에 도착하면 태양신의 따뜻한 영접을 맏는다. 또한 왕이 안착하였다는 기쁜 소식을
전할 사신들은 온 우주로 돌아다니면서 바로가 죽음을 이겼다는 말을 전파한다. 바로는 하늘에서
도 땅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왕좌에 앉아 신하들에게 하례를 맏으며, 재판도 하고, 이런 일 저
런 일을 명하기도 한다.
7.평민의 신학
전반적으로 에집트 사람은 매우 종교심이 강했다. 그들은 일찍부터 내세에 대한 희망을 품었고,
그들은 내세를 준비하는 일에 있는 힘을 다 쏟았다. 그들의 내세 준비는 영적인 것과 시체를 장
례 지내는 일을 위한 물품을 준비하는 일 등이었다. 그들의 제례 의식, 신당의 예배, 제사드리는
일, 착한 행위, 및 악행을 멀리하는 일은 모두 저승에 갈 준비를 함에 필요한 것이었다.
에집트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각각 남다른 운명을 타고난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론
은 낙관적이었다. 신의 도움을 통하여 타고난 운명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또 그들은 장수할
것을 소원하였으며, 나중에는 적합한 에집트 장례식을 거쳐 무덤에 들어가기를 원했다. 그들은 죽
은 뒤에도 이 세상에서 살던 삶이 계속되리라고 믿었다. 그들은 최후의 심판을 받을 때에도 자신
들의 입장을 변명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써 사후의 목표를 달성할 능력과 기회가 있으리라
고 낙관하였다.
에집트의 종교는 서기전 2,500년(제5왕조)경부터 점차로 개방되어 평민화하기 시작하였다. 종교
의 개방은 사회의 변화를 뒤따라온 하나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곧 왕의 가문과 관계가 없는
평민도 높은 벼슬을 얻을 수 있었다.. 그때부터 왕의 무덤이 아닌 평민의 무덤도 생겼다. 저승에
서도 살고자 하는 희망을 왕뿐 아니라 평민도 갖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증거이다. 결국 사후의
세계에서 얻는 복락을 왕가의 특권으로 묶어두는 일이 오래가지 못하였다. 제5왕조 이후 각 지방
의 영주들은 자랑할만한 아담한 무덤을 만들고 그 안에 묻혔다. 그때에 만든 영주들의 목관에는
바로의 무덤(피라밋)에 기록된 것과 같은 내용의 글이 새겨졌다. 당시의 기록된 글 가운데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죽은 사람의 책(The book of the dead)"이다. 이 책은 흔히 파피루스 종이에
기록되었으며, 장례식과 함께 죽은 사람의 관에 넣어주었다.
바로가 죽으면 곧바로 하늘나라로 떠나지만 평민이 죽어서 가는 길은 그보다 다르다고 믿었다.
평민이 죽어서 갈 길은 둘이 있다. 그 중에 하나는 맑은 하늘을 상징하는 여러 언덕으로 둘러쌓
인 검은 땅에 나 있는 육로이다. 그들이 가는 목적지는 오시리스라는 죽음의 신이 있는 곳이며,
죽은 사람의 책 에는 그곳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저승으로 가는
길은 험하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길은 생소하며 낯선 악신들도 도사리고 있어 여러 가지 위험한 사태가 예상되므로 죽은 사
람은 정확한 지침서가 필요하다. 저승으로 향해 가는 길손은 경우에 따라 적절한 처신을 해야 하
며 주문을 잘 쓰는 것을 가장 효과적 수단으로 보았다.
일찍부터 태양신(Re)은 에집트 사람에게 이러한 교훈을 주었다.
인간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 신은 모든 사람의 성품을 아시나 숨어 계신다. 이
것을 알고 올바르게 신을 섬겨라. 영혼은 스스로 알고 있는 곳을 향하여 떠난다. 너희는 서쪽에
있는 너희의 큰 집을 잘 꾸려야 된다. 묘지에 있는 너희의 살 곳을 정직과 바른 행실로 바꾸어라.
정직한 사람의 성품은 악인이 바치는 큰 소보다 더 받음직하다. 신을 섬겨라. 그리하면 그가 너에
게 응분의 상급을 주시리라.
일찍부터 이런 가르침을 받은 에집트 사람들은 다른 어느 민족보다도 착한 민족으로 죽은 사
람의 책 을 갖고 있으면 누구나 신의 세계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8.죽은 사람의 책
피라밋 문헌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죽은 사람의 책 이다. 그것은 관의 글 이라고도
부르는데, 본래 그 책의 이름은 The Chapters of Coming Forth by Day"이다. 사람이 죽어 세
상을 떠나 신의 세계에 들어가는 날, 곧 무덤에 묻히는 날에 필요한 글들이라는 뜻이 있다. 그 책
에는 190편의 글이 들어 있으며, 그 첫 편에는 이런 글이 있다.
오리시스 곧 기록의 신 아니에게
서쪽 땅에 게신 황소신이여 나는 그대를 찬양하오
영원의 신 돗(Thoth)은 나와 함께 게시오
나는 신선의 배를 타고 온 위대한 신이오
나는 그대를 위하여 싸웠오
나는 오리시스의 말이 옳다고 주장한 사람
나는 신들이 세운 신이며 고관이오
나는 말다툼을 하는 날 그 원수들 앞에서
오리시스의 말이 옳다고 주장하였오
오리시스여 나는 그대의 친척이라오
나는 눗(Nut)의 자식 신들 중 하나이오
나는 오리시스의 대적을 토막쳐 죽였오
반도들을 사슬로 묶은 신들 중의 하나이오
9.최후의 심판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나면 죽은 사람은 끝으로 심판대 앞에 서게 된다. 심판대 앞에 서게 된
사람은 배석한 여러 신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자신의 과거를 그들에게 소개하여 오리시스의 세게
에 들여 보내줄 것을 탄원한다. 드디어 그는 허락을 받고 오시리스에게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그가 오시리스 앞에 나서는 순간은 그의 긴 여행 중 가장 긴장된 시간이다. 그는 오리시스 앞에
서 마앗(Maat,진실과 공의의 여신) 이라는 저울에 자신의 마음을 올려 놓고 공정한 심판을 받게
된다.
그 저울의 한쪽 접시에는 눈이 달린 진실의 새텅리 놓여 있고, 다른 쪽의 접시에는 죽은 사람
의 마음이 놓인다. 죽은 사람이 세상에 있는 동안 살아 영원한 복락을 누릴만한 자격이 있을 때
에는 저울의 양쪽 접시는 어느 쪽으로나 기울지 아니하고 균형을 이루게 된다. 돗(Thoth)신은 저
울질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가 그 결과를 기록해 두기도 하고, 그 결과를 선언하는 일을 맡고
있다.
아메멧(Amemet)이라는 괴물과 같이 생긴 고약한 여신은 그 저울 곁에 쭈그리고 앉아 심판의
결과를 기다린다. 그는 게걸스러우며 먹어 삼키기 좋아하는 신인데, 심판에 불합격된 사람의 마음
을 삼키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심판에 합격하지 못하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어 아메멧은 언제나 굶주려 있기 마련이다. 죽은 사람은 누구나 심판받을 때에 필요로 하
는 마술과 주문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무난히 심판대를 통과하게 된다. 그 때에 쓰는 주문에
는 이런 말도 있다.
내 마음아 내 마음아 여러 모습을 갖은 내 마음아
내게 해로운 증언을 하려고 일어서지 말아라
저울의 신 앞에서 저울대를 기울이지 말아라
너는 내 몸 안에 있는 신의 본질 크눔신이니라
너는 나의 사지를 잘되게 해야 한다
우리가 갈 아름다운 곳으로 어서 나서라
아름다운 신들 곁에서 나를 해치는 아무 거짓말도 하지 말아라
10.부정하는 고백
마음이 저울로 가려지는 동안 죽은 사람은 불안에 떨며, 오리시스의 법정에 배석한 42위의 심
판관들 앞에서 자신의 결백을 변호한다. 죽은 사람의 책 제125장은 그 책 중에서 가장 감명깊은
부분이다. 그가 서 있는 곳은 두 진실의 법정 인데 그 자리에서 죽은 사람은 죄를 부정하는
고백을 한다. 곧 자신이 잘못을 저지른 일이 없노라고 내세우는 결백의 고백이기도 하다. 그는 배
석한 신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부르며, 42신들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이 자리에 게신 여러 신에게 인사드리오
나는 그대들을 알고 있오
그대들의 이름을 알고 있오
나는 그대들에게 맞아 쓰러지지 않을 것이오
그대들은 나를 악하다고 신에게 고발하지 마오
그대들은 나의 진실함을 선고하시오
우주의 주인이신 신에게 말하시오
나는 에집트에서 진실을 실천하였오
나는 신이 좋아하는 것오로써 신에게 만족을 드렸오
나는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었오
나는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었오
나는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주었오
나는 배없는 사람에게 배를 태워주었오
그러니 나를 살려주시오. 보호해 주시오
큰 신 앞에서 내게 해로운 보고를 결코 하지 마시오
이런
이어서 죽은 사람은 42개의 부정의 고백을 하는데 그 중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악을 행하지 아니하였오
나는 도둑질을 아니하였오
나는 탐심을 품지 아니하였오
나는 살인하지 아니하였오
나는 말을 그르치지 아니하였오
나는 거짓말을 아니하였오
나는 남의 집을 침범하지 아니하였오
나는 이자를 받지 아니하였오
나는 잡담을 아니하였오
나는 간통하지 아니하였오
나는 몸을 더럽히지 아니하였오
나는 싸움을 일삼지 아니하였오
나는 눈짓(윙크)을 아니하였오
나는 소년과 동침하지 아니하였오
나는 임금을 모욕하지 아니하였오
나는 개울을 걸어서 건너지 아니하였오
나는 큰소리를 지르지 아니하였오
이 글에 반영되어 있는 내용은 고대 이집트 사회가 추구한 종교적 및 사회적 윤리의 기준으로
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것은 이스라엘으 게율(출20장과 욥기31장)과 유사한 점이 많고 메소포
타미아의 법전과 공통된 점도 있다.
11.오리시스 신화
에집트의 종교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신이며, 또한 가장 인기있는 신은 오리시스이다. 오리시스
는 문하의 신, 풍요의 신, 부활의 신이며, 에집트 임금의 아버지라는 높은 자리에 있는 신이다. 그
는 별명을 많이 갖기도 하며 영원의 통치자 , 서쪽의 주인 , 지친 신 등 여러가지 별명
을 갖기도 하며, 아피스(Apis)라는 황소는 그를 상징하는 우상으로서 멤피스의 신전에 소재하였
다.
(1)오시리스의 족보
원초의 바다(Nun)에서 스스로 태어난 라-아툼-케프리 신들은 땅(Geb)과 하늘(Nut)이 태어났다.
땅과 하늘의 신들 사이에서 오시리스와 세트 형제와 이시스와 프티스라는 두 땅이 태어났다. 땅
의 신(Geb)은 그의 맏아들인 오시리스에게 세상의 모든 주권을 물려 주었다. 그리하여 오시리스
는 아버지의 덕을 입고 온 세상(에집트)을 다스리며 사람들에게 농업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힘을 다하여 바르게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에 유명해졌으며, 에
집트의 전설에 남기에 이르렀다.
(2)오시리스의 죽음
오시리스가 훌륭한 임금이 되니 그의 동생은 질투심에 불탔다. 세트는 형을 살해하고 그의 주
권을 빼앗을 마음을 품고 음모를 꾸몃다. 그는 72우의 신들과 짜고 형을 죽이기로 하였다. 그는
형의 몸집에 알맞는 관을 만들어 놓고 잔치를 열었다. 손님이 모인 연회석에서 자신이 만든 값지
고 아름다운 관을 몸의 크기가 알맞는 사람에게 선사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모든 손님이 관에
들어가 누워 보았으나 맞지 않았다. 드디어 오시리스가 관에 누워 보니 관의 크기와 그의 몸의
크기가 들어 맞았다. 오시리스가 관에서 일어서기 전에 세트와 그의 공모자들은 납으로 된 무거
운 뚜껑을 덮어 씌우고 못질을 했다. 결국 그들은 관을 들어서 나일강에 띄웠고, 그 관은 지중해
를 떠돌아 가나안 땅의 한 항구(비불로스)에 닿았다.
(3)오시리스의 부활
형을 죽이고 왕권을 탈취한 세트는 영화를 누리고 있었으나, 오시리스를 사랑하여 그의 아내가
되었던 오시리스의 동생 프티스와 함께 애곡하는 기간을 채운 뒤에 죽은 남편의 시체를 찾아낸
뒤 에집트로 끌고 갔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왕의 손에 걸려 남편의 시체를 빼앗겼으며, 왕은 형
의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 사방으로 흩어 버렸다. 그러나 이시스는 다시 용기를 내어 흩어진 남편
의 시체 조각들을 긁어 모았다.
원래 이시스는 요술의 명수였으므로 요술을 써 남편을 살려 내는데 성공하였다. 살아난 오시리
스는 그의 아내와 정을 나누 뒤 다시 죽어 이 세상을 하직하고 영원한 저승으로 가버렸다. 그것
은 곧 오시리스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며, 이시스가 그의 남편을 잡깐동안 살려낸 것은 남편의 몸
에서 자신을 얻으려는 목적이 있었다. 어든간에 남편을 만난 이시스는 임신하는데 성공하여 나일
강 하류에 있는 델타 지방에 있는 깊숙한 파피루스 숲에 숨어 한 아들을 분만하였다. 그 아들은
다름아닌 호루스(Horus)신이었다. 호루스가 자라나면 어머니의뜻을 받들어 아버지의 원수를 갚게
된다.
(4)호루스의 전쟁
호루스는 장성한 뒤 빼앗긴 아버지의 왕권을 찾는데 힘쓴다. 그는 먼저 에집트의 주신들(9)의
모임에서 적법한 왕위 계승자임을 인정받았다. 이제 남은 일은 삼촌을 공격하고 그의 손에서 왕
권을 빼앗는 일뿐이었다.
호루스와 세트는 맞붙어 싸웠다. 그러나 첫판의 승부는 세트의 승리로 끝났다. 세트는 호루스의
한쪽 눈알을 뽑아냈다. 호루스는 다시 싸워 최후의 승리를 거두며, 빼앗겼던 눈알을 되찾아 오시
리스에게 바쳤다. 그것은 오시리스의 부활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에집트의 문헌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다.
당신의 아들 호루스가 그를 무찔렀오
그는 자기의 눈을 그에게서 빼앗았오
그는 당신에게 눈을 바쳤오
그 눈은 당신에게 영광을 줄 것이오
영광스러운 싱 앞에서 당신은 용사가 될 것이오
오시리스 신이여 일어나시오
호루스가 오고 있오
그는 신들에게서 당신을 찾고 있오
호루스는 당신을 사랑하오
그는 당신에게 자기의 눈을 달아 주었오
호루스는 당신에게 자신의 단단한 눈을 주었오
호루스는 당신의 눈을 열어 주어 보게 하였오
아버지여 일어나 주세요
나를 위하여 일어나 주세요
오시리스여 내가 왔오
나는 당신의 아들이요
나는 당신의 원수를 갚았오
아버지 오시리스여
당신에게게 나쁜 짓을 한 자에게 원수를 갚았오
(5)오시리스의 부활
세트와 싸워 이긴 호루스는 그의 아버지의 적법한 후계자로서 왕위에 오른 뒤에 승리의 기쁜
소식을 전파하기 위하여 죽음의 땅에 내려갔다. 그는 죽음에 잠든 오시리스를 일깨우며 그의 마
음을 움직여준다. 그때에 오시리스는 아무 감각도 없이 누워 있었다. 호루스는 여보세요, 오시
리스여, 내말을 들으시오. 오시리스여 일어나세요. 살아나세요 라고 소리지르며 오시리스를 살려
냈다. 오시리스여, 당신은 사라졌으나 이제 당신은 돌아왔어요. 당신은 잠들었으나 이제 당신은
깨어났어요. 당신은 죽었으나 이제 당신은 다시 살아났어요 라고 말하며 호루스는 기뻐하였다.
살아난 오시리스는 영적 존재이며, 생명의 힘을 상징한다. 그가 부활함으로써 에집트 나라에는 모
든 초목의 열매가 풍성하게 맺으며 생산성이 보장된다. 오시리스는 저승의 신으로서 모든 세상이
풍요와 다산을 누릴수 있는 원천이며, 그의 아들(호루스, 곧 바로)과 후계자의 통치를 번영케 하
여 준다.오시리스를 높이는 글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다.
죽으나 사나 나는 오시리스다
나는 네 안에 들어가며 너를 통하여 다시 나타난다
나는 너와함께 시들기도 하고 너와 함께 자란다
내 속에는 여러 신이 들어있다.
나는 존귀한 자들을 살려주는 옥수수 안에서 살며 자란다
나는 땅을 덮고 있다
죽으나 사나 나는 보리이다
나는 죽어버리지 않는다
나는 질서에 들어 있다
나는 질서의 주재자가 되었다.
나는 질서 안에서 나타난다
그리하여 오시리스는 인간의 생의 모든 영역의 지배자가 되었으며 죽음을 극복하고자 하는 모
든 사람의 귀감이 되었다.
12.에집트의 신들
에집트의 종교는 태양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하루에도 태양의 모습은 다양하게 느껴진다. 태
양의 다양한 모습은 다양한 에집트의 신학을 낳았다. 에집트의 신학의 내용은 에집트의 여러 사
회가 태양을 어떻게 보았고, 이해하였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졌다. 다음에 있는 신들은 태양
종교에 관련된 중요한 신들이다.
(1)아몬(Amon)
에집트의 신학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신이다. 아몬은 태양의 숨은 면을 상징하는 신이다.
그는 숨어있는 신이라고 불렀다. 그는 모든 신과 세상의 만물을 창조한 어버이신이며 창조주이다.
(2)레Re)
이 신은 둘째로 가는 태양신이다. 그는 정점에 오른 정오의 태양을 상징한다. 그는 모든 사람에
게 호흡을 주려고 사방의 바람을 만들었다는 창조신이기도 하다.
(3)케프리(Khepri)
이 신은 떠오르는 태양을 상징한다. 풍뎅이 벌레로 나타난다.
(4)아툼(Atum)
헬리오폴리스의 창조신이며 서쪽 하늘에서 사라지는 태양을 상징한다. 황소의 모습으로 표현된
다. 케프리, 레, 아툼은 태양종교의 삼위신이다.
(5)아톤(Aton)
둥근 태양의 모습을 구체화한 디스크(日輪)이다. 그 햇살은 사람의 피부에 닿아 양자의 접촉이
이룩된다.
(6)프타(Ptah)
멤피스의 창조신이다. 황소로 변신, 또는 표현된다.
(7)아포피스(Apophis)
뱀으로 상징되는 신이다. 아포피스는 태양의 영원한 적수이다. 악의 화신이다.
(8)오시리스(Osiris)
나일강의 신이다. 그는 죽음과 부활의 신이기도 하다. 오시리스는 에집트에 풍요한 안정을 베푼
다. 태양이 없는 밤하늘에 뜬 달은 오시리스의 모습이기도 하다.
(9)호루스(Horus)
오시리스의 아들이다. 그는 살아 있는 바로와 동일시된다. 새매는 호루스의 상징이다.
제2부 메소포타미아의 종교
오랜 예날부터 (서기전7000년경) 넓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는 역사의 동이 트기 시작하였다. 그
러나 메소포타미아에는 서기전 3500년 경부터 역사가 시작되었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그 지방
사람들은 글을 만들어 쓰기 시작하였다. 그것을 수멜(Sumer) 문화라고 부르며, 그 때에 벌써 그
사회는 문화의 요소를 고루 갖춘 성숙한 모습을 갖고 있었다. 미술, 건축법, 교육기간, 종교, 산업,
정부 등 개화된 사회가 갖추어야 할 모든 여건을 갖추었다. 그리하여 수멜으 문화를 인류의 첫
문화라고 부르는 것인데, 그것은 뒤에 오는 바벨론과 앗시리아가 이어받으며, 맨끝으로 나타나는
페첸틈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화의 마지막 주자로서 찬란했던 그 문화에 종지부를 찍었다.
수멜 문화의 전통은 적어도 3천년 동안 게속되었으며, 그 종교의 전통은 그보다 더 오랫동안
이어졌다. 메소포타미아의 정치 역사는 시대에 따라 변했으나 수멜에서 시작된 종교의 전통은 단
하나뿐이며, 다만 역사의 변화에 따라 신들의 이름과 세부적 내용이 달라졌을 뿐 전체적 내용은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갔다.
1.수멜 종교
메소포타미아 원주민의 종교는 수멜 시대에 이르러 성숙기에 도달했다. 그 때에 종교인들은 그
들의 종교의 내용을 분류하며 조직하는 작업을 하였다. 일찍부터 수멜 종교는 사람의 생존 목적
을 신학적으로 이해하였으며, 종교적 가치관을 정립하였었다. 인간은 신들을 섬기기 위한 단 하나
의 목적을 위하여 창조되었다는 교리가 여러 문헌에 표현되었다. 신들은 인간과 동일한 생리를
갖었으므로 인간처럼 매일같이 음식을 공급받아야 하며,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여러 가지의 보살
핌을 받아야 된다고 믿었다.
(1)수멜의 만신전 (Pantheon)
수멜 사람들은 일찍부터 만신전을 갖고 있었다. 만신전이라는 것은 그것을 섬기는 여러 신들의
서열과 상호관계 및 각자의 역할을 설명하는 것이며, 그들이 존경하거나 인정하는 신들에 한하여
만신전에서 자리를 얻게 된다. 수멜사람들은 신들도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
하였다. 인간과 다른 점은 죽지 않는 것,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정해진 법과 게혹에 따라 우
주를 통치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만신전은 의회와 같은 형식으로 운영되며, 주신은 다른 모든 신
을 통솔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수멜에서는 일찍부터 신학적 민주주의 이론이 태어
났다.
(2)수멜의 중요한 신들
수멜 종교에 여러 신이 있어야 할 필요는 신마다 우주의 각 분야의 책임을 하나씩 맡아 법칙에
따라 우주 만물을 운영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곧 우주 만물은 각자의 신의 보호, 감독, 지도,
및 통제를 받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신들은 인간과는 달리 죽지 않기 대문에 우주의 질서는 어김
없이 지탱되며 존속한다. 만일 신들 중 어느 하나라도 죽으면 우주 질서의 한 부분이 무너질 것
이라고 생각했다. 수멜에는 아래와 같은 주요한 신들이 있었다.
1)남무(Nammu)는 바다의 신이다. 또한 가장 오랜 신이라고 한다. 그는 모성의 신이어서 그에
게서 신들이 태어났다. 그는 혼자의 힘으로 신들을 생산하였으며, 단성 (單性)수태설의 첫 사례라
고 볼만하다. 이 모성적 신은 원초의 바다라고도 하며, 그의 기원에 대하여는 아무 설명도 없는
것으로 보아 그는 영원한 존재인 듯하다. 그에게서 처음으로 안(An)과 키(Ki)가 태어났다.
2)안(An)은 남무가 낳은 첫 신이다. 안은 하늘의 신이다. 그를 어버이 신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에게서 다른 신들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3)키(Ki)도 남무가 낳은 신이며 땅의 신이다. 그를 닌훌삭 곧 어머니 신, 또는 높은 여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과 키 사이에서 여러 신이 태어났다. 키는 자애로운 여신이며, 모든 생물은 그
의 젖을 먹고 살아간다.
4)엔릴(Enlil)은 바람, 또는 대기의 신이다. 한 때 그는 안(An)을 뒤이은 만신전의 주신이 되리
만큼 막강한 힘을 소유한 신이다. 그를 신들의 아버지, 또는 천하의 임금이라고 부른 때도 있었
다. 지상의 군왕들은 그에게서 주권을 수여받아 세상을 다스린다고 믿었다. 이것은 주권 신수설의
출발이다. 또 그는 행악자를 징벌하는 권세를 갖기도 하였으며 후대에는 생산의 역할을 맡은 자
연의 신으로서 존경을 받았다.
5)엔키(Enki)는 지하세게의 신이며, 지헤의 신이기도 하다. 그는 엔릴의 뜻을 받들어 지상의 모
든 일을 꾸려간다. 그는 문화의 신이어서 생각이 깊고, 슬기롭고 또한 재주가 많은 신이다. 그는
깊은 물 속에서 살았다.
6)이난나(Inanna)는 새벽별과 저녁별의 신이며 사랑의 여신이다. 중동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신
이며, 바벨론에서는 아쉬탈로, 구약 시대에는 아스다롯이라고 불렀다. 그의 남편은 두무지(바벨론
의 탐무스, 구약의 담무스)이며, 목자의 신이다. 새벽별과 저녁별이 사라졌다 나타나듯이 이난나는
부활의 신이기도 하다.
(3)수멜의 낙원설
수멜 사람들은 첫 세상에는 사람이 살기 좋은 낙권이었다고 믿었다. 그 낙원을 인간의 황금기
라고 불렀다. 안샨산맥의 한 지방인 에렉의 동편에는 아랏타, 또는 딜문이라는 곳이 있었다. 그곳
은 신의 거룩산 법으로 다스림을 받는 거룩한 땅이었다. 아랏타는 일곱 산골짝 너머 높은 산 위
에 있었다. 그곳은 풍요하며 살기 좋았고, 보석과 귀금속이 풍부하였다. 수멜 문헌은 낙원을 아래
와 같이 언급한다.
그 엣날에는 뱀도, 전갈도, h개도, 사자도, 사나운 개도, 이리도
두려움과 공포도 없었다. 사람의 대적이 없었다...
우리 지방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말티의 땅에는 평화가 감돌았다
온 세상과 모든 민족은 입을 모아 엔릴을 찬양하였다.
또 다른 문헌에는 이같은 말이 있다.
태초에는 모든 것이 완전하게 창조되었다. 그것은 병과 죽음이 없는 세계였 다. 그곳에
서는 사자가(사람을)죽이지 않았다. 이리가 어린 양을 물어가지 않 았다. 눈병이 도지지 않
았다. 밤에도 파수군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그러던 어 느날 엔키라는 신이 먹어서는 안될 풀
을 먹어 죽음이 생기게 되었다.
(4)수멜의 윤리
인류의 첫 윤리관이 수멜에서 태어났다. 그 사회에서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강조한 반면, 신에게
는 높은 윤리적 속성과 덕성이 있다고 믿었다. 신에게는 선함과 참된 것, 법과 질서, 공의와 자유,
자비와 사랑, 옳음과 정직이 있다고 믿었다. 이와는 반대로 악과 거짓, 불법과 무질서, 불공평과
억압, 죄와 부패, 잔인과 무자비를 멀리하는 것이 신의 듯이라고 믿었다. 신은 세상을 바로 이끌
어 가기 위하여 왕을 세웠다. 그러므로 왕은 신의 뜻을 받들어 세상에 법과 질서를 세우며, 약한
백성과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하며, 과부와 고아를 돌보아 주는 일을 본분과 자
랑으로 삼아야 된다고 믿었다.
(5)수멜의 신화
수멜의 신화 중 유명한 것은 홍수 신화와 이난나가 죽음의 세게에 내려갔다는 이난나의 신화이
다. 홍수 신화는 바벨론편에서 소개하기로 하고, 수멜 원판의 이난나 신화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이난나(Inanna)가 하계(죽음의 세계)로 내려가는 신화는 사랑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난나는
두무지(목자의 신)와 결혼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하였다. 메소포타미아에
서 가뭄이 심한 6,7월이 되면 두무지신은 죽음을 경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다가오
는 남편의 죽음을 막지 않느한 자신의 행복이 길게 가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닫고 난 뒤, 이난나
는 지하의 세게를 정복하기로 결심하고 그리고 내려갔다. 그 지하의 세게에는 이난나의 언니뻘되
는 에레스키갈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었다. 그 세계를 수멜에서는 못돌아오는 땅 , 죽은 사
람의 땅 이라고 불렀으며, 죽음이라는 뜻이었다.
이난나는 간신히 일곱 관문을 통과하고 에레스키갈의 왕궁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이난나가 일
곱 관문을 거쳐 가는 동안 그 수문장들이 그녀의 옷가지를 하나씩 벗겼기 때문에 그녀는 알몸을
드러내고 왕궁 앞에 서게 되었다. 이난나의 언니는 화를 내며 표독한 눈초리로 동생을 쳐다보았
고, 그로 인하여 이난나의 몸은 그 자리에서 시들어 버렸다.
그 딱한 사태를 지켜본 엔릴신은 두 사신을 창조하였다. 그는 생명의 음식 과 생명의 물
을 두 사신에게 들려주며 이난나를 살려낼 계획을 세웠다. 두 사신은 일곱 관문의 수문장들을
속이고 목적지에 안착하였고, 갈고리에 걸려 있는 이난나의 시체를 찾아내는 일에 성공하였다. 두
사신은 갖고 간 약으로써 이난나를 살려낸 뒤 죽음의 땅을 빠져 나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일곱
수문장들은 이난나를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이난나를 대신하여 누가 죽음의 땅에 머물러 있어야
만 이난나가 그 땅을 빠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수문장들은 하계에 들어온 사람이 성한
몸으로 하계를 빠져 나간 일이 없었다. 만일 이난나가 하계를 빠져 나가려거든 그 대신 한 사람
을 내놓아야 된다 고 고집하였다. 하는 수 없이 이난나는 자기를 대신할 사람을 찾아 보내마 약
속하고 갈라라는 마귀들을 데리고 세상에 돌아갔다.
그녀가 자기가 살던 궁궐에 가보니 남편은 슬퍼하는 기색도 없이 용상에 올라 앉아 화려한 생
활을 즐기고 있었다. 울분에 찬 이난나는 자기의 남편을 잡아 하계의 마귀들에게 넘겨주었다. 이
난나는 남편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살기 띤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결국 두무지신의 가련한 모
습을 본 에레스키갈은 그의 처지에 동정하였다. 앞으로는 일년에 여섯달씩 두무지와 게스티난나
(두무지의 여동생)가 번갈아 죽음의 세게에 내려가 있도록 관용을 베풀었다. 그리하여 두무지는 1
년에 여섯달은 세상을 떠나 죽음의 세게에서 살게 되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 있는 동안 메소포타
미아 지방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신화이다.
그가 다시 살아나 세상에 올라오는 것을 경축하는 일을 아키투 축제라 하였다. 구약시대에도
이스라엘 여자들은 두무지(담무스)의 죽음을 슬퍼하며 통곡하는 절기를 지켰다는 기록이 있다(겔
8:14).
11.바벨론의 종교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정치 역사는 때에 따라 바뀌었으나 일찍 그 땅에 뿌리를 내린 수멜 문화
는 게속하여 살아 남았다. 수멜시대 이후 아카드, 구티, 엘람, 바벨론, 카시, 앗시리아, 페르시아
등 여러 나라가 나타나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통치하였으나 수멜 문화는 그들의 정신 세계를 지배
하였다. 서기전 2300년경 그 지역을 정복한 아카드의 살곤왕은 수멜 문화를 이어받은 첫 셈족의
왕이었다. 아카드 사람들은 수멜의 종교까지도 수용하였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시켰다. 아카
드 사람들의 손에서 종합되고 발전된 종교는 그 뒤에 바벨론 나라(1700 B.C)에 이어졌기 때문에
아카드 사람들이 만든 종교는 지금은 바벨론 종교라고 알고 있다.
아카드와 바벨론 시대를 거쳐 가면서 수멜 종교의 형태는 그대로 전달되었으나 만신전의 서열
과 신의 이름 같은 것은 바뀌었다. 그러한 변화는 주로 언어의 차이나 정치 역학적 변화로 인하
여 생긴 필연적 현실이었다. 이런 것 외에도 아카드-바벨론 시대에 수멜 신학의 내용은 한층 더
충실하게 되었다. 곧 수멜의 3신 안, 엔키, 엔릴은 샤마스, 에아, 마르둑(구약성경에서는 메로닥)이
라는 새 이름을 각각 갖게 되며, 그 유명한 이난나는 이쉬탈 (구약성경에서는 아스다롯)이라는 이
름으로 바뀌었다. 또한 바벨론 나라는 마르둑을 섬겼으므로 마르둑은 엔릴을 대신하게 되었고, 앗
시리아 시대에는 앗슐이라는 그 나라의 민족신이 마르둑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단순했던 수멜종교는 정치화, 인간화, 및 세속화의 경향이 짙어졌다. 그리
하여 바벨론 시대에는 마술, 점성술, 종교 매춘, 종교 특권화 등 달갑지 않은 부산물이 생겼다.
수멜의 종교를 이어받아 발전시킨 바벨론판 신화 중 중요한 것 두 가지를 소개한다.
(1)에느마 에리쉬 (Enuma elish)
이 신화는 우주 신화의 신 발생 발생 신화와 A니간 발생 신화를 하나로 묶은 바벨론판 신화이
며, 또한 가장 웅장한 신화이다. 이 신화의 궁극적 목적은 바벨론 의 민족신 마르둑의 위치를 높
여주는 것이다.
이 신화는 먼저 우주 신화로 시작된다. 태초에 티아맛(Tiamat)과 아프수(Apsu)라는 한 쌍의 우
주신이 있었다. 티아맛은 여성신이며, 바다의 짠물을, 아프수는 남성신으로서 강에서 흐르는 단물
을 상징하는 신이었다. 단물과 짠물이 혼합되어 다른 신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다. 두 신 사이에서
먼저 라흐무와 라하무가 태어났고, 그 뒤에 안샬과 키샬이라는 다른 한 쌍의 신이 태어났던 것이
다. 안샬은 하늘에 있는 모든 영역을, 키샬은 지상에 있는 모든 영역을 상징하는 신이었다. 이들
부부신 사이에서 하늘의 신 아누(Anu)가 태어났고 아누에게서 다시 에아(Ea)가 태어났다. 그 뒤
에도 수많은 신들이 태어났던 것이다.
수많은 신들이 태어남으로써 신의 세계는 혼잡스러졌다. 더구나 어린 신들은 춤추며, 너무나 소
란스럽게 놀아나니 어른 신들은 느긋하게 잠을 잘 여유도 없었다. 드디어 아프수는 짜증을 내며
티아맛(여신)에게 어린 것들이 밤낮으로 떠들어대니 잠을 이룰 수도 없고, 도무지 견딜 수가 없다
고 한탄하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린 신들을 죽여 버리라고 졸랐다. 티아맛은 자기가 낳은 것
이나 다름없는 어린 신들을 죽을 생각이 없었으나 남편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도 없었다.
점A은 신들은 수가 많았고 눈치도 빨랐다. 그들은 늙은 신들의 계획을 알고 나서 할 말을 잊고
수심에 차서 모여 앉았다. 그러나 만사에 능통한 지헤의 신 에아는 서둘러 대책을 세웠다. 그는
주문을 읽어 아프수에게 마술을 걸어 깊이 잠들에 하였다. 에아는 아프수를 시신 위에 자기의 집
을 짓고 스스로 물의 신이 되어 깊은 물 속에서 살았다. 그곳은 바로 세상의 모든 일의 운명을
결정하는 비밀에 쌓인 운명의 산실이었다. 그 밀실에서 담키아(에아의 부인)는 바벨론의 국신 마
르둑을 생산하였다. 그리하여 마르둑은 신의 세게에서 막내둥이로 태어났으나 가장 귀엽고 힘센
신이 되었다.
아누는 어린 마르둑을 지극히 좋아한 나머지 네 바람을 만들어 마르둑에게 노리개로 주었다.
그러나 네 바람으로 인하여 바다의 물결이 거칠게 일었고, 다시 티아맛과
摸 어른 신들을 귀찮게 만들었다. 티아맛은 내연의 남편인 킨구(Kin-gu)를 앞세우고 어
린 신들을 잡아 죽이기 위하여 다시 싸움을 일으켰다. 어린 신들은 위기를 맞아 마르둑을 선봉장
으로 세우고 맞서 싸우기로 하였다. 마르둑은 태풍의 수레를 타고 싸움터에 나섰다. 그의 활기찬
모습을 본 적군은 겁에 질려 모두 다 도망쳤으나 티아맛은 굽힐 줄 몰랐다.
두 장사는 서로 입씨름을 하며 싸움을 시작하였다. 말로 해서 결판날 일이 아니어서 티아맛은
마르둑을 삼켜 버리려고 입을 잔뜩 벌리고 대들었다. 그러나 마르둑은 때를 놓치지 않고 네 바람
을 그의 입에 불어 놓으니, 그의 배가 부풀어 올라 입을 잔뜩 벌린 채 쓰러졌다. 다시 마르둑은
활을 당겨 티아맛의 배를 쏘아 맞혔다. 그의 배가 터지며, 내장이 쏟아져 흘러 나왔다. 티아맛의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티그리스와 유프라데스의 강물이 되었고, 그의 둥근 꼬리는 하늘과 땅
을 이어주는 고리가 되었다. 티아맛을 장복한 뒤에 마르둑은 그의 시체를 땅에 누이고 그 위에
올라섰다. 다시 마르둑은 도망치는 티아맛의 잔당들을 남김없이 붙잡아 포로로 삼고, 무기를(활)
꺽어 버리고, 적장 킨구를 쇠사슬로 묶어 두어 재판을 받게 하였다.
다시 마르둑은 티아맛에게 눈을 돌려 그의 시신을 처치하게 되었다. 그는 마른 물고기 같은
티아맛의 시체를 머리에서부터 쪼개어 두 동강을 냈다. 그 윗 몸체를 휘어 둥근 하늘을, 밑에 있
는 부분으로써 땅을 만들었다. 또 그는 하늘에 자신의 집을 짓고 나서 여러 별을 지었으며, 달력
도 제정하였고, 북극성을 제자리에 두었고, 달과 해가 운행할 길도 잡아 주었다.
티아맛을 무찌른 마르둑이 집에 돌아가니 모든 신들은 그를 맞으며 환호하였다. 마음이 흡족한
마르둑은 에아의 권유를 받아 포로된 모든 신들을 죽이는 대신 두목만을 처단하고 나머지 포로들
을 용서해 주기로 하였다. 포로들은 마르둑을 찬양하며, 그에게 충성을 약속하고 해방을 얻었다.
또한 그들은 마르둑의 성을 건축해줄 것도 약속했다. 마르둑은 티아맛을 선동하여 싸움을 일으킨
장본인이 누구냐고 물으니 모든 신들은 입을 모아 킨구 라고 소리질렀다. 결국 킨구는 전범자
로 낙인 찍혀 처형을 받았다.
마르둑은 앞으로 여러 신들이 자기를 섬기기에 노고가 많을 것을 감안하여 인간을 만들어 신을
섬기게 하기로 작정하였다. 지혜가 많은 에아는 킨구의 몸에서 피를 뽑아 진흙을 개어 인간을 창
조하였다. 그리하여 이 신화는 인간의 본질의 일부는 반란을 일으키고 죽은 악한 신에게서 유래
되었다고 암시한다. 그것은 비관적, 또는 성악설 인간학의 시작이었다.
(2)길가메쉬 신화 (Gilgamesh), 不老草의 神話
바벨론 사람이 만든 신화 중에서 길가메쉬 신화는가장 유명하고 흥미로운 것이다. 이 신화도
수멜에서 태어났으나 바벨론 시대를 거치며 내용이 더욱 충실해졌다. 우룩 나라의 왕 길가메쉬가
죽지 않는 법(영생불사)을 찾아 다닌 것이 이 신화의 내용이다. 그는 반신반인이며, 영웅이었다.
그는 영욱적 노력을 기울여 영생을 추구하였으나 인간이 타고난 조건을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신화는 밝혀주고 있다.
길가메쉬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훌륭한 사람이었고, 나라를 잘 다스렸다. 그러나
그는 성격이 과격하고 포악하여 많은 여자를 겁탈했으며, 백성을 강제 노동에 혹사하여 못살게
굴었다. 백성들은 참다 못하여 신들에게 진정하였다. 그리하여 신들은 길가메쉬보다 더 힘센 거인
을 만들어 길가메쉬를 죽이기로 결정하였다. 신들은 엔키두(Enkidu)를 만들었는데 그는 짐승들과
어울려 밖에서 생활하였다.
들에서 돌아온 사냔꾼에게서 엔키두가 숲에서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길가메쉬는 한 사람을
보내어 마술로써 엔키두를 우룩나라에 끌어 들이게 하였다. 에상대로 두 장사는 맞붙어 싸웠으나
길가메쉬의 승리로 끝았다. 그러나 길가메쉬는 엔키두를 측은히 여겨 자기의 친구로 삼았다. 힘센
새 친구를 얻은 길가메쉬는 힘을 모아 새로운 모험을 했다.
길가메쉬는 엔키두를 데리고 전설에 나오는바 먼 곳에 있는 백향목 숲을 찾아 원정길에 올랐
다. 후와와라는 억척같은 힘있는 괴물이 그 숲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두 용사는 백향목을 모두
자른 뒤에 후와와를 죽이는데 성공하였다. 두 장사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이쉬탈(여신)을 만
났다. 그 여신은 길가메쉬에게 결혼을 요청하였으나 길가메쉬는 무례하게도 그녀의 뜻을 거절하
였다. 수모를 당한 이쉬탈은 아버지(Anu)에게 졸라 길가메쉬와 그의 나라를 멸망시킬 힘이 있는
하늘의 황소를 만들게 하였다. 하늘에서 내려온 그 황소는 그 우룩 나라를 공격하여 많은 사람을
죽였으나, 결국 두 장사에게 잡혀 죽었다. 그러나 악에 받친이쉬탈의 음모는 더욱더 혹독해졌고,
결국 엔키두는 신들의 저주를 받고 병들어 12일 후에 죽었다.
길가메쉬는 7일동안 밤낮으로 애곡하며 엔키두가 살아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7일이 지나자
엔키두의 시체가 썩기 시작하니 하는 수 없이 시체를 땅에 묻었다. 그 사건을 통하여 길가메쉬는
자신에게도 죽을 날이 올 것을 깨닫고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는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우트나피스팀이라는 죽음을 이긴 사람을 찾아 가는 길 밖에 없다고 믿고 그를 찾아가기로
결심하였다. 우트나피스팀은 대홍수 때에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는 전설적 인물이며, 만슈라는 산
에서 살고 있었다.
길가메쉬는 영생의 길을 찾아 천신만고 끝에 만슈산에 도착하였다. 그는 만슈산 건너편에 있는
화려한 동산에서 수두리라는 숲의 요정을 만나 우트나피스팀의 거처를 물었다. 수두리는 이렇게
타이르며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고하였다.
신들이 사람을 만들 때부터 사람은 죽음을 타고 났다
영생은 신만이 갖는 것이다
길가메쉬야 너는 배불리 먹고 밤낮으로 즐겁게 살아라
날마다 잔치를 차리고 밤낮으로 즐겁게 살아라
고 타이르며 집에 돌아갈 것을 권유하였다. 그러나 길가메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배를
얻어 타고 죽음의 강물 건너 우트나피스팀이 살고 있는 곳에 닿았다. 자기를 찾아온 구도자에게
그는 6일7야 동안 잠자지 않는다면 죽음을 이길 수가 있다고 일러 주었다. 길가메쉬가 그때까지
격은 온갖 시련은 견딜 수 있었으나 그의 마지막 시련은 가장 힘든 것이었다.
긴 여행과 온갖 시련에 지친 길가메쉬는 쉬이 잠들고 말았다. 태풍처럼 잠이 그에게 몰려왔던
것이다. 그는 6일7야를 단숨에 잤다. 우트나피스팀은 그를 쳐다보며 영생을 얻겠다는 사람이 그럴
수가 있느냐고 비웃으며, 그를 잠에서 깨웠다. 잠에서 개어난 길가메쉬는 금방 잠든 사람을 왜 깨
웠느냐고 화를 내며 깨운 사람을 탓했다. 결국 그는 자기의 실수를 깨닫고 울부짖었다.
그러니 어찌하리오
나는 어디로 가리오
내 몸에는 귀신이 들어 있오
내가 잠든 방에는 죽음이 살고 있으니 나는 어디로 가랴
죽음이 내 몸에 있다
길가메쉬가 집에 돌아가려는 마당에 우트나피스팀은 동정한 나머지 신통한 비법 을 길가메
쉬에게 알려 주었다. 그는 회춘하는 신통한 풀 이 있는 곳을 가리켜 주었다. 그리하여 길가메
쉬는 그 풀을 찾아 바닷속에 들어가 그 풀을 뜯어 갖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몇날 동
안 길을 가다 한 곳에 맑은 연못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연못에 몸을 씻
기로 생각을 돌렸다. 그는 목욕을 하는 동안 그 약초를 연못가에 놓아 두었다. 그런데 그 연못에
서 살던 한 뱁이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뭍으로 나와 순식간에 그 풀을 훔쳐 먹고는 껍질을 벅고
사라졌다. 그리하여 길가메쉬는 영생의 기회를 뱀에게 빼앗겼다.
이 신화는 영생에 대한 인간의 보편적 욕망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무지와 무력함 때문에 영생을
얻을 수 없다는 이치를 가르치고 있다. 초인간적 힘과 슬기를 갖은 사람이어야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신비로운 교훈이다. 구약성경 창세기 3장의 인류 타락설과 유사한 면도 있다.
제3부 가나안 종교 (성경;바알신)
1. 서론
우리가 가나안이라고 부르는 지역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크게 보면 에집트의 북방 경계선에서
부터 메소포타미아의 접경, 곧 유브라테스강에 이르는 지역을 모두 포함하여 말할 때에는 그 뜻
이 넓고, 구약 성경에 기록된 것과 같이 이스라엘 사람들이 차지하였던 지역을 가리킬 때에는 좁
은 뜻이 된다. 좁은 뜻으로 보는 가나안을 팔레스틴이라고도 한다. 이 글에서 말하는 가나안은 넓
은 뜻으로 말하는 것이며, 현재의 팔레스틴과 레바논과 시리아 지방을 포함하는 지역을 가리킨다.
역사가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가나안에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고적 가운데
서 가나안의 여리고성은 가장 오랜(서기전8000년 경) 주거지라고 한다. 또한 레바논산을 업고 아
라비아 사막지대를 바라보는 다메섹 (다마스커스)은 기름지고 살기 좋아 에로부터 에덴동산이라
고 부르기도 하였다. 한 걸은 더 나아가 가나안은 전 인류 문화의 한 요람이기도 하다. 가나안에
서 유일신 신학이 나왔고 (이스라엘 종교) 인류 역사상 첫 알파벳 문자(페니키아의 알파벳)도 태
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을 제외한 가나안의 긴 역사와 종교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그 특수한 현상중 하나이다.
기원전 3000년 경부터 팔레스틴 지방에는 새로운 역사시대가 동텄다. 그때부터 셈족 계통의 한
민족이 팔레스틴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고, 역사가들은 그들을 가나안 사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들은 시리아의 빈 들판에서 유목생활을 하며 살던 아모리(Amorites)인이었다. 구약성경에는 이
스라엘 사람들을 아모리족의 한 계통이라고 알려 주고 있다(겔 16:3). 그때부터 가나안에는 농업
위주의 원주민과 목축업을 위주로 하고 살던 아모리족 유목민이 함께 어울려 살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고대 가나안의 종교나 역사를 소개하는 문헌과 자료는 그리 흔하지 못하다. 주로 구약성경, 필
로의 역사서, 루시아, 및 논누스가 남긴 글이 있을 뿐이다. 그러던중 1927년 이후 많은 가나안의
고대문헌 (서기 15세기 경에 기록됨)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가릿(Ugarit), 또는
라샤므라(Rasshamra)에서 발견된 고고학문헌들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하여 고대 가나안의 종교
를 이어 소개한다.
2.가나안 종교의 특성 (자연종교)
가나안의 지형과 생산성은 지역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팔레스틴의 북서부 지방에는 기름진
땅이 있고, 그 밖의 지방에서도 농사를 지을만한 기후의 여건이 갖추어져 있어 흔히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불렀다. 이에따라 에로부터 가나안 지방에는 농업과 관계가 있는 종교가 성행하
였다. 그리하여 가나안의 종교를 바알의 종교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이나 바알신은 가나안 종교
를 대표하기에 이르렀다. 바알신은 농민의 신이었으며, 풍요와 다산의 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곧
바알신은 농살르 지을 수 있게 하여 주어 그들에게 먹을 것, 입을 것, 마시며 즐겁게 살아갈 것들
을 풍성하게 마련하여 주며, 자손의 번성과 가축의 증식을 보장하여 주는 신이라는 뜻이다. 사실
상 바알 이라는 말에는 주인, 상전, 남편, 통치자 라는 뜻이 있다. 그의 조상은 바알신이 무
서운 얼굴을 하고 한 팔을 치켜들고 내려 치려는 자세를 하고 서 있는 것을 보아 그 신은 싸움에
도 능숙하여 자기의 문도들을 그들의 대적에게서 보호하는 일까지도 한다고 믿었던 것 같다.
구약시대에 엘리야라는 이스라엘의 예언자는 갈멜산에서 바알신의 추종자들과 맞서 싸운 일이
있었다. 바알신의 추종자들은 그 신에게 비를 내려 해묵은 가뭄을 물리쳐 주기를 바라며, 기우제
를 바알신에게 드렸다. 그러나 바알신은 그들의 기도를 들어 주지 못하였다. 이스라엘의 신 여호
와의 예언자 엘리야가 그 하나님에게 기도하였더니 하늘에서 소낙비가 쏟아져 내렸던 것이다. 결
국 두 신의 대결은 여호와 하나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는 것이다.
가나안 종교의 또 다른 특성은 성적(Sex)활동을 강조하며 자극하는 데에 있다. 역사가 필로와
구약의 예언자 호세아의 글에 나타나 있는 내용을 보면 바알을 섬긴 가나안의 사회는 풍기가 매
우 어지러웠다 한다. 가나안 종교의 영향을 받은 이스라엘 사람들도 같은 꼴이 되었으며, 남자나
여자를 가릴 것 없이 모두 윤리적 파탄 상태에 들어갔고, 결국은 이스라엘 민족과 그 교회의 멸
망을 초래하였다 한다. 모두 그 신을 즐겁게 하며, 그 신이 주는 풍요와 다산의 혜택을 얻기 위하
여 몸과 정조를 서슴없이 그 신에게 바쳤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사회에는 품행이 깨끗한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태는 절망적이었다. 이런 사태를 미리 내다보고 여호와 종교는
극단적으로 바알종교를 반대하며 적대시 하였다.
3.우가릿 문화
우가릿(Ugarit)은 지금의 시리아 나라 라타키아(Latakia) 지방에 있는 고고학적 지명이며, 라샤
므라(Ras Shamra)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가릿 나라는 서기전 제2천년기 초엽(2000-1600 B.C)부
터 서북부 가나안 지방의 해안도시로 찬란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도시국가는 일천년 가까
이 유지되었으나 그 나라의 역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시대는 그 역사의 마지막 2세기(1400-1180
B.C)에 관한 역사이며, 고고학자들이 수집한 점토판에 기록된 문헌은 이 시기에 작성된 것이다.
우가릿 문헌 중 신화와 종교에 관계가 있는 문헌이 알파벳 문자로 점토판에 기록되었다는 것과
우가릿 언어가 이스라엘 사람들이 쓴 히브리어와 아주 유사하다는 것은 흥미있는 사실이다. 우가
릿 사회는 그가 갖고 있던 귀중한 종교적 전통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단 한 가지의 특수한 목적을
위하여 세게 역사상 최초로 30자로 구성된 알파벳 문자를 만들어 냈다. 서방 세게에서 그 문자는
페니키아 문자로 알려져 있으나 그리스, 로마, 및 구라파의 모든 나라가 지금까지도 쓰고 있는 알
파벳 문자의 원조는 우가릿 알파벳 문자이다.
4.우가릿 신화
우가릿 고고학 문헌에 담겨 있는 가나안 신화로 미루어 보면 가나안의 종교는 아래와 같이 구
성되어 있다. 가나안의 만신전(Pantheon)에는 33, 또는 34위의 신이 있었다. 서기전 14세기 경에
기록된 우가릿 신화는 그 시대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내려온 여러 신화를 바알신 중심으로 재구
성한 것
. 우가릿 신화가 바알신을 노래하며 높이는 것을 보면 바알 중심의 신학을 정립
하는 데에 그 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게 된다. 우가릿 신화에 등장하는 주요한 신과 서로간의
관계 및 역할은 아래와 같다.
(1)엘(El)
엘이라는 신은 우가릿 만신전의 으뜸가는 신이다. 그는 인격화된 신이며 그를 힘있는 신, 황
소, 신과 인간의 아버지, 해(年)의 아버지, 거룩한 신, 자비로운 신, 가장 슬기로운 신 등의 이름
으로 부르기도 한다. 가나안의 이 신은 세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다.
1)그는 모든 신보다 높은 신이라는 뜻이 있다.
2)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엘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3)그는 세상과 신, 및 인간을 창조한 신이며, 황소라는 별명이 있다. 황소는 남 성적 힘을
상징한다.
엘은 두 아내(아세라, 아낫), 또는 세 아내(아스다롯을 더함)를 거느렸다 한다. 엘과 아세라 사
이에는 70위의 신이 태어난 것으로 언급된다. 그는 무서운 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자기의 아
버지 우라누스를 내쫓고 왕위를 빼앗았으며, 자기의 자식들의 목을 졸라 죽일 정도로 잔인한 성
격을 갖은 신이었다.
그러한 괴악성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나안 신들의 부신(父神)으로 높임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
신을 섬기는 사회의 부도덕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엘이 자신의 아버지를 폐위하였
다는 구체적 뜻은 그의 지위만이 아니라 육체적 힘을 거세, 또는 단종 을 통하여 무력화하였
음을 나타낸다. 전왕을 단종A하고 추방한 뒤 그의 짝이 되었던 여신을 차지함으로써 정치적 거사
는 끝나게 된다.
(2)바알
바알은 엘의 70자녀 중 한 아들이다. 우가릿 시대에 그는 가나안 만신전의 주신이었고, 모든 신
을 다스리는 실권자였다. 그를 다간(곡식)신의 아들이라고 부르는 떼도 있었으나 그 말이 무슨 뜻
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그의 본명은 하닷(폭풍우의 신)이었다. 그밖에도 그에게는 구름을
타고 다니는 신, 땅의 왕자, 힘쎈 신, 주권자 등 여러 별명이 붙어 있었고, 알리얀 이라는 이
름도 붙어 있었다.
바알은 풍요의 원천과 원리이며, 땅의 풍요를 가져다 주는 비와 폭풍우를 주관하는 신이다. 그
의 목소리는 뇌성으로 나타난다. 그는 오른손에 망치를 치켜들고, 왼손에는 창살 모양을 하고 길
게 생긴 번개를 들고 잔뜩 일어서 있는 모습으로 표현 되었다. 바알의 서사시에서 얌(바다의 신)
과 못(죽음의 신)은 바알의 대적이 되어 싸웠다. 광야의 신(메마름의 신)도 바알의 대적이었다.
바알신은 자연계에 내재하는 원리를 상징하는 신이기 때문에 자연계에 있는 변화의 영향을 받
는 것이 그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 신도 세상의 한 부분이며, 한 원리이므로 그도 신화의 세계에
서는 죽음을 피할 길이 없다. 그러나 그는 다시 살아나는 때가 있기 때문에 존경을 받는다. 이러
한 뜻에서 바알은 신중의 신, 곧 신화의 세게에서 완자의 자리에 선다.
(3)아낫(Anath)
바알과 아낫은 한 쌍의 부부신이다. 이들은 변화무쌍한 자연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도권과 생
존을 위하여 끊임없이 투쟁하며 살아가는 패기에 찬 신들이다. 우가릿 신화의 주인공은 바알신이
지만 아낫신도 그 남편의 최후의 승리(부활)를 위하여 몸을 바쳐 싸우는 사나운 여신이다.
아낫신은 처녀,거룩한 여신 이라는 별명이 있다. 그는 그러한 미명을 미끼로 하여 종교적 매
춘 행위를 자행하는 부도덕한 여신이다. 그는 아름다움과 색욕과 전쟁의 여신이기도 하다. 흔히
조산(彫像)에서 그는 벗은 몸으로 그려진다. 또 그는 사자의 등에 올라서서 한 손에는 백합화를,
다른 쪽 손에는 뱀을 움켜 쥐고 있어 성적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4)바알신의 싸움)
자신의 아들인 바알에게 밀려 왕의 자리에 쫓겨난 엘신은 땅 {에 있는 깊은 물 속으로 피신하
였다. 그곳은 얌신(해왕신, 또는 용왕신)의 세게였으므로 엘신은 얌신을 세워자기의 합법적 후계
자로 삼으려는 게획을 세웠다. 그리하여 바알신과 얌신은 패권 계승 문제를 놓고 결투를 벌이게
된다. 얌신은 바알신이 도사리고 있는 북쪽의 산에 나타나 모든 신이 지켜보는 앞에서 바일신과
결전을 벌였다. 두 신은 서로 위협하며 항복할 것을 종용하여 보았으나 어림없는 일이었다.
바알신은 바다의 신(얌)에게 굴하지 않고 나가 싸워 이겼다. 바알신은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로
눈부시게 싸웠다. 바알의 서사시는 그의 싸우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바알은 바다의 왕자의 머리를 쳤다
법관의 강의 이마를 때렸다
바다의 신은 비틀거렸다
그는 땅에 쓰러졌다
그의 뼈마디가 모두 흔들렸다
그의 몸체가 거꾸러졌다
바알은 얌을 붙잡아 마셔 버렸다
그는 법관의 신을 끝장냈다
(5)죽음의 신과 싸움
바알은 바다의 신을 정복하였으나 아직 그의 승리는 완전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신들의 모임
에서 으뜸가는 자리를 차지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아직은 죽음의 세력을 정복하지 못하였다. 바알
은 첫 싸움을 이기고 나서 자축하는 잔치를 베풀기로 하였다. 그는 죽음의 신도 연회석에 초대하
기로 하고, 두 사신을 죽음의 신이 있는 지하의 세게로 보냈다. 그러나 초대에 응하기는 커녕 죽
음의 신은 바알을 비난하며 사형선고를 내렸다. 바알이 바다의 신을 죽인 행위를 그는 잘 알고
있었으므로 바알을 벌하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바알은 죽음의 신이 내린 사형선고를 승복하려 들지 아니하였다. 결국 바알은 자기의
모든 세력을(구름, 바람, 비, 번개, 벼락 등)규합하여 이끌고 죽음의 신과 싸우기 위하여 명부(지하
의 세계)로 쳐들어 갔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죽음의 신을 당할 수는 없었다. 결국 바알은 죽음의
신의 타격을 맞고 땅에 쓰러져 죽을 수 밖에 없었다.
우가릿 신화에서 바알은 7년동안 죽어 움직이지 못하며, 그 7년동안 땅에는 가뭄과 기근이 든
다고 적혀 있다.
7년동안 바알은 움직이지 않았다
8년이나 구름을 타는 신은 죽어 있다
이슬도 소낙비도 끊어졌다
두 바다에는 물이 몰려오지 않는다
바다의 음성이 헤택을 주지 않는다
이 글은 바다의 신과 바알신의 죽음으로 인하여 자연계가 메마르게 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바알의 죽음을 막아주지는 아니하였으나 바알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엘신은 슬퍼하며 울부
짖었다. 그는 바알이 죽었다지, 이제 인간은 어찌되는 거냐? 다간의 아들이 죽었으니 중생은 어
찌 되는거냐? 고 통곡하며 근심에 쌓였다.
(6)바알의 회생
바알의 죽음은 그의 미망인인 아낫에게 큰 슬픔을 안겨주었다. 그리하여 그 여신은 죽은 남편
의 시신을 찾아 죽음의 세계로 내려갔다. 그는 태양신의 도움으로 바알의 시신을 끌고 죽음의 세
계를 빠져 나가는데 성공하였다. 그는 북쪽산에 남편의 시신을 묻고나서 그에게 제사를 드렸다.
그리고나서 그 여신은 남편을 죽인 죽음의 신에게 복수할 것을 마음에 굳게 다졌다.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죽음의 신을 찾아서 그에게 대들어 결단을 냈다. 본래 아낫은 전쟁에 능한 신이기 때
문에 죽음의 신과 싸워 이길 수가 있었다. 우가릿 서사시는 아낫의 싸움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녀는 엘의 아들 죽음의 신을 붙잡았다
그녀는 칼로 그를 쪼갰다
그녀는 키로 그를 키질했다
그녀는 불로 그를 불살랐다
그녀는 맷돌로 그를 갈았다
그녀는 밭에 그를 흩어버렸다
못(죽음의 신)의 죽음은 바알신의 회생(부활)의 전주곡과도 같다. 그가 죽은 뒤에 엘신은 바알
이 부활할 것을 희망하였으며 그의 뜻이 성취되는 것이 불가피한 사정이었다. 이것은 곧 풍년이
오는 것을 뜻한다. 바알의 부활과 때를 같이하여 하늘에서는 단비가 내렸으며 메말랐던 골짝에는
시냇물이 흘러내렸다. 초장도 대지도 푸른 옷을 입고 활기가 가득찼다.
5.맺는 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우가릿 신화에는 (1)가나안 지방에 가끔 있는 7년 대한재를 배경으
로 하고 있다.(창세기 41장과 사무엘하24장 참조) (2)죽음의 보편성을 신화의 세계에서도 인정하
고 있다. (3)여신의 총애를 받아야 행복할 수 있다. (4)풍요와 다산의 신 바알의 궁극적 승리를
확실하다고 알고 그를 믿으며 섬겼다. (5)바알 신학을 통하여 낙관적 및 향락적 인생관을 얻을 수
있었다.
가나안에서는 천신(엘)을 다른 신의 조상으로 믿었으나, 그는 각박한 신화의 세계에서 큰 영향
력을 갖지 못하였다. 그는 상징적 존재일 뿐 세상일과 아무런 관게가 없었다. 바다의 신은 메마른
지방이나 사막에서 사는 사람들의 공포의 대상이었고, 신비로운 존재였다. 그도 가나안 사람의 생
활에 큰 헤택을 주지 못하는 존재이므로 바알에게 굴복한다. 또한 가나안 사람들은 사납게 물결
치는 바다에서 오는 불안감을 씻어버려야만 안정된 생활을 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끝으로 죽음
의 신은 누구나 두려워 하며,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생의 현실이다. 그러나 자연게는 스스로 회생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자연계는 구름, 바람, 우로 등 바알신이 주는 혜택으로 다시 살아난다.
그러므로 현실게에서 가장 귀중하며 존경을 받을 신은 바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