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사고 파는 서울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2018.3.6
"사람이 늙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릴 적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며 뛰어다니던 일들, 동구밖 실개천에서 멱을 감던 일들,
학교에서 도시락을 난로가에 얹어놓았다가 까먹던 일들, 장성한 다음엔 군대에 가서 보초 서던 일들...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에 보물처럼 여기며 아껴 사용했던 여러가지 물건들이 다시 한번 무척이나 그리워질 때가 있다.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신설동역 근처의 서울풍물시장은, 바로 이러한 추억을 사고 파는 전통적 시장이다.
삼국시대나 조선시대까지 갈 것은 없고, 지금의 노인네들이 어린 시절, 학창시절, 절은 시절에 쓰던 물건들,
지금으로부터 불과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생활의 일부처럼 여기며 일용했던 물건들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이곳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든 노인네들이 더욱 많이들 찾는 곳인가보다.
그래서 우리도 오늘, 1호선 전철을 타고 신설동역 근처의 서울풍물시장을 한번 돌아보고 왔다.
그 옛날 제법 산다는 집에서나 쓸 수 있었던 귀한 물건들도 많이들 있었고
이 증에서도 특히, 학창시절 내가 아르바이트(그때는 그것을 고학이라고 했다)로 학비를 벌어썼던 도구인
등사기가 눈에 확 들어왔다. 당시 사용하던 가리방과 철필, 재단칼 등은 아직도 우리 집에 가보로 소중히
보관하고 있지만..... . 그리고 숫가락 끝에 무김치를 꽂아서 먹던 놋숫가락.... 등등
날씨는 잔뜩 구름이 끼고 울씨년스러웠지만..... 그 옛날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참 좋은 하루였었다.
오랜 세월, 전자계산기를 대신하며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주산
복조리와 갈쿠리, 마늘걸어놓은 것과
여자들 물동이 일 때 썼었던 따뱅이 등등
실내 이동용 좌변기인 놋요강
엿장수 가위와 전통 민속악기의 일종인 꽹가리
대표 농악기 중 하나인 징과 꽹가리
60년대까지도 서민들이 많이 사용했던 놋 숫가락
무우깍두기를 숫가락 끝에 꽂아놓고는
앞으로는 밥 한 번,뒤로는 김치 한번..... 어릴적 생각이 나서...
전기 대신 숯을 넣어서 추위를 몰아내던 놋화로
팥빙수 제조기
영사기, 엘피판, 타자기
자동차가 대중화 되기 전에 대중 운반수단인 우마차의 바퀴
우체부 아저씨들이 편지를 수거해가던 우체통
텔레비전 한대도 보물처럼 여겨서 케이스 안에 가둬놓고
시청할 때만 보고, 안 볼 때는 잠가두었던
60년대식 흑백 텔레비전과 목재케이스
부자집에서나 쌀을 넣어두고 썼었던 쌀 뒤주
60년대 말가지도 요즘의 복사기 이상으로 많이 썼었던 수동 간이인쇄기인 등사기
등사잉크를 묻혀서 밀었던 등사기용 로라
60년대 이전까지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움의 길을 갔던 학교학생 용 책걸상
피아노를 대신 했던 추억의 오르간, 그때는 이것을 풍금이라 했다.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당시의 컴퓨터 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