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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완은 쐐기를 박을 구멍을 파다가 멈추고 끼무라 국장에게 눈인사를 했다.
끼무라 국장은 다가와 흰 장갑까지 벗고 병완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총 도감, 수고 많네. 보라니깐. 내가 사람 보는 눈만은 있지. 당신이 총 도감을 맡으니까 인부들이 모여들고 일이 척척 돼가지 않는가! 허허허.”
끼무라 국장은 넉가래 같은 병완의 손을 잡아 흔들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서 류강철이 통역하자 뒤따라온 길수는 입에 다발을 세 개나 걸 지경으로 불만스러워 했다.
(쳇, 병완을 믿다가 이제 한지에 방아를 걸지 않나 두고 봐라.)
그런데 끼무라 국장은 계속 병완과 지껄여댔다.
“총 도감이 경찰국 사무 청사를 짓느라고 수고 많은데 우시장에 기와집 한 채를 마련해 줄까? 여기 우시장에 와서 살 생각은 없는가?”
병완은 짐짓 미소까지 지으면서 대답했다.
“끼무라 국장, 호의는 감사하오나 난 시골 놈이 돼서 영월동 시골이 좋단 말입니다.”
“허허허.”
끼무라 국장은 너털웃음을 웃더니 머리를 길수 쪽으로 되돌렸다.
“한 대장 보다는 판판 달라. 한 대장은 시내에 오니 기생집이 가까워 퍽 좋아하는데 이 병완은 달라. 진짜 땅을 밟고 하늘을 떠인 사내대장부야. 호한은 여색을 멀리 하는 법이야. 허허허.”
한길수는 눈을 흘기면서 두덜거렸다.
“흥, 검정개 돼지 흉을 본다 해라.”
병완의 쪽으로 되돌아선 끼무라는 그 두덜거리는 소리가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뒤이어 그는 코 수염을 손으로 쓱 문질렀다.
“올해 가을에 새 경찰국 사무 청사에 들게 해주게나. 늦어도 명년 봄 안에는 새집들이를 하게 말이네.”
류강철이 통역하자 그때라고 생각한 병완은 끼무라 국장을 마주 보면서 시원히 대답했다.
“끼무라 국장, 경찰국 사무 청사는 올 가을 전에 다 끝낼 테니까. 근심하지 마오. 그런데 한 가지 청 들 일이 있소.”
류강철이 통역해주자 끼무라 국장은 “요로씨이(좋아). 무슨 요구?” 하고 한걸음 다가섰다.
병완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기준과 창준을 비롯한 여러 목수들이 대패질과 자귀질을 하는 것을 둘러보고 나서 끼무라의 오른팔을 잡고 한쪽으로 가서 조용히 말했다.
“내 맏아들 성칠을 풀어 줍소. 그 애가 사냥을 한 것뿐인데 독립군으로 몰아 죽일 셈입니까?”
“뭐? 성칠이?!”
끼무라 국장의 눈이 갑자기 떼꾼해졌다.
“건 안 돼! 그 놈을 잡으러 갔다가 우리 헌병대원들이 수태 죽었쏘다. 성칠이, 독립군과 이거네.”
끼무라는 엄지와 식지를 붙였다 뗐다 해 보였다.
“그 앤 아무 죄도 없습니다. 독립군인지 뭔지 아직도 모르고 이날 이때까지 살아왔단 말이요. 그날 독립군이 왔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그 애와 아무런 상관이 없소이다.”
“안 돼! 성칠만은 안 된단 말이야!”
한길수는 깨 고소해하는 눈길로 병완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병완은 기를 쓰고 성칠을 구하려고 청을 들었다
“끼 국장님, 내가 어쩌다가 청을 드는데 요만한 것도 안 되오? 내 맏아들을 용서해줍소. 예?”
그러나 끼무라는 딱 잡아뗐다.
“안 돼! 그 놈을 생각하면 자네도 용서할 수 없어. 조선에는 한 놈이 역적의 죄를 지으면 구족을 멸한다는 말이 있잖은가! 성칠이 그 놈이 지은 죄는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자넨 우리 경찰국 사무 청사를 짓는데 없어서는 안 될 목수이고 총 도감이기에 용서해 준거니까 그만하게. 괜히 내 생각이 바뀌게 하지 말게나.”
병완은 안 되겠다 싶어 한숨을 땅이 꺼지게 후— 내쉬었다.
한길수는 멀찍이 서서 우멍 눈을 가슴츠레 뜨고 끼무라 국장과 병완이가 쑤군거리는 것을 아니꼽게 곁눈질해보았다.
뒤이어 한길수는 영팔의 팔을 잡고 한쪽으로 가서 쑤군거렸다.
“영팔이, 저 병완에게 딱 붙어 다니면서 지붕틀을 제대로 짜나 감시하게나. 좋기는 한사람을 목수무리 속에 잠입시켜 암암리에 감시하게 해라.”
그러자 영팔은 머리를 끄덕였다.
한길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병완의 꼬리를 잡아 내동댕이치고 싶었다. 그래야만이 일본군 속에서 자기 권위를 수호할 것만 같았다. 병완이 끼무라 국장의 신임을 얻는다면 자기 자리를 빼앗길 것만 같은 위기감이 들었던 것이다.
목수 간에서는 병완과 기준, 창준을 비롯해 목수 일여덟이 부지런히 지붕틀을 짜고 있었다. 그때 영팔은 그들 사이로 왔다 갔다 하면서 힐끔힐끔 감시하고 있었다.
요즘 낯선 목수란 사람이 하나 목수 간에 들어왔는데 꽤나 까다로웠다. 병완이가 시키는 일은 하지 않고 힐끔힐끔 병완만 살피는 눈치 같았다.
병완은 그자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기준과 창준에게 눈짓했다.
한참 일하고 나서 병완은 뒷간으로 가는 척 하면서 기준에게 뒤쪽을 머리 짓했다.
뒷간에 가서 대변을 보는 척 하면서 병완은 조용히 귀속 말을 했다.
“아무래도 새로 온 목수란 자가 영팔이 보낸 끄나불인 거 같아. 운주동 사람도 아니고, 신흥동이나 가마골 사람도 아니잖니? 어떻게 하나 그 놈들의 눈을 피해 나무벌레를 지붕틀 중심에 넣어야 한다.”
기준은 머리를 끄덕였다.
한참 후 기준이 수를 내놓았다.
“아버지, 내 그 놈 끄나불과 걸고들어 싸우면서 그 놈들의 눈길을 돌리는 틈에 손을 쓰면 어떻습니까?”
“오, 그게 참 묘수구나.”
그들 부자는 영팔의 의심을 살까 봐 인차 뒷간에서 나왔다. 그런데 뜻밖에도 영팔이 벽 밑에서 이쪽을 흘끔거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저 놈이 저게!”
기준은 주먹을 으스러지게 틀어쥐었다.
“들은 거 같잖다. 가자.”
병완은 기준의 팔소매를 슬쩍 쥐어 당기며 말리였다.
그들이 목수 간으로 들어가는데 영팔이 뒤에서 불평스레 투덜거렸다.
“변소 간에 한시에 둘씩이나 가다니. 흥!”
새로 온 목수가 또 힐끔거리면서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때라고 기준은 그자한테로 다가갔다.
“당신은 어디서 왔소?”
그러자 그 목수는 힐끔 병완을 쳐다본 후 눈을 내리깔면서 대충 대답했다.
“난 웅진에서 온 백승만이요.”
“어데서 듣던 이름인데.”
병완이 피뜩 보니 웬 곱사등이였다. 순간 병완은 기준과 눈길을 마주쳤다.
쉼 시간에 병완은 기준과 창준을 불러 바깥에 나가 말했다.
“승만이란 자는 이전에 성칠에게 혼난 적이 있는 웅진 길 어귀 도둑놈이야.”
기준은 양미간을 찌푸리면서 “저 놈이 어떻게 돼 여기까지 왔을까?” 하고 의문스러워 했다.
창준은 수재답게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분명 한길수가 끌어들인 밀정입니다. 우리를 힐끔힐끔 감시하고 있잖습니까?” 하고 추측했다.
“한길수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밖에 더 있느냐? 함경도 도둑놈들이나 강도패거리들을 다 끌어들여 일본 놈의 개를 만드는 게지.”
병완은 기준과 창준에게 뭐라고 귀띔해주었다.
다음 쉼에 기준이가 한창 지붕틀에 구멍을 뺄 때였다.
승만이가 대충 자귀질하는 척 하면서 기준을 힐끔힐끔 곁눈질했다.
그러자 기준이가 끌을 쥔 채 고함쳤다.
“네 놈은 어데서 굴러온 놈인데 일은 하지 않고 눈깔만 희뜩거려?”
“뭐라고?”
“네가 감히 대들 테냐?”
기준은 두 마디 안짝에 그 자의 멱살을 거머쥐고 주먹으로 눈 통을 한매 쳤다. 곱사등이 승만은 눈 통을 싸쥐고 오만상을 찡그리다가 마구 주먹질을 해댔다.
그가 어찌 기준의 상대가 되겠는가! 기준이 마구 주먹을 휘두르는 승만에게 한발 안기자 저쪽 기초구덩이에 뿌리어나가 보기 좋게 나부라졌다.
둘이 맞붙어 싸우자 숱한 목수들이 그리로 욱 쓸어갔다. 영팔과 수길은 승만과 합세하려고 그쪽으로 뛰어갔다. 그들 둘은 말리척하면서 기준의 양팔을 붙잡았지만 기준의 발길질은 멈추지 않았다. 결과 승만은 낯이 쥐마당이 되게 얻어맞았다.
순간 병완과 창준은 톱밥 속에 감춰 둔 나무벌레를 파냈다. 기준이가 영팔까지 쳐 눕힐 때 그들 둘은 지붕틀의 중간 구멍마다에 나무벌레를 걷어 넣고 애교를 바른 쐐기까지 슬쩍 박아 넣었다.
이때 한길수는 자위대원과 헌병 대여섯을 데리고 달려왔다. 병완과 창준은 그 놈들이 밀고 닥치면서 싸움을 말리는 것을 곁눈질해보면서 또 대여섯 개 지붕틀 중간에 벌레를 집어넣고 쐐기를 박아 넣었다. 실로 눈 깜짝 할 새에 일을 끝냈다.
병완과 기준, 창준은 며칠 전에 미리 벌레가 있는 원목을 슬 슬 톱질해 노란 나무벌레를 나오는 족족 영팔이 패거리들의 눈을 피해 슬슬 집어 톱밥 속에 감춰 두었던 것이다.
애교를 바른 쐐기는 한식경 지나자 딱 들어붙어서 다시 뽑자고 하여도 뽑을 수 없게 굳어져 버렸다. 그때쯤 되어 기준이 쪽의 싸움질도 여럿이 뜯어 말리는 바람에 끝나갔다.
기준은 병완이 네가 지붕틀에서 손을 떼는 눈치를 채고
“네 이놈, 다시 목수 일을 잘 하지 않았다가는 죽여 버리겠다.” 하고 을러멨다.
백승만은 눈 통을 얻어맞아 닭 알만큼 부어올라 참말 꼴불견이었다.
목수들이나 인부들은 속이 시원해 했다.
“개자식, 눈깔을 힐끔거리면서 우릴 살피더니 쌍 통 했다. 히히.”
“눈깔 통이 터졌으니 이젠 밑구멍으로 우릴 살핀다니? 흥.”
허허허.”
“하하하.”
“저 놈이 우시장 천하장수 병완도 몰라본 모양이지?”
“글쎄 말이야.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도 모른다더니 명천 울뚝이도 모르구 덤벼? 쳇!”
“그러게 말이야.”
병완은 인부들이 주고받는 말을 들으면서 창준과 기준을 바라보더니 만족한 듯이 머리를 끄덕이며 씨무룩이 웃었다.
한길수도 끼무라 국장의 부탁이 있는지라 기준을 어쩌지 못하고 외눈깔로 쏘아볼 뿐이었다.
끼무라는 도리어 기준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책망인지 치하인지 분간하지 못할 말을 했다.
“자식, 꽤나 주먹질을 잘하던데. 쳇, 자네 부자간은 사람을 치면 눈 통부터 잘 치는구먼. 그 애비에 그 아들놈이야.”
“하하하”
끼무라가 뭐라고 지껄이는 걸 알아듣지 못한 기준은 주먹을 으스러지게 쥐고 부르르 떨며 부릅뜬 눈으로 영팔과 곱사등이 승만을 쏘아보았다.
(개놈새끼들, 몽땅 외눈깔을 만들어놓고 말리라. 퉤!)
기준은 더러워서 영팔이 쪽에 가래를 탁 뱉고 나서 씩씩 거렸다. 영팔은 옆구리에 찬 권총집에 손을 댔다 뗐다 하면서 단방에 기준을 쏴 죽이지 못하는 것을 한스러워 했다. 그러나 끼무라의 눈치를 슬슬 보면서 손을 쓰지 못했다.
병완이 눈짓하자 기준은 지붕틀을 돌아보더니 목수 간 쪽으로 휭 하니 가버렸다.
저쪽에서 뻐꾹새가 처량하게 울고 있었다.
뻐꾹-
뻐꾹-
8. 힘장사 삼형제
일제의 쇠발굽 아래에서 신음하는 땅에도 봄은 찾아와 겨우내 모진 추위를 이겨낸 풀싹들이 파릇파릇 움텄다.
경찰국 사무청사 공지에서 인부들은 기둥을 세울 원목을 목도로 메여 날라 왔다. 그때 한 아름이나 되는 통에 길이가 열댓 미터 되는 원목은 누구도 목도를 하려고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때 키가 훤칠하고 어깨가 떡 벌어진 한 중년사나이가 나섰다.
“원삼아, 우리 삼형제 메자.”
“양, 형님.”
모두 어깨가 떡 벌어진 사내들이였다.
“기준아, 우리도 함께 메자.”
그때 병완도 기준을 불렀다.
원삼이라는 사내대장부가 웃통을 벗어버리고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이 울뚝불뚝한 팔로 한 아름이나 되는 원목 한쪽머리를 건뜻 쳐들었다.
“와- 천하에 둘도 없는 힘장사로구나.”
모두들 저도 몰래 감탄했다.
병완과 기준, 창준이 장대기로 들린 원목 대가리를 떠받쳤다. 그러자 나머지 사내들이 목도를 틈 사이에 제꺽 들이밀어 넣었다.
뒤이어 그들 여섯이 세 곳에서 그 한 아름이나 되는 원목을 목도를 해 기초돌 쪽으로 “허기영차” “허기영차” 절주 맞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메여갔다.
그들은 한 번도 허리 쉼을 하지 않고 “허기영차” “허기영차” 단숨에 메여갔다. 장사들의 모습에 끼무라마저 입을 딱 벌렸다.
목도를 내려놓으면서 원삼이라는 사나이가 병완에게 물었다.
“우리 알고 지냅시다. 인부들에게서 들으니 총 도감은 영월동에서 왔다던데 혹시 성칠 힘장사의 아버지가 아닙니까?”
병완은 그들을 일일이 악수하면서 물었다.
“맞소. 당신들은 어데서 왔소?”
원삼은 병완의 손을 굳게 잡아 흔들면서 일일이 소개했다.
“우린 경성군 주을 면에서 온 삼형젭니다.”
그는 나이 제일 많은 사나이를 가리키면서 “이분은 내 큰형님 리춘삼입니다.” 하고 이쪽 키 좀 작은 사나이를 가리켰다.
“이분은 둘째형 리인삼입니다. 난 셋째 리원삼이고 막내 무삼은 집에 있습니다.”
병완은 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창준과 기준을 불러 일일이 인사시켰다.
병완은 원삼의 삼형제를 둘러보면서 인사말을 했다.
“이전에 성칠이 사냥하러 갔다가 신세 진 얘기를 합데. 성칠의 은인들을 이렇게 만날 줄은 정말 몰랐소. 우리 생사고락을 함께 하기요.”
원삼은 사람 좋게 웃으면서 “호한은 천하를 자기 집으로 생각한다는데 고만한 거야 뭐.” 하고 말했다.
병완은 “사람이 어려울 때 밥 한술이라도 도와 준 게 잊어지지 않지.” 하고 말했다.
원삼은 병완과 함께 원목 위에 나란히 앉아 궁금한 것을 물었다.
“성칠 형님은 어째 공지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병완은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더니 성칠에게 그간 있은 일을 죽 이야기했다.
이때 끼무라 국장이 군도자루를 잡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아니, 자네들이 원목 한 개를 메 오고 앉아 한식경이나 쉬여서야 되오? 언제 사무 청사를 다 짓소?”
“에이유, 저 놈들이 보기 싫어서 어디 살겠소?”
원삼은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나면서 어깨를 들썩거리며 저목장 쪽으로 떠나갔다.
끼무라 국장은 한길수를 데리고 와서 인부들을 쉴 새도 없이 공지에 마구 내몰았다.
끼무라는 인부들의 밭이 묵어가고 농사가 망가지는 것은 뒷전이고 경찰국 사무청사 건축에만 신경을 쓰면서 날마다 밤낮 숱한 헌병들을 파견해 공지를 지키게 해놓고서도 시름이 놓이지 않아 공지에 나와 직접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차질이 없는가를 살폈다.
“총 도감, 가을 전에 사무 청사를 다 지을 수 있소?”
병완은 한발 나서면서 끼무라 국장에게 “가을이면 새 청사에 들도록 하겠습니다. 이젠 지붕틀까지 다 짜 놓아서 너무 근심할 필요 없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 말에 끼무라 국장은 머리를 끄덕이고 나서 코 수염을 슬슬 어루만지었다.
끼무라의 눈치를 슬슬 살펴보던 병완은 끼무라 국장에게 “이젠 목수들의 일만 남았소다. 농번기에 인부들을 더러 집으로 돌려보내 밭갈이도 하게 돌려보내도 됩니다.” 하고 말했다.
끼무라 국장은 병완에게 낯을 돌리면서 “그래도 되겠는가?” 하고 물었다.
“예.”
그때 한길수가 외눈깔을 부라리면서 꽥 소리쳤다.
“관두오. 어떻게 데려온 인부들인데 돌려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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