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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서초순대국밥 1층 전경 |
점심 무렵 일반인 직장인 할 것 없이 줄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는 이곳 서초순대국밥(대표 남순남 www.scsoondae.com / 02-574-3227). 배달이 안된다는 점도 한몫 거드는 셈인데. 이유인즉 맛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서울 도곡동 뱅뱅사거리 뒷골목에서 4~5평 남짓한 매장으로 시작된 이곳은 12년이 지난 지금 1~3층 75평 150석 규모를 갖출 정도로 많은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미 수년전부터 각종 매스컴에 소개되어 이름을 날리기도 한 이집은 특히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택시기사님들 사이에 입소문이 번져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현재 하루 평균 100여명 정도의 기사분들이 들린다는데. 이집을 찾는 고객 자체가 80%는 소개로 온 단골손님이라서 서울시에서 두 번째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명성이 부끄럽지 않다. 자리 한편에선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가수 조영남씨가 입소문께나 내고 다녔다는 전언도 들린다.
맛의 비밀은 새벽 4시30분께부터 분주한 준비로 시작된다. 1000그릇 분량인 70~80개의 돼지머리가 당일 삶아지는데 감미는 전혀 없고 생강 마늘만을 넣는다. 돼지뼈로 국물을 우려낸 여타의 곳과는 달리 양질의 머리고기를 삶아 낸 육수로 국물을 내어 깊고 구수한 맛이 더하다. 순대국에 편견이 있는 이들에게 꼭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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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층전경 |
요즘은 신세대 고객층이 부쩍 늘고 있다. 술국과 수육 한접시를 시켜놓고 자리를 틀고 앉아 술을 마시는 품새가 여간 익숙한 게 아니다. 50대 중년층이 느끼는 순대국 특유의 깊은 정취를 아는 듯 분위기가 결코 어색하지 않다.
남순남 사장은 “요즘의 트랜드에 맞춘 풍미와 전통의 순대맛이 접목된 퓨전순대를 개발중에 있다”며 순대시장 또한 평정할 태세다. 처음 찾는 고객들은 벽에 붙은 양념 넣는 순서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새우젓 2/3, 다대기 들깨 각각 한스푼씩 넣고 후추를 약간 흩어주면 누구나 깊은 맛을 느끼는데 무리가 없다.
백세이상의 천수를 누리는 장수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삶은 돼지고기는 이미 건강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장수지역인 제주도와 일본 오키나와 백세인들 역시 이를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는다. 한남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는 “돼지고기를 삶으면 몸에 나쁜 지방이 상당부분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굽는 것에 비해 발암물질 및 노화물질의 발생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돼지고기를 이용한 음식 중 세계 어느 곳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우리 고유의 먹거리 순대는 소세지에 비해 오히려 영양이 뛰어나다고 한다. 더욱이 순대는 지역에 따라 그 만드는 방법과 맛이 서로 달라 보다 다양하게 맛을 즐길 수 있다. 동물의 내장을 이용한 음식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는데 ‘제민요술’에는 양의 피와 양고기 등을 다른 재료와 함께 양의 창자에 채워 넣어 삶아 먹는 법이 있다고 기록한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