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나며 찬공기에 어느덧 두터운 옷을 입게 된 계절입니다. 서리도 내려 앉아 차창을 덥고 있네요!
텃밭으로 향하는 길에 남한강 탄금교를 건너며 뽀얀 물안개가 온통 시야를 막고 있어 아늑하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미루워왔던 감나무의 감을 추수하려 합니다. 햇빛뜨락 텃밭에 도착하니 싸늘한 공기에 밝은 햇빛이 가득 차 있더군요. 가을이 저물어 가을 아쉬워하듯 꽃들은 진하게 물들어 있습니다.
뜨락카페 탁자에서 차를 마시며, 앞에 보이는 감나무를 바라보니, 주황색으로 짖게 물든 감들이 햇빛을 받아 환하게 다가옵니다.
감 따는 긴장대 도구와 가위를 챙겨 들고, 빨간통 바구니 들고 감나무 아래로 갔습니다. 낮은 가지의 감부터 가위로 똑똑 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한통 바구니에 가득 차네요!
이번엔 긴장대 도구를 가지고 장대 끝의 굵은 철사 고리에 감을 걸고 당기고 비틀어서 장대 끝의 자루에 담았습니다.
감나무의 높은 가지에 있는 감도 가지사이를 헤치고 고리에 걸어 모두 따서 자루에 담았지요!
수확한 감들을 뜨락카페 탁자에 펼쳐 놓으며 세어보니 120개였습니다.
그리고 늘어진 감나무 가지로 인해 그동안 다니기 불편했던 가지들을 가지 쳐내었습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작은 감나무 한그루에서 120개나 수확하다니 감사한 마음에 기뻤습니다.
올 봄 꽃필 때 변덕스럽고 궂은 날씨에 꽃들이 시들고, 여름에는 지루한 그 특유의 찜통 더위에 감들이 열병과 비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얼마나 수확하려나 염려 되었는데, 120개나 땄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겨울준비로 과수나무 아래를 왕겨로 덮어 주고 꽃밭에도 왕겨를 덮어 주었으며 야자메트 덮개도 깔아주었습니다. 잡초 자람도 막기 위해서입니다.
다음 주에는 감나무 등 과수나무에 볏짚을 둘러 주어 혹독한 추위를 견디게할 것입니다. 햇빛뜨락 텃밭도 겨울 준비하고 있답니다.
또한 꽃밭과 과수나무 사이 소로에도 야자메트 덮개를 깔아주었습니다. 물론 잡초도 잡도록 깔아주었습니다.
어느덧 점심 때도 훌쩍 지나고 몸도 나른해 일을 끝내고 정리하였습니다.
탁자 위에 펼쳐 논 감들을 두 자루에 나누어 담고도 봉지에 더 담아 승용차 뒷트렁크에 실었습니다. 아내는 아파트 베란다에 고리에 걸어서 곶감을 만든답니다.
푸른 하늘은 높고 공기는 신선한 늦가을에 단풍은 떨어지고 있군요!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의 일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