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는 숲 속의 힐링이 있다.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단풍과 겨울에는 설경으로 사계절 언제나 매력적인 백운산. 진짜의 매력은 여름에 있다.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광양 백운산이 품고 있는 '4대 계곡'(성불, 동곡, 어치, 금천계곡)이 여름을 부르고 있다.
한반도 남단의 중앙부에 솟은 해발 1,222m의 '백운산'은 봉황, 돼지, 여우의 신령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영산으로 불린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백운산은 호남벌을 향해 뻗어 내리면서 호남정맥을 완성하고, 섬진강 550리 물길을 거두고 있다. 울창한 숲길에는 온대에서 한대에 걸쳐 980여 종이 넘는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장쾌한 지리산의 주능선과 남해안의 한려수도와 광양만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장엄한 백운산은 정상인 상봉에서 서쪽으로는 따리봉, 도솔봉, 형제봉, 동쪽으로는 매봉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뻗치는 4개의 지맥이 있다. 지리산과는 섬진강 하류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마주하고 있다. 4개의 능선이 남과 동으로 흘러내리면서 10여 Km가 넘는 4개의 깊은 물길이 만들어졌다. 백운산을 대표하는 성불계곡 등 '4대 계곡'이다.
봉강면의 백운산 봉우리인 형제봉과 도솔봉 사이에서 발원한 성불계곡은 조령리의 성불교에서 성불사의 위쪽까지 2Km 가량 물길을 뻗고 있다. 원시림이 풍성한 이곳엔 기암괴석 사이로 평평한 바위가 많아 가족단위로 찾기에 좋다. 형제봉과 도솔봉 사이를 통과하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걷기에도 좋다고 한다.
계곡 상류엔 고려시대 불교문화 중심지인 성불사가 자리하고 있고, 산자락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운 강희보, 강희열 형제 의병장의 위패를 모신 사당 쌍의사(雙義社)가 있다. 백운산 성불사의 맑은 물을 담은 백운저수지에서는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계곡 근처 산장에서는 흑염소구이, 닭불고기, 닭백숙 등 자연 건강식을 맛볼 수가 있다.
울창한 원시림 사이에 물길을 낸 진상면 어치리의 어치계곡은 7Km에 이른다. '한낮에도 이슬이 맺힐 만큼 시원하다'는 오로대가 있으며 극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천마의 전설을 가진 구시폭포가 있다. 계곡 주변엔 각종 펜션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른 봄에는 고로쇠 약수를 마시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백운산 남쪽의 주봉인 억불봉과 백운산 정상까지 도토리나무 군락지가 이뤄져 있으며, 30∼40m 높이의 수목이 덮고 있어 시원하다 못해 한기가 느껴진다. 봄마다 꽃축제가 벌어지는 섬진강 매화마을과는 약 10분의 거리이다. 산세를 즐기면서 지역의 주민들이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도 구입을 할 수가 있다.
옥룡면 동곡리에 있는 동곡계곡은 10㎞가 넘게 뻗은, 백운산 계곡 중 가장 크고 긴 계곡이다. 백운산과 한재, 따리봉 참샘이재, 도솔봉 남쪽 사면을 따라 흐르며 계곡 주변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민박집들이 많다. 백운산 정상과 따리봉 사이의 한재에서 시작된 동곡계곡은 광양읍 동천을 거쳐 광양만으로 향한다.
가을철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며 학사대, 용소, 선유대 등의 비경을 만날 수가 있다. 백운란, 백운쇠물푸레, 백운기름나무, 나도승마, 털노박덩굴 등 백운산에서만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가 있는 '자연생태계 보전지역' 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