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서용석 선생님께... "대금을 잘 불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질문하니까.."청을 잘 붙여야 합니다."고 대답했다는 전설이 있지요.ㅎㅎ
초보 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해가 좀 되네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대금이 좋고 나쁘고, 음정이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어떤 대금이 되었든 간에 청을 잘 붙이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유튜브에 갈대청 붙이는 좋은 영상이 있어 소개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청이 잘 붙여진 결과는...
<40분간 원장현류 긴산조를 쉼 없이 한 번에 불었을 경우..>
1. 처음부터 청이 적당히 울고 40분 내내 적당히 울어야 한다.
2. 대금 부는 내내 힘이 별로 들지 않아야 한다.
3. 후반 30분 이후에도 청이 너무 울거나 먹사리가 없다.
4. 여름, 겨울 등 계절에 관계없이 청이 일정하게 울어야 한다.
5. 햇빛이 비치는 양지에서나, 그늘진 음지에서나 청이 적당히 울어야 한다.
위에 열거한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첫째, 청을 잘 붙여야 한다.
둘째, 청의 텐션을 잘 조절하여야 한다.
셋째, 청가리개의 조절을 잘 하여야 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첫 번째의 청을 붙이는 과정이 잘 못되면 청의 텐션 조절, 청가리개의 조절이 무용지물이 되지요.
1) 첫 번째의 청을 잘 붙이는 과정은 유튜브에 좋은 영상이 있어 소개합니다.
출처: 중요무형문화재45호이수자가 알려주는 대금 '청'붙이는 꿀TIP / 청뚜껑위치 / 청관리방법 - YouTube
2) 두 번째..청의 텐션 조절
한마디로 말하면 원장현 명인처럼 따라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청가리개를 완전히 개방한 상태에서 연주 내내 청소리가 적절히 울리게 텐션을 조절하는 것이지요..청을 느슨하게 또는 완전히 당겨서 붙여보고 하다보면 적정텐션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주로 쓰는 방법을 소개하면...
위의 영상에서 처럼 청을 완전히 당겨서 붙이고 말린 다음(청의 텐션이 너무 강하면 청이 잘 울지 않고 따라서 부는데 힘이 많이 들게 되므로)...아래 그림에서처럼(주황색 사선 부분) 청의 반쪽 접착된 부분에만 물을 묻혀 약간 느슨하게 해줍니다. 청공 부분에는 물이 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그러면 청공 부분의 청이 미세하게 느슨해지며 잘 울게 됩니다.
3) 세 번째..청가리개 조절과 끈 묶기
원장현 명인처럼 청가리개의 끈이 청가리개의 안쪽에서 대금을 감싸도록 적당한 힘으로 묶습니다. 청가리개의 회전이 부드러워 미세 조절이 쉽고 청가리개가 대금을 긁는 현상도 방지합니다.
너무 건조한 환경이면 청가리개를 덮을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많이 덮으면 처음에는 청울림이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청이 습해져서 먹사리가 나거나 청이 시끄럽게 울게 되어 소리가 좋지 않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청공의 반쪽을 5개 구역으로 나누어서 미세하게 덮기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웬만하면 1~2 구역 이상을 덮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5구역..반이상을 덮어야 한다면 청의 텐션 조절을 다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네요
김삿갓 김병연의 시에서 ‘自知면 晩知고 補知면 早知라’ 했드시, 누가 가르쳐주면 10분이면 될 것을 혼자 알아내려면 10년이 걸리는 것이 대금공부인 것 같습니다. 대금 독학 15년차로 이제야 초보를 면한 독학이가 왕초보 시절에 막막하게 헤메던 기억을 추억하며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사진 출처 : 원장현_원장현류 대금산조(뉴힐하우스콘서트 명창명인열전 시즌2 '전통의 원형을 찾다' 원장현명인편) - YouTube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근디~~~김삿갓의 시가 멋지네요~~~~~ㅎ
***꼬불리가 해석을 붙여 드립니다.
- 自知면 晩知고, 補知면 早知라.
자지면(自知) - 스스로 알고자 하면 만지고(晩知) - 깨달음이 늦고
보지면(補知) - 도움을 받아 알고자 하면 조지라(早知) - 그 깨우침이 쉬우니라.
- 풀이 : 혼자 알려고 하면 늦게 알고,
도움을 받아 알려고 하면 일찍 알게 된다.
- 한글로 빨리 읽으면 : "자지면 만지고, 보지면 조지라" 제가 욕한 것이 아니라, 김삿갓의 음운을 이용한 절묘한 시 입니다~~ㅎ.
명쾌한 해설 감사합니다..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