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목에 뭐가 걸리는 느낌이 들어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이비인후과에 가니 겨울 독감 철이라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기다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고개를 숙이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더라.
참 아쉽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고개를 숙이며 화면만 쳐다보고 시간을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과감히 스마트폰이 아닌 책을 펴들고 글을 읽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시간이 남으면 스마트폰을 보기도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책을 읽으려고 한다.
그래서 내 가방에는 언제나 한 권의 책이 들어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하와이 대저택’ 작가의‘더 마인드’다.
이 책은 부에 대한 비밀을 소재로 한 자기계발서이다.
책을 여러 장 읽고 있으니 나를 부른다.
책을 한참이나 읽었으니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었나보다.
들어가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말하니 내시경을 들고 내 목 안을 자세히 살펴본다.
그러더니 “인후염이네요.”란다.
술, 담배, 밀가루, 탄산음료 절대 먹지 말란다.
약 5일 치 제대로 먹고 다시 오란다.
그러면서 일어서 나가려는데 의사 선생님이 내 어깨를 쓰다듬는다.
그러면서 “약 며칠 꾸준히 드시면 금방 나을 거예요.”
그 순간 난 따뜻함을 느꼈다.
내 어깨를 쓰다듬는 그 손길을 통해서.
아주 잠깐이었을 것이다.
따뜻한 에너지의 파장이 의사 선생님의 손을 통해, 내 어깨를 통해, 내 가슴에까지 전해졌다.
나만의 느낌일지는 몰라도.
의사 선생님이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일지는 모르겠으나, 나로서는 큰 위로를 받는 느낌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나뿐만이 아니라 진료를 마치고 나가는 모든 분의 어깨를 쓰다듬어주며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의도된 행동일까?
아니면 습관적 행동일까?
작은 손짓 하나에서 따뜻한 마음을 느낀다.
보통 병원에서 진료를 보면 사무적으로 대하는 것이 확연히 느껴져 병원에 대한 거부감과 의사에 대한 신뢰를 기대하기 힘든데, 이곳은 그렇지 않아 참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이 병원을 ‘따뜻한 이비인후과’로 부르려고 한다.
병원을 나오면서 기분이 참 좋았다.
엉덩이 주사도 한 대 맞았는데 오늘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아픈 목도 금방 나을 것 같다.
덕분에 행복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