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 인간[帝]을 중심으로 한 사시‧사방의 개념은 『서경』 「우서」, 〈舜典〉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重華가 제[堯帝]에게 부합하다”*, “마친 자리[終]를 文祖에서 받으셨다.”**, “舜이 문조의 사당에 나아가셨다”***고 하여 堯帝의 中位를 舜이 승계했음을 말하고 있다. 또 舜은 “사방의 문에서 손님을 맞이하게 하시니 사방의 문 주변이 화합하며”****, “四岳과 논의하셔서 사방의 문을 열어놓고 사방의 눈을 밝히고 사방의 귀를 밝게 듣게 하셨다”*****고 하여 사방을 통해 공간 개념을 나타내고, 때로는 시‧공간 개념을 함께 표현하기도 한다. 舜은 “二月에 東을, 五月에 南을, 八月에 西를, 十一月에 朔[北]을 각각 순행하여 계절・월・일의 曆을 바로잡고 人事를 밝혀 문물제도를 정리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고대로부터 주체적 인간[帝]을 중심으로 한 전방위적 공간 개념이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방위(공간)에 대한 ‘중’ 관념의 발원은 은대 갑골문에 나타나는 五方 개념에서 유래하였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특히 董作賓은 甲骨片에서 “殷의 武丁 때에는 ‘商’을 ‘中商’이라고 불렀다”며 은대 후기에 ‘중’을 포함한 동서남북의 五方 개념이 존재했음을 실증하였다.********* 다음의 진술은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우주와 세계의 구조를 사방으로 파악하고 또한 사방의 순환으로서 그것이 운명된다’고 믿었다. 왕의 행동도 그 순환 법칙에 합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바람은 계절마다 불어오는 주 방향이 다르다. 게다가 생물의 生死盛衰를 촉진하면서 계절과 함께 주기적으로 순환한다. 四方風은 우주적 질서의 구현이며 그것을 구별하는 것은 우주적 질서를 이해하려고 하는 최초의 시도였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書經』, 「虞書」, 〈舜典〉 “重華協于帝”.
**『書經』, 「虞書」, 〈舜典〉 “受終于文祖”.
***『書經』, 「虞書」, 〈舜典〉 “舜格于文祖”.
****『書經』, 「虞書」, 〈舜典〉 “賓于四門 四門穆穆”.
*****『書經』, 「虞書」, 〈舜典〉 “詢于四岳 闢四門 明四目 達四聰”.
******『書經』, 「虞書」, 〈舜典〉 “歲二月 東巡守 至于岱宗柴 望秩于山川 肆覲東后 五玉三帛 二生一死贄 協時月正日 同律度量衡 修五禮 如五器 卒乃復 五月 南巡守 至于南岳 如岱禮 八月西巡守 至于西岳 如初 十有一月 朔巡守 至于北岳 如西禮 歸格于禮祖 用特”.
*******민황기, 「儒學 ‘中’思想 形成의 淵源과 歷史的 展開」, 『동서철학연구 제47호』, 2008, 36쪽 참조.
********楊向奎, 「五方觀念與「中國」稱謂之起源」, 『中國古代社會與古代思想硏究』, 上海人民出版社, 1962, 141쪽.
*********董作賓, 「堯典天之歷法新證」, 『董作賓學術論著』, 世界書局, 1979, 1047쪽.
**********赤塚忠, 『中國古代の 宗敎と 文化』, 硏文社, 2003, 426쪽.