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의 항우 자결하다(BC 206년 ~ BC 202년)
한고조 유방
중국에서 전국시대는 진의 천하통일로 마감되었지만, 그 후 진의 시대는 오래 가지 못했다. 너무 가혹한 정치에 백성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민심 이탈과 함께 도처에서 과거 제후세력들을 중심으로 반란이 이어지더니 결국 진나라는 멸망하고 말았다. 그 후 중국은 혼란스러운 내전이 전개되고, 이런 와중에 새로운 강력한 지도자로 등장한 두 장군 유방과 항우 간에 천하통일 전쟁이 벌어지게 되었다.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은 기원전 206년부터 거의 4년에 걸쳐 전쟁을 했다. 전쟁터에서 유방은 자주 패했으나, 진나라 수도였던 함양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으로 달아나오기만 하면 또다시 군대를 일으키곤 했다. 그것은 마치 전국시대 진나라가 본거지를 전략적 요충인 함양에 두고 부대를 잘 운용했던 것과 같다. 주 · 진 · 한 · 당 등 중국 역대의 대왕조가 모두 함양에 도읍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런데 항우가 일찍이 수도를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유방에게 넘겨주고 만 것은 그때 이미 천하를 장악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할 수 있다. 항우의 용맹은 천하제일이었으나, 그러한 자신감 때문에 정략적인 면을 가벼이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한편 유방은 은밀히 다른 제후들을 규합해 항우 한 사람을 적으로 삼는 판도를 만들어갔다. 물론 유방의 정략대로 모든 것이 순탄히 진행되지는 않았다. 섣불리 유방 편을 들다가 항우에게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두 영웅이 대략 대륙을 동서로 양분해 싸우는 상태에서 북방의 여러 제후들은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 유방의 장수 한신은 북방 제국들을 차례로 공략하며 한나라 세력을 점차 확대해나갔다.
한신은 북방지역을 공략할 때 상식에 벗어나는 이른바 '배수진'의 방법으로 병력을 배치하고 대승을 거둔 바 있는데, 이후 '배수진'의 아이디어는 전투상황에 따라 자주 사용되어왔다. 한신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조나라 군대와의 싸움에서 한나라 군을 강을 등진 채 포진시켰다. 이 모습을 바라본 적 장수는 병법을 모른다고 비웃었다고 한다. 그러나 퇴로가 없는 한군은 도리어 필사적으로 싸워 승리했다.
한마디로 유방은 명참모 한신을 등용함으로써 천하를 제패했다고 할 수 있다. 한신의 작전으로 북방을 쳐서 분위기를 승세로 바꾸고 세력을 확대해 초나라에 대해 측후방에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함으로써 이때 한 · 초의 흥망은 결정되었다. 항우에게도 한신 만한 장수로 범증이란 자가 있었지만, 항우가 그를 의심하는 바람에 초나라를 떠나버림으로써 그들의 관계는 유방 · 한신의 관계와 좋은 대조를 이루었다.
항우와 유방의 싸움에서는 결국 부하가 따르는 덕장 유방이, 용맹하나 덕을 갖추지 못한 항우에 대해 승리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기원전 202년 항우는 사면초가(四面楚歌)를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한나라 유방은 천하를 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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