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사회사업- 소박한 볶음밥
단기사회사업의 마지막 주이자 신영석 씨 신은지 정세빈 학생이 마을 어르신들께 식사대접 하는 날이다.
메뉴는 볶음밥.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양파 매운 내가 장난 아니다. 어젯밤에 신영석 씨와 밤 10시까지 준비했다고 하니 본인들도 걱정이 많았나 보다.
“어제 3인분을 했어요. 인터넷 레시피 보고. 근데 망했어요. 하하하”
“오늘은 잘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옆에 있으니 걱정 마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뭐부터 할지 난감했다.
모인 인원은 총 5명. 국장님 나 신영석 씨 신은지 정세빈 학생.
각각 할 일을 나눴다.
일을 나눴다 한들 우왕좌왕이다. 누구는 작은 그릇 들고 다니고 누구는 채소를 들고 다니고
밥을 먼저 해야 하는지 채소를 볶는 일이 먼저인지... 그 모습에 웃음이 났다. 예능프로에서 멤버들끼리 밥 해 먹는 모습 같다. 서로 합이 맞지 않으니 소리만 요란했지 진행은 되지 않는 그런 예능프로 같았다. 지금 모습을 동료들이 봤어야 하는데...
5명 모두 집에서 한 번도 밥 해 먹어본 적 없는 티가 났다. 자기 밥도 안 해 먹던 사람들이 15인분의 밥을 해야 한다. 그것도 지금 당장.
일단 밥부터 하자!
영석 씨와 쌀을 씻고 전기밥통에 안쳤다.
쌀을 얼마나 담아 놨는지 모른다 해서 눈대중으로 물을 맞췄다. 오늘 밥이 망하면 음...
“국장님 오늘 밥이 망하면 얼른 가서 칼국수 사 올게요. 다행히 비가 와서 칼국수도...”
국장님은 그냥 웃었다. 긍정이겠지? 싶었다.
현관문이 열리고 이장님 사모님이 오셨다.
“어떻게 좀 하고들 있어요?”
“안녕하세요”
“학생들이 한다는데 걱정이 되어서 도와줄까 하고 왔지”
“감사합니다”
곧이어 박향화 부녀회장님이 오셨다.
“내다보니 차가 와있길래 왔나 했죠”
“안녕하세요”
“학생들이 밥 한다는데 뭘 도와줄까 싶어서”
이장님 사모님과 부녀회장님의 등장으로 우왕좌왕이 멈췄다.
사모님은 채소를 각각 볶아야 하니 하나씩 볶으라고 했다.
재료 볶음은 정세빈 학생 신영석 씨 담당이다.
채소 두 가지와 햄 이렇게 세 가지가 각각 볶아졌다.
부녀회장님은 마을 어르신들께 한 분 한 분 전화를 넣었다.
그사이 밥이 다 되었다.
제발 밥만 잘 되었어라!
뚜껑이 열리고 밥이 보였다. 주걱으로 윗부분을 살짝 떠 손에 담아 입에 넣었다.
“딱딱한데? 어쩌지? 망한 건가?”
사모님이 한입 드신다.
“딱 됐네. 볶음밥은 이렇게 고슬고슬해야 잘 볶아지지. 딱 잘되었네”
다행이다. 이제 밥은 섞어서 볶으면 그만이고 국을 끓여야지.
국 담당은 신은지 학생이다. 물을 적당히 넣고 멸치로 육수를 낸 후 순두부와 계란을 풀어 한소끔 끓였다. 이만하면 됐다. 간도 적당하고 양도 적당하다.
9시부터 시작한 식사준비가 11시가 되어 끝나간다. 어르신들이 많으시니 상을 두 개 더 펴고 상위에 김치와 숟가락 젓가락을 영석 씨가 놨다.
어르신들이 앉으시고 볶음밥과 국을 한 그릇씩 놔드렸다.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신다.
젊은 사람들이 밥 해준다고 하니 기분이 좋네
이쁜 학생들이 그냥 있어도 되는데 밥까지 한다 그래
한 달 잘 지냈어?
한 마디씩 안부 겸 감사 인사를 하신다.
어르신들이 식사를 맛있게 하신다.
밥이 잘 되었네.
볶음밥을 이리 잘 볶았대
젊은이들이라 그런지 접시에 예쁘게 담았네
나는 설거지를 담당했다. 학생들이 설거지하느라 어르신들과의 시간을 뺏길 것 같아 설거지를 담당했다.
설거지를 하는 내내 뒤편에서는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학생들에게 하는 응원 칭찬 감사가 이어졌다.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속속들이는 듣지 못했다. 하지만 어르신들과 학생들과 영석 씨의 웃음소리는 똑똑히 들렸다.
음식은 소박했고 마음은 풍성했다.
학생들이 감사하는 마음은 깊었고 마을 어르신들의 따뜻한 마음은 더욱 깊었다.
2023년 7월 24일 월요일 남궁인호
첫댓글 어르신들과의 사진~
요즘 세상에 보기드믄 참 정겨운 모습이네요.
좋은 시간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따뜻한 한끼 식사를 마을 어르신과 나누어서 보기가 참 좋습니다.
이웃이 생겼고, 인정이 넘치니 참으로 정겹습니다. 감사함을 표현함에 감사합니다.
복작복작 재미 있었겠어요. 이런 일들이 두고두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식사 준비해서 대접한다고 이야기 들었을 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영석 씨가 칼질만 서툴렀지 볶음밥 잘했거든요.
사진 보기 좋습니다.
이런저러 다양한 첫 경험은 잊을수 없는 거죠!
정성으로 지은밥 기쁨으로 드셨을 어르신들 최고의 맛이었을듯요~
열심히 준비함을 어르신들이 알아주시네요!
우왕좌왕 서툴렀지만 잊지못할 추억이네요~
예전에 있었지만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는 기억들...
어린시절 동네에서 뛰어 놀다보면 주위에 거리에 항상 어르신들이 계셨고 집에서도 놀러가도 어르신들과 식사도 하고 인사도 드리고 혼나기도 하고...
지금은 먼 옛날 이야기들 처럼 사라져가는 것 같아요.
사진을 보니 정겨운 옛날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소중한 추억들을 다시 찾은 것 처럼...
신영석 씨, 신은지 학생, 정세빈 학생, 남궁인호 팀장님, 임영아 국장님, 마을 어르신들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