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餓死而不粟心(학아사이불속심) : 학은 굶어 죽어도 곡식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黃五가 左議政 潁樵(영초) 金炳學(김병학, 1821~1879)에게 만나기를 청하는 詩. 20년전 만난 적이 있는 김병학은 좌의정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 직접 찾아가지 못하고 서신으로 자신이 왔음을 알리는 詩.
● 上 潁樵 金相公 炳學
綠此(녹차) 黃五(황오 1816~ )
仁旺洞裏雨中見(인왕동리우중견) : 인왕동에서 빗속에 만나고
回首如天二十年(회수여천이십년) : 돌이켜보니 어언 이십년이라
北斗魁罡今海內(북두괴강금해내) : 우리나라에서 북두성중 으뜸이라
東方桃李一門前(동방도리일문전) : 동방의 현사가 문 앞에 가득하네
來時寒食欲騎馬(래시한식욕기마) : 떠날올 때는 한식에 말을 타고자 했으나
今日長安無杜鵑(금일장안무두견) : 오늘 장안에 대신 울어줄 두견이 없네
風雨鷄鐘江漢夜(풍우계종강한야) : 닭소리 북소리 비 바람치는 한강의 밤에
夜深燈下未歸人(야심등하미귀인) : 등불아래 깊어가는 밤 아직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일세
注 罡 : 별이름강
●黃五가 죽은 뒤 金炳學이 지은 輓詞(만사, 애도의 글)
贈漢案 _ 潁樵 金炳學
白眼靑靑執子衿(백안청청집자금) : 슬픈 눈 부릅뜨고 그대 옷깃을 잡으니
萬人如海腹如林(만인여해복여림) : 많은 사람은 바다처럼 숲처럼 모여드네
高花寧死猶茵迹(고화령사유인적) : 고고한 꽃은 편안하게 죽어 오히려 자리에 자취를 남기고
飢鶴平生不粟心(기학평생불속심) : 학은 굶주려도 평생 곡식을 마음에 두지 않네.
滿地煙霞閒養癖(만지연하한양벽) : 혼탁한 이세상에서 한가로이 지내면서
掌天樓閣笑爭陰(장천누각소쟁음) : 하늘을 떠받든 누각이 그늘 다툼을 비웃네
杜鵑寒食多驚我(두견한식다경아) : 두견과 한식으로 나를 많이도 놀라게 하더니
五百年來此一音(오백년래차일음) : 오백년이래 최고의 시인일세
腹 : 품에 안기다.
※김병학(金炳學, 1821년 ~ 1879년)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이조판서, 의정부좌의정 등을 지냈고 불우한 처지의 왕족 흥선군을 각별히 대우한 일로 흥선대원군과 교분이 두터웠다.
1863년 일족이 정치적으로 숙청당한 뒤에도 좌의정 등을 지내고, 철종실록 편찬에 참여하였으며 대전회통 간행을 주관하였다. 본관은 안동(安東). 자 경교(景敎). 호 영초(穎樵). 시호 문헌(文獻). 이조판서 혜당 김수근(金洙根)의 아들, 영어 김병국의 형. 영은부원군 김문근의 조카.
자료제공: 도솔산인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