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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의학상 수상자의
『늙지 않는 비밀』 이야기
들어가기 전에
"시간 앞에 장사 없고, 흘러가는 세월 앞에 승자란 없다. 우리 주위에는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또래에 비해 탄탄한 피부와 생기 있는 외모로 '세월이 비껴간'듯한 사람도 있다.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 시간은 만인에게 공평하다는데, 이 불공평은 무엇일까? 그리고 세월을 막을 수는 없어도, 늦출 수는 있지 않을까?
'일찍' 늙는 사람과 '늦게' 늙는 사람, '동안'과 '노안'은 결국 '타고나는 것' 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2009년, 이러한 사회적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신비한 '염색체'가 발견되었다. 그것은 바로 당신의 노화시계를 멈추게 하는 비밀, '텔로미어(telomere)'다. 유전자 탓은 이제 그만!
필자는 경목카페 건강코너(2015년 12월10일, No. 58, ‘내 나이가 어때서, 抗老化 이야기’)에 텔로미어에 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 중 일부분을 아래와 같이 적는다.
노화현상이란?
노화는 ‘질환’이 아니라 ‘상태’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노화에는 다양한 면이 있어 오랫동안 연구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염색체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telomere)’ 길이가 세포분열이 계속 되면서 짧아져 세포수명이 다해짐으로써 노화가 진행된다는 학설이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염색체와 텔로미어
왜 인간이 노화과정을 겪는지 묻는 것은 철학적 질문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궁극적으로는 생물학적 질문, 그것도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노화에 대한 수 세기 동안 큰 지지를 받은 이론은 ‘손상’ 현상일 것이다. 사람의 노화 과정이 본질적으로는 자동차의 노후폐차 과정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아주 저명한 과학자나 전문가들도 인간은 완전한 상태로 태어나지만 매일 손상이 누적되어 노화가 된다고 믿었다.
노화의 생물학적 기전을 설명하는 이론들 중 상당수가 본질적으로는 이 ‘손상’이론을 뒤따르고 있다. 햇빛에 의한 손상이 누적되거나, 인체 대사작용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와 같은 유리기(遊離基, free radical) 때문에 노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연령의 사람에서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할 정도의 수명 차이는 없다. 적도에 사는 사람의 노화 속도는 극지방에 사는 사람과 비슷하며, 식단이 극명하게 다른 사람이라도 수명 차이는 미미할 뿐이다.
흔히들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늙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모든 살아있는 것은 결국 죽는다는 것은 맞지만 노화와 죽음은 다른 것이다. 예를 들면 박테리아 경우는 사망률과 시간 사이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 2일 된 박테리아는 20일 된 박테리아보다 사망 확률이 더 높거나 낮지 않다. 이 말은 박테리아는 노화과정을 겪지 않는다는 것이다.
‘죽지 않는 해파리(Turritopsis nutricula)’도 있다. 이 생물은 성적으로 성숙한 단계에 도달하면 폴립 상태로 복귀하며, 이론적으로는 성숙-복귀 주기에 횟수 제한이 없다. 바다가재는 시간에 따라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는다. 다만 일생 동안 체중이 증가하기 때문에,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게를 재보는 것이다.
노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텔로미어는 세포 속 염색체의 양 끝단에 있는 구조를 말한다. 이는 염색체의 손상을 막아주는 매듭 역할을 하는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면서 일정 길이 이상 줄어들게 되면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그렇게 되면 더 이상 건강한 세포가 만들어지지 않게 되어 우리 몸은 노화가 진행되어 죽게 된다.
유전정보 DNA는 히스톤 단백질에 감겨져 있고, 이것이 다시 응축된 형태가 ‘염색체’다. 그리고 이 염색체 양쪽 끝에는 ‘텔로미어(telomere, 말단소체)가 있다. 텔로미어는 그리스어 텔로스(telos, 끝)와 메로스(meros, 부분)의 합성어다. 텔로미어는 구두끈 양쪽 끝에 있는 매듭과 같이 세포가 분열 증식할 때마다 염색체가 양쪽 끝이 풀어지지 않고 고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포가 분열·증식 시 DNA가 헝클리지 않고 잘 복제되도록 한다. 텔로미어가 DNA를 보호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진다. 인간 텔로미어의 DNA 염기서열은 TTAGGG 구조의 뉴클레오티드가 반복 배열하고 있는데, 처음 잉태되었을 때의 태아 세포의 텔로미어는 약 15,000개의 뉴클레오티드에 해당하는 길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길이가 출산 시에는 10,000개로 되고, 그 후 평생 동안 세포분열로 더욱 짧아져 뉴클레오티드 5,000개 길이로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노화의 기본적 원인은 매우 분명하다. 우리가 늙는 것은 세포가 노화하기 때문이며, 세포가 노화하는 것은 염색체 양쪽 끝에 있는 ‘텔로미어’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인체는 세포분열을 통해 스스로를 어느 정도 보수하고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세포는 무한정 분열하지 못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노화의 핵심이다.
인체 세포의 텔로미어 길이는 측정이 가능하다. 혈액세포를 통해서 측정한다.
이 같은 측정으로 개인의 나이와 세포 내 남아 있는 복제 횟수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을 수 있으며,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와 생활연령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텔로미어 길이 측정에 흥미로운 방법이 새로 개발되었다. 혈액 내 텔로미어 평균 길이를 측정하는 대신에, ‘위험수준의 길이’보다 짧아진 텔로미어의 비율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텔로미어 길이를 늘려주는 화합물의 유익성을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Telomere Effect, 늙지 않는 비밀』
저자 소개
『텔로미어 효과, 늙지 않는 비밀』의 공동저자 엘리자베스 블랙번(Elizabeth Blackburn)은 염색체 끝에서 보호 매듭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의 분자 특성과 텔로미어를 유지하는 효소인 텔로머라아제를 발견한 공로로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했다.
현재 세계 1위의 생명과학연구소로 평가받으며 노화와 질병에 관련된 주요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소크연구소 소장이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명예 교수다. 미국 세포생물학회와 미국 암연구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타임』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암학회의 명예훈장,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의 하이네켄 의학상, 앨버트 래스커 기초의학연구상 등 거의 모든 주요 의학상을 수상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여성으로는 최초 노벨상 수상자다.
또 한 사람의 저자의인 엘리사 에펠(Elissa Epel)은 세계적인 건강심리학자로 UCSF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노화와 대사, 비만, 감정을 연구하는 UCSF센터 소장이다. 행동 변화와 과학 프로그램 등 미국 국립보건원의 여러 선도 사업들을 이끌고 있으며, 유럽 예방의학협회의 자문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 노화를 억제할 수 있을지, 더 나아가 텔로미어 길이를 늘여 노화를 거꾸로 되돌릴 수 있는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텔로미어 생물학의 기초적인 사항부터 텔로미어가 질병, 건강, 우리의 사고방식, 더 나아가 가족 및 공동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보여주고, 우리가 텔로미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의 원제는 『The Telomere Effect』로 2017년 출판되었으며, 한국에서는 『늙지 않는 비밀』이란 이름으로 번역되어 금년 2월에 1쇄가 발간되었다. 전 세계 23개국 출간 베스트셀러 및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의 화제작으로써, 저명한 과학자들과 <뉴욕타임스>, <가디언>, <사이언스> 등 언론에서 추천하고 있다.
서론
1961년 생물학자 레너드 헤이플릭은 정상적인 인간 세포가 유한한 횟수만큼 분열한 뒤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세포배양을 통해 오래 존속하는 세포는 세포 분열을 50번쯤 했으나, 대부분의 세포는 분열 횟수가 거기에 못 미쳤다. 이윽고 이 지친 세포들은 그가 ‘노화(senescence)’라고 한 단계에 이르렀다. 아직 살아 있기는 하지만, 분열을 영구히 멈춘 상태가 되었다. 이 세포들은 더 이상분열을 할 수 없는 자연적인 한계인 ‘헤이플릭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이때 한계 수준까지 짧아진 텔로미어가 멈춤 스위치로 작용을 한다.
그러면 이 헤이플릭 한계는 모든 세포에 적용될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몸 곳곳에서 재생하는 세포들이 있다. 면역세포, 뼈세포, 창자와 허파와 간의 세포, 피부와 털의 세포, 췌장세포, 심혈관계의 벽 안쪽에 늘어선 세포가 그렇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그런 세포들이 계속 분열해야 한다. 재생하는 세포는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면역세포처럼 정상적인 유형으로 분열할 수 있는 세포, 그보다 더 오랫동안 분열을 지속할 수 있는 전구세포, 건강하기만 하면 무한정 분열을 할 수 있는 줄기세포 등이 있다.
노쇠한 세포는 혼란스럽고 지친 상태다. 세포 내 신호들이 서로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다른 세포에 제대로 신호를 보내지도 못한다. 우리 몸에서 노화한 세포가 너무 많아지면, 몸의 조직들이 늙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혈관의 벽에 노화한 세포가 너무 많아지면, 동맥이 뻣뻣해지고 심장 마비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혈액 속에서 감염에 맞서 싸우는 면역세포가 노화하여 근처에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몸에게 알리지 못하게 될 때, 우리는 독감이나 폐렴에 걸리기가 쉬워진다. 노화한 세포에서는 통증이나 만성 질환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염증 유발 물질이 새어나오기도 한다. 결국 많은 노화한 세포들은 미리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죽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질병수명 단계가 시작된다.
신발 끈 끝에 보호용 플라스틱 매듭이 붙어 있다. 이를 영어로 ‘애글릿(Aglet)’이라고 한다. 신발 끈의 올이 풀리지 않도록 붙인 것이다. 우리 세포 안에 있는 유전 정보를 지닌 구조물인 염색체가 신발 끈이라고 보면, 텔로미어는 이 애글릿에 해당한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DNA 염기쌍의 수로 측정할 수 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 달린 짧은 보호 덮개로 유전물질이 헤어지지 않게 막는다. 하지만 텔로미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테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는 아예 분열을 멈춘다. 텔로미어 길이는 표 1과 같이 나이가 들수록 짧아진다.
표1. 연령별 텔로미어 길이(염기쌍)
신생아 10,000 개
35세 7,500 개
65세 4,800 개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텔로미어 길이에 우리가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텔로미어를 늘림으로써, 우리는 더 오래도록 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최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이 책의 주요 핵심이다. 자 이제 그 핵심으로 들어가 보자.
첫댓글 자 ㅡ이제 만촌과 함께 텔로미어를 늘리기에 동참 합시다요 ㅡ
늙지 않는 비밀이 있다면, 인간이 그것을 알아낸다면?
탤로미어를 늘여 늙지 않고 , 죽지않는다면 천국이 될까 지옥이 될까 알 수가 없네.
어쨌든 만촌의 안내로 그 신비의 세계로 가 볼 일이다.
어! 세상에 '늙지 않는 비밀'이 있다니...,
내가 뻥을 너무 쳤나?
그러나 소생에게는 책임이 없아옵니다.
사실 저자의 원제는 Telomere Effect인데
출판사에서 마케팅 '과장의 법칙'을 적용하여
좀 과대포장한 면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을 양해하시고 광장에 들어 오시면
그래도 얻는 게 좀 있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